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찬열/카찬] 조각글 (지우개)
"어이! 거기 지각한 둘. 이리로 나와라."
뒤에 서있던 키가 180을 훌쩍 넘어보이는 앳된 얼굴의 두 남학생이 선생님 앞에 섰다. 선생님은 한숨을 어휴-하고 내쉬었다.
"어휴-, 3학년 올라온 첫 날부터 이렇게 지각을 해서야 되겠니? 박찬열, 김종인. 첫 날이라서 용서해주는거야- 다음부터 지각하면 얄짤없어. 자리 빈 곳으로 가서 앉도록 해라."
찬열과 종인은 선생님께 인사를 꾸벅하고 비어있는 자리로 들어가 앉았다. 그 많은 자리 중에 남은 자리는 왼쪽 맨 끝, 두 자리 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둘은 나란히 끝자리에 앉게 되었다. 선생님께 한 소리 듣고도 기분이 좋은지 찬열은 그 낮은 목소리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가방을 책상에 걸고 자리에 앉았다. 곧이어 종인이 자리에 앉자 찬열은 웃으며 종인에게 손을 내밀었다.
"친하게 지내자!"
찬열의 말에 약간 어벙벙해보이던 종인은 곧바로 쿨하게 피식 웃으며 찬열의 손을 맞잡았다.
"그래. 친하게 지내자."
곧바로 1교시 전 쉬는시간을 알리는 종이쳤고, 찬열은 곧바로 흥얼거리며 밖으로 나가고, 종인은 계속 자리에 앉아 엎드려 잠을 청했다. 얼마 자지도 않은 것 같은데 찬열의 목소리가 종인의 귀에 울려 잠에서 깨어난 종인은 '아 왜 깨워-' 라며 답지않은 말꼬리를 늘렸다. 찬열은 시계를 가르키며 '조금 있으면 점심시간이야. 밥. 안 먹어?' 했다. 점심시간이라는 말에 그제서야 기지개를 쭈욱- 펴며 일어난 종인은 '벌써 4교시 끝날 시간이나 됐나‥'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너 되게 잘자더라?"
"아‥ 학교 오면 자는 것 밖에 할 게 더있냐."
찬열이 고개를 두어번 끄덕이는가 싶더니,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쳤다. 찬열은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종인에게 '야! 밥먹으러가자!' 했고, 종인은 곧바로 찬열을 따라나섰다. 급식소에서 급식을 받고 찬열은 종인의 맞은편에 앉았다.
"친구들이랑 안먹어?"
"너랑도 친구잖아."
종인은 '아- 맞다.' 하며 계속 밥을 먹었다. 이왕 친하게 지내기로한 거, 밥도 같이 먹자며 찬열은 넉살좋게 웃었다. 그 웃음에 종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밥도 같이먹고, 계속 자리도 같이 앉아 지내다보니 찬열과 종인은 꽤 친한 친구 사이로 발전했다. 수업시간에 서로 장난도 치고, 그러다가 선생님께 혼도 나고. 체육시간이 되면 같이 농구나 축구를 하며 뛰어 놀기도 하고 말이다.
찬열은 종인과 다르게 수업시간에 장난을 치면서도 꽤나 열심히 수업을 듣는 편이었다. 선생님이 칠판에 쓰는 내용이며, 중요하다는 내용이며, 교과서에 노트에 필기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남자애 치고는 깔끔한 정리를 하기도 했고 말이다. 항상 종인은 찬열에게 어떻게 그렇게 필기를 열심히 하냐며, 누가보면 전교 1등인 줄 알겠다고 놀리기도했다. 실제로 찬열은 전교 1등은 아니였지만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기도 했고.
그리고 인기도 많았다. 180이 훌쩍 넘는 큰 키에, 귀여운 외모,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낮은 목소리, 활발한 성격과 배려심, 운동도 잘해, 랩도 잘해. 거기다 성적까지 받쳐주니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다. 종인도 찬열이 매력적인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 * *
(수학 수업시간)
"자, 수학익힘책 174페이지에 2번부터 5번까지. 풀고 검사받는 사람은 자기 할 일 해도 좋다."
찬열은 수학선생님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문제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연필 끝을 잘근잘근 씹어댔다. 필통을 뒤지더니 혼잣말로 '아- 어떡하지' 하며 말이다. 그러더니 종인을 쿡쿡 찌르고 '야.. 지우개 좀 빌려주라.' 라며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종인은 가방에서 필통을 꺼내서 지우개를 건네주었다.
"자."
"고마워."
찬열은 지우개로 쓱쓱 지우고는 다시 종인에게 지우개를 돌려주었다. 계속해서 문제를 풀어나가던 찬열은 또 뭔가를 틀렸는지 종인을 쿡쿡 찌르고서 지우개를 빌려달라고 했다. 종인은 다시 지우개를 빌려주고, 찬열은 지우개를 돌려주고, 또 뭔가를 틀리고 종인에게 지우개를 빌리고, 돌려주고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종인은 문득 찬열이 귀엽다고 생각했다.
종인은 열심히 공부하는 찬열이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찬열이 고개를 들고 종인 쪽을 쳐다봐서 눈이 마주쳤다.
"뭘 쳐다보냐?"
찬열이 피식- 웃으며 말했고 종인은 당황하여 움찔- 하더니 어색한 표정으로 웃었다.
"아니… 공부 열심히 하길래.."
"내가 공부 열심히 하는 거 하루 이틀 보는 것도 아니고-."
찬열은 고개를 다시 거두어 책에 집중했다. 마지막 문제까지 다 풀고서 연필을 내려놓았다. 찬열이 선생님께 검사를 받으러가고 종인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아오, 박찬열! 이걸 구워먹어 삶아먹어?!!!'
미열입니다>< |
쓰라는 루시드드림은 안쓰고ㅋㅋㅋㅋ 카찬조각글이에요 )▽( 대충 제가 쓰는 글 커플링보시니 아시겠죠? ㅋㅋㅋㅋ 네 찬총러에요ㅋㅋㅋ! 찬총백공러에요ㅎㅎㅎ... 글 보시고 뭐 이런글이;; 다있어;; 이것도;; 글이라고;; 하셨겠죠..ㅋㅋㅋㅋ 루시드드림은 아마 내일쯤..? 3화 올라올거에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