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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환상


제10장 ; 무너진 탑, 그리고 순영이.

























서서히 나갈 채비를 하기 위해 방으로 들어와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봄이라고 산뜻한 색으로 입고 나왔는데, 벚꽃을 머금은 색은 어느새 질끈 밟혀 얼룩이 졌다. 새삼 이곳과 전혀 어울리지 않은 색이라고 생각했다.




"..."



묵직해진 가방을 메려다 열어젖히고 검의 조각을 들어 쌓여있는 천을 조심스레 벗겼다. 현실을 말해주는 듯 느껴지는 묵직함에 침이 꿀꺽 삼켜졌다.


중심을 막아라,


무슨 의미일까. 이 낡은 조각으로 뭘 어떻게 하는 걸까. 지난날에 남겼던 동생의 쪽지를 다시 한 번 되새겼다.




나, 그리고 함께 하는 사람들을 믿어야 도움이 될 수 있다.


파란빛이 일렁이거든, 얼른 영검의 조각을 손에 쥐어라.




어쨌든 직접 부딪혀보는 수밖에 없다. 그럼 뭔가 알게 되겠지. 도로 넣고 가방을 메자 원우 씨가 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었다.




"티스 씨, 준비 다 했어요?"

"아, 네. 나갈게요."












마지막까지 꼼꼼히 흔적을 지우고 집을 나서자, 이미 다른 사람들은 꽤 멀리서 주변을 탐색하고 있었다. 거리 차가 나지 않고 머물러 있는 것을 보니 딱 우리를 기다리는 모양새라 걸음을 서둘렀다. 망각의 숲을 들어가기 전까진 괜찮다고 천천히 걸어도 된다며 원우 씨가 잡았다. 체력 여기서 다 쓰면 큰일 나요.


고개를 끄덕이며 발을 맞춰 걸었다. 찰랑거리는 칼소리가 이상하게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었다. 아마도 칼소리보단, 이 옆에 있는 사람이 듬직해서겠지만.






"티스 씨, 지훈이랑도 많이 친해졌나 봐요. 이젠 말 놓던데."

"지훈이가 애초에 말을 높인 적이 없어서, 저도 그냥 일방적으로 놓은 거예요. 동갑이기도 하고."

"아아 -"

"말 놓고 어색한 게 좀 풀리긴 했어요!"

"우리도 말 놓을까요?"

"네?"





그.. 나랑도 친하게 지내요. 머뭇거리며 말하던 원우 씨는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상관은 없었다. 단지, 걱정될 뿐이다. 이렇게 정이 들어버리면 나중에 올 이별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몰라서. 아니, 이미 들어버린 정을 털어낼 자신 따윈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린 입은 생각과는 전혀 다른 대답이 나왔다.






"응."

"고마워, 티스야."






거리가 좁혀지고 다시 한 데 모이자 며칠 동안 휴식을 취했던 칼을 빼내 손에 꼭 쥐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결계를 치려 부적을 꺼내드는 순영을 지훈이 제지했다. 망각의 숲에선 그런 거 안 통해. 단호한 지훈의 말에 왜?라고 묻지도 못한 채 조용히 안주머니에 넣으니 정한 오빠가 등을 두들겼다. 풀 죽어 보이는 순영이 신경 쓰였을 것이다.





"여기는 기가 너무 강해서 그래. 망자들 기억을 잃게 하는 것에 소모가 매우 크니까."

".. 네."




"그나저나, 탑의 결계가 너무 약해."




정면에 뻗어있는 망각의 숲에서 느낀 좋지 않은 예감에 승철 씨는 정상에 솟아 있는 탑을 바라봤다. 한눈에 봐도 위태롭게 기울고 금이 간 탑. 처음에 봤을 때와 확연히 달랐다. 다들 조심하자며 마음을 다 잡고 드디어 망각의 숲에 발을 들였다. 긴장감이 빠르게 내 가슴을 친다.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이젠 정말 피할 수 없구나.




































도망치며 보았던 마을들이 조용했던 이유. 전부 이 숲에 모여 온갖 분노에 휩싸인 채 날뛰고 있으니, 그곳이 황량할 수밖에. 뒤로 갑자기 공격해 온 한 사람을 시작으로, 어디선가 꾸준히 나타나 자꾸 막는 바람에 앞으로 성큼 나가지를 못했다. 덕분에 칼은 쉬지 않고 휘둘러야 했다.


결계가 틀어진 것을 이용해 기억을 되찾은 이 망자들은 누구는 너무 아프다며, 누구는 사람들의 이름을 읊으며 죽여버릴 거라며, 저마다의 목숨을 끊은 이유가 증오가 된 듯했다. 다들 정신없이 싸우기만 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대신 가운데에 날 밀어 넣은 원우를 중심으로 원으로 서서 막고 있는 사람들에게 달려오는 망자들의 위치를 하나하나 알려주었다. 이게 훨씬 나았다. 누군가의 등에서 보호를 받는 것보단.






"승철 씨, 10시 방향!"

"..."

"승철 씨!!"




"야, 뭐 해! 정신 차려!"






외치는 것을 듣지 못하고 가만히 어딘가를 응시하던 승철 씨 대신 정한 오빠가 대신 듣고 빠르게 처리했다. 하마터면 자신이 큰일 날 뻔했는데도 옆에서 정신 차리라는 정한 오빠의 말도 안 들리는 것인지 미동이 없다. 얘 왜 이래! 두 군데를 막느라 더 바빠진 오빠 대신 승철 씨에게 다가갔다.





"승철 씨, 정신 차려요. 왜 그래요. 네?"

"탑이.."




탑이 뭐 어쨌다는 거야.




"...!"




검은 것들이 탑에 몸을 부딪히는 것이 눈동자에 가득 담겼다. 서서히 부서지며 내려가는 것을 보고 입을 막았다. 나까지 가만히 있자 저마다 왜 그러냐고 소리를 치기 시작했다. 이제야 정신이 돌아왔는지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던 승철 씨가 마저 다가오는 망자를 베었다. 그 사이에, 엄청난 굉음이 귀를 괴롭혔다.






"탑이.. 붕괴됐어."





설마, 하던 지훈이 소리가 들린 곳을 자기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나서야 그의 입에서 탄식 섞인 욕이 터져 나왔다. 결계가 문제가 아니었다. 이 세계를 파괴하고 싶어 하는 저 자들은 아예 탑을 무너뜨렸다. 우리한테 다가오는 자들 몇몇도 멈추어 깔깔대기 시작했다. 그래, 너희는 본래 영혼이 아니라 그것의 행세를 하던 저 검은 것들이겠구나.



순영이 마지막으로 한 놈을 처리함으로써 대충 정리된 상황에 모두 지친 기색으로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여기서부터 이러면 대체 정상까진 얼마나 버텨야 하는 거야. 일단 저 탑 있는 곳까지는 가야 꽁꽁 묶여있는 답이 어느 정도 나올 텐데. 다들 숨을 고를 동안 일어나서 주변을 살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탑을 무너뜨릴 생각은 못했는데.."

"결계보다는 탑을 없애는 게 그들 입장에선 더 유리했을 거야."

"우리가 너무 한쪽에만 치우쳐서 생각했나 봐.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 정신이 없네."

"앞으로 더 힘들 텐데 단단히 마음먹자."





고개를 세게 주억거리며 대비를 했어야 했다고 자책하는 승철 씨를 정한 오빠가 살살 달래주었다. 의외로 정신력은 이 사람들 중 정한 오빠가 제일 강했다. 한 번도 자신의 감정이나 분위기에 동요한 것을 본 적이 없거든. 다들 힘내자며 격려하는 정한 오빠의 말에 순영이도 특유의 해맑음으로 축 늘어졌던 분위기를 다시 힘차게 만들었다.






"어..?"



 


기지개를 펴던 순영이 수풀 속에서 무언가를 찾았다. 왜 그래? 아니, 뭘 본 것 같아서. 숨죽이고 있자, 나무 뒤에서 한 여인이 나타났다. 망자 혹은 그 행세를 하고 있는 검은 것들이라고 추정하기엔 아무것도 들지 않고 그저 천천히 걸어오는 모습에 일단 경계 태세를 했지만 순영은 달랐다. 오히려 더 가까이 가려는 듯 몸을 쭉 빼고 그 여인을 관찰하였다.






"아, 설마."





"안돼, 권순영. 보지마."





지훈이 말을 하자, 다가오던 여인의 발걸음이 멈췄다. 곧 들려오는 여인의 목소리에 순영은 들고 있던 칼을 떨어뜨렸다.




"순영아 …."

"..."






".. 엄마."








엄마..? 엄마라고? 다가가려는 순영을 급히 지훈이 막았다. 비켜. 처음 듣는 순영의 단호한 말투에 흠칫했지만 전혀 개의치 않은 듯 지훈은 오히려 순영과 더 밀착했다. 순영아 살려줘 …. 애처로운 여인의 목소리에 순영은 더 거세게 반항했다. 이미 눈은 반쯤 풀린 상태로.






"엄마.."

"정신 차려, 권순영!"

"엄마가 나 부르잖아. 나와."

"저거 엄마 아니라고! 순영아, 권순영. 나 봐."





정한 오빠가 칼끝을 여인에게 겨누며 다가갔다. 살려달라고 되뇌던 여인이 고개를 들고 눈을 마주쳤다. 씨익, 웃던 여인은 어느새 꼬마 남자아이로 변했다. 그 모습을 잠자코 보던 원우마저 위험하다고 일단 나오라며 지훈에게 재촉했다. 남자아이는 일어나서 성큼성큼 걸어왔다.


역시, 어릴 때의 순영인 듯했다.

그럼 이거, 망자가 아니라 ….






"이 사람이잖아. 우리 엄마 죽게 만든 사람."

"..."




"죽여."






번뜩 눈에 초점이 들어온 순영이 지훈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일촉즉발. 이대론 안되겠는지 정한 오빠가 가까이 있던 나를 데리고 뒤로 숨겼다. 제 예상대로라면 이거 지금...






"맞아. 분명 저놈들 짓이야."

"순영이를 이용하고 있는 거예요...?"

"반은 틀렸어."

"네..?"




"지금 순영이 스스로 기억해낸 거야."





"순영이 기억 맞아."

"..!"




순영이를 이용한 못된 장난이 아니라, 정말 저게 다 스스로 기억해낸 것들이라고? 저 남자아이가 지껄이던 게 다 순영이의 기억이란 얘기야?

그럼 저 둘은 뭐야.


설마,





"죽일 거야."

"제발, 순영아..!"





원우의 말도 무시한 채 순영의 앞을 막고 있는 지훈의 땀이 뚝뚝 흘러내렸다. 얼른 죽여. 울려 퍼지는 목소리에 순영이 무릎을 꿇고 자신이 떨어뜨린 칼을 조용히 쥐었다.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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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티스
안녕하세요, 스타티스입니다!
요즘 열심히 글 구상 중에 있습니다. 2개 정도 구상하고 있는데, 과연 이거 다 연재할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조만간 프롤로그 가져오긴 할 건데, 뭘 가져와야 할 지도 모르겠어요 ㅠvㅠ 2개 다 가져와서 투표를 받을지도 생각 중이에요! (정말 생각만)
오늘은 이만 사담을 줄여보아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암호닉 ♡
대시, 자몽몽몽, 제로나인, 늘보냥이 님

6년 전
비회원243.213
와 이 대작 뭔가요 ㄷㄷ 이걸 이제 보다니,,, 다음 편도 기대할게요 진짜 스릉합니다 작가님
6년 전
스타티스
안녕하세요, 독자님! 아이쿠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vㅠ
6년 전
독자1
헐..피하라뇨...무슨일이일어나고있는건가요...!!!!!!!!!!늘보냥이왔습니당!!!ㅎㅎ역시 스타티스님 필력은??딱 중요한순간에 끊어주는 센스!!오늘도잘읽고갑니당♡♡다음편이너무너무기대되용...!!!!ㅠㅠ
6년 전
스타티스
늘보냥이님, 어서 오세요♥ 저 지금 손가락 풀었습니다 (비장) 얼른 써서 가져올게요!!ㅎㅁㅎ
6년 전
비회원56.173
자몽몽몽입니다ㅠㅠㅠ 대박 순영이랑 지훈이랑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ㅜㅜㅜㅜㅜ 지훈이가 유난히 챙겼던 이유가 과거랑 관련이 있나 보네요 엉엉 다음 편도 진짜 기대돼요ㅠㅠㅠㅠㅠㅠ
6년 전
스타티스
자몽몽몽님, 어서 오세요♥ 그 과거는 조금 있으면 밝혀집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6년 전
독자2
작가님 오랜만이에요 제로나인입니당 오랜만에 왔는데 수녕아왜그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 좋게 해결해주세요..마음아프단말이에요ㅠㅠ 오늘도잘읽고갑니당..♡
6년 전
독자3
저... 3시까지 갔어야하는데 지금 24분이나 늦어버려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얼른 할일 끝내고 저녁에 다시 읽을게요!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님!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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