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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쌤 그래도 오늘은 표정이 좀 좋다?"
수술을 끝내고 나오는 길 함께 한 이선생은 여주의 어깨를 장난스럽게 툭 치며 밝게 물었다.
그에 태연스럽게 자신이 계속 우울하면 병원이 돌아가겠냐며 짓궂은 표정으로 장갑을 벗어 내려놓는 여주였다.
수술실 문이 열리고 장난을 치며 나오던 두사람은 반대편에서 나오는 옹선생과 새로온 박선생과 마주쳤다.
"자기야~"
옹선생과 이선생은 마치 이산가족 상봉이라도 하듯 달려가 포옹했고 여주와 지훈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두사람을 쳐다봤다.
"아 맞다, 두사람 지훈쌤 오고 오늘 처음보지?"
"아 네 안녕하세요 박지훈입니다"
"안녕하세요 김여주입니다"
박선생은 멋쩍게 웃으며 악수를 건네어 왔고 어색한 분위기 속 여주도 손을 내밀어 두사람은 손을 맞잡았다.
고집이 세다는 소문과는 달리 굉장히 앳되고 귀여워보이는 얼굴이었다.
작년에 얼핏 보았을때 눈에 튀던 밝게 염색한 머리보다 살짝 톤다운 되어있었는 머리를 긁적이는 지훈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성우를 쳐다보았다.
"이제 점심인데 우리 넷이 밥 같이 먹을까?"
*
*
"여기가 우리 서연이 단골집이야"
"이모 여기 뼈해장국 네개요~"
역시 이선생은 오늘도 그 누구에게도 의견을 묻지않은 채 뼈해장국 4개를 주문했다.
여주는 고집이 세다는 지훈의 평을 떠올리며 지훈의 표정을 살폈지만 다행히도 지훈은 별 생각이 없어보였다.
"지훈쌤이 김쌤 엄청 궁금해했는데 왜 아무말도 안해?"
성우의 말에 여주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지훈을 쳐다보았고 지훈은 아니 그게 아니라...말하다 얼굴이 붉어지며 고개를 숙였다.
그런 지훈의 반응이 귀여운지 서연과 성우는 서로 마주보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얘기많이 들었어요. 신경외과에서 정말 유명하시다고..."
"아, 저도 지훈쌤 얘기 많이 들었어요"
그렇게 또 대화는 뚝하고 끊겼고 흐르는 어색한 정적에 서연과 성우는 꺄르륵하고 웃어댔고 지훈은 목이 타는지 옆에 놓인 물컵을 들어 물을 들이켰다.
여주 역시 그런 지훈이 귀여운지 피식 웃고는 유학생활에 대해 간단한 질문들은 던졌다.
소문과는 달리 지훈은 젊은 나이답게 발랄하고 생기가 넘쳤다.
들어오자마자 커리어를 쌓았다는 서연의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는 잘 웃고 또 재미있었다.
대화를 나누던 도중 딸랑 하는 소리와 함께 조용히 네명의 시선이 출입문으로 향했다.
열린문으로는 경찰제복을 입은 세사람이 들어오고 있었다.
낯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오자 여주는 자신도 모르게 몸이 굳어버렸다.
인사를 해야하는걸까 동료들에게 아직 아무 얘기도 안했는데 비밀로 해야하나? 무슨사이냐고 물어보면 어떡하지 하는 고민들이 여주의 머릿속에서 시끄러웠다.
그러던 순간 민현 역시 여주가 앉아있는 테이블에서 여주를 찾았고 두사람은 눈이 마주쳤다.
민현은 여주를 보고 아주 얕지만 싱긋하고 웃어보였다.
윤경위는 민현에게 자리에 앉으라며 손을 내밀었고 민현은 고개를 돌리며 자리에 앉았다.
민현의 알듯말듯한 인사에 여주는 안도감을 느끼며 자신도 아주 얕게 웃었다.
"와 진짜 대박 잘생겼다......."
옆에 앉아있던 서연의 입에서 본능적으로 탄성이 흘러져나왔고 여주는 넋을 놓고 민현을 보는 서연을 보고 맞은편의 성우의 표정을 살폈다.
아니나 다를까 성우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민현을 힐끗 보더니 서연의 얼굴앞에 정신을 차리라며 손을 휘저었다.
"이서연, 내가 더 잘생겼어 그만 봐"
"하, 오빠 내가 전에 말했던 그 경찰청 그사람이 저사람이야. 진짜 대박이지 않아?"
"하...."
"김쌤, 진짜 잘생기지않았어 저남자?"
이선생의 말에 여주는 고개를 돌려 민현을 보았다.햇빛에 비친 그의 모습은 이선생의 말대로 정말 하얗고 훤칠했다.
새벽에 준비할 자료를 챙기느라 소파에서 자는 뒷모습만 후다닥 보고 나왔는데 알아서 잘 입고 출근했구나
"식사 나왔습니다"
여주와 이선생의 민현에게로 꽂힌 시선과 그를 따갑게 노려보는 성우의 시선을 돌린것은 쟁반에 해장국을 가져와 내려놓는 주인 아주머니였다.
서연은 그제서야 성우의 표정을 보곤 성우의 기분을 풀어주려는 듯 웃어보이며 애교를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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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현의 수사팀은 수사하던 살인사건의 범인을 단 3일만에 검거했다.
꽤나 오래 잡아놓았던 수사기간의 반의 반도 되지않아 범인을 검거해 경찰청에서는 민현의 능력을 높게 평가하며 괜히 수석이 아니라는 등 민현에게 찬사를 쏟았다.
민현은 그러한 찬사들에 멋쩍어하며 어색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한참 경찰청 인사들의 축하로 시끄럽던 수사 전담팀이 조용해지자 그제서야 민현은 기지개를 펴고 자신의 컴퓨터 전원을 껐다.
"황반장님, 오늘 우리끼리라도 회식한번 할까요? 내일 다같이 축하회식 전에?"
"맞아요~ 우리 고기 먹어요~"
회식을 하자며 화색이 된 강경위와 윤경위의 얼굴을 보고 민현은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이내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어젯밤 여주와 함께 지내기로 결론이 난 이후 오늘은 텅텅 비어있는 냉장고와 주방용품을 채워놓아야겠다 어젯밤 속으로 했던 약속이 이내 상기되었기 때문이었다.
"오늘은 선약이 있어서 안될거 같고 , 음 이번주 내로 시간 잡읍시다"
"잉..그럼 강경위님이랑 저랑 둘이 마실래요 오늘?"
"그럴까요?"
오랜만에 잡힌 술약속에 박수까지 짝짝치며 좋아하는 윤경위와 강경위와 함께 민현은 수사팀의 불을 끄고 나왔고 두사람을 뒤로 한채 집으로 향했다.
이젠 외워진 도어락 비밀번호를 치고 들어갔을때 민현은 현관앞 서있는 여주를 마주했다.
아직 민현에게 경계를 풀지못한 여주는 어정쩡한 자세로 자신에게 인사를 건네는 여주를 보며 민현은 살짝 웃어보이며 퇴근했냐는 인사를 했다.
자신의 방에 짐을 풀고 옷을 갈아입기 위해 침실로 간 민현은 침실안 은은하게 나는 여주의 냄새를 맡으며 하늘색 셔츠를 골라입었다.
거실로 나온 민현은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보는 여주의 곁을 맴돌다 조심스레 말을 붙혔다.
"장 보러 갈래요?"
"네?"
"아 냉장고를 좀 채워놔야할것 같아서요"
"아...."
"같이 갈래요?"
갑작스러운 물음에 고민하던 여주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만의 마트, 게다가 누군가와 함께 온 마트에 어색하면 어떡하나 하는 여주의 고민과는 다르게 민현은 여주가 어색해하지않도록 대화를 주도해나갔다.
늘 즉석음식으로 식사를 때우던 여주와는 다르게 주로 자신이 직접 요리를 해먹던 민현은 다양한 음식재료들을 능숙하게 신선도를 점검하며 신중히 골랐다.
파프리카를 들어 그것을 살펴보던 민현가 파프리카를 내려놓으려 카트옆에 있던 여주가 보이지않자 고개를 돌렸고 이내 자신의 옆에서 파프리카를 쿡 찔러보고있는 여주의 모습이 귀엽다는 듯 쳐다보았다.
여주는 파프리카를 찌르던 손을 거두고 고개를 돌렸을 때 자신을 보고있는 민현을 보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다 샀냐고 물었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계산한 재료를 트렁크에 싣고 둘은 차에 올랐다.
운전대를 잡은 민현은 주차장에서 나오며 여주에게 물었다.
"집밥을 잘 안해먹나봐요?"
"아, 네 요리에는 별로 소질이 없어서"
"아 그렇구나"
"민현씨는 주로 해서 드시는 편이세요?"
"네,아무래도 누나랑 부모님이 그쪽 일 하시니까 자연스레 그렇게 되더라구요"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던 둘은 얼마있지 않아 집으로 도착했고 사온 재료들을 냉장고 속에 넣었다.
처음으로 냉장고가 가득 찬 모습을 본 여주는 이제야 사람사는 집 같다 느끼며 냉장고 문을 닫았다.
그리곤 휴대폰으로 내일 스케줄을 확인하던 여주 뒤로 민현이 말을 건내었다.
"우리 영화 볼래요?"
"네?"
민현의 손에는 아까 구입한 와인과 글라스가 들려있었다.
"영화보면서 먹는 와인이 또 그렇게 맛있더라구요"
장보기에 이은 민현의 제안에 여주는 잠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여주를 보던 민현은 싱긋 웃더니 손목시계를 확인하곤 씻고 옷을 갈아입고 여기서 만나자고 말했고 여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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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가 거실로 나왔을 때 거실의 불은 꺼져있었고 작은 무드등 하나만이 켜져있었다.
여주가 나오는 인기척 소리에 민현은 고개를 돌렸고 자신이 앉아있는 소파를 가르키며 앉을것을 권하는 민현의 손짓에 여주는 민현의 옆에 앉았다.
민현의 옆에 앉은 여주는 민현이 건네는 담요를 무릎에 덮고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얼마 지나지않아 민현은 영화의 플레이버튼을 눌렀고 여주에게 따라놓은 와인을 쥐어주었다.
꽤 오래된듯한 질감의 영화는 영국을 소재로 한, 가을에 보기 좋을법한 힐링 영화였다.
간간히 나오는 웃음코드에 두사람은 소리내어 웃었고 주인공의 심각한 상황에는 숨을 죽였다.
가볍게 보기 좋다고 느끼다가도 생각이 많아지는 장면들의 연속이었다.
'사랑해요'
영화의 중 후반부에 흘렀을때, 항상 엇갈리기만 하던 여주인공과 남자주인공은 헷갈려하던 자신의 감정을 사랑으로 확신하며 고백과 함께 입을 맞추었다.
꽤나 진한 키스신에 부부라고하기에도 친구라고하기에도 애매한 두사람 사이에는 당황스럽고 낯간지러운 분위기가 흘렀다.
민현은 어색함에 자신이 삼키는 침소리가 여주에게 들리지않을까 걱정되었고 여주는 따라놓은 와인을 비우고 또 다시 와인을 채우기 시작했다.
와인에 입을 대지않은 민현과 반대로 여주는 어느새 와인잔이 아닌 와인병의 밑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힘겨워하던 영화속 두사람의 청춘이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민현은 여주에게 영화가 어땠냐는 질문을 하기위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이내 민현은 고개숙인 여주와 여주 앞에 놓인 비워진 와인병을 들어보곤 비워져있음을 확인하고 피식하고 웃었다.
따뜻한 물로 샤워한 후 늘어진 상태로 와인을 마신 여주는 키스신의 등장에 잔뜩 긴장하다 그 장면이 지나간 후 긴장이 풀려 그대로 잠든 것이었다.
여주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던 민현은 여주가 편히 잘수 있도록 몸을 바로 뉘어주었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리고 민현은 여주의 머리맡에 앉아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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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제닝뀨에여
제가 너무 늦었죠 ㅠㅇㅠ
음 전개의 속도가 빨라지도록 노력하려하는데 쉽지 않았네요.
그 다음화부터는 노력할테니 기대해주세여!
아그리고 제가 무려 초록글에 올랐더라구여
알림온거보고 깜짝 놀랐어요 ㅠㅇㅠ
제가 여러분덕에 이런 경험도 다해보고 ...♥
아 그리고 답글을 다 달아드리고 싶은데 바빠서 읽은건 하트만 붙혔습니다.
댓글 정말 항상 너무 감사드려요 !
아 그리고 옹선생과 이선생의 프로포즈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으시던데
그건 번외로 해서 암호닉분들께 메일링을 할까 생각중이에요~
여러분의 의견 언제나 너무 존중하고 사랑합니당
혹시 보고싶은 에피소드 (ex.회식 썰이라던지 엠티라던지~) 있으면 바로 말해주세요! 적극반영할게요
다음엔 더 길고 재미있게 써올게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