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밤을 걷다
w. 공 백
태형아.
나, 너무 무서워.
너무 먼 길을 와 버린 것 같아.
[ Prolog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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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으로 떠오르는 배우 김태형씨를 만나보았습니다! ]
시계의 시침은 어느덧 식당의 문을 닫는 밤 열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마지막 설거지를 할 동안 혹시나 아이가 심심해할까봐 식당 텔레비전을 틀어주었는데, 그 안에서 낯익은 이름이 흘러나온다.
설거지를 하다 말고 손을 대충 수건에 닦고는 주방 밖으로 나왔다.
나가자마자, 식당 홀 한중간의 의자에 오도카니 앉아 텔레비전을 보는 아이의 동그란 뒤통수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 안녕하세요. 배우 김태형입니다. ]
화면 속에서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하는 네 얼굴이, 내 시야에 가득 찬다.
5년만에 텔레비전에서 본 네 근황과 얼굴.
너무도 보고싶었고, 그리웠던 얼굴인데.
나는, 덜덜 떨리는 손을 들어 식탁에 올려져 있던 리모콘으로 텔레비전을 꺼버리고 말았다.
5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나와 자신의 아이를 버리고 떠난, 네 얼굴을 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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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그러니까, 네가 떠난 후 내가 아이를 낳았을 때.
어두컴컴한 병실에서, 지칠 줄도 모르고 우는 갓난아이를 끌어안은 채, 나 또한 미안함에 울음을 터뜨렸다.
태어난 순간부터 아빠 없는 아이라는 낙인이 찍혀버렸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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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유, 하연엄마. 설거지하느라 고생 많았어. 어여 들어가서 애기 재우고 쉬어. "
" 하하, 아니에요. 내일 봬요. "
설거지를 끝마치고, 식당 아주머니께 인사를 한 후에 아이의 손을 꼭 붙잡고 집으로 향했다. 엄마아 … . 상가들이 늘어선 거리를 걸어가는데, 아이가 불러온다. 엄마, 나, 쪼오기 인형 … 가지고 시퍼. 조그만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눈으로 따라가보니, 조명이 켜진 진열대에 놓여진 봉제 인형이 눈에 들어왔다. 원체 어떤 물건을 가지고 싶다는 말을 잘 안 하는 아이인데, 수없이 고민을 하다가 가지고 싶다고 말한 듯 싶었다. 가격이 얼마인가 싶어 좀 더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시중에 있는 돈으로는 사지 못하는 인형이었다. 아이를 데리고 도망치듯 그 가게 앞을 벗어나, 아이의 앞에 쭈그려 앉아 말을 건네었다.
" 하연아, 다음에, 다음에 … 사줄게. 알겠지, 응? "
" … 알게써 … "
아이가 처음으로 가지고 싶은게 생겼는데, 못 사주는 엄마라니. 나에 대한 원망스러운 마음과, 못 사주는 미안한 마음에 겨우 입을 떼어 아이에게 말한다. 담담하게 알겠다고 하는 아이에 눈물이 울컥 차오르고 말아서 아이를 안아 올려 꽉 껴안았다. 미안해, 미안해 엄마가 … 인형도 못 사줘서 …. 울음을 삼켜내며 미안하다는 말을 수없이 건네는 내 등을, 아이가 말없이 토닥여왔다. 등을 토닥여 오는 작은 손길에 눈물이 끝없이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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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공백씨, 맞아요? "
" 네, 맞는데, 누구세요 ? "
" 아, 저 공백씨가 보내신 드라마 각본 보고 왔는데. 혹시, 대본 써보지 않을래요? 내용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
글 쓰는 걸 좋아하는지라, 아이를 낳기 전에 썼던 드라마 각본을 여러 방송국에 보낸 적이 있었다.
각본을 보내고 난 후에, 쉴 틈 없이 돈을 버느라 보낸 것을 거의 까먹고 있었는데, 방송국 PD라는 사람이 찾아왔다.
대본을,써보지 않겠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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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공백? "
내가 쓴 드라마 대본에 대한 회의를 하기 위해, 방송국에 가서 정국씨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낯익은 목소리가 내 앞에서 들려온다.
" 너, 왜 여기 있어. "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5년만에 보는 김태형이,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와, 아이를 버리고 갔던,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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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공 백입니다 (๑`・ᴗ・´๑)
녹는 점 1화는 안 들고오고, 뜬금없이 암울한 작품을 들고 나왔네여. 희희
드라마 작가 준비생이었던 김공백 X 아이와 공백을 버리고 떠나 배우가 된 태형
정국이는 공백이 구원자...? 조력자...? 비스무리한 역할입니다 'ㅁ'
연재일이 드디어 정해졌어요 박수쨕쨕
토요일엔 녹는점 / 일요일엔 푸른밤 연재할거에유
개인 사정이 있을 시에는 연재 못할 수도 있숩니다... !
아무튼 잘 부탁드려요 O(≧▽≦)O
(암호닉 받씁니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