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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101/권현빈] 좋아해요, 교생쌤 8 | 인스티즈





좋아해요, 교생쌤


8









" 이거 5월 날씨 맞냐... 죽겠네. "

" 차라리 비라도 왔으면 좋겠다. "

" 야. 비오면 애들 체육대회 못해서 난리를 피울텐데. "

" 맞아. 애들 엄청 상심할걸. 그리고 우리도 체육대회해서 좀 숨 돌릴 수 있고. "

" 숨을 돌릴 날씨가 아니니까 그렇지... "




체육대회날. 여주와 여주의 친구들이 한숨을 푹푹 쉬며 들고 있는 물병을 볼에 갖다댔다. 내가 교생하면서 다시 느끼는건데 남자 애들 체력 하나는 인정해줘야돼... 여주의 친구가 대단하다는 듯 길게 박수를 쳤다.




" 그리고 저 우승을 위한 열정도 우리가 인정해줘야돼. "





축구를 하고 있는 남학생들을 보며 여주의 친구들이 다시 한 번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저 열정으로 수업시간에도 수업만 열심히 들어줬으면 좋을련만. 여주와 여주의 친구들이 공감한다는 듯 피식 웃었다.




" 야. 그것뿐이겠냐. 여주네반 애들이 여주한테 이 머리띠 씌울려고 하는 그 마음도 인정해줘야된다. "

" 진짜. 차라리 우리반처럼 농부컨셉으로 갔으면 나처럼 이런 모자라도 쓰고 햇빛이라도 피하지 너는... "




친구들의 시선이 여주의 머리로 향했다. 여주의 머리 위에는 곰돌이 머리띠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었다. 여주가 크흠, 하고 헛기침을 하자 여주의 친구가 여주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 그냥 그거 잠깐 벗고 있어. 어차피 지금 애들도 축구하느라 바쁜데. "

" 그래 보는 애들도 없는데...가 아니네. "




여주의 친구가 여주의 머리띠에 손을 갖다대려다가 움찔하며 손을 내렸다. 여주가 뭐지? 하고 뒤를 돌아보자 웬 남정네의 가슴팍이 보였다. 여주가 미간을 좁히고 고개를 들었다. 그곳에는 다른 학생들과 다르게 뽀송뽀송한 모습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현빈이 있었다. 여주의 친구들이 슬금슬금 여주에게서 멀어지고, 여주가 그런걸 신경쓸 틈도 없이 현빈이 여주의 머리에 손을 갖다댔다. 여주가 움찔했지만 현빈은 아랑곳 않고 여주의 머리띠를 제대로 해주었다.




" 우리 반 애들이 쌤 쓰는거 보려고 이걸로 맞췄는데 벗으면 안 돼죠 쌤~ 애들 축구한다고 해도. "

" 난 벗으려는 생각 없었거든? 그리고 넌 왜 안하고 있는데? "

" 저는 이거까지 하면 너무 귀여워서. "

" ... "

" 죄송합니다. "




현빈이 큭큭거리곤 손에 들린 곰돌이 머리띠를 자신의 머리에도 썼다. 여주가 그 모습에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트리자 현빈의 입이 삐죽 튀어나왔다. 아, 왜 웃어요. 쌤. 현빈의 얼굴이 점점 빨갛게 물들고 여주가 계속해서 웃었다. 현빈아. 너 진짜 안 어울려. 여주의 말에 현빈이 머리띠를 벗었다.




" 쌤 귀엽다고 그렇게 놀리기 있어요? "

" 뭐? "




현빈의 투덜대며 여주를 쳐다보았다. 아, 쌤은 잘 어울린다고 그렇게 저 놀리기 있냐고요. 현빈이 투덜대며 말하고 여주가 여전히 웃음을 머금은 얼굴로 아니야. 아니야. 농담이지. 하고 말하자 현빈이 샐쭉한 표정으로 여주를 보고는 자리에 털썩 앉았다.




" 넌 축구 안 해? 너희 반 결승전에 올라갔는데. "

" 쌤한테 땀냄새 폴폴 풍기면서 얘기하기 싫어서요. "

" ...난 운동 잘하는 사람이 좋던데. "




현빈이 그 말에 벌떡 일어나서는 아, 진짜. 쌤 뭘 모르시네. 저 조금 있으면 계주 나가요. 하며 자신있게 웃었다. 여주가 그 말에 다시 웃자 현빈이 보고 반하지나 마세요. 하며 허리를 숙여 여주와 눈을 맞췄다.




" 운동 잘하는 사람 좋으면 저도 좋아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 "

" ...뭐...래. "




여주가 다른 때 같았으면 어허, 권현빈! 하며 선생으로서의 체통을 지켰을텐데 오늘은 웬일인지 손을 쓰지도 못한 채 몸을 뒤로 빼며 시선을 피했다. 현빈이 그런 여주에 모습에 다시 허리를 피고는 일어서서 저 계주라서, 축구가 주종목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잠깐 쉬는 타임! 근데 쌤이 보여서 이리로 왔죠. 하곤 혼자 조잘댔다. 여주가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운동장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상하게 다시 마음이 일렁였다.

한편, 스멀스멀 물러난 여주의 친구들은 여주와 현빈을 보면서 저들끼리 꺅꺅댔다.




" 와... 현빈이 지금 뭐한거야. 허리 숙여서 눈 맞춘거야? "

" 대박이다... 야, 근데 현빈이가 열여덟살이라니 말이 되니, 저 피지컬이. 나는 솔직히 우리 한 두학번 선배라해도 믿을 것 같아. "

" 있었으면 난리 났지... 우리과 엎어졌지... "

" 현빈이는 왜 미성년자라가지구... "

" 야. 근데 솔직히 쟤가 성인이었어도 우리 봐줬겠냐. 저렇게 여주 좋아 죽으려고 하는데. "

" 아. 그건 인정. "




여주의 친구들이 만장일치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여튼 현빈이 쟤도 쟨데, 여주도 대단해. 현빈이가 저렇게까지 좋다고 하는데 그래도 선생님이라고 눈길 한 번도 안 주잖아. 친구들이 그 말에 물론 그래야 되는게 맞는데, 진짜 엄청 칼같이 잘 끊어 쟤도. 하며 동조했다. 아, 현빈아. 너는 왜 우리 학생이라서...










" 수고했어. 얘들아. 축구 잘 하더라. "

" 쌤도 머리띠 안 빼고 잘 응원하시고 계셨네요! "

" 너희가 빼면 아이스크림 사줘야 된다며... "




땀으로 절은 4반 아이들에게 얼음물을 건네주던 여주가 머리띠에 손을 갖다대며 말했다. 여주는 반티를 정할 때 그런 계획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아이들은 딸려오는 머리띠를 여주에게 씌우기 위해 저들끼리 투표를 하고 그랬었나보다.




" 너희도 써야지, 이제. "

" 저희는 지금 머리가 땀범벅이라 머리띠 쓰면 큰일나요. 쌤. 그리고 엄청 추할걸요. 남자애들 35명이 한꺼번에 그거 쓰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윽. "

" 그러게. 이걸로 왜 정한거야. 반티를. "

" 귀엽잖아요. 우리 4반이 또 큐티사반이니까. "




회승이 그렇게 말하곤 씩 웃었다. 그리고 엄청 독보적으로 귀여운 교생쌤도 있고~ 회승이 특유의 능글거리는 말투로 말하고 여주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그리고 그 틈으로 치고 들어오는... 권현빈. 현빈이 언제부터 보고 있었는지는 몰라도 심기가 불편한 얼굴로 두 사람의 틈 사이에 끼어들어서는 회승을 째려봤다. 회승이 키득거리며 아아, 알았어. 현빈아. 표정 풀어~ 하곤 얼음물을 건넸다. 현빈이 얼음물을 받아들자마자 벌컥벌컥 물을 마시고는 여주를 쳐다보았다.




" ...왜? "




화나 있는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현빈에 움찔거리며 여주가 현빈을 보자 현빈이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쉬고는 쌤. 하고 여주를 낮은 목소리로 불렀다.




" 으응? "



[프로듀스101/권현빈] 좋아해요, 교생쌤 8 | 인스티즈




" ...유회승은 축구 못 했어요. 자책골도 넣었고, 운동 못해요. "

" ...엥? "




진지한 표정으로 회승을 디스하는 현빈을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 여주가 현빈을 쳐다보자 현빈이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궁시렁거렸다.




" 쌤 운동 잘하는 남자 좋다며요. "

" ...아. "

" 저 계주하러 가요. 응원해줘야 돼요. 알겠죠? 저 뛰면서도 쌤 볼거에요. 진짜로. "




현빈이 여주에게 얼음물을 건네고는 다시 씩 웃었다. 여주가 당황해서 현빈의 눈을 피하며 얼음물을 받았다. 쌤. 저 잘 하고 올게요. 현빈의 묵직한 목소리가 들리고 현빈을 여주가 지나쳤다. 여주가 멀뚱멀뚱 서있으니 앞에 앉아있던 회승이 여주를 그늘로 잡아 끌어 앉혔다.




" 여기가 명당입니다. 쌤. 같이 보시죠. "

" ...어? 아... 어... "




현빈에게 별 의미를 두고 한 말이 아니었는데. 운동 잘하는 남자가 좋다느니 그런 소리 다. 여주가 조금 전 스탠드 계단에서 현빈과 대화를 나눴던 장면을 떠올렸다. 조금 전처럼 이상하게 가슴이 일렁였다. 현빈의 눈을 못 마주치는 것도 이상한데 현빈의 목소리가 이제 귀에 맴돌다니. 미쳤다. 미쳤어 이여주. 여주가 자신의 두 볼을 짝 소리가 나게 때리고 회승이 그런 여주를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 아... 아니. 쌤이 더위... 먹은 것 같아서. 하하하. "




자신을 이상하게 보는 회승에게 대충 말을 둘러대고는 운동장으로 시선을 옮겼다. 현빈은 단연 눈에 띄었다. 키도 훤칠한게 제일 끝 레일에 서서 몸을 풀고 있었으니. 회승이 슬쩍 여주쪽으로 몸을 당겨 중얼거렸다.




" 권현빈 쟤, 엄청 잘 뛰어요. "

" ...그래? "

" 쌤 놀랄걸요. 쌤 고등학교 때 계주 선수들이랑은 차원이 다른! "

" 어이. 유회승. "

" 앗. 선생님. "




회승이 현빈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는데 갑자기 머리 위로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고개를 올려다보니 4반 담임선생님이었다. 회승이 멋쩍게 벌떡 일어서서는 공손히 인사하자 담임선생님이 회승의 어깨를 두드렸다.




" 자책골 잘~봤다. "

" ...거기에 대해선 할 말이 없습니다. 선생님. "




여주가 보기에도 4반 선생님의 승부욕은 남달랐다. 우승을 하면 피자에 치킨까지 쏜다는 것부터가... 여주가 그 모습을 보고 억지로 웃음을 꾹 참으려고 노력했다. 아 맞아. 회승이가 아까 자책골 넣었다고 했지. 그것 때문에... 준우승했으니까 선생님이 화나실만도... 담임선생님이 이글거리는 눈으로 회승을 보다가 회승의 어깨를 두어번 툭툭 쳤다.




" 됐다. 우리 현빈이한테 나는 희망을 건다. "

" ...네 그렇습니다. 선생님. 현빈이가 저희의 희망이죠, 네네. "




정말... 생각보다 현빈이가 잘 달리긴 하나보다. 여주가 덩달아 나무를 기댄채로 천천히 일어섰다. 현빈은 이제 몸을 숙이고 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정적이 일고, 삐이! 하는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다. 현빈은 첫 계주였고, 마지막 계주라고 옆에서 회승이 말했다.




" 처음도 뛰고 마지막도 뛴다고? "




여주가 놀라 회승을 보자 회승이 아닌 담임선생님이 여주의 놀란 질문에 네. 현빈이가 두명분은 합니다.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 반이 이번에 출전하는 종목이 많아서 한 명이 두 번 경기 뛰어야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거든요. 회승이 짧게 대답하고는 운동장에 시선을 고정했다. 현빈이 달렸고, 여주가 왠지 모를 긴장감에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별거 아닌데. 그냥 남고에서 하는 체육대횐데. 여주가 속으로는 그렇게 되뇌었지만 자꾸만 현빈에게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1등으로 달리고 있었다. 누가보기에도 확실히 빨랐다. 옆에서 담임선생님과 회승이 박수를 치는 소리가 들렸다. 역시 현빈이다!




" 마지막도 저 정도면 그냥 일등 먹겠는데요, 쌤! "

" 이야, 우리 현빈이... 역시! "




현빈이 땀을 뻘뻘 흘리며 1등으로 계주 바통을 넘겨주었다. 그제서야 뭔가 긴장이 풀린듯한 여주가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모르게 힘을 주고 있었구나. 멀리서 현빈이 숨을 고르며 땀을 닦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순간 현빈이 고개를 돌려 이 쪽을 보고 씩 웃는게 보였다. 여주가 놀라 눈을 깜빡거리자 현빈이 여주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손인사를 했다.




" 와, 현빈이가 나를 위해 저렇게 팬서비스까지 해주고! "




여주한테 한 손짓이었는데, 회승은 본인에게 한 걸로 착각을 한 건지 공중에서 팔을 휘휘 저으며 현빈의 인사에 답했다. 여주가 그 모습에 고개를 떨구며 웃었다. 현빈의 표정은 보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다. 미간을 팍 좁히고선 아니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있겠지.










드디어 마지막. 현빈의 초반 빠른 스퍼트로 인해서 4반은 2등인 1반과 엄청난 차이로 앞서 나가고 있었다. 마지막 주자인 현빈이 바통을 잡고 뛰기 시작했다. 여주만 손에 땀을 쥐는건지는 몰라도 옆에 있던 회승과 담임 선생님은 이제 별 감흥이 없어보였다. 이야, 선생님. 역시 갓현빈 아닙니까! 그러게 현빈이가 참... 이럴 때보면 우리 반인게 고마워. 선생님과 회승의 대화가 들리고 여주가 반바퀴를 향해 달리고 있는 현빈을 응시했다. 현빈이 트랙을 돌며 여주 쪽을 힐끔 쳐다보았다. 나무 그늘 아래서 자신을 보고 있는 여주의 시선에 기분이 좋았다. 현빈이 더 속력을 올렸다. 그렇게 무리를 하지 않아도 됐는데.

삐이-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고 현빈이 1등으로 결승선에 도착했다. 4반 아이들의 박수 함성 소리가 들리고 여주도 박수를 쳤다. 현빈이가... 정말 잘 뛰는구나. 현빈이 자신을 둘러싼 박수 소리를 뒤로 하고 여주 쪽으로 뛰어왔다.




" 권현빈, 잘했으~ "




회승이 옆에서 짝짝 소리가 나게 박수를 치고 현빈이 그런 회승을 보고는 땀으로 젖은 머리를 털었다. 그러다가 문득 아. 하고 짧은 소리를 내고는 여주에게서 뒷걸음질을 쳤다. 여주가 뭐하느냐는 듯한 눈으로 현빈을 보자 현빈이 우물쭈물하더니 말을 했다.




" 땀... 많이 흘려서 냄새 날까봐요. "




현빈이 그렇게 말하고는 씩 웃었다. 거리를 좀 둬요, 우리. 쌤한테 냄새 풀풀 풍기기 싫어요.




" 물 줄까? "

" 쌤이 주는건 다 좋죠. "

" 어이구... "




여주가 건넨 물을 현빈이 받아 들고, 현빈이 단숨에 물통을 다 비웠다. 쌤. 봤죠? 저 엄청 잘 뛰는거. 운동 짱 잘하죠, 저? 칭찬을 받으려는 듯 물을 다 마시자마자 속사포로 뱉어내는 말에 여주가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여주 자신도 모르게 현빈의 앞으로 다가갔다. 현빈이 움찔해서 여주를 보자 여주가 그런 현빈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 엄청 잘 뛰던데. 고생했어. 현빈아. "




현빈이 아... 하고 짧게 탄식을 뱉고 여주가 조심스레 손을 뗐다. 현빈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자신도 모르게 먼저 나아간 발걸음과 손이었다. 현빈에게 다가가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튀어나간 것이었다. 여주가 큼큼, 하며 헛기침을 하고 현빈이 그런 여주를 내려다보며 결국 주체하지 못하고 씩 웃었다.




" 공부도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 "

" ...응? "

" 쌤한테 이렇게 칭찬 받으려면. "




현빈이 그렇게 말하고는 여주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이 손을 뻗어 여주의 어깨를 조심스레 톡톡 건드렸다. 여주가 조금 당황한 표정으로 현빈을 올려다보자 현빈이 멋쩍다는듯 뒷목을 쓸고는 한걸음씩 뒤로 물러났다. 입모양으로 또박또박 무언가를 말하면서.




' 좋아해요. 쌤. '




전이었다면 산들바람에 마음이 조금 일렁일 정도였다. 그렇지만 오늘은, 지금은 조금은 다른 기분이었다. 그것보다는 더 크고 센 바람이 자신을 훑고 지나간 기분이었다. 민들레홀씨가 센 바람에 다 날려가듯 그렇게, 그렇게.








* *






쌤. 여주쌤. 그거 아세요?

저 쌤 처음 본 날 아직도 막 그 날 생각하면 가슴이 엄청 뛰어요. 쌤은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아침이었거든요. 쌤이랑 다른 교생쌤들 처음으로 우리 학교에 교생실습 온 날. 사실 저 엄청 성실하고 그런 애는 아닌데, 그래도 지각하거나 그런 일은 거의 없었거든요. 근데 제가 쌤보다 더 뒷정거장에서 버스를 타잖아요. 하필 그 날, 제가 그 버스를 놓치면 지각일 위기에 처한거에요. 참. 타이밍도. 제가 막 엄청 집에서부터 뛰어서 겨우 버스정류장까지 왔는데 버스가 출발하려고 하는거에요. 그래서 제가 놀라서 아저씨!! 하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는데 아저씨가 들리겠나요. 그래도 엄청 뛰어서 가는데 갑자기 버스가 멈추더라고요. 다행이다 싶어서 감사합니다. 하고 버스를 타려는데 아저씨가 그러더라고요. 맨 뒷자리 창문쪽에 앉은 아가씨한테 감사해하라고.




" 네? "

" 그 아가씨가 나한테 다급하게 멈추라 하더라고. 허허. "




그 날, 버스에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어요. 하긴 부지런한 애들이면 이미 전에 온 버스 타고 갔겠죠. 자리는 없지만 그래도 한산한 버스 안에서 아저씨 말을 듣고 뒷문 앞에 있는 봉을 잡고 서서 맨뒷자리 창가에 앉은 사람을 쳐다봤어요.





[프로듀스101/권현빈] 좋아해요, 교생쌤 8 | 인스티즈




네. 그 때에요. 쌤. 쌤 처음 본게. 쌤은 아무렇지 않게 다른 교생쌤들이랑 하하호호, 떠들고 있더라고요. 소근소근 말하는데도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 아님 제가 그 쪽으로 귀를 기울여서 그런가 쌤들 목소리가 들렸어요. 의도치 않게 듣긴 했는데, 우리 학교 교생쌤들이라는 소리에 좀 놀랐어요. 그러고 다시 쌤을 봤거든요? 근데... 와 진짜 과장 하나도 안 보태고요. 쌤이 웃으면서 긴장한 표정으로 작게 한숨 쉬는데, 진짜 예뻤어요.




" 진짜 떨린다. 어떡하지... "

" 애들이 다 말 잘 들어야할텐데. "

" 수업하다가 혼나는건 아니겠지? "




쌤들끼리 나누는 얘기가 그 때 잠깐 안 들리더라고요. 제가 살면서 '첫눈에 반한다' 뭐 이런말 안 믿었거든요? 근데 그 때 믿었잖아요. 음, 아무래도 쌤이 저 뛰는거 보고 버스아저씨한테 잠깐만 멈춰달라고 한 얘기를 들은 순간부터 그냥 그 때부터 눈길이 갔는데, 쌤은 또 그렇게 예쁠게 뭐래요. 막 심장이 콩닥콩닥 뛰고 그러는데 와... 쌤. 쌤도 저번에 봤지만 저 전여자친구도 있었고, 그래도 꽤 살면서 연애 해봤는데 한번도 그런 느낌 받은 적 없거든요.




" ... "

" ...아. "




제가 쌤을 그 때 좀 뚫어져라 쳐다봤는지, 쌤이 제 쪽을 보시더라구요. 놀라서 아. 하고 짧게 말하고 저도 모르게 고개를 꾸벅 숙였어요. 나름대로 감사하다는 의미를 담은 표현이랄까... 쌤이 그런 제 모습을 보고 웃는지 아니면 친구들 얘기가 웃겨서인지는 몰라도 웃는데... 쌤. 진짜 예뻤어요. 지금도 예쁜데, 그 때도 진짜. 훨씬. 더. 쌤은 기억이 날지 모르겠는데 우리 첫만남이 그랬어요. 나름 운명적이지 않아요? 전 되게 운명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도 나름 낭만을 아는 남자에요.








________


이제 진짜 완결까지 얼마 남지 않어ㅇㅓ요 여러분...!

짝짝짞

제가 가끔 짧은 (..정말 짤ㅂ은가..) 단편을 들고 오는데..! 생각보다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기쁩ㄴㅣ다 홍홍

그래도 제 연재작은 현빈교생쌤이니까 많이많이 사랑해주세요 하트


아 그리고 앞으로 저렇게 끝나기 전까지 현빈이의 짧은 속마음이 들어갈 것 같아요~

오늘은 현빈이가 기억하는 첫만남..! 그 순간이 나타나있네요

그래서 여주가 등장했을 때 그렇게 좋아한 티를 낸거겠죠 물론 여주는... 기억을 못하고 있지만 뚜쉬

1화에서 보면 여주가 현빈이를 처음 만났을 때가 나오는데 둘의 기억이 조금 다르죠!?

캬캬캬캬캬

여주야.. 현빈이 받아죠라..


암호닉 분들!


샘봄 / 다녜리 / 롱롱 / 꾸쮸쀼쮸 / 우진진자라 / 뚜기 / 댕넨이 / 오레오


님들 사랑합니다!


암호닉 분들은 제가 정말정말 많이 사랑을 드릴거에요

필요 없으셔도 받아야해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신알신 + 댓글 + 추천 해주시는 모든 분들

제가 정말 글을 쓸 맛이 납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사랑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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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너무 재밌어요 작가님ㅜㅜㅜ현빈이 글 없는데 이렇게 열심히 연재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잘보고가요!
6년 전
교생친구
현빈이 글이 거의 없어서 저도... 매우 슬픕니다 뚜쉬... 그치만 저라도 열심히 연재해서 현빈맘들의 망상에 한 몫할 수 있다면...!!!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6년 전
독자2
자까님 댕넨이에요 자까님 필력 진짜ㅜㅜㅜㅜ 사랑하구요 오늘 넘 설레요 체육도 잘하는 햔빔이ㅜㅜㅜㅜ 하리 숙여서 크으으으으ㅡ 추천 맨날맨날 누르고 갈게요 !
6년 전
교생친구
댕낸이님~~~~~ 저 필력...,, 똥인데.... 이리 말씀해주시니 너무 감사하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추천도 너무 감사하구ㅠㅠㅠ❤️
6년 전
독자3
아ㅜㅜㅠㅜㅜㅜㅜㅜㅠㅠ핵설렘의 극치입니다... 현빈이 속마음... 미쳤습니다.. 네... 이렇게 설렐 건 또 뭡니까.... 작가님 내 맘 속에 저장...
6년 전
교생친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독자님.... 제 맘 속에... 저장....❤️
6년 전
독자4
[뉴리미]신청합니다! 작가님 ㅠㅠㅠ 오늘도 현빈이한테 설레고갑니다....ㅠㅠㅠㅠ 사랑해요
6년 전
교생친구
뉴리미님 반갑습니당~~~~~ 앞으로 자주자주 보아요 ㅎㅎㅎㅎㅎ 저도 사랑합니다 힛❤️
6년 전
독자5
샘봄 / 작가님 ㅠㅠㅠㅠㅠㅠㅜ 진짜 현빈이글 ㅠㅠㅠㅠ 너무 보고싶었어요 ㅠㅠㅠ 아 진짜 여주도 이제 현빈이랑 이제 뚜쉬 얼른 ㅠㅠ 시작하나요 진짜 저 물놀이하고와서 힘들었는데 그런거 다사라짐 없어짐 작가님 제 사랑 진짜 .. 힝 ㅜㅠㅜ 작가님 너무 좋아요
6년 전
교생친구
샘봄님!!!! 제가 좀 늦게 왔죠 ㅠ^ㅠ 앞으론 빨리 올게요...ㅎㅎㅎㅎㅎ 물놀이 갔다와서는 한숨 푹 자는게 진리인데 그 와중에 현빈이를 찾아주셨다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ㅠㅠㅠㅠㅠㅠ 저도 샘봄님 너무 좋아요❤️
6년 전
독자6
롱롱 ㅠㅠㅠㅠ 좋아해요 쌤 이거보고 진짜 내적비명 ㅠㅠㅠㅠㅠㅠㅠ 넘 대박이에요ㅠㅠㅠㅠㅠ 운동 잘하는 남자 최고져... 저정도면 여쥬가 반해도 100번 반할만합니당 ㅎㅎㅎㅎ
6년 전
교생친구
롱롱님~~~~~ 내적비명 말고 쏘리 질러어엇~(재환빙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여주였으면 첫눈에 반하고 말았을거에요 ㅎ...
6년 전
독자7
뚜기임다 ❤️❤️❤️❤️ 아 완전 설레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현빈 받아주라 여주 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 현빈이같은 학생있음 올마나 좋게 ~?
6년 전
교생친구
뚜기님~ ㅎㅎㅎㅎ 그러게요 하지만 현실에 눈을 씻고 찾아봐도 제가 아는 학생 중에 현빈이 같은 학생이 없어요 또륵.... 여주가 현빈이를 받아줄 것인지! (의미심장) 앞으로 기대해주십셔 감사함당❤️❤️
6년 전
독자8
꾸쮸뿌쮸에요!
세상에 ㅇㅣ제 쌍방입니다ㅠㅠㅠ

6년 전
교생친구
꾸쮸뿌쮸님~~~~~ 쌍방의 시작입니다 드디어 ㅠㅠ 팔편만에...! 과연 다음편에선 어떻게 될 것인지 두둥....!!! ❤️
6년 전
독자9
다녜리입니다!현빈이 피지컬 고등학생이면 설렐수밖에 없잖아요ㅠㅠㅠ
6년 전
독자10
[오레오]
현빈아 ㅠㅠㅠ현빈이 대박 ㅠㅠ
계주 뛰는 현빈이 생각하니까 그냥 멀리서도 잘 보일 거 같고 그러네요 !!
진짜 여주랑 현빈이 언제 이어지는거죵 ?_?
빨리 둘이 잘 되는 모습 보고 싶습니다 !!!!

6년 전
독자11
회승이 자책골ㅋㅋㅋㅋㅋㅋ 회승이랑 친하게 지내니까 질투하는 현빈이도 귀엽고 또 달리기 잘하는 반전 매력도 귀엽고 땀냄새 날까봐 쌤한테 가까이 못 가는 것도 귀엽고 무엇보다 낭만을 아는 남자라니 진짜 현빈이 대박 헐 리얼 귀엽네요ㅠㅠ
6년 전
독자12
오늘도 너무 잘 읽고 갑니다. 항상 좋은글 써 주셔서 감사해요!
6년 전
독자13
첫만남이 교실인줄 알았는데 아니였네요! 저런 설레는 얼굴로 그런말하면 반칙아닌가요 ㅜ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
6년 전
독자15
ㅜㅠ 둘이 기억하는 첫만남이 다르군여!!! 어떻게 또 여주가 딱 2학년4반 배정받고... 운명임이 확실합니다 땅땅 암튼 이번화가 대박인것같애요 계주 2인분뛰고 달려와서는 땀냄새 난다고 쭈뼛대는 현빈이 정말 진짜 대박 리얼 완전 헐 귀엽네용ㅜㅜ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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