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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히어로 


 


 

 

[몬스타엑스/유기현] 편의점 히어로 / 5화: Three Kinds of Love; 오늘 밤 | 인스티즈 

 


 

5 

Three kinds of love 

 


 

 


 


 

 

가자 일어나.” 

 


 

내 손을 감싸던 그의 차가운 손은 우리의 맞춤으로 인해 서서히 녹여지고 그를 바라보는 나의 눈동자 속은 점점 굳어갔다. 

그 굳어짐은 곧 나의 다짐으로 이어졌다. 


 

 

여기가 차요.” 

“…” 

여기가 계속 차요.” 

“…” 

 

 

그는 옷을 챙겨입고는 입을 한동안 떼지 않았다. 


 

 

현관문을 열고 한 발짝씩 멀어지는 그의 여운은 날 더 끌어당겼고 

더 다가오라 재촉하는거 마냥 날 점점 더 잡아 이끌었다. 

그의 뽀얗게 불그스름해진 코끝은 날 향했고 그의 품에 점점 날가두었다. 


 



 

 

[몬스타엑스/유기현] 편의점 히어로 / 5화: Three Kinds of Love; 오늘 밤 | 인스티즈 

 

  

이리와 그럼 

 


 

외투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오라고 까딱까딱 하는 저 손짓은  

절둑거리며 날아오는 남의 집 까치새의 새끼인 나를 아무 조건없이감싸주고 보듬어 주었다. 


 


 

평소처럼 내뱉었던 나의 한숨은 넓은 어깨너머로 귀를 지나쳐 그의 머리위에 꽃을 피웠고 날 바라보는 눈에는 향기가 돌았다. 

그의 눈과 코 그리고 입을 한번 스쳐 지나가고 다시 그의 투박한 어깨에 기대었을때 나의 마음 한구석은 오랜만에 햇볕이 든 창가처럼 다독여졌다. 


 

 


 

그의 채취에 몸을 녹이고 촉촉한 눈망울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렇게 쳐다보면 여자들이 넘어와요?” 

넘어온적은 있어.” 

“…” 

그런데, 내가 넘어간적은 없었어.” 

그러면 어떻게 되는데요?” 

이렇게 되지.” 

 


 


 


 

살포시 얹어져있던 그의 윗입술은 아랫입술에 그림자를 만들고 그의 입꼬리와 보조개는 더욱더 깊어져만갔다.  


 


 


 

오늘날의 밤처럼. 

[몬스타엑스/유기현] 편의점 히어로 / 5화: Three Kinds of Love; 오늘 밤 | 인스티즈 

 

 

 

밤에 별들이 쏟아지는 것같이 점점 빠져든다. 

그의 눈빛이 날 사랑한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 

. 

. 

. 

. 

. 


 

우리집, 다왔어요.” 

알아.” 

신문그거 이제 안하는거에요..?” 

우유배달로 대신했어. 너네 집 우유 안시키잖아.” 

그렇죠..” 

이제 들어가.” 

.. 갈게요. 조심히들어가세요.” 


 


 

 

 

[몬스타엑스/유기현] 편의점 히어로 / 5화: Three Kinds of Love; 오늘 밤 | 인스티즈  

 

꾸벅 인사하는 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초점없이 멍하니 바라보다  

담벼락 너머에 있는 우리집 중간 창문에 비춰지는 분위기를 살피고 

쓴 웃음으로 등을 토닥이며 나를 조심스럽게 집 안으로 들여보냈다. 

 


 

등을 몇번 다독거리며 그의 들어가…” 라는 세글자를 나에게 건냈을때, 

그 짧은 단어는 조각조각으로 깨져 나의 살갗 속으로 파고들어 따끔하게 배어버렸다. 


 


 

나의 눈이 떠지고 

머리가 깨어졌다. 

 


 

알아요? 아니, 그동안 알았어요…?” 

뭐가…” 

 


 

단호한 나의 물음에 그의 눈동자는 더 이상 날 향하지 않고 나의 뒷통수를 바라보는 우리집이었다. 

 


 

다 알잖아요…”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어어서 들어가. 너도 감기 걸리겠다.” 

들어갈거에요... 창피해서. 지금도 듣고 있잖아요. 우리아빠 소리지르는거…” 

 

 

고개를 푹 숙인채 나의 발끝만 바라보다 그의 눈망울이 시야에 들어오더니 가느다란 머리칼이 눈가를 간지럽혔다. 


 

 


 

난 내 치부를 들킨것같아 얼굴을 못 들겠어요.” 


 

 

 

[몬스타엑스/유기현] 편의점 히어로 / 5화: Three Kinds of Love; 오늘 밤 | 인스티즈 


 

아무도 너한테 뭐라할 권리 없어. 자격도 없어. 너 탓 아니야.” 


 

아무도 그 말 안해요. 다 내 잘못이라 말해요. 그리고 항상 끝에는 어떡하냐 딱하다 라는 말로 끝나요. 그리고 소문이돌죠. 


 


 

방울들이 나의 눈동자를 뿌옇게 감추고 한번 깜빡였을때 구슬들이 모여 또로록 떨어지듯  

내 불그스름한 볼이 아닌 그의 손길을 따라 흘러 내려갔다. 

 


 


 

우리 아빠는 기억을 못한대요. 내가 어렸을때부터 어떻게 자랐는지 어떤 생각을 갖고 커왔는지.” 

“…” 

차라리 기억상실이었으면 설명하기 더 편했겠네요.” 




[몬스타엑스/유기현] 편의점 히어로 / 5화: Three Kinds of Love; 오늘 밤 | 인스티즈


더 이상 앞에 희미해 지지 않기 위해 애써 참는 탓에 나의 코가감기걸린듯이 맹맹해졌다. 


 


 
 

저번에 아빠가 술 안드시고 제정신이었을때 제가 먼저 얘기 꺼낸적 있었어요 

어렸을때부터 아빠가 소리지를때 큰 발걸음으로 쿵쾅대며 다가올때가 제일 무서웠다고 

지금은 아빠얼굴조차도 보기가 무섭다고. 눈 마주치는것 조차도 난 맞는 느낌이 든다고.” 


 

“…” 


 

아빠대답은요..” 


 


 

방울들이 목구멍을 먹먹하게 만들어 말이 차마 새어나오질 않았다. 


 


 


 

사랑하는 마음에. 올바르게 키우고 싶은 마음에. 그런거였데요...” 

맞은건 넌데. 아픈건 넌데. 상처받은건 넌데. 어떻게 바르게 자랄수 있겠어. 어떻게 널 스스로 사랑할수 있겠어 


 

터져 나오는 울음을 숨기고 싶어 손으로 내 얼굴을 감싸니 손 마디 사이로 어쩔줄 몰라하는 그의 손가락들이 보였다.
 


 


 

 

[몬스타엑스/유기현] 편의점 히어로 / 5화: Three Kinds of Love; 오늘 밤 | 인스티즈 


 

 

 

날카로운 바람이 한번 스친 자리에는 개울물가에 비친것처럼 애기 발자국들이 새겨져있었다. 


 


 

어렸을때는요, 다른 애들도 나처럼 이렇게 사는줄 알았어요 

집에 한발짝 디딜수록 살얼음판 걷는 느낌에 누가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면 소름이 끼쳐요 

크면 클수록 내 몸은 깨져만 갔어요

다른 애들도 나처럼 다 겪는 일인줄 알았어요 

근데 아니었어요." 
 


 

지금 집 방구석에서 숨쉬는것조차 무서워요. 런데 아빠는기억이 나질 않는데요. 기억이 안나는척하는건지…  

오히려 그런적이 있었냐 라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데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말조차 나오지 않았어요 

칼이 목구멍에 들어오는 느낌이었어요. 


학원끝나고 저녁 열시쯤 집 현관문을 열기 전에 귀를 한번 대봐요 

그러면둘중에 하나에요. 큰소리가 나던가 아니면 끝난 후던가. 

큰소리가 나면 학원 근처로 다시 돌아가서 아무한테나 전화를  걸어요. 

그런데 이런일을 겪은 내 목소리를 들려주면 다들 한마디씩 하죠. 무슨일있냐고 

그럴때마다 급하게 마무리짓고 끊어버려요. 들키고 싶지않아서. 나 참 이상하죠. 


그래서 청소년 상담센터에 전화를 했어요1388.  

상담사분 첫마디가 그래서 지금 집에 못들어가고 나와있는거에요? 라고 하는데 정말 별말 아니었는데…  

아무말도 못하고 길바닥에 주저 앉아서 전화기만 붙잡고 울었어요.” 


 

 


 

 

[몬스타엑스/유기현] 편의점 히어로 / 5화: Three Kinds of Love; 오늘 밤 | 인스티즈 

 

 

 

그의 손바닥은 나의 머리를 감싸더니 내 귀까지 막으며 날 꽉 끌어안았다. 


 

나한테…” 

울어도 괜찮아.” 

“…” 

말해줘서 고마워. 이제 혼자 안고가지 않아도돼.” 


 


 


 

 

[몬스타엑스/유기현] 편의점 히어로 / 5화: Three Kinds of Love; 오늘 밤 | 인스티즈 


 

꼭 껴안은채, 눈물로도 번지지 않는 유화 물감을 아무렇게나 칠해진 나의 속을  

괜찮다고 다 넘어갈거라고 말해주는것같이 다 하얗게 칠해버리는것보다  

그동안 어떻게 견뎌왔니 많이 힘들었겠구나 라는 말이 더 이쁘게 색칠 해주었다. 


 


 

내 얘기 들어줘서 고마워요. 나 혼자 아니라고 해줘서... 

아무렇지 않은척 해도 돼. 이건 아무렇지 않은게 더 이상한거야.” 

 "..." 

네가 무슨 선택을 해도 손 잡고 지켜줄게.” 


  


 

 

[몬스타엑스/유기현] 편의점 히어로 / 5화: Three Kinds of Love; 오늘 밤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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