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커플 바꿔요. 이거 제 소원이에요."
그 한마디로 어찌저찌 내 옆엔 하성운이 앉게되었다. 김재환이 처음에 그 말을 듣자마자 싫다고 했지만 그럼 그 벌주를 다 마시라는 말에 깨갱하며 하성운과 자리를 바꿔 앉았다. 하성운이 내 옆에 앉을 때 그냥 앉는게 아니라 풀썩 쓰러지듯 앉는게, 어찌 느낌이 좋진 않았다. 그래 그 술을 다 마시고 멀쩡한게 더 이상한거지.
“....괜찮아?”
“니가 딴 놈이랑 그런 짓 하는 거 보는 것보단 견딜만해.”
나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속삭이는 나른한 하성운의 목소리가 왠지 나의 마음을 놓이게 했다. 괜히 내 앞의 원래 하성운과 커플이었던 그 여자를 한 번 흘겨보기도 했다.
“뭐, 그럼 이렇게 다시 진행한다?!”
갑자기 취기가 돌았는지 자기가 벌칙에 걸리지 않아서 성급해 진건지 권상철은 반말로 게임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다시 게임이 시작되었다. 이번 게임도 커플 삼육구였다.
“일!”
“이!”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아직 한바퀴도 채 돌지 않았는데 하성운은 당당히 3을 외쳐버렸다.
“바보야!”
습관적으로 하성운의 등을 치며 윽박질렀고 하성운은 헤헤 웃기만 했다. 겉은 멀쩡해 보이는데 슬슬 취기가 도나보다.
“빼빼로 게임해!”
권상철은 나에게 빼빼로를 줬고 흥미진진하단 눈빛으로 쳐다봤다. 나는 내 입에 물고 그 상태로 하성운의 볼을 잡아 빼빼로를 입에 물렸다.
“1센치 안남기면 또 벌주다!”
하성운은 빼빼로를 문 채로 멍하니 내 눈을 보며 가만히만 있었다. 나는 눈 깔으라는 눈빛을 몇번 보내고 조금씩 빼빼로를 똑똑 끊어나갔다. 아슬아슬하게 입에 힘을 주고 1센치까지 가다가 이정도면 되겠지 싶을 때 쯤 고개를 떼려고 했는데 하성운이 갑자기 내 허리 쯤에 놓아 둔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왼쪽 손에 힘을 주고 여태껏 가만히 있던 입을 움직였다. 결과는 입술이 닿았다. 다행히 권상철 쪽은 보이지 않는 위치였다. 그 대신 우리 앞에 앉은 김재환에게는 분명히 보였을거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하성운의 어깨를 팍 밀고 주위를 둘러봤을때 김재환의 눈이 배로 커져있었다.
"야....너 미쳤냐...?"
"아까 마신 술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미안."
이를 꽉 깨물고 조용조용히 묻자 헤헤 거리며 대답하는 하성운이었다. 그래 나 떄문에 그 술도 다 마셨는데 이해해주기로 했다. 그랬는데,
"벌칙! 이번엔 러브샷!"
"와, 또 하성운이야? 쟤 진짜 집에 보내야 하는 거 아니냐?"
"또 벌칙-"
"하성운 벌칙-"
자꾸 헤헤거리며 나름 곧잘 잘해왔던 게임을 하는 족족 져댔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이해해주겠다던 내 마음가짐은 온데간데 없고 슬슬 원래 성질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성운은 게임을 지는데에 그치지도 않았다. 미안하다며 내 어깨에 자신의 머리를 부벼대질 않나 내 볼을 쭈욱 당기면서 요리조리 돌려대질 않나. 정말 상태가 심각했다. 이제 우리에게 줄 만한 커플 벌칙도 거의 동이 나버렸다. 처음엔 우리 둘을 흥미진진하게 보다가도 자신의 목적?을 이루지 못한 권상철은 승질을 내면서 초반의 에너지의 반의 반도 내지 않으며 자작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꽤 흐르고 모두가 술 때문에 지쳐서 몇몇은 곯아떨어졌고 몇몇은 속을 게워내려 밖이나 화장실로 향했다. 그 난장판 사이에서 나에게 오는 술은 거의 다 하성운이 마셔줬기 때문에 나는 멀뚱멀뚱히 앉아만 있었다. 어느샌가 내 무릎에 머리를 대고 누워있는 하성운의 머리칼을 조심조심 만져주면서.
"야 야, 성이름..."
"어, 너 살아있었냐?"
"어... 오늘 일은 내가 자꾸 꼬셔서... 하성운이랑 싸우지 말고..."
옆에 있던 옹성우는 다 죽어가며 나에게 마지막 유언이라도 남기듯 힘들게 한자한자를 내뱉었다. 앞뒤가 맞지는 않았지만 대충 알아들을 수는 있었다.
"여기는... 내가 좀 이따가 동아리 후배들 불러서 다 정리 할테니까 넌 하성운 데리고 먼저 가봐.. 미안하다.."
"미안하긴... 나도 미팅 나왔는데 뭐, 그럼 갈게."
옹성우는 끝내 머리를 테이블 위로 박으며 나에게 잘 가라는 손짓을 했다. 좀 불안하긴 했지만 지금 하성운의 상태는 더 말이 아니었기 때문에 하성운의 한 쪽 팔을 내 어깨에 두르고 힘들게 한발 한발 내딛었다. 와 이렇게 얘네 집까지 어떻게 가.
"아, 힘들어. 도저히 못해 진짜."
나는 하성운을 근처 벤치에 내던지듯 앉혔고 바로 그 옆에 앉아 기우뚱해지는 하성운의 몸을 막아섰다. 바로 내 어깨에 얼굴을 박았다.
"야... 하성운.. 좀 일어나봐. 나 힘들어 죽어 진짜."
"......"
아무리 불러대도 묵묵부답이었다. 택시타기엔 가깝고 걸어가기엔 먼 하성운의 집이 원망스러웠다.
"내가....진챠..."
"어?! 뭐라고?"
계속 허공만 보며 하성운을 흔들어댔는데 내 간절함이 통했는지 갑자기 하성운이 뭐라 중얼대는게 들렸다. 하성운이 말하는게 반갑긴 처음이다 정말.
"내가...진챠....어..?"
"어어 듣고 있어!"
"나 너 많이 사랑하는데...알지?"
말과 지금 분위기가 꽤나 감동적이긴 했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냥 하성운의 머리에 꿀밤을 놓으면서 사랑하면 정신이나 좀 차려봐. 라며 괜히 퉁명스럽게 말을 뱉었다.
"그래..그래... 알어... 넌 나 안 사랑하지?"
"뭐래는거야 진짜."
"안 사랑하나부다... 에휴...."
"사랑해 됐어?"
그 말을 뱉자마자 하성운은 세상 해맑은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진짜 거의 처음 보는 듯한 하성운의 취한 모습이 엄청 귀여웠다.
"그럼 뽀뽀하자."
활짝 웃는 얼굴로 적극적이게 다가오는 하성운을 바로 받아들일 뻔 했지만 나라도 정신을 차려야했다. 다가오는 하성운의 입술을 손으로 막고 다니엘 오빠한테 전화를 걸었다. 아무래도 얘는 오늘 오빠 집에 재워야겠어.
"아 오빠, 나 여기 들래공원인데... 헬프미..."
[왜, 취했어?]
"나 말고... 성운이.."
[알겠어, 근데 나 오늘 차 수리 맡겨서 그냥 내가 업을게.]
"그래주면 완전 땡큐..."
바로 오겠다는 다니엘 오빠에게 몇번이고 고맙다는 소리를 했다. 정말 오빠 덕에 한시름 놨다. 하성운은 계속 내 손바닥에다가 뽀뽀를 해대다가 벤치에 거의 눕듯이 앉아서 나를 밑에서 올려다봤다.
"정신 좀 들어?"
정신이 좀 드냐는 말에 하성운은 고개를 내저었다.
"안되겠다, 편의점가서 견디셔 사올게."
주머니의 지갑을 꺼내며 벤치에 일어서자마자 하성운은 내 손목을 잡았다.
"...그냥 옆에 있어."
"어? 나 금방 갔다 올게."
"싫어.."
이상한데서 고집을 부리기 시작한 하성운 때문에 그냥 다시 자리에 앉았다. 거의 의자와 하나가 되어 누워있는 하성운을 내려다보며 앞머리를 손으로 슥슥 쓸며 정리해줬다.
"애도 아니고 고집은."
"나 매일 매일 꿈 꾸는 것 같애."
"뭐가?"
"...그냥, 니가 내 옆에 있는거."
하성운은 눈을 감으면서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내가 미쳤었지. 너랑 헤어지면 후회할 거 알면서 자존심때문에 너 못잡았어. 아니, 안잡았어."
"....."
"근데 이젠 그런거 다 필요 없을 만큼 니가 너무너무 좋아."
어릴 때부터 유독 다른 사람들에 비해 승부욕도 강했고 자존심도 셌던 하성운에게서 나온 이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난 느낄 수 있었다.
"나도 니가 너무너무 좋아."
하성운은 눈을 서서히 떴고 계속 하성운의 얼굴을 쳐다보던 내 눈과 맞춰졌다.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분위기 속에서 먼저 내 입술이 하성운의 입술을 찾았다. 짧게 맞춰진 입이 신호탄이라도 된 듯 하성운은 취해서 야릇해진 눈을 더 눈을 야릇하게 뜨고는 내 뒷 목을 부드럽게 잡아왔다. 그래서 나도 눈을 감았는데,
"큼 흠!"
생각보다 일찍 온 다니엘오빠가 뒤에서 인기척을 냈다. 난 엄청 놀래서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 어.. 오빠 왔어? 고마워 진짜. 빨리 왔네?"
"왠지 왜 이렇게 눈치없이 빨리 왔냐로 들리네?"
"에...에이 무슨, 오빠 없었으면 하루종일 얘 옮길 뻔 했어!"
다니엘 오빠는 하성운에게로 가서 업히라고 했지만 하성운은 괜찮다며 혼자 걸을 수 있다고 말하며 일어섰지만 일어나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린 듯 바로 벤치에 다시 털썩 주저 앉았다.
"에이, 업혀라. 니 이 상태로 혼자 못간다."
"그래 오늘은 오빠 집에서 자."
"....뭐? 그런 말은 없었잖아."
다니엘 오빠는 한껏 당황해서 나를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봤다. 생각해보니 하성운을 오빠 집에서 재운다고는 말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 깔끔함의 대명사라서 자신의 맨정신인 친구도 자기 집에서 재우는 걸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것 같았다. 그런 사람한테 취한 사람을 재워달라고 하는건 염치가 없는 행동이었다.
"아... 미안 그럼 그냥 우리 집에서 재울게."
그제서야 멘탈을 되찾은 다니엘 오빠는 다시 하성운을 업고 걸어갔다. 하성운은 금세 잠이 들었고 나는 옆에서 따라가며 잠든 하성운을 봤다.
"그렇게 좋나."
"어, 좋아."
"섭섭하네 이름이 니 어릴 땐 오빠가 젤 좋다고 내랑 결혼한다 그랬잖아."
"저기요, 어릴 때라고 기억조작 하시지 마세요."
"참내, 못 믿네-"
오빠가 뭐라 하건 말건 그냥 내 눈에는 하성운의 감은 눈, 새근거리는 코 그리고 얼굴에서 제일 예쁜 입만 보였다. 남들은 몇 년째 보면 질린다고 하던데 난 얘를 십년 넘게 봤어도 질리지가 않는데, 이상하다.
"오빠 성운이 진짜 잘생겼지 않아?"
"어...그래..."
"눈도 어쩜 이렇게 똘망똘망하구 코도 높구..."
"그렇네..."
"키는 좀 작아도 비율이 좋아서 그렇게 보이지도 않구.... 진짜 잘생겼다 얘... 피부 좀 봐...."
"이름아... 술은 니네가 마셨는데 왜 내가 토 할라 카지.."
♡ 오늘은 꼭 읽어 주세요 ♡
분량 조절 대실패로 오늘은 9.5화가 나가네요ㅠㅠ!
사실 마지막화는 시간을 좀 더 가지고 이제껏 나왔던 모든 등장인물들과 함께 하는 화로 마무리 하려고 해요!
원래 계획대로였으면 오늘이 10화로 마지막이었어야 했는데 조금 꼬였네요.ㅎㅎ
그리고 제가 생각한 건 번외가 2개를 쓰려고 하는데, 저번에 투표 해주셨던 것들 있잖아요.ㅎㅎ
거기서 가장 많은 득표수를 얻은 건 여기다가 쓰고 두번째로 많은 득표수를 얻은 소재는 텍파에 써서 메일링 해 드릴 예정이에요.
그리고 이제 마지막 암호닉 신청입니다!
입이 닳도록 말씀 드렸지만 새로운 화가 나가면 절대 그 전 화에서 신청을 해주셔도 제가 확인이 불가능함과 동시에 넣어드릴 수가 없어요. 너무 복잡해져서요.ㅠㅠ
그래서 이번 화에 마지막으로 신청을 받음과 동시에 정리를 하려구 합니다.
이미 신청해주신 분들도 누락되진 않았나 꼭 명단 확인해주시고 같은 암호닉이 생기지 않게 유의하시고 신청해주세요!
10월 10일 오후 10시 10분까지 모든 암호닉 수정 신청 받겠습니다.
제가 페이지에서 찾기 버튼을 눌러서 암호닉 신청을 확인하거든요ㅠㅠ 그러니 꼭 [] 요기 안에 넣어서 암호닉을 적어주세요!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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