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3
" 요즘은 날씨가 선선해서 밤에 산책하기 딱 좋은거 같지 않아? "
뒷짐을 지며 천천히 걷던 황민현이 날 내려다보며 묻는다. 치맥을 하고, 황민현이 먼저 좀 걷다 들어가는게 어떻냐고 물었다. 배도 부르고, 날씨도 시원하고. 그러자. 하고 짧게 답하자 황민현 얼굴에 다시 사막여우 같은 미소가 번지는게 보였다.
" 응. 되게 시원하다. "
" 나때문에 억지로 산책하는건 아니지? "
" 설마. 그러기에는 내 표정이 너무 밝지 않나? "
" 그러게. 아까 처음 만났을 때는 되게 어색해하더니. "
산책하기에 적당한 온도에, 적당한 바람. 그리고 적당하게 어색하지 않은 관계였다. 치킨집을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표정이 많이 달랐다는 걸 황민현도 눈치챘을거다. 아마. 내가 웃으면서 말하자 황민현이 마찬가지로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답했다. 그러고는 슬쩍 내 옆으로 조금 더 다가와 붙는다.
" 이 정도 거리가 별로 안 어색할만큼 친해진거 같아. 우리. "
황민현은 생각보다 능숙하고, 생각보다 능글 맞았다. 내가 슬쩍 옆으로 다가온 황민현을 올려다보자 황민현이 다시 난 아무것도 몰라요, 라는 듯한 미소로 날 내려다봤다.
" 너 마지막 연애가 언제야? "
나도 모르게 나온 말이었다. 이렇게 능숙한 황민현의 태도를 보고 있자니 왠지 보통이 아닐거란 생각이 들어서. 그리고 얼굴도 매우매우 잘생겼고.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말을 하고서 당황하지 않은 척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정말 뜬금없는 타이밍에 나온 말이 아닌가.
" ...넌 언젠데? "
황민현이 맞받아쳤다. 아, 내가 먼저 물었잖아. 내가 다시 고개를 돌려 황민현을 보며 말하자 황민현이 키득거렸다. 너부터 말하면 나도 말할래. 황민현의 눈이 초롱초롱하게 빛났다.
" 중학교 3학년 때. "
" 그렇구나... 되게 오래됐네. "
" 넌? 내가 맞춰볼까? 음... 2개월 전? "
황급히 황민현에게 다시 물었다. 마지막 연애를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풋풋한 나이 열여섯이었지만, 그 연애가 썩 순수하고 아름답게 남은 기억은 아니었으니까. 내가 자연스레 2개월 전? 하고 묻자 황민현이 미간을 좁히며 고개를 내저었다.
" 아닌데? "
" 그럼... 한 달 전? "
" 허. "
황민현이 어이가 없다는 듯 가던 걸음을 멈추고 나를 쳐다보았다. 뭐...왜, 내가 황민현이 걸음을 멈춘걸보고 덩달아 멈춰서 고개를 뒤로 돌려 왜 그러냐는듯 보자 황민현이 머리를 긁적였다.
" ...나 "
" ...응. "
" 연애 해 본 적 없는데? "
...네?
내가 당황해서는 아무 말도 못하고 황민현을 쳐다보자 황민현이 머쓱하다는 듯 다시 내 옆으로 슥 다가왔다. 저렇게 잘생긴 애가 저렇게 멀쩡한 성품을 가지고 여자친구가 없었다는게 말이 돼? 여자들이 주위에서 가만히 놔두는거야? 내가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자 황민현이 그게 그럴게 놀랄 일이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 정말? 진짜로? "
" 응. 내가 왜 거짓말을 하겠어. "
" 와... 난 너 연애 되게 끊임없이 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
" 어... 좋은 뜻인건가? 아님 나쁜 뜻인건가? "
황민현이 눈알을 데구르르 굴리며 물었다. 아. 나는 좋은 뜻으로 한 말이야. 내가 다급하게 말을 붙이자 황민현이 씩 웃었다. 황민현 주위에 정말 여자사람이 없거나, 황민현이 너무 철벽을 쳤거나 둘 중 하나가 분명하다. 이건.
" 근데 너는 "
" 응. "
" 연애를 많이 해 본 사람이 좋은거야? "
황민현과 다시 걸음을 맞추며 천천히 걸어가는 중에 황민현이 불쑥 물었다. 아, 난 되게 별 생각 없이 물은 거였는데. 내가 음.. 아니. 상관 없어. 하고 말하자 황민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로 상관은 없었다. 옹성우가 연애를 하든 안 하든 내 마음은 변하지 않았으니까. 진짜 못된 년 같다. 이렇게 잘생기고 성격 좋은 애 옆에서 짝사랑하는 남자나 떠올리고 있으니.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민현이도 날 친하다고 생각하는 걸보면, 그냥 친구 사이로 지내고 싶은걸지도...
" 다행이다. "
" 뭐가? "
" 연애 많이 해 본 사람이 좋다고 했으면 나 좀 슬펐을 것 같아서. "
" ... "
" 난 한 번도 안 해봤으니까. "
친구 사이로 지내고 싶은게... 아닌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민현이는 은은하게 웃고 있었고,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래 우리가 아무리 친해졌고, 마음을 터놨어도 이건 소개팅으로 만나게 된 자리지, 참. 이상하게 마음이 어지러웠다. 분명히 황민현은 좋은데, 그게 사람으로서 좋은거였으니. 내가 이성으로 좋아하는 사람은 따로 있으니까.
" 데려다 줄게. 집이 어디랬지? "
아무 말도 없는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황민현은 여전히 웃으며 내게 묻는다. 저렇게 몸에 매너가 철철 흐르는 황민현이 나한테 관심을 표하는게 나는 왠지 낯설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옹성우가 자꾸만 생각이 난다. 홧김에 받은 소개팅이었으면서, 홧김에 나가기로 한, 내가 결정한 소개팅이었으면서 나는 또 이렇게 마음을 어지럽힌 채로 황민현과 함께 집으로 걸어간다. 나는 참 미련한... 사람이다.
" 여기 아파트야. 바로 앞 동. "
" 집 앞까지 데려다주고 싶은데... 네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니까. "
황민현이 내 눈치를 살피며 뒷말을 덧붙였다. 그 말에 난 웃음을 터트리고 황민현도 덩달아 웃었다. 황민현과 함께 집으로 걸어오는 길 내내 마음이 어지러웠다. 옹성우 생각도 나고, 황민현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참 과분한 사람이다 싶으면서도, 나혼자 괜히 오버하는 건가 싶고. 황민현이 나한테 사귀자고 말을 한 것도 아닌데.
" 그럼 들어가볼게. 데려다줘서 고마워. "
" 어... 아, 저 여주야. "
" 응? "
인사를 하고 돌아서려는 나를 황민현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붙잡았다. 그 소리에 황민현을 보자 가로등 밑에서 우물쭈물하고 있는 황민현이 더 잘보였다. 무슨 말을 하려고 저러는거지, 괜시리 심장이 콩콩 뛰었다.
" 그... 이번주 일요일에 혹시 시간 돼? "
" 어... "
이번주 일요일. 카페에서 주말마다 마감 타임 알바를 하고 있어서 낮에 볼 시간은 되긴 하지만... 내가 망설이는 표정을 하며 황민현을 쳐다보자 황민현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마치 여자친구 얘기를 조잘거리는 옹성우의 얘기를 듣던 때의 내 표정처럼. 순간 승완이의 말이 떠올랐다. 사랑은 또 다른 사랑으로 잊는거라던 그 말. 승완이의 말에 홀려버린걸까, 아니면 황민현의 저 표정에 전과 다른 마음이 든걸까. 확실한건 그 순간만큼은 옹성우의 모습이 스쳐지나가지 않았다. 오로지 황민현, 그리고 그 긴장한 어두운 표정으로 겹쳐보이는 나의 모습만이 보일 뿐.
" ...주말에는 내가 카페에서 마감 알바를 하고 있어서. "
" ... "
황민현은 내 말에 쉽게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냥 어두운 표정으로 눈을 굴리며 입을 꾹 닫고 있을뿐.
" 근데 낮에는 시간 돼. 저녁까지 먹을 시간 돼. "
내가 다급하게 말을 덧붙이자 그제서야 황민현이 조금 전처럼 밝은 표정을 지어보인다. 그 표정에 또 내가 비친다. 옹성우의 말에 우울해하고, 웃던 나 김여주의 모습이.
" 그러면 영화 보러가자. 내가 마침 공짜티켓도 생겨서. "
" ...그래. 나 아무 영화나 다 잘봐. "
" 나한테 영화 선택 맡기는거야? "
" 그럼 네가 너무 힘드려나? "
" 진짜 아무거나 잘 보는거지? "
황민현이 더 밝은 표정으로 내 말에 답한다. 능숙하고, 능글맞은 줄 알았던 황민현의 모습은 내 착각인 것 같다. 그냥 감정에 솔직해 보일 뿐. 연애를 해보지 않았다는 말을 들어서 그런건지, 황민현의 표정에서 내가 보여서 그런건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옹청이
[ 나도 오늘 치킨 시켜먹음 ]
[ (사진) ]
[ 존맛이야 뿌링클 ] 오후 8 : 23
아파트 엘레베이터에서 그제서야 옹성우에게서 온 카톡을 확인했다. 조금 전까지는 정말로 황민현과 나, 둘밖에 떠오르지가 않았는데 이렇게 카톡 하나에 다시 옹성우가 가득 찬다는게 조금은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니 내 입꼬리가 올라가있다. 겨우 이 몇 글자에, 옹성우가 보낸 몇 글자에 내 입꼬리는 올라가버린다. 승완이의 말이 불현듯 다시 떠올랐다. 사랑은 또 다른 사랑으로 잊는다는 말.
잊는다.
잊는다는 것은 내 머리에서, 가슴에서 비워낸다는 말이다. 옹성우를 내가 머리에서, 가슴에서 비워낼 수 있을까?
황민현
[ 버스 바로 와서 타고 가는 중이야 ㅋㅋㅋ ]
[ 너는 집에 잘 들어갔어? ] 오후 9 : 57
옹성우가 보낸 카톡창 위로 황민현이 보낸 카톡 알림이 떴다. 황민현으로 가득 찼던 그 순간에는 옹성우의 이 몇글자에 신기루였던 것처럼 사라져버리지만, 황민현의 이 걱정어린 몇글자에는 옹성우의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6년이다. 자그마치 6년. 옹성우만큼은 아니지만 좋은 감정을 가진 황민현으로, 알게 된지 일주일도 채 안 된 황민현으로 6년이란 세월을 잊을 수가 있을까.
내가 옹성우를, 이 6년간의 지긋지긋하고도 아렸던 시간들을 정리하려고 마음을 먹었을 때, 나는 순식간에 옹성우를 포기할 수가, 옹성우에 대한 감정을 비워낼 수가 있을까.
' 17층입니다. '
엘레베이터가 멈추고, 깜깜한 복도가 나로 인해서 센서등으로 환해졌다. 센서등이 사람에 반응하는 것처럼 나는 옹성우를 보면 심장이 뛰고 두근거리고... 아렸다. 심지어 여자친구가 있을 때에도 나는 옹성우를 포기할 수가 없었다. 옹성우를 그 때도 나는 많이, 아주 많이 좋아하고 있었다.
짝사랑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 합격했다면서? "
A대. 통학시간 30분이 걸리는, 내가 고등학교 시절 내내 가고 싶었던 대학교였다. 그리고 나는 그 대학에 정말 운좋게도 최초합을 하게 되었다. 원서를 쓰고 발표가 날 때까지 한 달도 채 걸리지 않았고, 난 그 한 달이라는 시간 내내 옹성우에게 연락을 거의하지 않고 있었다. 옹성우의 첫 여자친구는 우리 학교 댄스부 중에서도 예쁘고 끼가 많기로 유명한 애였다. 옹성우도 꽤나 잘생겼으니 고3 끝무렵에 사겼어도 선남선녀 커플이라며 핫이슈가 되기 일쑤였다. 옹성우의 옆자리는 댄스부 애가 차지하고 있었고, 나는 늘 그렇듯 옹성우의 친구였다. 옹성우를 2년이 넘게 짝사랑하고 있는, 옹성우의 친구.
" ...아... "
A대에 합격한 사람은 나밖에 없었고, 자연스럽게 학교에는 소문이 나기 마련이다. 다른 반이었던 옹성우도 그 소식을 들었겠지. 옹성우에게는 연락을 하지 않고 있었으니 합격을 했다는 소식도 나는 전해주지 않았다. 옹성우의 여자친구에게 괜히 여사친이라는 이름으로 눈엣가시가 되고 싶지 않았다. 아니, 사실 내가 찔려서. 내가 옹성우를 좋아하고 있었으니 들킬까봐. 그래서 옹성우에게 일부러 연락을 하지 않았다.
" 응. "
" 왜 말 안했어? "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에서, 옹성우를 마주쳤다. 아무렇지 않게 내 옆으로 슥 다가와 합격했다면서? 라고 묻는 옹성우의 얼굴에는 서운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 뚱해보이는 표정으로 '나 서운해'를 표현하고 있는 옹성우를, 예전 같았으면 웃으며 눈을 흘겼겠지만 그 날은 아니었다. 옹성우에게 한 달 동안 먼저 연락을 한 적도 없었고, 학교에서 혹시나 보이면 피해 다녔던 나니까. 옹성우가 가끔 뜬금없이 카톡이 올 때면 한참 있다가 답을 하거나 읽씹을 하기도 하고, 학교에서 말을 걸려고 하면 인사만 하고 후다닥 그 길을 빠져나왔던 나니까.
" ...아니 그것보다 너 요즘 좀 이상해. "
" ...내가 뭘. "
이상한거 맞다. 3년 동안 아무렇지 않게 카톡을 하고, 장난을 걸던 우리가 남처럼 이렇게 대하고 있으니. 옹성우가 미간을 좁히고선 물었다. 너, 나한테 화난거 있어? 옹성우 나름대로 끙끙 앓았던 것 같았다. 아니, 옹성우라면 분명히 그럴거다. 워낙 착하고, 남을 위해주는 애니까. 내가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아니. 하고 간단하게 말하자 옹성우가 한숨을 내쉬었다.
" ...합격한건 바로 말해줬어야지. 너 1학년 때부터 목표였던 대학교잖아. "
옹성우는 정말로 많이 서운해보였다. 그도 그럴게 틈만 나면 무슨 대학교에 무슨 학과를 가고 싶다부터, 혹시라도 그 대학에 붙게 되면 제일 먼저 알려주고 밥을 거하게 쏘겠다느니 그런 얘기를 했으니까. 그 때 그런 약속을 하면서 설렜던 내 모습이 바보 같아 그냥 웃어버렸다.
" 그래도 알게 됐잖아. 그럼 된거지. "
" ...너 진짜 나한테 화난거 있어? "
옹성우가 이제 조금은 화가 난 어투로 말했다. 아니. 다시 내가 짧게 말하고 옹성우가 더 미간을 좁혔다. 잘생긴 얼굴이 일그러지고 난 애써 옹성우를 무시했다. 옹성우가 답답하다는 듯 김여주. 하고 날 부르고 내가 다시 옹성우를 쳐다봤다. 옹성우가 나 때문에 저렇게 마음을 상해하고 화를 내는게, 기쁘면서도 비참했다. 그래봤자 난 옹성우의 친구일뿐인데. 이제 옹성우의 친구도 못하겠어서, 혹시라도 옹성우의 친구가 아닌 옹성우를 짝사랑하는 사람으로 비춰질까봐 거리를 두고 있는건데.
" 그러면 왜 그러냐고. 요즘 톡도 씹고, 인사도 잘 안하고. "
답답해하는 옹성우의 모습에 설레는 내가 비참하고, 기뻐하는 내가 불쌍했다. 여자친구가 있는데, 옹성우는 학교 대표 커플이라 불릴만큼 예쁜 여자친구가 있는데. 차라리 네가 나에게 친구로서의 관심도 비추지 않는다면 내가 너를 포기했을까. 이런 모습에 널 포기할까, 대학을 가는 김에 연락을 끊어버릴까 생각하던 내가... 너를 포기하질 못하잖아.
" 내가 진짜로 무슨 잘못이라도 한ㄱ... "
" 성우야! "
옹성우가 진지한 얼굴로 내게 물을 때. 내가 옹성우의 화난 표정을 물끄러미 응시하고 있을 때. 그 순간을 깨버린 목소리가 들렸다. 옹성우의 여자친구. 긴 생머리에, 누가봐도 예쁜 얼굴로 옹성우에게 해맑게 다가오는 그 애였다. 내가 고개를 돌리고 마침 오는 버스를 보고 잘됐다는 생각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옹성우의 여자친구는 내 표정을 보면 알았을거다. 옹성우를 보는 내 표정을 봤다면 단숨에 느꼈을거다. 아, 쟤 옹성우 좋아하는구나. 라고. 바보같이, 등신같이 옹성우만 모른다. 옹성우만.
" 아... "
옹성우가 여자친구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난 간다는 인사도 없이 버스에 올라탔다. 옹성우가 뒤늦게 내가 탄 버스 창문을 쳐다보고 난 애써 옹성우의 시선을 무시했다. 옹성우의 여자친구가 옹성우에게 팔짱을 끼는게 보였다. 그 모습을 차마 볼 수가 없어 억지로 휴대폰에 시선을 고정했다. 2년이 넘게 옹성우만 바라봤던 내 마음은 이미 다시 설레고 있었다. 날 걱정하는, 연락이 없는 나에게 화를 내는 옹성우를 보고 다시... 멍청하게 뛰고 있었다.
" .... "
카톡앱을 눌러 읽고 있지 않던 옹성우의 톡을 확인했다. 합격했어??? 너? 단 두마디였는데, 그 두마디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서로에게 가장 먼저 합격 소식을 알려주자고 그랬었는데. 옹성우는 내가 얼마나 A대를 가고 싶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카메라 렌즈를 닦을 때마다 미래 얘기를 하면 그 대학은 꼭 가고 싶다고 말을 했었으니. 억지로 키패드를 꾹꾹 눌렀다.
옹. 나 진짜 화난 거 아니야
원서 넣고 예민해서 그랬어
미안해
합격한거 알릴 정신도 없을만큼 좋아서 그랬어ㅋㅋ
확인 버튼을 누르고 휴대폰을 뒤집었다. 사실은 아닌데. 합격을 하자마자 스쳐 지나간 얼굴 중에서 옹성우도 있었다. 옹성우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으니까. 옹성우와의 약속을 내가 기억하지 못할리가 없다. 밥을 쏘겠다는 약속을, 제일 먼저 알리겠다는 그 약속을 내가 어떻게 잊겠어. 어떻게.
[ 아 ]
[ 나 진짜 얼마나 섭섭했는 줄 아냐 ]
[ 아까 인사도 못 하고 가서 ]
[ 더 쫄았었어 나... ]
[ ㅋㅋㅋㅋ밥은 꼭 쏴라 ]
[ 알지? ]
[ 축하해 ]
[ 김여주 ]
[ 니가 최고다 ] 오후 2 : 04
너의 카톡에 포기하겠다던 마음은 사라진지 오래다. 이렇게 쉽게 풀려버릴 관계가 절친 사이다. 그리고, 짝사랑을 하는 사람의 마음이다. 너의 축하한다는 한마디에 나는 또 무장해제가 되어버린다.
그동안 그렇게 꿋꿋이 참아오고 버텨왔는데. 너를 포기할거라고, 너를 더이상 좋아하지 않겠노라고, 2년이면 충분했다고 그렇게 다짐해왔는데... 우리는 다시 원래의 관계로 순식간에 돌아서버린다.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여러분 안녕하세요..!
브금을 넣는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아서 앞으로도 꾸준히 분위기에 맞는 브금을 같이 올릴 예정입니당 ㅎㅎㅎ
앞으로도 과거 이야기 - 현재 이야기가 교차 진행될 예정이에용! ㅎㅎㅎㅎㅎ
흐름이.. 끊길 수도 있겠지만..!!! 더 주인공들의 감정에 이입될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 ㅎ 그렇게 진행하게 되었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댓글도 달아주시고 신알신도 해주셔서 저는 그저 행복할 따름입니다
이게 다 성우와 민현이 덕분이 아니겠어요...!? ㅠㅠㅠㅠㅠ 어엉ㅇ
그리고 지금 메인남주-서브남주가 누구일지 굉장히 궁금하신 것 같은데
현재까지는 둘다 메인남주입니다 후훗
누구랑 이어질지 그리고 누구랑 안 이어질지는 아직,, 아무도 몰라요.. 저밖에 몰라요 히히히히힣ㅅ
찌통인 글을 쓰고 싶었는데.. 찌통인지.. 뭔지 모르겠어요..
ㅎㄱ흑 이렇게 사담만 늘어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담까지 읽어주시는 착한 독자님들 사랑합니다!
그리고 이제!! 이번편부터 암호닉을 받으려고해요 ㅎㅎㅎㅎㅎㅎ
암호닉 분들은 따로 혜택이 있다기보다... 그냥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그런 큰 장점..
ㅎ..
ㅎㅎ...ㅎ
ㅎㅎㅎ..히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일단은 요번편에서만 암호닉을 받을 예정입니당~~
암호닉 해주실 분들 오늘 마구마구 신청해주세요
애정을 듬뿍 담아드릴게용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답댓도 달 수 있는 한 최대한 달겠습니다
포인트 내고 읽어주시는 독자님들, 댓글 달아주시는 독자님들, 신알신 해주신 독자님들 모두모두 감사하고 사랑해용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