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징어] 어서오세훈! 종대라떼 판다카이 02
BGM :: F**k You - Lily Allen
"너 강아지도 키워?"
"응. 결혼했을 때 선물받았어."
"이름이..체니? 누가 지어줬어?"
"남편."
이제 나는 철저한 ‘을’이 되었다.
시부럴.
“아~ 그랬구나. 우리가 경수 괴롭히는 놈들인줄 알았구나~”
“어.. 그래..”
“그래서 우리 이렇게 오리걸음 시키고 그랬구나~”
“.............”
“그래서 지금 우리 다리가 이렇게 저리고 아프고 그렇구나~”
사실을 알게 되자마자 욕 몇마디를 내뱉으며 손을 탈탈 털고 일어난 세명의 양아치는 의기양양하게 뒷짐을 지고서 나를 내려다본다.
내가 170인데 슬리퍼를 신은 것을 감안하면.. 루한은 175? 큰놈은 180쯤. 변백현은.....
“........?”
“그로지 마라여..”
173. 그 이하겠다.
아프다고 찡얼찡얼 내게 애교를 부리는 변백현을 밀어내고, 날 죽일듯이 노려보는 루한을 뒤로하고.
다리가 많이 저린지 다리를 두드려대던 오세훈과 눈을 마주하자 나도 속에 잠재되어 있던 ‘죄책감’이라는 것이 발동되었나 보다.
안쓰던 돈을 다 쓰고.
평소에 이런데 오면 잔소리를 폭풍으로 해대는 몇 명이 있는 터라 오랜만에 오게 된 패스트푸드점.
지들 멋대로 주문을 하는 애들을 보자 잠깐 화가 울컥 치밀어올랐다.
그러다가도 내가 한 전적이 있어 그냥 입 다물고 지갑을 열었다.
이름이 쓸 데 없이 화려한 햄버거 세트들을 시키고, 플레이트에 나온 세트 운반은 고딩들을 시켰다.
상관 없는지 방방 뛰어다니면서 아슬아슬하게 테이블에 플레이트를 내려놓고, 나란히 앉아 햄버거를 크게 베어먹는 녀석들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요새 애들은 다 이렇게 잘 먹나?
말도 않고 걸신이 들린 것 처럼 햄버거를 먹는 녀석들을 보다가 갑자기 머릿속에 의문 하나가 피어났다.
"너네는 학교 안가?"
생각해보니 이상했다. 반성문을 이렇게 회장이 가져다주는 것도 그렇고.
경수가 학교에 가 있는 이 시간에 여기 있는것도 그렇고.
내가 묻자 자기들끼리 약속한 듯 침묵을 지키는 녀석들이다.
학교도 잘 안나가는 클라스의 양아치인가 싶어 질문을 그만두기로 결심했을 때, 백현이란 아이가 그럼 나는 학교 안가느냐고 되묻는다.
내가 아무리 동안이여도 그렇지, 아직 대학생으로 보이다니. 나 안죽었어.
"딱봐도 한참전에 졸업한 백수같은데, 뭘 물어."
"뒤지고 싶어?"
"맞으면서 뭘."
"누나 돈버는 사람이거든?"
"그럼 그렇던지."
아까부터 루한이라는 놈은 재수가 없다.
도대체 이름이 왜 저따구지. 성이 '루'씨 인건가? 별 요상한..
내가 자신의 이름을 신경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건지, 내 얼굴과 자신의 명찰을 번갈아 쳐다보던 루한은 뭘 보나며 말을 툭 내뱉는다.
상당히 마음에 안든다. 저 씹쌰..ㅇ..
"근데 경수 누나에요?"
"뭐, 대충은."
"우와...."
"뭐. 누나 처음봐?"
백현이는, 아니. 나 왜 벌써 이렇게 친근하게 부르고 난리야.
백현이는 예사롭지 않은 친화력을 뽐내고 있다.
싸가지를 밥말아먹은 루한과, 제일 양아치같이 생겨서는 낯을 굉장히 가리는 오세훈의 사이에서 히죽히죽 웃으면서 말을 걸어오는 백현이의 존재란..
상당히 기이한 광경이다.
누나 누나. 계속 말을 붙여오는 백현이가 피곤하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젊은 기운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하나하나에 다 답을 해주고 있다.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었던가.
"근데 도경수 친구 없기는 해요."
한참을 햄버거에 집중하던 오세훈이 약 삼십분만에 처음으로 한 말이었다.
아니, 우리 경수가. 왜?
잘생겼지, 키는.. 뭐 변백현이랑 크게 다를 바 없네. 귀엽지, 공부 잘하지.
성격인가.. 나 닮았나..?
내가 이유를 묻자, 잠깐 서로 눈을 마주치며 자기들끼리 사인을 주고받는다.
너가 말해! 백현이가 옆구리를 콕콕 찌르고, 오세훈은 손바닥을 얼굴에 비벼대며 망설인다.
루한은 그런 둘을 한심하게 쳐다보다가 다 먹은 햄버거 포장지를 동그랗게 구겨 트래이로 던지며 입을 열었다.
"병신들이 존나 망설이네. 걔 왕따에요."
"어..네."
"역시 김루한."
망설이는 둘의 눈빛에서 대충 감지한 사실이라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
집에서의 행실을 바깥에서도 유지한다면 왕따되기 십상이라고 놀리듯 말했던 것 같은데 그게 진짜였다니.
지금 나는 돗자리를 깔아야 할까..? 아니면 이 사실에 놀라는 표정을 지어야 할까..?
만약 엄마였으면 그 자리에서 놀라서 뒷목을 잡고 뒤로 넘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엄마에게 경수란... 평생 모은 접시 컬렉션보다 소중한 존재일테니.
물론 나는 엄마에게 그 수많은 접시 중 하나만도 못하겠지.
"근데 왜 하나도 안 놀래여?"
"뭐 놀라야하나?"
".............................어............"
"어머! 우리 경수가 왕따라니! 도대체 왜!?"
"........그냥 안하는 편이 나을 것 같네여."
낄낄 웃으면서 남아있던 콜라를 다 빨아마신 백현이가 입을 열어 경수의 집안 모습에 대해 물었고 있는대로 이야기하자 상당히 놀라는 셋이다.
"걔 학교에서는 전혀 안그런데.."
"맞아. 누나 학교 가면 기절하는거 아니야?"
"내가 봤을 땐 기절은 무슨 졸라 팰거같은데. 원터치에 씩스강냉이정도 될듯."
"넌 닥쳐 제발."
싱글싱글 웃으면서 이야기를 시작한 백현이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솔직히 조금 충격적이었다. 우리..경숭이가.. 빵셔틀이라니..
요새 CCTV에 뭐에 말도 많고 제재도 많아서 절대 없을 것 같던 학교폭력의 주인공이 경수였다.
'빵셔틀'이라는 단어에 가려진, 숙제 셔틀. 용돈 셔틀. 심지어 핫스팟 셔틀까지
그런 횡포에도 불구하고 말 한마디 안하고 꾹 참는다고 했다. 와 집에서는 존나 따박인데.. 따박따박 다 따지는..
처음 시작은 가벼운 괴롭힘이었지만, 요새는 그 강도가 점차 심해져가는 중이라고.
주도하는 남자애 두명이 경수가 가만히 있으니까 더 날뛰며 반 분위기를 흐린다고 이야기했다.
"근데 니들은 그걸 보면서 가만히 있었다고? 미쳤냐? 다 뱉어. 빨리 뱉어."
"우리 걔네랑 사이 안좋거든요. 자칫했다 싸움나요. 그럼 김루한 강전 확정!"
"아 좀. 그 전에 내가 관둬."
"루하니 고등학교 졸업장도 없어서 쪽팔려서 오또케."
"근데 너는 왜 이름이 그따구야?"
"알 바?"
뒤질거같다. 저 새끼 한 대만 패게 해주세요. 제발. 한 대 패도 지옥 안가요?
소리나게 마시던 커피 컵을 내려놓자 눈치보던 백현이가 화교라며 설명을 덧붙인다.
근데 왜 저리 욕쟁이야. 상큼해서 때려주고 싶다. 딱 한 대만..
"그럼 너네가 경수 친구좀 해. 그럼 걔네도 못 건드릴거 아니야."
"..근데 저희 학교 잘 안가는데.."
"양아치 맞네. 강전 직전인 욕쟁이에, 교복인지 스키니인지 모를 바지 입고다니는 놈에."
".......저는요?"
웃으면서 자신의 명칭을 기다리는 백현이를 가만 보고있자니
앉아, 일어서! 명령을 다 수행한 후 자신에게 떨어질 떡고물을 기다리는 강아지새끼같다.
"개새끼."
내딴에는 좋은 뜻으로 말한건데 풀이 확 죽어버리는 백현이다.
"누나가 하나만 도와주면 우리도 경수랑 친구할게요. 뭐 걔네들 날뛰는거 보기 싫기도 하고 우리도 학교 나가고 싶고"
"뭔데?"
"누나 돈 잘벌어요?"
"음....... 일단 말해봐."
우리가 원래 네명인데, 아니 뭐 딱히 무리를 만들자는 건 아니고..
아니 좀 조용히 해봐요. 근데 걔가 집이 좀 안좋아요. 근데 춤을 진짜 존!나! 잘춰! 장난! 아니야!
우리가 봐도 뭐만 했다 하면 성공할 놈인데, 저러고 있는게 안타깝거든요. 알바한다고 학교도 잘 안나오고.
근데 오세훈 얘는 집도 잘사는데 평소 행실이 쓰레기라 부모님이 내놨고,
김루한이랑 저는 평민이라 뭐 도와줄 방법도 없고 그래서 같이 알바해요.
그래서 학교 안나가서 반성문도 쓰는거고, 학교가는 척 하면서 알바가고 그래요. 눈물나죠? 멋있죠?
그래서 지금 내가.
난생 처음 와보는 '댄스 스쿨'에 난생 처음 들어보는 이름으로 1년 등록, 얼굴도 모르는 놈 학비를 납부하고 오는 길이라니.
이게 다~ 경수를 위한 거니까 엄마카드좀 썼다. 난 진짜 좋은 누나야.
김루한인지 루한인지. 돈 진짜 많냐며 물어오는 녀석을 제치고 카드를 죽죽 긁어대니까 오세훈이 나를 선망의 눈빛으로 바라본다.
처음에는 한달 납부정도만 부탁하던 녀석들은 내가 먼저 나서서 1년을 이야기하니 싹 조용해졌다.
백현이는 뭐가 좋은지 방긋방긋 웃으면서 졸졸 내 뒤를 쫓아오고, 조용히 그 뒤를 따라오는 둘이 보였다.
"헐 누나 김종인한테 전화왔어요."
"걔 이름이 김종인이던가?"
고개를 끄덕이며 내게 핸드폰 화면을 보여준다.
'까칠한 개새끼♡'라니......
"어 종인아!"
-야 니들 뭐야.
"어떻게 알았어~?"
-문자 왔어. 너네 돈 어디서났어?
"어..세훈이네 어머니! 세훈이는 말 안했는데 어머니가......."
-구라치네. 걔 집에서 내놨잖아. 칠 구라를 쳐라.
".......그러게........?"
-어딘데, 학교는 아니잖아.
"......어.....여기....그........"
김종인이라는 애가 온다며 근처 카페로 우르르 들어온 우리들이다.
더워서 죽을 뻔 했는데 잘됐다 싶어서 차가운 음료를 벌컥벌컥 마시자 여자가 그게 뭐냐며 타박을 주는 김루한.
왜 어째서 김루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어느새 그렇게 부르고 있는 것을 보면 백현이 위력이 대단한 것 같다.
음료를 물려주자 조용해진 분위기에 만족하며 핸드폰을 꺼내 어디서 카드를 긁었냐며 물어오는 문자를 조용히 삭제한다.
엄마. 접시만도 못한 딸이 접시보다 중요한 녀석을 위해 돈 좀 썼어.
카페 문이 열리면서 헐레벌떡 약간 큰 키의 남자가 들어왔고, 이어서 백현이가 팔을 휘적이며 인사한다.
오세훈이 살짝 일어나 옆의 의자를 땡겨오자, 성큼성큼 걸어와 의자에 앉은 김종인이라는 녀석은
나와 세놈을 번갈아 쳐다보더니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살짝 젖히며 소리지른다.
"니네.. 원조했냐?"
이 씨발새끼가?
도경수
18세
윤중고등학교 2학년
가족관계 : 엄마, 아빠. 그리고 망나니 누나
특이사항 : 왕따
루한
18세
윤중고등학교 2학년
특이사항 : 양아치, 화교
김종인
18세
윤중고등학교 2학년
특이사항 : 소년가장
???
나이 : 반수하고 졸업했으니 25살 이상.
직업 : 일을 한다고 하네여. 무슨 일?
가족관계 : 엄마, 아빠. 동생
남자친구 유무 : 有
+
분량 조절 실패! 지금 짜놓은 콘티대로 진행하려다 보니까 분량이 매번 훅훅 달라질 것 같네요 허허
명불허전 못난 콩알탄이다..
마지막에 붙는 인물소개는 변동사항이 없으면 올라오지 않아여~ 허허
근데 저는 욕을 하나도 못하는 사람인데~ 이렇게 막 여주가 욕쟁이고~ 루한이도 욕쟁이고~ 아 욕 너무 어려워여~
저번 6년후 이야기 (앞으로는 미리보기라고 말할게여) 에서 경수는 남편이 아닌걸로 확정!
미리보기에서 회색은 남편이 아닌 다른 인물의 대사에요! 오늘은 여주의 친구정도 되려나~
근데 저는 경수... 친동생이라고 한 적 없는데 다들 이상하당.. 왜 친동생이라고 생각하져? 허허
그리고 남자친구가 있다고 해서 결혼하는건 아니잖아요? 근데 남자친구랑 결혼할 수도 있고
뭐 몇번 헤어졌다가 결혼만 하면 되는거 아닌가? 근데 도대체 몇살이길래..?
남편의 힌트는 이제... '강아지 이름을 체니라고 지었다.' 왜? 왤까..?
체니..? 종대..? 아니면.. 애칭..? 뭘까..?
궁금해여?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즐긴다) 아 저 진짜 재수없졐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너무 즐거워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떠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도 제 글 봐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함니다! 이따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