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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환상


제7장 ; Disaster (사라지는 별)





























"생각보다 많이 힘들겠구나."





지도에 있는 알 수 없는 기호들을, 노인이 손으로 주욱 긋더니 한 말이다. 노인의 손끝은 빨간색으로 'X'자 표시가 있는 곳에 멈췄다. 산 정상에 위치해 있는 표시. 역시, 미련의 탑이네. 안 그래도 그곳을 가고 있던 중이었다며 지훈 씨는 빨리 보내 달라는 눈치를 꽤나 주었다. 노인은 고개를 저으며 책장 앞으로 다가가 가지런하게 꽂혀 있는 것과 다르게 위에 올려져 있는 책을 펼쳐 우리 앞에 내밀었다.








"옛 선조들이 예로부터 믿는 것들을 한 데 모아놓은 서적이다."

"..."

"그 중, 이곳에 대한 얘기도 쓰여있지."

"이곳을 어떻게 알고 썼죠...?"

"그건 나도 모르네. 확실한 건, 그 책에 심판에 관한 것이 쓰여 있다는 걸세."








노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 지훈 씨는 책을 가져가 홀로 읽기 시작했다. 다급하게 굴러가는 눈동자에 어련히 알아서 말해주겠지, 하며 다들 잠자코 기다린다.



이곳을 어떻게 알고 책에 쓰여있느냐. 당장 이 노인만 봐도 이곳은 최소한 조선, 아니 어쩌면 저어 고려, 신라 사람들까지 있을지도 모른다. - 나 빼고 이들은 알겠지만. - 어떻게 보면 조금의 기록이라도 있는 것이 당연하다. 사후세계를 한 번쯤 다들 생각해봤을 것이고, 여러 미신들을 믿는 자들이 자신의 신념과 함께 써 내려갔겠지.











그렇다면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사람들은 심판이 올 것이라는 걸 어디서 전해 들은 걸까?

 





'곧 심판이 시작될 것 같네요.'






내가 온 이유, 내가 이곳을 옴으로써 확신하듯 뱉은 얘기.



혹,

이곳을 관리하고 매일 바라보는 신, 정도일까.











"... 이거."




스스로 중얼거리던 지훈 씨는 원우 씨의 수첩을 가져가 하나하나 비교하며 읽어내리기 시작했다. 역시 똑같아. 지훈 씨는 어느새 노인 앞에 섰다.

당신, 뭔가 더 알고 있어.







"뭘 말이냐?"

"며칠 전에 이상한 것들이 우리한테 남겨놓은 말입니다. 그런데 그 구절이 왜, 이 책에도 있는 거죠?"

"..."





"그건 내가 보낸 걸세."







노인의 말이 끝나자마자, 지훈 씨는 그대로 노인의 멱살을 잡고 몰아붙였다. 순식간에 고요했던 분위기는 경계 서린 차가움으로 변했다.






"노인네, 저번부터 이상한 말 지껄일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진.. 진정하게. 그들과는 관련이 없네!"

"처리하면서 나온 게 이 쪽지였는데. 그걸 어떻게 믿지?"

"내가 보낸 자가 아무래도 그들한테 당한 모양이구나. 난 제대로 갔다고 생각했어."

"장난해, 지금?"





"지훈아, 그만."






세게 쥐어 창백해진 주먹을 잡아 풀게 한 승철 씨는 분노를 이기지 못해 씩씩대는 지훈 씨의 등을 몇 번 토닥이고는 자리에 앉혔다.


심판이 시작되었다는 건, 그것이 미련의 탑과 관련이 있다는 건 저들도 아는 사실이다. 이런 게 궁금한 게 아니라고, 더 실질적인 것을 알고 싶다며 승철 씨는 글자 한 자 한 자 힘을 주어 얘기했다. 저 검은 자들은 무엇이고, 이 심판을 끝내는 방법은 대체 무엇이냐고. 창문을 바라보던 노인은 눈을 감고 고개를 젓는다.








"책에는 그저 사람들이 되찾은 감정으로 인해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얘기밖에 없어. 검은 것들에 대한 설명은 어디에도 없네."

"..."

"허나, 예상 가능한 이야기는 있다."
















천국과 지옥, 그 사이에 애매하게 존재하고 있는 '영원의 공간'.



현생과 다름없이 잘 살고 있는 이 사람들은, 천국과 지옥 두 세계 모두에게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길고 긴 인생을 헛되게 살지 않은 보상으로 마음껏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천국은 쉽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꼬웠을 테고. 인생의 죗값을 혹독하게 치르는 고통의 바다인 지옥은 감히 저의 생명을 스스로 살(殺) 하고 제대로 된 심판을 받지 않은 것이 아니꼬웠을 터.





심판을 이용해 이 세계를 붕괴 시켜버리겠다는 예상.


꽤 가능성이 있는 추측이다. 시기를 적절히 이용한 명분 있는 공격. 그것을 이용해 자신이 하는 일을 합리화하려는 거겠지.

어느 세계든 간에.













"목적지에 걸쳐 있는 산은 망각의 숲을 거쳐야 하네. 지도를 따라가다 보면 될 걸세. 나머지는 너희의 재량이다."

"... 대체 당신은 누구죠?"

"..."

"시간 속에 갇혀 사시면서 이 일까지 예언하신다는 게…."

"길잡이가 나의 할 일이었다고 생각해주겠나."







입을 열지 않고 내내 가만히 있던 원우 씨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껄껄, 거리며 사람 좋게 웃던 노인은 곧 나를 가리켰다. 자네, 잠깐 따라오게.





"저요?"

"같이 가겠습니다."




"안 돼. 저 친구한테만 얘기해야 할 것이 있어."

"..."

"나에게 시간이 없네. 얼른 따라오너라."






진짜 괜찮겠냐며 묻는 원우 씨에게 힘차게 고개를 끄덕여주고 노인을 따라 2층에 있는 방에 들어갔다. 그간 노인의 삶을 보여주듯 빼곡히 쌓인 책들이 종이 냄새를 물씬 풍겼다. 방문을 닫자마자 쌓여있는 책들을 옆으로 밀어내기 시작한다. 상당히 조심스러운 노인의 손길에 잡힌 건 다름 아닌 낡은 상자. 옹기종기 모여있는 먼지를 훌훌 털고 나에게 내밀었다.




자네에게 아주 중요한 물건이 될 것이야.






조심스레 열어 확인한 것은 낡은 칼 조각이었다. 이게 나한테 중요한 물건이라고...?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종이들.










'색을 지닌 자들이 축을 찾을 때, *영검의 조각에 이질감이 느껴지는 자의 기를 담아 중심을 막으면

비로소 시간은 다시 무한할 것이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리라.'


*영검 : 신령스럽고 기묘한 힘을 가진 검


...





'그 자가 모든 것을 결정할지어나, 그의 끝은 영검에 의해 파괴될 것이니라."










파괴.

모든 상황, 그리고 이 책에 따르면 분명 저 속의 주어는 나를 뜻하게 된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선택받아 전혀 관련 없는 세계를 구하고 난 파괴... 당한다는 것인가.







"오직 자네만이 이 상황을 끝낼 수 있어."

"제가 안 하면 이 세계는 어떻게 되는데요?"

"..."

"아니, 전... 어떤 상황이든 돌아가지 못하는 거예요? 죽는... 거예요?"

"서서히 미련의 탑이 붕괴되고, 그로 인해 봉인이 풀려 점차 이 세계는 혼란스러워지겠지. 이곳에서의 혼란은 결국 파멸이다."

"..."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있네."

"그게 뭔데요?"

"그 조각을 다른 사람이 가져가서 막으면 끝나."




"단, 흐름이 뒤틀려 자네는 돌아가겠지만 이 세계는 곧 파괴될 것이야."








결국, 흑백이다. 그 검은 자가 지껄이던 대로 내가 죽거나, 이 세계가 파괴되거나. 죽고 싶다는 생각은 간절히 해 본 적도 없는데, 어쩌다 엮이게 돼서 다른 세계에서 생사를 걱정해야 하다니. 눈물이 뚝뚝 흘러내린다. 왜 하필, 왜 하필 나야.



어느새 하얀 천으로 조각을 돌돌 만 노인은 나에게 건넸다. 얼굴에 흐른 눈물을 벅벅 닦아내곤 조심히 받아 가방에 넣었다. 별 수 있을까. 죽든, 살든 어쨌든 끝을 보려면 내가 나서야 한다.






"검은 것들을 조심하게. 정말 이 세계를 파괴 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면, 아마 자넬 노릴 거야."

"..."

"시간이 없으니, 작별 인사는 여기서 하겠네."

"할아버지, 어디 가세요?"

"운명은 때론 변수를 가지고 있는 법이지."

"..."

"난 어떤 선택을 하든 자네를 믿네. 마냥 어둡지만은 않을 게다."






어쩐지 다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가짐에 보답을 해주듯 입꼬리를 씨익 올린 노인과 함께 방을 나서니, 문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원우 씨가 보였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습니까? 노인과 나를 이리저리 훑어보던 원우 씨가 시선을 내 얼굴에 멈추자마자 표정이 굳는다. 아, 눈물 자국이 아직 남아있던 모양이다.






"티스 씨, 울었어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




-




"애처롭구나."

"네?"

"그래도 끝이 없는 걸 보니, 너무 슬퍼하진 말거라."




-





잠깐.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 말만 하는 노인을 뒤로 한 채 내려가던 원우 씨와 나는 다시 멈춰 섰다.




쿵, 쿵,

어디선가 계속 울려 퍼지는 소리. 예상보다 빨리 왔구나, 젠장! 노인이 입술을 짓이기며 자신을 따라오라며 앉아 있던 사람들한테까지 소리를 지른 게 소용없게도, 이미 그 소리의 주인공들은 집에 들어와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그 속에서 꽤 침착하게 있던 노인의 누이가, 우리를 발견하고는 얼른 가라며 손짓했다.





"오라버니, 시간을 벌어놓을 테니 어서 가세요! 우린 곧 따라갈게요!"





재빠르게 달려온 검은 것을 막아낸 승철 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멍하니 눈앞에 펼쳐지는 상황을 바라보고만 있자, 원우 씨가 손을 잡고 이끌었다. 얼른 가요. 곧, 노인도 따라오라며 앞장서기 시작했다.




뒤를 돌아본 내 시야에 잡힌 장면들은 가관이었다. 내가 온 것이 재앙이 될지, 행운이 될지 고민했던 승철 씨의 생각도 완전히 무너져내렸다.




이미 심판은,

재앙으로부터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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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티스
안녕하세요, 스타티스입니다!
제7장은 바로 Disaster (사라지는 별) 이죠! Disaster은 '재앙'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라지는 별은 재앙의 어원인데요, 불길한 별이라고도 한다네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암호닉 ♥
대시, 자몽몽몽, 제로나인 님

6년 전
독자1
스타티스님 글은 진짜 기다리게되는 글이에여....ㅠ너무 재밌어여!!!!♡항상 글보고댓글쓰고 가는데 암호닉 신청해두될까용..??ㅎㅎ항상 글 재밌게 써주셔서 감사합니당♡
6년 전
스타티스
안녕하세요, 독자님! 암호닉 신청은 언제든 환영이랍니다 ♡ 기다려주셔서 감사해요ㅠㅠㅠ
6년 전
독자2
그럼 암호닉 [늘보냥이]로 신청할게용♡
6년 전
독자3
대시에요! 애처롭구나..,, 대사가 이미 원우와의 관계를 예측한거 같아서 너무 슬프네요ㅠㅠㅠㅠ 여주가 어떤 선택을 할지..! 항상 기대하고 볼게요!♥
6년 전
스타티스
대시님, 어서 오세요♥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여주와 함께 고민을 하며...(?) 열심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ㅎㅁ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6년 전
비회원26.214
자몽몽몽이에요!!!! 이미 심판은 재앙으로부터 기작됐다니 저거 보고 소름이 쫙 끼쳤어요.. 그걸 어떻게 헤쳐 나갈지가 이제 여주의 손에 달린 거겠죠? ㅠㅠㅠ 으아아 다음 편도 너무 기대돼요 작가님 항상 고맙습니다♡♡
6년 전
스타티스
자몽몽몽님, 어서 오세요♥ 여주가 어떻게 헤쳐 나갈지 기대 해주세요! 항상 이렇게 찾아와서 댓글 남겨주셔서 저도 감사합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6년 전
독자4
하아.. 제로나인이에용.. ㅠㅜ 드디어 점쟁이할아부지의 말을 듣게 되었군요! 정말 애처롭다ㅠㅠㅠㅠ 그래도 이 난관를 어떻게 해쳐나갈지.. 이 애처로운 운명들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 더더 기대가 돼요ㅠㅠ 안돼 얘들아.. 사라지지마...
6년 전
스타티스
제로나인님, 어서 오세요♥ 흑흑 사라지지마 얘들아 내 맘이 아프다 ㅠㅠㅠㅠㅠㅠ 헤헤 기대를 져버리지 않게 열심히 써올게요 ^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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