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 찍어 안넘어가는 박우진 없다 외전:
짝사랑의 클리셰
w. 짹짹아참새해
박우진. 누구나 한 명 쯤은 생각만해도 설레이는 이름이 있다. 내게 너는 그런 존재였다. 늘 그려왔던 이상형과 너무나도 다른 그의 외모에 눈이 멀고 의미없이 던진 무뚝뚝한 네 말들에 귀가 먹었던, 가장 순수하고 가장 뜨거웠던, 그 시절의 내가 인생에서 제일 예뻤지 않았을까. 한 때는 너를 원망했고, 다시는 남자 때문에 이렇게는 울 수 없겠지 싶을 정도로 매일을 울기도 했다. 흔한 그 어느 학창시절의 짝사랑 얘기처럼.
다른 아이들보다 표정을 숨기는데 덜 익숙하고 좋고 싫음이 강한 아이였다. 표정을 숨기는데 익숙하지 않음은 곧 나에 대한 무관심을 드러내는 것으로 다가왔다. 누가봐도 쟤는 널 좋아하지 않아. 그런 말을 들어도 반박할 수 없게 만들던 그 표정을 고등학교 내내 사랑했다. 네 웃는 얼굴을 떠올려보지도 않았다. 어떤 표정도 없이 나를 보는 네 눈빛조차도 나를 녹이기에는 충분했다.
"...어, 왔어? 좀 늦었네. 나 만난다고 신경쓰느라 늦은거지?"
"예쁘다, 오늘은 더."
"배고프지? 뭐 먹을래?" 웃을 줄 아는 어린 아이였다. 수줍어서 어쩔 줄 모르는 어린 아이였다. 표정을 숨길 줄 모르는 어린 아이였다. 그녀 앞에서의 너는, 참 작았다. 내게는 항상 크기만 했던 너는 그 날 내가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그 여린 마음에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는지 가늠할 수 있을리 없다. 여전히 지금도. 모순적이었다. 나는 그 시절을 떠올릴 때 매일 보던 그 별 감정 없는 네가 아닌 다른 여자 앞에서의 그 예뻤던 너를 떠올린다. 내 앞에서의 너는 그녀 앞에서의 네가 나타남으로써 깨끗하게 잊혔다. 내 첫사랑은 가슴 아팠고, 내게만큼은 누구보다 절절했지만 가장 뜨거웠다. 가장 순수했다. 가장 아름다웠다. 가장, 별 다를 것도 없는, 그런 이야기였다. # 안녕하세요 너무 오랜만에 돌아왔져 ,, 너를 사랑한 시간 2편을 업뎃할려고 했더니 생각보다 수정보완할게 많더라구요 기다리실 것 같아 외전을 준비했어요 ㅠ ㅠ 우진이를 뒤에서만 보며 짝사랑했던 다른 여학생의 이야기에요 ! 곧 너를 사랑한 시간 새로운 편으로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