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징어] 어서오세훈! 종대라떼 판다카이 05
BGM :: 어쿠스틱 콜라보 - 수줍은 내사랑
"너 나 언제부터 좋아했어?"
"갑자기 그런건 왜 무..물어..?"
"빨리. 궁금해"
"음..... 음......"
"좋아한 적 없는거 아니야 이 시방새가?"
"아니야! 그냥.."
"뭐."
"서서히 좋아졌어. 나도 모르게."
약 9년 전,
나는 평범하다면 평범한 그냥 한 여고생 이었고, 그냥 또래 여자아이들과 어울리기 싫어했기에 혼자 다니는 편을 택했다.
서로 헐뜯고, 욕하고, 시샘하는 복잡한 관계에 있다가 크게 데인 적이 있었기에 마음을 열지 않았고
이동수업은 혼자 다녀도 크게 문제될 일 없었기 때문에 혼자 다니면서도 별로 친구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1년이 흘렀다.
같은 반 남자아이들의 내가 왕따인 줄 알았는지 동정의 손길을 보낼라 치면 고양이같이 달려들어 화를 냈다.
나는 왕따가 아닌데 왜 자꾸 지랄이야.
"야이 바보야~"
"니가 덜 맞았지?"
"메롱!"
그런 내게 처음으로 '동정의 시선'이 아닌 시선이 닿기 시작했을 때가 있다.
친구가 되고 싶다며 강아지처럼 꼬리를 살랑거리는 남자애를 보면서 인상을 홱 찌푸리고 갔는데도 불구하고
앞에서, 옆에서. 쉴 틈 없이 말을 걸어오는 애가. 처음엔 호기심이었다.
내가 어디가 마음에 들어서 자꾸 친구를 하겠다고 우겨대는걸까. 참 할 짓도 없다.
나는 계속해서 다가오는 녀석을 밀어내기에 바빴고, 이쪽은 그런 내게 다가오기 바빴다.
종대의 소꿉친구라던 박찬열은 이런 우리가 재미있는지 항상 한발짝 멀어져서 싸우는 우리를 감상했다.
김종대는 서글서글한 성격에 애교도 많아 또래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편 이었다.
근데 왜 나한테 집착을 하는지. 이해를 하려 노력해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
맘놓고 밀어내면 심하게 밀어낼 수 있었다.
다시는 내 옆에 오지 못하게 심하게 말할 수도 있었고, 그게 안되면 내가 정말로 떠나버리는 수도 있었는데.
내심 나는 그 관심을 즐겼던 것 같다.
"나 내일 춤출거야!"
"설마 축제 무대라고는 안하겠지?"
"헤헤. 나 내일 춤 잘추면 진짜 나랑 친구하자!"
"너 춤 잘춰?"
말도 안되는 브레이크댄스를 선보이며 자랑하는 김종대를 쳐다보다가 질색하는 표정을 짓자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이는 종대다.
풀이 죽어있기에 추는거 보고 친구 해줄지 생각좀 해본다고 말했더니 금새 또 웃는다.
연구 대상.
축제 당일이 되어, 학교 복도를 돌아다니며 그동안 아이들이 준비해놓은 전시물을 구경하다가
시계를 자꾸 쳐다보며 공연 시간을 기다리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서는 실소를 터트렸다.
이미 녀석은 내 일상 깊숙히 존재하고 있었다는걸 왜 몰랐을까.
김종대의 팀이 호명되고, 무대로 오르는 순간.
나는 박장대소를 터트림과 동시에 생각했다.
좆됐다.
[단지 널 사랑해 이렇게 말했지~]
왜? 나 미쳤나?
귀엽다...아니. 이게 뭐람. 아니 나 지금 뭐하는거야.
[언제나 니 옆에 있을게 이렇게 약속을 하겠어]
야 정신차려. 뭔 생각을 하는거야.
저게, 귀엽다고?
미쳤나 나?
내 스스로의 싸대기를 때려가며 나대는 심장을 잠재우려 노력했는데.
[다신 너 혼자 아냐 너의곁엔 내가 있잖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HOT 노래를 할 생각을 다했어요? 몇년은 된 노래잖아요."
"제 친구가 강타가 제일 잘생겼대요."
"네?"
"나 이제 강타보다 잘생겨보여?"
세상에,
진짜 흘려 지나가듯 했던 발언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게 강타보다 잘생겼냐며 내게 물어온 녀석은.
강타가 있는 회사의 아이돌 가수가 되었다.
"나 데뷔해!"
호들갑을 떨어오는 김종대를 보면서 나는 속으로 백번이고 천번이고 앓았다.
어떤 말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던 나는. 처음 느껴보는 감정의 표현에 매우 서툴렀고
그렇게 나는 몇년이고, 종대를 계속.
좋아해왔다.
어렸을 때부터 머리가 좋아 성적은 잘 나오는 편이었다. 그래서 대학도 '좋은 대학'에 한번에 합격했다.
그러나, 다른 년들이 들러붙을까봐 붙었던 대학을 반수해서 하향지원하고 김종대네 대학을 선택했다.
그런 나를 누가 이해해 줬냐고?
그날, 나는 나도 모르게 도서실에 앉아 전공서적에 김종대의 이름을 적고 있었나 보다.
그런 적이야 시도 때도 없이 많았으니, 게다가 나는 소위 말하는 '아웃사이더'였기에 신경쓰지 않아도 됐다.
"이래서였어?"
망할 서프라이즈로 우리학교에 놀러온 박찬열만 아니었으면.
뭐, 그 후로 나를 제일 많이 도와줬던 찬열이니까 그 날의 실수를 후회하지는 않는다.
대신 그냥 조금. 많이 창피했을 뿐.
둘이 군대를 다녀오는 동안, 나는 엄마와 카페 준비를 시작했다.
취업도 하기 싫다고 바락바락 따져드는 딸을 아직도 사랑해주는 우리엄마는 성인군자인게 틀림없다.
부모님의 돈을 받아먹고 사는 사람을 제일 한심하게 생각하고 있었기에 1년간 한 회사에서 인턴생활을 하며 돈을 모았다.
데뷔를 한다고 호들갑을 치던 종대가 합류하게 된 그룹은 한국에 사는 나도 아는 중화권 그룹 'EXO'였다.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온갖 상을 휩쓸고 다닌 SM의 대놓고 중국 시장을 노리기 위한 그룹.
중국인들로 이루어진 그룹에 종대가 합류하며 한국에도 진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동안 종대가 얼마나 간절했는지 알고 있었기에 나는 진심으로 그를 축하해 주었다.
이제 너는 나와 더 많이 멀어지는구나. 막연히 한숨을 쉬기도 했다.
그러던 너는.
합류 전부터 수많은 악성댓글과 기사들에 시달려야 했고, 그 사실을 내게는 숨겨왔다.
내가 컴퓨터를 하지 않고 TV도 잘 보지 않는 사람이란걸 아는 너는.
내게 항상 웃으면서 자신의 인기를 과장해 표현했고, 나는 비속어 몇마디를 뱉으며 그 속이 미어져만 갔다.
본격적으로 합류했던 2013년 8월.
너는 결국 악성 안티팬에 의해 크게 다쳐 병원에 입원해야했고 그 합류는 2개월 미뤄졌다.
그냥 사고였다며 웃는 너의 얼굴을 보며 조심하지 그랬냐며 시비를 걸고 병실을 나온 나는.
흐르는 눈물을 억지로 참으며 박찬열에게 달려갔다.
놀란 눈을 하고 현관문을 연 박찬열은 나를 만난 이후로 처음 보는 내 눈물에 많이 당황했다.
따듯한 차를 건네면서도 안절부절 못하는 박찬열에게 어렵게 입을 열었다.
"너, SM 디렉터한테 제의 받았었지. 회사 들어올 생각 없냐고."
"그랬지."
"나좀 도와줘."
몇번이고 손으로 마른세수를 하던 찬열이는 결국 나를 도와주겠노라 약속했다.
2개월 후, 나는 이상한 부심을 부려대는 팬들에게 접근해 많은 정보를 얻었고
잘 하지도 않던 컴퓨터를 하루종일 붙들고 살면서 너를 위한 홈페이지를 열었다.
내가. 너의 사람이 될게 종대야.
학교 뒷뜰에 벚꽃이 만개한 모습을 보며 너는 내게 물어왔었다.
"벚꽃이 일본말로 뭔지 알아? 넌 똑똑하니까 알겠다."
"사쿠라."
"헐 카드캡터사쿠라가 그러면 카드 모으는 벚꽃이야?"
".....병신. 걔 이름이야"
"사쿠라? 체리? 체리가 사쿠라야?"
".......상종을 말자."
너는 여동생이 제일 좋아하던 만화인 카드캡터체리를 하루종일 끼고 살았다.
내가 들어도 좋은 목소리였던 종대가 복도에서 캐치미 거리면서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은 전교생이 다 알정도로.
CHEN. 그런 너의 예명을 듣자마자 떠오른게 네가 예쁘다고 백번이고 이야기했던 체리였다.
주변인의 응원을 받으며 많은 것을 이루어내었던 체리처럼.
그 체리의 오빠들이. 내가 되어줄테니.
네가 퇴원을 하던 날. 병원 문고리를 잡고 막 들어가려던 내 귀에 들린 네 말은
"나 싫어해도 어쩔 수 없잖아. 내가 더 노력해야지."
바보같이 착한 너를 욕하게 만들었다.
박찬열
27세
'윤중고등학교' 졸업
S대 광고홍보학과 졸업
SM 아티스트 프로듀싱팀 소속
김종대(CHEN)
27세
'윤중고등학교' 졸업
C 대 실용음악과 졸업
중화권 아이돌 그룹 'EXO' 소속 (2013. 8월 10월~)
*그룹 EXO 데뷔일 2012. 4. 8.
여동생 있음
???
27세
'Cafe violett' 사장
'윤중고등학교' 졸업
S대 중퇴, C대 경영학과 졸업
부업 : 아이돌 팬페이지 홈마스터. (CARD CAPTURE CHENY)
가족관계 : 엄마, 아빠. 동생
남자친구 有 (김민석)
이제는 이해가 되실 부분들 + 아직 풀리지 않은 이상한 대사. (4편 제외) click!!! 클릭하세여!! |
멀쩡하게 다니던 대학교 갑자기 때려치우고, 재수한다고 빵빵 우겨서 재수시켰더니 말도 안 되는 하향지원을 하지 않나, 그렇게 졸업시켜놓으니까 취업도 하기 싫다. 엄마한테 받아먹고 살겠다, 뻔뻔하게 외치는 내 뒤통수를 때리면서도 한 번도 날 내쫓은 적은 없다.
(00편 에서의 예고, 첫 대사 이번편 안에 등장이요!ㅎㅎ)
민석이랑 있으면 조련당하는 개새끼가 된 느낌이긴 한데.. 영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다. 내 모든 것을 알고도 이렇게 날 좋아해주는 사람이 어디있을까 싶어 눈을 피하지 않고 지긋이 쳐다보기만 했다.
"맨날 다른 남자 보러다니는거 참는 것도 모자라서." "......그거야...뭐.." "내가 선택한 거니까 뭐라고는 안해요. 그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