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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이 옆집에 이사온 썰 txt. 1  


 


 


 

0.
솔직히 다들 마음 속에 첫사랑? 뭐 그런 비슷한 거 키우고 그러잖음. 저도 중학생 때 진짜 절절하게 좋아했던 남자애있었음. 아, 물론 그 절절함은 나만. 걔는 나를 그냥 같은 반 친구 정도로 생각했으려나.  


걔를 왜 좋아했냐면. 솔직히 진짜 뭐라해야되지, 운명이니 사랑에 빠지는 건 한 순간이라느니 뭐 그런 거 진짜 하나도 안 믿었는데. 진짜 사소한 걸로 운명처럼 사랑에 빠지더라고. 걔한테. 그래도 나름 나는 좋아하는 티도 안 내고 오히려 어린애들처럼 괜히 틱틱대고 더 퉁명스럽게 대하고 그랬었음.
걔 원래 인기 많은 애여서 여자애들은 대부분 걔한테 잘해줬는데 나는 아니라 괜히 사소한 장난식 말다툼을 하곤 했는데 그럴 때면 애들이 둘이 또 싸우냐. 붙어있지마라. 그랬을 정도. 그러니 고백은 커녕, 내 마음이나 알았으려나 몰라. 


 


 


1.
좋아하게 된 계기는 진짜 지금 생각해보면 별 것도 아닌데, 괜히 혼자 의미부여해서 좋아했던 거 같고. 그냥 사소한 것들을 챙겨주는 모습에 반한 거 같음. 결정적인 사건이 있기 했던 거 같음. 그 전에는 그냥 같은 반에 널리고 널린 남자애들에 불과했으니까. 아 물론 눈에 띄는 외모였던 건 인정. 그러다보니까 위에서도 말했지만. 인기가 좀 많았었는데 애가 낯을 가려가지고. 왜 그런 애 있잖아 인기는 되게 많은데다가 여자도 옆에 별로 없는 애. 걔가 딱 그런 타입이여가지고 더 인기가 좋았음. 뭔가 전교적인 인기가 있었던 거 같기도 하고.  


 

사실은 나도 원래 그닥 친하지는 않았는데, 이거 얘기하려니까 되게 옛날 사람된 기분인데. 우유 급식 당번 그런거 있었잖아요. 나랑 걔가 그 당번을 같이 하게 된거. 그러면서 친해졌지. 나한테도 막 낯가려가지고 처음에는 우유가지고 올 때도 쭈뼛쭈뼛거리면서 "이거 그냥 내가 들게" 이러면서 지가 우유를 통째로 들고 가는 거임.  

다른 여자애들은 뭐 멋있다고 좋아했을지 모르겠는데, 나는 아직 좋아하기 전이기기도 하고, 내가 내 일에 책임감이 좀 큰 편이라서. 괜히 얘가 센 척 하는 거 같고, 나만 무책임한 애가 되는 것 같아서 걔 앞을 딱 막아섰음. 그랬더니 걔 눈이 동그래져서 나를 쳐다보는 거임. "야, 이거 내 일이기도 하거든? 한 쪽씩 들어." 이렇게 말하면서 손을 내미니까 걔도 얼떨떨해서 우유 상자 한쪽을 나에게 건넸음. 딱 잡는데 무겁긴 무거웠음... 솔직히 그 순간에는 괜히 나섰나하는 생각도 했음.  


 

그렇게 계속 지내다보니 어느새 우유 배식 시간에 꽤 친해져서 나중에는 장난도 막 치고 그랬음. 처음에는 우유 급식 지가 다 들어준다더니, 나중에는 나보고 다 들고오라고 그런 적도 있었음. 그게 얼마나 무거운데. 나쁜 자식. 아무튼, 그렇게 친해지게 된 거임.  


 


 


 

2.  

그렇다고 우유 급식을 계속하다가 반했다느니 그런 건 아님. 아무렴 내가 우유 급식 배식하는 모습을 보고 갑자기 헐 멋있어. 이러고 반할리는 없지 않겠음? 아마 결정적으로 좋아하게 된 건 아마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늦여름 쯤이었던 거 같음.  


 

그 날도 어김없이 우유 급식을 마치고 빈 우유곽이 잔뜩 들어있는 우유 상자를 털레털레 들고 가는데. 원래 가위바위보해서 진 사람이 들고 가는 건데, 그 날은 걔가 장난친다고 지가 져놓고 상자를 내 품에 턱 안기고는 뛰어가는 거임. 짜증은 나는데 말했잖음. 책임감이 강한 편이었다고, 상자를 빠르게 원래 버려야되는 장소에 놓고 오니까. 이 자식이 괜히 시비를 터는 거임. "어휴, 김탄소. 작아가지고 우유 상자 놓는 것도 힘들어보이더라." 내가 지 차례인데도 상자도 군말 없이 치웠는데 놀리니까 갑자기 화가 나는 거임. 그래서 "야. 죽을래?" 라고 말하면서 다가가니까. 도망치는 거임.  


 

처음에는 장난스럽게 뛰다가 내 눈빛을 보더니 살기를 느꼈는지 미친듯이 뛰는 거임. 나도 갑자기 오기가 생겨서 미친듯이 뜀. 장난으로 시작해서 죽기살기의 추격전이 벌어질 뻔하다가 내가 넘어지면서 끝났음. 빠르게 뛰는 녀석을 잡으려다보니까 나도 속력을 냈는데 발이 꼬이면서 넘어진 거임.  

무릎부터 팔까지 전부 까졌는데, 갑자기 그냥 서러운 거임. 나는 왜 키가 작아서 쟤한테 놀림을 받고, 달리기는 왜 느리고, 왜 하필 지금 넘어졌을까. 지금 생각하면 참 쓸데없는 생각인데. 그 때는 그게 그렇게 서러워서 갑자기 운 거임. 진짜 계속 울었음. 


 


 


 

3. 

걔도 막 달리다가 뒤에서 내가 안 따라오는 거 같으니까 뒤를 슬쩍 돌아보다가 주저앉아서 울고 있는 나를 발견한 거임. 그랬더니 막 뛰어와서 나를 보더니 주저앉아서 내 무릎이랑 팔 다친 걸 보더니 "괜찮아?" 이러는 거임. 괜찮으면 울고 있겠냐. 대답은 않고 그냥 울고 있으니까. "아, 왜 울어. 많이 아파?" 그러면서 안절부절하는 거임. 


 

근데 그 모습이 평소랑은 다르게 어쩌면 똑같았는데 그냥 내가 서러웠을 때라서 착각했을 수도 있음. 아무튼 평소랑은 다르게 다정하게 대하는 것 같은 거임. 근데 울다 보니까 소리가 잘 안나와서 울먹이면서 걔를 쳐다보니까. "야, 업혀" 이러더니 나를 업는 거임. 아니, 그래봤자 중2가 크면 얼마나 크고, 힘이 있으면 얼마나 있었겠음. 딱 멋있게 데리고 간 건 아니고. 좀 힘들게 데려다줬는데 그래도 지 힘들다고 그런 말은 한 마디도 않하고 묵묵히 보건실에 데려다주고는 갔음. 치료를 받고 나오는데 나올 때까지 기다린 건지 그 앞에서 서 있는데 내가 운 게 지 때문이라고 생각했는지 미안하든 듯 목을 긁적거리더니 "미안" 이랬음. 


 

그 때쯤에는 운 게 쪽팔릴 뿐이었고, 이미 서러움은 빠이빠이한 상태였기 때문에 걔가 사과하는 게 그저 웃겼던 거 같음. 근데 장난을 치고 싶어서 괜히 얼굴을 굳히고 지나가니까. 계속 따라오면서 "화났어? 진짜 미안해. 다신 안 그럴게" 그러는 거임. 안절부절하는 게 웃겨서 결국 풉- 하고 웃었음. "야, 괜찮아. 용서해줄게" 그러면서 장난스레 말하니까. 그제서야 웃으면서 "다행이다" 그러는데 그 순간 뭔가 멍해지기는 했었는데. 좋아하는 걸 몰랐는데, 집에가서 상처난 곳의 밴드를 보니까. 괜히 낮에 걔가 생각나는 거임. 결국 그 날 제대로 못 잤음. 아마 그게 처음 좋아하게 된 순간이 아닌가 싶음.  


 


 


 

4. 

어쨌든 그런 나의 첫사랑이 있었는데 중3때였나. 걔가 전학을 가게 됐음. 처음에는 전학가도 연락하고 그랬는데 거리도 멀고, 자주 만나지도 않고. 그러다보니 그냥 자연스레 연락이 뜸해지고, 멀어지면서 고등학교 올라갈 쯤부터 연락이 아예 끊긴 채 그렇게 첫사랑의 기억이 끝났음.  


 

대학에 오면서 자취를 하게 되어서 혼자서 살고 있는데, 가끔 가끔 그 때 첫사랑이 떠오르기는 했음. 걔는 기억도 못하겠지만, 나는 혼자 열심히 회상해보고는 했음. 그래도 현실에 사는 것만으로도 바빠서 그마저도 대학교 2학년이 되면서는 아예 희미해져갔던 거 같음. 매일매일 바쁘게 평범하게 살아가는 대학생은 오늘도 집에 앉아서 미친듯이 몰리는 과제와 레포트를 교수님의 욕을 살짝 곁들여가면서 쓰고 있었음.  


 

근데 유난히 밖이 시끄러운 거임. 물건 옮기는 소리도 났고, 여러사람 소리치는 소리도 나고. 바빠 죽겠는데 뭔 일인가 싶어서 집 밖으로 나와 복도를 살폈더니. 옆집에 누가 이사를 오는 것 같았음. 한 동안 옆집이 비어있었는데, 누가 이사오나 궁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근데 이사짐 직원들 밖에 안 보이는 거임. 그래서 나중에 한 번쯤은 보겠지 그러면서 다시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누가 나를 부르는 거야. "김탄소...?"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걔가 딱 서 있는 거임. 내 중학교 시절 첫사랑이었던 걔가. 나도 모르게 소리쳤음. "...전정국?"  


 


 

그러니까 첫사랑이 우리 옆집에 이사를 온 거임.  


 


 


 


 


 


 


 


 

-
 


 

첫사랑이 옆집에 이사온 썰 txt. 2 


 


 


 

5. 

그러니까 거의 6년만에 다시 만나게 된 거임. 첫사랑을. 중학생 때도 멋있었던 녀석은 어른이 되서는 더 멋있어져서 나타났음. 얼굴 선이 더 굵어지고, 키도 컸고, 그러니까 남자가 되서 돌아온 거임. 너무 오랜만이라 당황해서 소리를 치고는 창피해서 고개를 푹 숙이니까. 녀석은 그게 웃겼는지 계속 혼자 웃기만 했음. 그 순간에는 땅굴을 파고 들어가고 싶었음.  


 

그러더니 생글생글 웃는 낯으로 다가오는 거임. "오랜만이다?" 그러면서. 웃기게도 나는 걔를 6년 전에만 좋아한 거고, 지금은 6년이 지났으니까. 이제 아무렇지 않아야 정상인데. 꼭 중학생의 내가 된 것처럼 걔를 보니까. 뭔가 마음이 간질간질하고, 떨리는 거 같기도 했음.  

하지만 중학생 때보다도 더 내 감정을 숨기는 법을 배운 나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며 "그러게, 되게 오랜만이네. 여기로 이사오는 거야?" 하고 물었음. 걔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어, 근데 옆집이 김탄소 너네? 잘됐다" 그러면서 입꼬리를 올리는데. 와, 이건 글로 표현할 수가 없음. 그러는 중에 이사짐 직원분이 전정국을 불러서 걔가 "나중에 봐" 이러고는 옆집으로 다시 들어갔음.  


 

어쩐지 평범하던 내 일상이 예측할 수 없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음.  


 


 


 

6. 

전정국이 옆집으로 들어가고 나도 집으로 돌아와서 다시 책상에 앉았음. 아까 전처럼 다시 레포트를 쓰려고 하는데 정말 집중이 하나도 안 되서, 결국 레포트를 접고 침대에 누웠는데 걔 생각만 나는 거임. 어떻게 옆집에 이사를 왔을까, 내가 옆집이라서 잘 됐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예전처럼 별에 별것에 전부 이유를 붙이며 혼자서 첫사랑을 시작하던 소녀마냥 설레서는 뒹굴었음. 아니 걔는 어떻게 더 멋있어져서 나타났을까. 그것도 우리 집 바로 옆집에.  


 

시간이 흐르는 것도 모르고 혼자서 한참을 생각하다가 보니 벌써 저녁시간이 된 거임. 혼자서 살다보면 원래 한 끼 식사 정도는 귀찮으면 그냥 건너뛰거나 시켜먹거나 주로 그러는데, 오늘은 나가기도 귀찮고. 그냥 굶자 그런 생각으로 누워있는데 누가 문을 두드리는 거임. "귀찮아 죽겠는데 누구야"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서 문을 열었더니, 전정국이 서 있었음.  

전정국은 "저녁 먹었어?" 라며 나에게 물어왔음. 고개를 저었더니 "그럼 나랑 같이 저녁 먹을래?" 그러는 거임. 놀라서 걔를 멀뚱히 쳐다보니까. 변명하듯이 "아니, 이사왔는데 아는 사람도 너 밖에 없고. 시간도 늦었고." 그게 웃겨서 그냥 쳐다만 보고 있으니까 " ...싫어?" 하는 거임. 싫을리가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었는데. 그래서 전정국네 집에서 짜장면을 시켜먹기로 했음.  


 


 


 

7.  

전정국네 집으로 들어가는데 오늘 이사와서 어수선한 느낌은 있었지만, 제법 깔끔하고 심플하게 정리되어 있었음. 꼭 저처럼. 전정국이 중국집에 음식을 시키고는 자연스럽게 거실에 나를 앉히고 저도 앉았음. 근데 둘이서 할 얘기가 뭐가 있겠음.  


 

얼마나 오랬만에 만났는데, 진짜 정적이 흐르는데 어색한 걸 좀처럼 참지 못하는 내가 먼저 선수를 쳤음 "야, 너는 전학갔다고 그렇게 연락을 끊냐?"  장난스레 말을 하자 녀석이 맞받아쳤음 "뭐래, 연락은 니가 끊었잖아" 이 자식이 또, 나한테 뒤집어 씌우나하는 생각에 "아니거든. 나 계속 연락했는데? 너가 답장도 안하고 그랬잖아." 그러자 녀석의 표정이 제법 진지해졌음. 그러고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하더니 말했음. "야, 나 원래 답장 느리잖아." "답장이 느려도 너무 느리시던데?" 그러자 녀석이 작게 한숨을 쉬더니 말했음. "답장 늦은 건 미안한데, 너 말도 없이 번호 바꿨잖아" 약간은 굳은 표정으로 말하는 전정국의 말을 듣고 있자니. 생각이 났음.  

중3 겨울방학 때 핸드폰이 고장나서 바꿨다는 게. 그리고는 분명 주변사람들에게 번호를 돌렸는데. 아, 전정국은 전학을 갔었지. 그 말을 듣자니 괜히 얘기를 꺼냈나 싶고. 분위기는 어째 점점 더 어색해져가는 것 같았음.  


 

다행히 얼마 뒤 짜장면이 배달이 와서 정적이 깨졌음. 둘이서 신문지를 깔고 짜장면을 먹는데, 어릴 때 생각도 나고 무엇보다 짜장면이 맛있어서 열심히 먹었음. 그러다가 얼굴에 묻었었나봄. 한참 짜장면을 먹다가 나를 쳐다본 전정국이 말했음 "야, 너는 애도 아니고 뭘 이렇게" 그러더니 옆에 탁자에 놓여있던 휴지를 뽑아서 내 입가를 닦아주는 거임. 진짜 자연스럽게, 순간 엄청 당황했지만 어색하게 웃었음 "어,어. 고마워" 좀 멍청한 답변과 함께.  


 


 


 

8. 

다행히 음식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얘기를 하게 됐음.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어느새 아무렇지 않게 서로를 대하는 우리가 되고 있었음. 짜장면을 다 먹고 나오면서 "오늘 잘 먹었어. 다음에는 내가 살게" 라고 말했더니. 녀석이 고개를 들면서 씨익 웃더니 "다음에 살 때는 술 사라" 라며 친히 옆집까지 데려다줬음. 그래봤자 한, 두 발짝쯤 되려나. 그걸 굳이 따라나와서 데려주는데 거절하기도 뭐해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집으로 들어갔음. 걔는 내가 집 안으로 사라질 때까지 복도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음. 짜식, 매너도 좋네.  


 

그 날 이후로 보면 인사도 하고 간간이 만나기도 했음. 그러다보니 걔 생각에 밤 잠을 설치곤 했음. 그렇게 한 일주일 쯤 지나서였나?  아침에 수업이 있었는데도, 늦게 일어난 거임. 허겁지겁 준비해서 미친듯이 밖으로 뛰쳐나가는데 그 날 따라 잘 신기지 않던 신발이 말썽을 부리더니, 기어코 걸어가면서 신발을 신던 나는 중심을 잃고 넘어질 위기에 처했음.  

근데, 누가 턱 하고 내 팔을 잡아서 나를 지탱해주는 거임. "감사합니다" 하고 고개를 돌리니까. 전정국이 서 있었음. "너는 아직도 중학생도 아니고, 맨날 넘어지냐?" 무언가 불만스럽다는 듯이 말을 하는 전정국에 퉁명스레 받아쳤음 "무슨 상관?" 나는 아침 수업이 다급했기 때문에 초조해하며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옆에 전정국이 나를 빤히 바라보다가 말하는 거임. "상관 있으면 안되냐?" 이건 또 아침부터 뭔 가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니까. 전정국은 "됐다" 라고 하며 도착한 엘리베이터를 타더라.  


 


 


 

9. 

그렇게 다급하게 달려온 수업에 아슬아슬하게 세이프해서 뒷자리에 앉아서 수업을 듣는데, 문득 그 생각이 나는거임. 아침에 전정국이 한 의미심장한 말들이 생각나는 거임. 뭐 별것도 아닌데 괜히 나 혼자 설레고 희망을 가지고 이제 성인인데 그러지 말자, 그런 생각에 걔 말을 싹 지우려고 노력했음. 원래는 잘 안 잊어지는데 그 날은 운이 참 더럽게도 안 좋아서 저절로 잊혀졌음.  


 

학교를 다녀보면 알겠지만 정말 세상에 별의별 종류의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몸소 체험하게 됨. 근데 그 날 따라 저번부터 유난히 아는 척을 하던 복학생 선배가 자꾸 친한 척을 하는 거임. 나는 그 선배한테 관심이 단 1퍼센트도 없는데, 그 선배새'끼는 자꾸만 추근대면서 술을 먹자는 거임. 내가 만만해 보인건지 뭔지 간에 하여튼 기분이 참 뭣같았음. 그래서 충동적으로 말을 던짐 "저 남자친구 있는데요?" 그랬더니, 선배가 거짓말을 하지말라면서 나 남친 없는 거 다 안다고 그러는 거임. 아니라고 있다고 했더니 그럼 누군지 말해보라는 거임.  

학교 애들 말하면 백퍼센트 거짓말인 거 걸릴 것 같아서 머뭇거리는데 딱 그 순간에 전정국이 생각난 거임. 그래서 "있어요. 저희 옆집에 살아요, 제 남자친구" 내가 제법 구체적으로 말했더니, 그제서야 의문스러운 표정을 짓던 선배는 그럼 지금 전화를 해보라는 거임. 내가 왜 이 선배의 말을 들어야하나 싶어서 짜증은 나는데, 그렇다고 거짓말인거 걸리면 더 추근댈 것 같아서 전정국에게 전화를 걸었음. 제발, 내 상황을 눈치채고 이해해주길 바라면서. 


 

전정국이 전화를 받자마자 나는 들킬까봐 일부러 먼저 선수를 쳤음. "자기야, 누가 자꾸 나 남자친구 맞나고 물어서. 자기, 내 남자친구 맞지?" 진짜 마음 속으로 두 손을 모아 간절히 빌었음. 제발, 제발 눈치채줘라. 그러자 전화기 건너편에서는 웃음소리가 잠시 들리더니. "어, 내가 김탄소 남자친구지. 그럼 누가 너 남자친구겠어?" 그렇게 답을 해오는 거임. "알았어, 이따 전화할게" 그러고는 통화를 끊고나자 그제서야 선배는 "어? 진짜 있네. 아, 의심해서 미안하다" 그러더니 사라졌음.  


 


 


 

10. 

선배가 가고 나서야 다시 전정국에게 전화를 걸었음. 그리고는 갑자기 그런 전화를 해서 미안했다면서 사정을 설명하자, 전정국은 그저 웃었음. 그러다가 "기분 나빴지?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야." 그랬더니, "아니, 별로. 난 괜찮았는데." 그렇게 대답을 해왔음. 어쨋든 그렇게 되어서 전정국은 자기가 도와준 기념, 저번에 저녁을 산 것까지 해서 오늘 술을 사라고 했음. 진짜 고마웠던 나는 무조건 오케이를 외치면서 알겠다며 약속을 잡았음.  


 

저녁시간이 좀 지났을까. 녀석과의 약속 시간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는데, 괜히 전정국이랑 술을 마신다고 생각하니까. 옷도, 화장도, 머리도 신경 쓰게 되는 거임. 그렇게 준비를 다 마치고 나가려는데 누가 문을 두드리는 거임. 나가보니까 전정국이었음. 같이 가자고 온 것이었음. 같이 근처 술집에 가는데 "야, 오늘 신경 좀 썼다? 화장도 그렇고" 걔한테 꾸민 걸 들켰다고 생각하니까 창피해서 얼굴이 화끈거렸음. 그래서 괜히 짜증을 내며 "아니거든, 그리고 그랬으면 뭐" 그랬더니 내 말에 낮게 웃던 전정국이 말했음. 들릴 듯 말듯한 목소리로 "예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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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왜 제 학창시절에는 정국이 같은 남사친이 존재하지 않은 거죠...? 본격 첫사랑 기억조작 글이네요ㅠㅠㅠㅠ 정말 바람직합니다ㅠㅠㅠㅠ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작가님 잘 읽고 갑니다:)
6년 전
파음
정국이 같은 남사친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아요! ㅠㅠ 좋아해주셔서 제가 더 고마워요!
6년 전
독자2
대박 드디어 글잡으로 오셨군요 작가님... 신알신 꾸욱 입니다 (۶•౪•)۶٩(•౪•٩)
6년 전
파음
신알신...? 헐 감동이예요 앞으로 계속봐요!
6년 전
독자3
진짜 글 최고예요,,, 혼자서 막 설레고 있어요ㅠㅠㅠ 글잡 와주셔서 진짜 감사하고 신알 신하고 갈게요!!
6년 전
파음
제 글이 누군가를 설레게 했다니! 기분이 좋아요. 신알신...감동 앞으로 계속 봐요!
6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6년 전
파음
청순한건 무엇? 설렘솔렘 ㅋㅋㅋㅋ 웃고갑니다. 고마워요!
6년 전
독자5
하... 지금 또 심장이 아파요...☆ 이건 진짜 첫사랑 기억 조작 글 중에 레전드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 책임지라고 했더니 정말 책임지셨군요 ㅠㅠㅠㅠㅠ 감사합니다?? 퇴근하고 다시 봐야겠어요 ㅜㅠㅠ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6년 전
독자6
혹시 암호닉도 받으시나요???
6년 전
파음
네! 책임지러 왔습니다. 레전드는 아니지만...
암호닉은 음... 조금 더 생각해볼게요!

6년 전
독자7
아니에요. 진짜 레전드. 이 정도로 심장 아픈 적은 없었습니다 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ㅠ 혼자서 속으로 난리란 난리는 다 쳤어요
6년 전
파음
그 정도라니! 진짜 감동입니다ㅠㅠ ♥
6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6년 전
파음
네네 어서어서 보러가세요!
6년 전
독자9
화생방에서 넘어왔어요...... 메마르던 글잡에 쏟아지는 한줄기의 비같달까요.... 작가님의 은혜로운 글잡에 우유배달부 꾸꾸가 제 없던 첫사랑이 되었네요........... 사랑해요 작가님..... 아이 러브 유......?❤️
6년 전
파음
은혜요...? ㅋㅋㅋㅋㅋ감사합니다. 프로 첫사랑 기억조작러 전정국씨에게 이 영광을
6년 전
독자10
하.....ㅁ쳤다.....정국.....넌.....ㅠㅠ??
6년 전
파음
그럼요 정국이는 ♥죠
6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6년 전
파음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6년 전
독자12
저도 자취하면 옆집에 제 첫사랑이 왔으면 좋게써여..... 물론 제 첫사랑은 꾸기 ㅎㅅㅎ 담 편 보러 가요!!!
6년 전
파음
아마...불가능할지도.ㅜㅜ
즐겁게 봐주세요!

6년 전
독자13
사락합니다 작가님.. 달달 ㅁ국. .
6년 전
파음
사랑맞죠...?고마워요!
6년 전
독자14
오타갘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났네요 네 사랑합니다 작가님 ❤❤
6년 전
독자15
작가니뮤ㅠㅠㅠ 독방에서 넘어와써여
빨리 다음편 읽으러 갈께요 사랑함미다❤️

6년 전
파음
달려와줘서 고마워요! 저도 ♥
6년 전
독자16
헐 ㅠㅠㅠㅠ 너무 설레요ㅠㅠㅠㅠ 진심 뭔가 기억조작 글 같아요ㅠㅠㅠ 왜 내 주변에는 정국이같은 남자가 없는것일까요.....
6년 전
파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답니다...슬픈 현실... 다음화에서 봐요!
6년 전
독자17
와... 너무 설레요 ㅠㅠㅠ 저도 정국이같은 남사친 주세요 ㅠㅠㅠㅠㅠㅠ
6년 전
파음
저에게도 없어서...죄송할따름. 대신 글 보고 대리만족...?!
6년 전
독자18
우아...방탄글이 가뭄인 이때 글잡을 떠돌기 잘했다니 생각이 든 탄소입니다?
6년 전
독자19
독방에서 검색하다 왔는데 너무 재밌네요ㅠㅠㅠㅠㅠ첫사랑 기억조작이 되는 그런 글이에요...흑 현실은 아니지만...잘 읽고 갑니다~!!
6년 전
독자20
저는 아직 첫사랑이 없는데 갑자기 있는것 같기도 하고...작가님이 저의 기억을 조작해주셨네요..><
6년 전
독자21
헐ㄹ 진짜 왕설레 ... 왜이걸이제야봤져 ... ㅠㅠㅠㅠㅠ 신앟신하겠숨당 엉엉
6년 전
독자22
아아 좋다 ㅠㅠㅠㅠ 우리 정국이 같은 남사친은 왜 나의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물음표를 던지면서...... 하긴 옆집 아저씨도 원빈이 아니죠 ㅠㅠ 정국이 글 감사합니다 ㅠㅠ
6년 전
독자23
오아ㅜ 현실에선 절대 볼 수 없는 그런 남사친 .. 왕 우연도 저런 우연이 아 우연이 아니고 인연이라서 그런건가~~~~ 리얼러뷰~~~
6년 전
독자24
이런 우연이 !!!
정국이같은 남자는 어디에 가면 만날 수 있는 간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너뮤 살레고 젛가...나도 자취나 해볼까...

6년 전
독자25
셀레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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