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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VIXX] 빅스에게 사랑받는 걸그룹막내에게 빙의해보자기 (11~20) | 인스티즈









안녕하세요. 은하수입니다.

재미있게 글 읽어주시고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11 (빅스들의 밤)

[빅스VIXX] 빅스에게 사랑받는 걸그룹막내에게 빙의해보자기 (11~20) | 인스티즈




홍빈, 라비는 숙소 근처 바에서 모처럼 꿀같은 휴식을 즐기고 있었어.


늦은 오후부터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가볍게 한 잔하자고 안으로 들어왔지.


술에 간단한 안주가 나오고 이야기도 어느 정도 하는 중이였어.


빅스 또한 다른 남자아이돌들의 흔한 안주거리가 된다는 여자아이돌 얘기가 나왔어.


 


" 내 말이, 진짜 솔직히 화장 지우면 아무도 못 알아보겠더라. "


" 그러니까.. 아, 근데 홍빈이 너도 뭐 좋아하는 애 있어? "


" 좋아하는 사람? 아니? 그 OO(메인보컬)이한테 좀 관심 있었는데 그 걔네 작곡가랑 사귀더라? "


" 진짜? 그 분 좀 나이 많잖아. "


" 열 살 차이. "


" 헐, 대박. "


" 왜, 너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 "


 


아니, 그게..하면서 잔만 만지작거리다가 안주를 하나 입에 넣고 다시 라비가 입을 열었어.


 


" 그, 혁이가 OOOOO 거기 막내 있잖아. "


" 별빛이? 좋아한대? "


" 응. "


" 혁이가? "


" 응. "


" .........큰일인데. "


" 왜? "


" 켄형도.. "


" 좋아한대?! "


 


고개를 끄덕이고 실소를 터뜨리면서 술을 들이킨 홍빈이 진짜 어떡하냐. 한숨을 쉬고 안주를 뒤적거려.


 


" 진짜 좋아한대?! 언제부터? "


" 몰라.. 얼마 전에 나한테 말하더라. "


" 와...... 절대 서로 알면 안되겠다. "


" 진짜로. "


" 알면 진짜 안돼, 엔형도 알면 안 돼! "


" 엔형은 켄형만 걔 좋아하는 줄 알지. "


" 알아?! "


" 말했나봐. "


" 야 그러다 켄형이 혁이한테 말하는거 아니야? 자기 별빛이 좋아한다고? "


" ......에이, 설마. "


" 아니야, 아니야! 야. 무조건 뭐든 해결될때까지 둘이 무조건 떨어뜨려 놔야해. "


" 그래야 돼? "


" 당연하지! 절대 붙여놓으면 안돼. 특히 밤에! 내가 혁이 잘 데리고 있을테니까 좀 어떻게 좀 해봐! "


" 아.. 왜 우리가 더 쫄리고 있는거야.. "


" 그러니까.. 아......... 야, 헐 근데 엔형은? "


" 왜? "


" 엔형도 별빛이 얘기 맨날 하잖아! 엔형도 좋아하는거 아니야? "


" 야, 아니야- "


" 아니래? "


" .......몰라. "


" 아씨, 야 일단 마시고 들어가자. "


 




"야 정택운! 빨리 들어와!"


 


레오와 엔이 연습을 끝내고 24시간 카페에 들렀어.


늘 그랬듯 끌려오듯 들어오는 레오고 또 뭔가 얘기할게 생겼는지 헬렐레 웃으면서 들어오는 엔이야.


꿀우유와 카페모카를 주문하고 서로 마주 앉아 엔이 얘기를 시작해.


빅스 얘기라던가 음악 얘기를 서로 주고 받으면서 하다가


자연스레 너쨍 얘기로 흘러가.


 


" 근데 진짜 다음 앨범엔 너랑 별빛이랑 듀엣하라니까? 솔직히- 별빛이는 음역대가 넓어서 빅스들한테 잘 어울리겠지만. "


" 또 별빛이 얘기야? "


" 완전 귀엽다니까! 딸내미야 내 딸내미- 아휴, 요새 인사만 하고 지나쳐서 그런지 내 사랑이 좀 식은거 같기도 하고. "


" 걔는 그렇게 생각 안 할거라니까. "


" 에이, 아니야. 완전 나 좋다고 장난도 잘 쳐주고 잘 웃어주고! "


" .......... "


" 야- 안 믿냐? "


" (끄덕끄덕) "


" 참나, 지는 말도 못 붙여봤으면서(창울말) "


" (노려봄) "


" ㅋㅋㅋㅋㅋㅋ 진짜 기특해가지고ㅠㅠㅠ 요새 우이효기보다 더 눈길이 간다니까- 아 맞다 너 그거 알아? "


" .......... "


" 아, 아냐고- "


" ..뭐를. "


" 글쎄, 켄이가 별빛이한테 관심 있나봐. 아니 내가 오랜만에 별빛이 소식 들을려고 OO(메인댄서)이한테 카톡하려고 딱! 채팅방을 들어갔는데! "


" .........(호기심) "


" 완전, 대박. 고 요망한 켄이가 걔한테 별빛이 카톡 아이디 가르쳐 달라면서- "


 


박수를 치면서 신나게 레오한테 남의 연애사 얘기를 풀어놓는 엔이야.


레오도 흥미로운지 아까랑은 다른 분위기로 엔 얘기를 들어줬어.


긴 수다를 끝내고 마지막 한 모금 꿀우유를 마시고 크, 하면서 엔이 입을 열었어.


 


" 어쨌든, 원식이 말이 좀 이해가 된다. 막상 재환이랑 잘 되면 나야 좋지만 또 막 뺏기는 느낌도 들고- 응원은 해야지! 맞지? "


" (끄덕끄덕) "


" 이제 뭐 할까? 우리 공원 한 바퀴만 돌다 가자! "


12 (레오 만남)

[빅스VIXX] 빅스에게 사랑받는 걸그룹막내에게 빙의해보자기 (11~20) | 인스티즈









너쨍이랑 켄이랑 하던 라디오 코너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어.


작가언니들이 너쨍을 아끼기 전부터 좋아라하던 엔과 레오!


켄이 앨범준비 때문에 부득이하게 스케줄을 빠지게 되서 레오가 대신 하기로 했는데


레오는 보이는방청객이나 다름없어서 엔이랑 1+1처럼 붙어서 왔어.


엔이랑 메인댄서랑 하는 라디오 코너에서 엔이 하차를 하고 말 많던 예능도 조기 종영 되는 바람에 소식도 많이 못 듣고 했는데


오랜만에 보니까 또 반가워서 눈 오는 날 개 마냥 쫄랑쫄랑 엔 옆에 따라가서 말도 많이 걸고


좀 친해졌다고 등짝 스매싱도 날리고 그랬어. 친목 고자일땐 언제고.. (혁이보다 어린애한테 맞고 사는 학연이)


항상 엔(엄마) 옆에 있던 레오(아빠)는 이 아가는 무슨 생명체인가 하는 듯한 표정으로 너쨍을 관찰하고 있었고


너쨍이 돌발행동이나 버벅대며 몰이를 당할 때 강냉이 가격을 쭉쭉 내렸지.


애기보듯 헤벌레 해가지고 5959 우이 별빛이하는 표정으로 말이야.


레오랑은 호흡을 맞춰본적이 없고 곡 작업때 빼고 말을 해본적이 없어서(작업끝나고 밥먹었을때도)


너쨍이 망설이고 있었는데 레오가 종이를 들고 너쨍 쪽으로 왔어.





" 이거 원곡이랑 똑같이 부르면 되지? "


" 네? 아, 넹! "


" 뒤에 같이 부르는 파트는 맞춰봐야 할거 같은데. "


" 어.... "


" 엔아, 폰 좀. "





이렇게 엔 폰으로 이어폰 한쪽씩 나눠끼고 대충 허밍으로 맞춰보고 부스 안으로 들어왔어.


3부 4부로 진행되는 코너였는데 3부가 끝나고 노래,광고 시간이 됐어.


엔이 작가언니들한테 분량이 왜 이러냐고 따지러 간 사이에


너쨍네 매니저가 팬들이 서포팅해준 간식가방을 들고 안으로 들어왔어.


너쨍이 품에 가득 안고 디제이 언니, 레오 순으로 나눠주고 자기 자리인 디제이 언니 자리 옆으로 앉았어.





" 잘 먹을게. "


" 넹! 저희 팬분들이 주신거라서 카메라에 인사해주세요! "

 




너쨍이 카메라에 대고 손을 흔들면서 레오한테 같이하자는 신호를 보내자


레오가 어물쩡 어물쩡 대다가 탁자 밑에서 손을 꺼내 한번 손바닥을 쫙 펴보이고 황급히 내려서 포도를 집어먹어.


허헣하고 할매같이 웃은 너쨍도 뚜껑을 열어서 딸기를 먹었어.


잔뜩 씩씩대서 들어오는 엔이 털썩 자리에 앉았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게스트가 왜그랰ㅋㅋㅋ " 디제이


" 저 너무 좋아하는거 아는데! 표현을 그렇게 하시면 안되죠! " 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디제이, 너쨍 

 

 

 

 

 

 

 

     

몇일 뒤 황 프로젝트 마무리 작업을 위해서 다시 젤리피쉬를 찾았어.                  


너쨍이 스케줄 있는동안 랩퍼는 마무리 작업을 끝내서 너쨍혼자 매니저 언니랑 녹음실로 올라갔어.


안에 들어가니까 레오,빅스 매니저가 있어서 인사를 하고


그래도 조금 편해진 느낌이여서 너쨍은 헤-하고 웃고는 레오에게 말을 걸어봐.

 




" 이것만 하면 끝이예요? "


" 응. "


" 아- 아쉽당.. "


" ...... "


" 아쉽죠! "

 




너쨍이 레오를 올려다보면서 긍정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레오는 눈을 두어번 꿈뻑이더니 너쨍 속눈썹에 붙어있던 머리카락을 떼줘.

 




" 어, 감사합니당! "


" 밥 먹었어? "


" 아니요ㅠㅠ 다음주에 앨범 자켓 촬영 있어서 급하게 다이어트 하고 있어요ㅠㅠㅠ "


" 괜찮은데.. "


" 네? "


" 안 빼도 괜찮을거 같은데 왜? "


" 아핳.. 다른 언니들보다 살이 많아가지구요ㅠㅠ "

 




너쨍 머리 위로 손을 얹더니 툭툭 두번 치면서 레오가 말했어

 




" 아직 애긴데 많이 먹고 키 커야지. "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제 안 커요ㅠㅠㅠㅠ "


" ....그래? 오빠가 고기 사주려고 그랬는.. "


" 오늘만 먹을까요? "


" 다이어트 중이라며. "


" 오늘 먹으면 왠지 키 클거같아요! ㅋㅋㅋㅋㅋㅋ "


" (정수리 폭발) "









레오,별빛 카카오톡





집에 잘 들어갔어?

네! 이제 연습실 가려구요

저 오늘 너무 많이 먹은건가 싶기도 하고

ㅠㅠ

그래?

아니야 괜찮아 잘 먹던데

좋아

ㅎㅎㅎ저희 음원 진짜 잘 됐으면 좋겠어요 ㅠㅠ

아까 오빠가 말한것처럼 더 다양하게 음악하고 싶고

오빠들이랑도 콜라보 많이하고 ㅠㅠ

저두 열심히 배워서 내구요

그래

궁금한거 있으면 물어보구

넹넹!

당연하죵!

나보다 너희 팀도 더 잘하는 사람 많으니까

그래도 내가 필요하면 연락해

ㅎㅎㅎ넹!

연습 잘해

넹!

오빠 감사합니당(반함)

다음엔 제가 쏘겠슴당!

됐어

다음에 보자










13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

[빅스VIXX] 빅스에게 사랑받는 걸그룹막내에게 빙의해보자기 (11~20)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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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_NNNNN 학연아, 항상 잃지않겠다던 그거. 다들 잘 챙기고 있는거지?


@CHA_NNNNN 재환이 상혁이. 잃어버린거 찾았대?


@CHA_NNNNN Iris


@IMByeol 제자리에 돌아오면 그 땐 나도 그 자리에 있을거야


@IMByeol 막내야 다른 의미의 사랑 가운데에서 마음고생이 심하지? 늘 네 뒤에서 있을게


@IMByeol 네가 힘들면 쉬어가도 좋다 했던 날.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밤잠을 설쳤을까 


@IMByeol IRIS









빅스네 가족회의 시간.


보통이면 장난도 치고 모이려면 시간이 걸렸을텐데 리더의 굳은 표정에 하나 둘 조용히 모여들어.


멤버 한 명 한 명씩 쳐다보고 한숨을 푹 내쉰 엔이 고개를 좌우로 꺾었다가 다시 한숨을 내쉬어.





" 우리 요새 좀 살만한가? 1위 했겠다, 해외도 돌고 왔겠다, 예쁜 후배들이 잘 해주겠다. ...회사에서 그런 용도로 공기계 허락해주신 줄 알아? "





낮게 깔린 엔의 목소리에 다들 눈치만 보고 있어.


몇일 째 엔은 방송국에서 들려오는 소문, 직멘으로 날라오는 사생과 홈마들의 의미심장한 트윗, 회사 윗분들의 잔소리 때문에 미칠지경이야.


'모 여자 그룹 중 막내가 싹싹하고 예뻐서 모든 사람한테 사랑 받고 있는 편이다. 


그런데 최근 함께 방송을 하게 된 독특한 컨셉으로 유명세를 탄 모 남자 그룹 두 명이 그 모 양한테 홀려서 팀 내 분위기를 흐트려놓는다.' 라는 증권가 찌라시도 돌고있어.


찌라시는 그저 심심풀이 땅콩이라 하지만 리더인 엔에겐 무언의 압박이 되었을수도 있었겠지.





" 한상혁. "


" 네. "


" 이재환한테 보컬 따로 연습 받고 있어? "


" .......... "


" 이재환. "


" 네. "


" 요즘 너네 뭐하는데? "


" 죄송합니다. "


" 지금 너네 위치 만족하나본데 이 정도면 되겠어? 팬분들이 다 등돌리고 우리 전체가 다 땅바닥을 기어봐야 뒤늦게 정신을 차릴거야, 뭐야. 가수가 장난이냐? "


" 죄송합니다. "


" 너희끼리 잘 풀겠지, 풀겠지 하면서 넘겼는데.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야 이 미친놈들아, 대기실 앞에서 뭐하는 짓인데 어? 나머지 애들도 애 둘이서 그러고 있었으면 어떻게 해서든 데리고 들어와야지 너넨 뭐하고 있었어? 쳐 자빠져 자고 있어? 정택운. 뭐 하고 있었는데? "


" ......미안. "


" 말만 도와준다 도와준다 이제 진짜 지긋지긋하다. 내가 말 안하고 있었는데 딱 깨놓고 말해서 우리 이미지 안 좋아. 대중들이야 모르겠지만 관계자 분들 우리한테 많이 실망하셨어. 알아? 우리 회사분들도 너희 때문에 쩔쩔 매고 있다고. "


" 죄송합니다. "


" 최근 들어 사생 늘고 있는것도 너네가 잘 생각해봐. 뒤가 캥기니까 걔네도 줄줄 따라붙는거겠지. 걔네가 병신이냐? 뭐 좋다고 니넬 따라 다니냐? 사생 욕하지말고 처신 똑바로 하고 다녀. 알아들어? "


" ........... "


" 쉽지 않은거 아는데 오늘 내로 다 정리해. 선 긋고 우리 전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생각해. "


" ......... "


" 한상혁, 이재환. 끝내. ......정택운, 너도 마찬가지야. "









너쨍네도 마찬가지였어. 리더언니가 회사에 혼자 불려간 뒤로 내내 저기압이더니


스케줄을 마치고 돌아온 너쨍을 따로 불러 앉혔어.


처음엔 무슨일인가 하고 얘기를 듣던 너쨍의 얼굴이 점점 굳어지고


걱정과 동시에 무서움도 섞였어. 이제 막 뜨기 시작했는데 나 때문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걸까.





" 알잖아, 우리 팬들 쿨한척해도 속으로는 끙끙대는거. 딴 그룹 같았으면 어떻게 우리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붙어다니냐면서 난리였을걸? 


그래도 너 상처 안받게 하려고 하는 것 좀 봐. 잘 지내라면서 우리 막내 잘 부탁한다면서. 찌라시보고도 우리팬들 같이 그렇게 해맑은 팬덤이 어딨어. 


그리구 너 팬페이지 홈마들 레스트 거는거 보이지. "


" .......... "


" 그 분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거야. 그러면서도 자기들끼리 쉬쉬하면서 너 지켜주는거야. "


" 네.. "


" 결정은 네가 하는게 맞아, 언니들이 관여를 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 "


" ...... "


" 그래도 아직은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언니는. 얼마나 팬들이 중요한지도 누구보다 잘 알거고. "


" 네. "


" ..언니가 미안하네. 우리는 사귈거 다 사겨놓고 막내는 마음대로 하지도 못하고. "


" 에이, 아니에요. "


" 잘 할 수 있지? "


" ..... "


" 으이구, 우리 막냉이- "





복잡한 마음에 울것 같아서 고개만 푹 숙이고 눈물 삼키고 있었는데


리더가 너쨍을 꼭 안아주고 이리저리 흔들면서 장난스럽게 말해.





" 능력도 좋아, 어떻게 한 팀을 다 홀려버리니? "









AM 7:15 학연-별빛 통화





" 넹, 오빠. "


' 응. 뭐하고 있었어? '


" 저 지금 막 숙소 들어가려구요. "


' 아, 그래? '


" 넹. "


' 음.. '


" ....... "


' 얘기할게 있는데, 아직 숙소 안들어갔지? '


" 네. "


' 후우, 우리 사이에서 문제가 좀 있지. 그냥 돌려서 말 안할게. 당분간 그냥 방송 아니더라도 이래저래 서로 안 마주치는게 좋을거 같아. '


" .... "


' 나는 너도 아끼지만 솔직히 우리 애들이 먼저거든. OO(리더)이 누나도 그렇게 생각할거야. 어느 리더든 자기팀이 중요하니까. '


" 네. "


' 응. 지금 누가 좋고 싫던 별빛아. 잠깐 접자. 다 접고 진짜 여유 생겼을 때 그 때 시작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 나는. ..쉽지 않은거 다 알지. 그래도 나는 어제 애들한테 모진 말 하면서 다 정리하라 했고, 되도록이면 너도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


" ...네. "


' 오빠가 이렇게 나올 수 밖에 없어서 미안해. 조금 이해해주라. 우리 진짜 어렵게 조금씩 올라왔잖아. '


" 네.. "


' 미안, 오빠 먼저 끊을게. '


" 네. 들어가세요. "










14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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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빅스랑 만날 일이 없었어. 기사로 빅스 컴백이랑 겹친다는 소식을 접한 너쨍네 회사식구들이 


컴백 날짜를 미뤘고 너쨍네도 연습기간이 더 늘어났다고 좋게 생각하며 컴백 날을 준비해왔고. 


음방 때도 특별한 경우 빼고는 사전녹화로 스케줄을 소화했거든. 엔딩 때도 일부러 떨어져있는것도 


신경써서 그랬던거고 멤버들 모두 어떻게든 막내가 더 이상 혼란스럽지 않게 활동에만 집중하게 

 

너쨍 모르게 노력하고 있어.   









매일 조금씩 카톡, 전화를 하면서 남들과 같이 썸을 타던 켄이랑 연락을 안하니까 뭔가 허전한 느낌이 있는 너쨍이야.  


아침에 일어나서, 녹화를 끝내고 폰을 켜면 항상 카톡이 와있었는데  


이젠 폰을켜도 보이는건 바탕화면 뿐이니.  


또 이런 감정을 느끼는걸 너쨍도 알았고 가족회의 때 언니들한테 말한적도 있었어. ' 저 아무래도 재환 오빠 좋아하나봐요. ' 언니들은 굳이 좋은 감정을 막지 않았지.  


그래도 다가가는 방법은 없었고 너쨍은 몇날 몇일 상사병마냥 끙끙 앓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괜찮아진듯 해.  


또 이번 컴백은 그야말로 대박. 독특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상승세를 달리고 있었고 

  

멤버들 모두 바쁘게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어. 









음방 녹화 날 아침 1위 후보라는 소식을 듣고 신난 너쨍네는 SNS로 팬들이랑 신나게 대화를 하면서 


 

가고 있었어. 너쨍도 웃으며 핸드폰을 보고 있는데 엔 그리고 모르는 번호로 카톡이 왔어. 





빅스엔선배님 '1위 후보 축하해!!!! 노래 잘 듣고 있다~~ㅋㅋㅋ' 


정보없음 '1위 후보 축하해. 뒤늦게 컴백도 같이 축하해. 수록곡도 너무 좋더라 항상 화이팅. ' 





"헐."  

  




너무 갑작스럽게 온 문자에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급히 핸드폰을 숨겼어. 피곤에 쩔은 언니들이 곤히 잠을 자고 있어서 다행이야. 오늘따라 스케줄이 얼마나 고맙던지.  









엔딩 무대에 올라서기 전에 메이크업 수정을하고 너쨍은 오랜만에 언니들 눈을 피해서 밖으로 나왔어.  


그동안 못나가게해서 대기실안에서 자고 또 자고 했는데 밖이라 해봤자 복도지만 그래도 조금은 숨이 트여.  


두어번 마주치면서 친해진 연예인들이랑 인사를 하고 수다를 떨고 있는데 그 옆으로 빅스들이 지나가.  


당연히 양쪽 모두 서로를 봤지만 눈 인사 정도로 끝내고 등을 돌리는데 마지막으로 가던 레오가  


너쨍 머리 위에 손을 한 번 툭. 얹고 지나가지.  


뒤늦게 레오 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이미 빅스 멤버 모두 코너를 돌아 무대 뒤로 나간 후야.  

  




" 어, 우리도 준비해야겠다. 좀 있다 연락할게- "  


" 네 언니- 응원 갈게요! "  


" 응. "  









엔딩 무대 때 팬들이 있는 쪽에 서 있는 너쨍네였어. 그 뒤엔 빅스들이 서 있지. 너쨍네보다 당연히 키가 다 커서 그 뒤에서도 자기 팬들이 다 보임.  


카메라가 돌고 일위 후보라서 조금 더 앞에 나온 너쨍네가 2위에 그치고 1위 가수에게 인사를 건네고 무대 밑으로 내려와.  


다시 사복으로 갈아입고 화장실을 들렀다 나온 너쨍은 바로 옆 벽에 기대서 폰을 만지고 있는 켄을 봤어.  


너쨍은 순간 드디어 만났다 싶어서 켄 앞으로 가.  





" 안녕하세요. "  


" 네, 안녕... 어, 별빛아. "  





폰을 보다가 무의식적으로 인사를 받아치려던 켄이 너쨍을 보더니 아는척을 해.  


뭔가를 말하고 싶은데 사람도 많고 해서 대기실 끝 쪽에 있는 작은 창고로 자리를 옮겨. 할 얘기가 있다고 해서 켄이 데리고 간 자리야.  


창고 안은 그냥 두 사람이 있기에는 조금 좁은 장소였어. 불도 못키니까 바깥 불에 의지해야하고 어쨌든 어색한 분위기에 잠시 둘 다 말이 없다가  

  




" 일위 후보 축하해. "  


" 아, 고마워요.. "  


" 잘.. 지냈지? 엄청 바쁘게 지내서 나 폰 새로 샀는데도 영락도 못했어. 방해 될까봐. "  


" ...네..... "  


" 내 생각 안 났어? "  

  




정면으로 켄의 가슴팍 쪽만 쳐다보고 있다가 켄의 말에 고개를 둘어 눈을 맞추는 너쨍이야.  

  




" 아, 아니 그냥 물어보는 말이야. "  


" ....... "  


" 미안. "  


" 오빠 생각 많이 했어요.연락 안 되니까 보고 싶기도 하고. "  


" ...... "  


" 이게 좋아하는 감정이구나 하고, 왜 더 빨리 알아채지 못했을까. 더 빨랐다면 지금은 어땠을까. "  


" 내 생각 많이 했었어? "  

  




그대로 계속 눈을 맞추다가 다시 눈을 피해 켄 뒤쪽 문을 쳐다보면서 말을 이어   

  




" 요즘도 생각해요. 그리고 계속 만나면 하려고 했던 말고 생각하고 그랬는데.. "  


" 응. "  

  




너쨍이 한번 한 숨을 푹 내쉬거 눈을 질끈 감았다가 켄 눈을 쳐다봐.  

  




" 저 아직 오빠 많이 좋아하는데요. "  


" ....... "  


" 너무 좋아서 그러는데. "  


" ....... "  


" 나랑 사귈래요? "










15 (후회 그리고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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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랑 사귈래요? "  

  




너쨍은 고백함과 동시에 곧바로 후회를 했어. 여자가 지조 없이 만나자마자 들이대는 꼴이란... 그리고 또 켄이 많이 당황한 눈치였거든. 그렇게 서로 눈을 피하고 각자의


생각에 빠졌어. 너쨍은 하지말걸..하지말걸..하고 당장이라도 제 머리를 뜯고 싶은 심정이야.  


우물쭈물하는 켄을 보고는 아, 그냥 나갈까하는데 켄이 저기..하고 말을 꺼내.  

  




" 못 들은 걸로 할게. "  


" ....... "  


" 그리고. "  


" ....... "  


" 너 좋다는 사람 많으니까 너 좋다는 사람 만나. ..미안, 먼저 간다. "  

  




단호하게 말하고 뒤돌아서 나가버리는 켄의 반응에 너쨍은 자리에 주저앉아 같은 말만 반복했어.  

  




" 혼자 급했어. 혼자 급했어ㅠㅠㅠㅠ "  









너쨍의 말을 들은 언니들은 심각하긴 커녕 크게 웃음을 터뜨렸어. 좋다고 번호 따갈땐 언제고 이제와서 바람 맞추냐 화를 내는 언니도 있었지만


우리 막내가 고백을 할 줄 알았냐면 너쨍을 우쭈쭈 우쭈쭈 놀리지.  

  




" 저 완전 우울하거든요... "  


" ㅋㅋㅋㅋㅋ오구오구.. 괜찮아 그럴수도 있지- "  


" 이재환이 너 별로 안 좋아했나보지 뭐. 고백할 땐 언제고 잠깐 연락 안하니까 마음 변하는것 좀 봐ㅋㅋㅋ "  


" ㅠㅠㅠㅠ 저 빼고 다 나가주세요..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진짜 진짜 기분이 안 좋은데 언니들까지 이러니까 눈물이 나려고 하는거야. 생각해보니까 켄도 언니들처럼 그냥 나 귀엽게 본건가 싶기도하고


아니 그럼 고백은 왜 했던건데 싶기도하고..  


결국 이불을 뒤집어쓰고 펑펑 우는 너쨍을 보고 나서야 언니들은 웃음을 멈추고 너쨍을 달래주기 시작했어.  









다음 날 퉁퉁 부은 눈으로 팬들에게 걱정을 사고 오전 스케줄을 소화했어.


홈마들이 울었냐고 눈 많이 부었다고 아프냐 많이 걱정 어린 소리를 냈지만 너쨍은 허허 웃어보이며 야식을 먹고 잤더니..하고 우스갯소리를 해.


영문 모르는 홈마들은 당연히 프리뷰에 야식을 먹고 잤다는 우리막냉이ㅋㅋㅋ 라는 식으로 코멘트를 붙여.  


오늘 음방 역시 1위 후보에 올라서 방송국 주차장 미니 팬미팅에서 팬들이랑 화이팅!을 외치고 왔어.


아직도 눈에 붓기가 있어서 냉찜질기를 들고 이리저리 다니다가 엔딩 무대로 올라가.  


엠씨 옆에 쪼르르 서서 집계된 걸 보면서 점수 계산을 하던 너쨍은 '1위다.'라는 생각에 씩 웃으며 팬들이 있는 쪽으로 쳐다봐.  





"축하합니다. OOOOO의 보름달!"  





고개숙여 우는 리더 언니를 이어서 자리에 주저 앉은 메인 보컬, 메인댄서, 랩퍼 언니가 보여.


그 옆에 빅스가 서 있었는데 타이밍 좋게 리더 바로 옆에 있던 켄이랑 눈이 마주쳤어.


서브 보컬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는 동안 켄이랑 너쨍은 계속 아이컨택을 하다가 먼저 눈을 피한 너쨍은 왠지모를 감정에 북받치는걸 꾸역꾸역 삼키고 팬들을 쳐다봐.  

  




" 열심히 하겠습니다! "  

  




라는 서브보컬의 말을 끝으로 앵콜 무대가 시작됐어.


모든 출연진이 너쨍네에게 인사를 건네고 아직도 펑펑 울고 있는 언니들을 일으켜 세운 너쨍을 트로피를 건네 받고 노래를 불러.   


뒤늦게 들어가던 빅스들이 너쨍네를 토닥이며 수고했다며 축하한다고 해줬고 레오가 혼자 뒤돌아서 안 우는척하고 있던 너쨍을 발견하곤 어깨를 툭툭. 토닥여주면서  

  




" 수고했어. 1위 축하해. "  

  




하곤 무대 밑으로 내려와. 그와 동시에 너쨍은 팔로 눈을 가리고 엉엉 울기 시작했어.


그 동안 힘들었던것도, 고마웠던것도 미안했던거 서운했던 것들이 한꺼번에 다 몰려 왔거든.  


뒤늦게 울고 있는 막내에게 언니들이 다가갔고 팬들은 울지마-하면서 너쨍을 애타게 부르고 있었어.  









연습시간 뒤 엔, 켄은 연습실 근처 카페에서 모처럼 여유로운 휴식을 갖고 있었어. 컴백 활동 얘기, 음악 얘기를 하다가 자연스레 너쨍 얘기로 흘렀지.  

  




" 1위 할 거 같았어. 혼자 또 기특하게 안 울고 있더라. "  


" 울었어요. "  


" 안 울었어- "  


" 마지막에 참는것 같더니만 펑펑 울던데요? "  


" 아 진짜? "  


" 네. "  


" 뭔가 내가 그 때 모질게 말해서 먼저 못 다가가고 있는거있지. 그 때 운이랑 나랑 별빛이한테 문자 보냈었는데 답장이 없더라고. ....너는 마음 다 접었어? "  


" 어떻게 다 접어요. "  


" 아직 좋아하지? "  


" 네. "  


" 그래. 너 별빛이 보일 때마다 눈으로 쫓는거 다 보인다. 임마. "  


" ㅋㅋㅋㅋ 보여요? "  


" 얼마나 바쁘게 눈동자를 굴리시는지- "  


" ㅋㅋㅋㅋㅋ 아, 어제요. "  


" 응. "  


" 별빛이랑 얘기했는데, 어.. 음. 저 고백받았거든요. "  

  




켄의 발언에 놀라던 엔은 호기심 있는 표정을 짓다가 짐짓 엄하고 또 한편으로는 걱정되는 얼굴로 켄을 쳐다 봤어. 


그 사건 이후로 줄곧 '아직 안돼, 알지?'라는 말을 많이 해온 엔인걸 알기에 켄은 쓴 웃음을 지으면서 손사래를 쳤어.  

  




" 안 받아줬어요. 표정 좀 풀어요- "  


" ..... "  

  




이번엔 별빛이는 어떡하냐는 얼굴이길래 켄이 장난스레 언성을 높이지.  

  




" 나보고 어떡하라는거지?! ㅋㅋㅋㅋ "  


" 어떡해. "  


" 아, 상처 받은 표정이여서 그냥 바로 나왔어요. "  


" ....... "  


" 다 형 때문인거 알죠? "  


" ...... "  


" 형, 별빛이가 한 번 더 오면 "  


" 야- 안돼. "  


" 그 땐 나도 안 피해요. "  


" 이재환. "  


" 이제 아이돌 하기 싫어 그런 노래 안 부르고 싶어요. "  









오랜만이야. 팬싸 Q&A  

  




Q. 1위 가수 된 소감.  

A. 리더- 마지막에 제일 많이 울었던 우리 막내가 말해볼까요?  

팬들- ㅋㅋㅋㅋㅋㅋㅋ너도 울었잖아! ㅋㅋㅋㅋㅋㅋㅋ  

리더- 쉿.  

별빛- 다들 안 운것처럼 행동하네요? 어.. 우선, 이번활동은 주위에서 많이 너희 1위할 것 같다, 대박날 것 같다 하셔서 조금 기대는 하고 있었어요 솔직히. 언젠간 1위 하겠다 싶었는데 여러분들 덕분에 조금 일찍 트로피를 받지 않았나 싶기더 하구요- 아 이제 나도 팬분들한테 조금은 자랑스러운 가수가 되겠구나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트로피 들어 올리며) 이거 여러분들꺼예요! ㅋㅋㅋ 앞으로 우리 계속 같이 으쌰으쌰해요!  





Q. 처음에 울음 참은 이유?  

A. 별빛- 저희 이름 불리고 나서 막 울음이 나려는데 옆에 보니까 OO언니(서브보컬) 빼고 다 주저 앉아서 우는거예요. OO언니(서브보컬)도 울 것 같아서 그 와중에 소감 걱정하고 있었어요. 결국 언니가 했지만  

팬들, 멤버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별빛- 그리고 끝까지 참을 수 있었는데 여러분들이 막 슬로건들고 좋아하는거 보고...  

메인보컬- 울었어요?  

리더- 울었어요?  

메인댄서- 우리 막내 울었어요?  

별빛- (멤버들 쪽으로 몸 돌려서) 왜 다들 나만 운것처럼 행동하죠?  

랩퍼- 무슨 소리예요. 지금 니 눈만 부었는데.  

리더- 언니들은 울지 않아. 그쵸?  

팬들- 네!ㅋㅋㅋㅋㅋㅋㅋㅋ  

별빛- 참나.  

팬들, 멤버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별빛- 저 빼고 다 나가주실래요? 혼자 있고 싶네요.












16 (다시 시작)

[빅스VIXX] 빅스에게 사랑받는 걸그룹막내에게 빙의해보자기 (11~20) | 인스티즈









언제부턴가 우리 팀도 빅스도 바빠져서 활동 겹치면 인사만 하고 또 각자한테 


붙어있는 카메라에 시선을 돌리고 이러다 보니 연락할 틈도, 찌라시가 생길만할 거리도 안 나왔어. 


내가 생각해도 그냥 본업에 충실해서 잘 지내고 있었지. 


활동 막바지에 다다라서 슬슬 공식 스케줄에 시간이 비고 축제 행사만 뛸 때 쯤 


매니저 오빠가 나한테 그러는거야. 더 로맨틱 아이돌 나가 보지 않겠냐고 


나는 당연히 당황했지, 겨우겨우 팬들 쿠크심장 붙잡아 놓고 있었는데 


이런 짝짓기 리얼리티가 왠 말이야. 난 싫었어, 그냥. 친하지도 않는 사람들이랑 모르는 곳에 가서 


이러쿵 저러쿵하는게, 뭔가 찌라시 이후로 사람 만나는 프로그램을 꺼리는 성격이 되버렸다고 해야하나. 









" 싫어요.. " 


" 꼭 짝 안 만들어도 된대, 가서 좀 쉬고 와. " 


" 거기서 또 어떻게 안 그래요. " 


" 대표님이 갔다오래. " 









그럴거면 애초에 왜 물어봤어, 그냥 단톡에 스케줄 잡혔다 말하지. 


아무 잘못 없는 매니저 오빠만 잔뜩 노려보다가 연습실로 들어갔어 


내가 문을 쾅 닫고 들어오니까 언니들이 무슨 일이냐고 막 물어보고 그랬는데 


아무 일도 없다 그러고 내일 있을 행사 연습에 열을 올렸어. 









간만의 개인 스케줄에도 조금 꽁해있는 모습으로 촬영 장소로 이동하고 있었어. 


시간도 오후라 조금 피곤해서 그랬기도 했고 팬들 걱정도 되고 해서 그러고 있었더니 


매니저 오빠가 백미러로 보다 보다 안되겠는지 표정 좀 풀으라고 하는거야 


난 또 오빠한테 카메라 불 들어오면 저절로 표정 관리 되거든요? 하면서 틱틱거렸어. 


나 요새 질풍 노도의 시기인가... 


아무튼 약속 장소가 공항 앞 풍선이 달려있는 가로등 앞이래. 공항 앞에 내리니까 


스탭분들이 계셔서 코디 언니한테 마지막 점검을 받고 차에서 내렸어. 









"안녕하세요." 





카메라 옆에 계신 스탭분이 미션 봉투 같은걸 주시길래 봉투를 열었다? 


근데 진짜 허무하게〈VIXX 한상혁> 이렇게 적혀있는거야 


보통 막 블라인드 데이트랍시고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만나고 인사하고 그러잖아 


예상치 못한 상황에 그냥 웃어버리고 스탭들 뒤에 있는 가로등으로 향했어. 


속으로는 이걸 다행으로 여겨야하는지, 불행으로 여겨야하는지 이러고 있었고 









" 상대가 누군지 모르고 막 그래야 떨리고 그렇죠-" 









가로등에 있는 풍선을 풀어서 손에 들고 카메라에 대고 말했어. 


그래도 이렇게 이름 알고 있으니까 더 떨려요, 그분도 알고 계세요? 









" 예전에 프로그램 같이해서 어색하진 않을 것 같은데." 


- 최근까지 연락하는 사이? 


" 그건 아니구요. 아, 최근에 또 못 뵈고 그래서 어색하려나.. 모르겠어요." 


- 둘 다 막내이고, 동갑이여서 첫 데이트는 이렇게 묶어봤는데. 


" 음... 저 빠른년생이라 한 살 어린데, 괜찮겠죠? " 









저 멀리서 사람들이 오길래, 나는 왔구나 싶어서 


카메라 렌즈를 거울 삼아 머리도 빗고 눈 화장도 확인하고는 오는 쪽을 쳐다보고 있었어 


자주 보고 연락하는 사이였는데 오랜만에 보려니까 떨리더라고 









" 어? " 


" ..왜요? " 


" 미모의 여성분이 분홍색 풍선 들고 계신다고 했는데, 풍선은 여기 있는데 미모의 여성분은 어디.. " 


" 아 뭐예요! " 





첫 만남부터 투닥거리게 만드는 한상혁, 그래도 어색한 것 보단 낫더라 


나도 웃으면서 막 팔뚝 치고 첫 만남에 성격 나오게 하지말라고 그러니까 


한상혁은 또 웃으면서 손으로 내 주먹 막고 몸싸움 아닌 몸싸움 벌이다가 풍선도 날아가버리고 


좀 시끌 벅적했어. 그러다 정식으로 인사하겠다고 서로 옷 매무새 봐주다가 또 눈 마주쳐서 


웃어버리고,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고 내심 좋아져서 또 웃고. 





" 안녕하세요, OOOOO 별빛입니다. " 


" 안녕하세요, 빅스 혁입니다. " 


" 반갑습니다. " 


" 네. " 





먼저 악수 하자고 손 내미니까 또 뭐가 좋다고 히죽 웃으면서 손 잡고 격하게 흔들더라 


여기서 또 지고 있을 내가 아니잖아, 나도 있는대로 손에 힘주고 막 흔들어 댔지. 


한참을 흔들다가 그대로 손 잡고 공항으로 들어가버리는거야, 순간 어? 이게 뭐지 하면서 손 빼려고 힘주니까 


한상혁이 더 힘주면서 내 손 못 빼게해서 진짜 카메라 다 켜져있는데에서 당황해서 


한상혁 올려다 봤다? 그러니까 웃으면서 





"미션이예요." 


"네?" 


"5분간 손 잡고 있기." 





이러면서 아무렇지 않게 막 몇 년 된 커플처럼 자연스럽게 나 데리고 들어가는데 


또 그 때 한상혁이 진청자켓 입고 있어서 뭐라해야하나, 덩치가 살아있다고 해야하나 


안그래도 덩치큰데 더 우람해보이는? 암튼 그런 느낌이여서 조금 설렜던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손이 찬 편인데 한상혁 손도 크고 따듯해서 안정감 있기도 했고. 









제주도로 갈 짐도 옮기고, 비행기도 타야하고 해서 카메라를 다 끄고 순서 기다리고 있는데 


한상혁이 도무지 손 놓을 생각을 안하는거야 그래서 내가 카메라 꺼졌는데 뭐하냐고 손 빼려고 하니까 


또 한 번 더 꽉 잡아오면서 능글 맞게 웃는거야, 아니 이 선배님은 성인 되서 능글거리는 것만 배웠나.. 


내가 뭐야? 이러면서 올려다보고 표정 웃기게 해서 까부니까 5분 안 지났는데? 이러면서 손을 고쳐 잡는데 


세상에 마상에.. 손 깍지를 끼더라, 그러고 내가 벙쪄서 계속 올려다보고 있으니까 


목소리 작게 해가지고 나한테 얼굴 가까이 하면서 





"설레?" 


"미쳤냐?" 


"김별빛 말 거칠어진 것 좀 봐." 


"사람들 보고 있잖아." 


"프로그램 찍고 있는 줄 알겠지." 


"이러다 또 찌라시," 


"아직도 신경 쓰고 있어?" 





아직도 신경 쓰고 있어? 라니, 평생 신경 쓰고 살아도 모자랄 판에. 


한번도 찌라시에 안 오르고 활동하고 계시는 선배님들도 많이 있는데 난 내 활동에 오점 남긴 것 같아서 


항상 하는 행동에 조심 또 조심해서 살아가고 있었는데 


한상혁이 갑자기 이런 말 꺼내니까 내가 예민한건지 모르겠는데 기분이 살짝 나쁜거야. 


그래서 표정 굳히고 손 안 잡힌 손으로 한상혁 손 떼내고 매니저 오빠 있는 쪽으로 갔어. 









한상혁팀, 담당스탭들, 우리팀 순으로 들어가서 나는 좀 늦게 들어갔어 


비행기 자리 찾아서 가는데 우리 말고도 다른 커플들이 짝지어서 앉아 있더라고 


친분 있는 사람은 경리 언니 뿐..? 나머지 분들은 다 안면만 있는 상태라서 


꾸벅 꾸벅 인사를 드리고 경리 언니가 자리에서 일어나길래 한번 꼭 껴안고 내자리로 갔어. 


내자리는 당연히 한상혁 옆. 


아까 내가 너무 못되게 손 빼버리고 간건가 싶어서 한상혁 통로에서 쭈뼛거리고 있었는데 


폰 만지고 있던 한상혁이 고개 들고 동그랗게 눈 떠가지고 어디 갔다 왔냐고 아무렇지 않게 묻는거야 


그래서 나도 그냥 회사사람들이랑 있었어 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했지. 





"자리 어디야?" 


"너 옆" 


"안 쪽?" 


"응" 


"왜 그렇게 뚱해 있어-" 


"뭐가-" 


"지금 입술 이만치 튀어나왔는데?" 


"아-니-거-드은-" 





하고 창가 쪽으로 한상혁 다리 건너서 들어갔어. 내가 고개 까딱까딱 거리면서 말을 늘여서 하니까 한상혁이 웃겼던건지 


막 웃으면서 우리 이거 찍어야해하고 카메라 들이댔어. 


어제오늘 한숨도 못자고 그래서 피곤한데 어떡하지하면서 눈치만 보고 있으니까 


나랑 찍기 싫어? 하면서 조심스럽게 말하더라, 그 모습에 뭔가 귀여움이 느껴져서 


웃으면서 피곤해서 내리기 전에 찍으면 안되냐 그러니까 같이 따라 웃으면서 그러라 하더라고. 









나는 창가쪽이라 다른 자리에 앉아있는 분들이랑 얘기를 많이 못했는데 


한상혁은 뭐가 그리 들뜨는지 한시도 입을 쉬게하지 않더라. 


나랑 놀아 주지도 않고 역시 나한테 좀 서운했구나 싶어서 한상혁 떠드는거 구경하고 있었는데 


한순간에 졸음이 확 몰려와서 나도 모르게 꾸벅 꾸벅 졸고 있었어 


마침 한상혁이 내 쪽으로 고개 돌리길래 나 고개 안 떨군척 하고 의자 뒤로 기대서 눈 감고 있었는데 


한상혁이 내 손등 톡톡 치면서 





"피곤해?" 


"응.." 


"자" 


"잘거야..말 시키지마..." 


"목 아프게 자지 말고 기대서 자." 





하면서 반대팔 들어가지고 내 머리 자기 어깨에 닿게하곤 나 편하게 자세도 낮춰주더라 


키도 커서 앉아 있기 불편할텐데 싶다가 한상혁 온기도 있고 그러니까 편하고 따듯해서 눈 감으니까 


자기도 내 머리에 지 머리 올리고 자는 것 같았어 









정말 오랜만에 만난 건데도 나를 위해서인지, 자기도 어색한 분위기 싫어서인지 


이리저리 맞춰주고 웃어주는거에 좋기도 하면서, 또 무슨 일이 날까 무섭기도 했어. 


근데 한상혁한테 기대있는 그 순간만큼은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고 그래서 


잠깐인데도 편하게 잔것 같아. 










17 (Yes or No)









 제주 공항에 도착해서 촬영 들어가기 전에 메이크업 수정을 받고 있었어.   


다른 분들이랑 얘기도 나누고 아까 못했던 인사도 나누다 보니 스탠바이를 외치는 소리가 들렸어.

   

처음으로 정해준 커플 별로 차를 타고 장을 보러 가는 거였어.   


근데 나나 한상혁은 아직 면허가 없으니까 다른 커플 차로 같이 이동하기로 했고   


밤이고 바다 쪽이라 그런가 바람이 많이 불어서 여분으로 가져온 옷 꺼내려니까 트렁크도 열어야하고 해서   


그냥 팔짱끼고 동동 뛰고 있었단 말이야, 어디 갔다 온 한상혁이 춥냐고 물어보길래   


그냥 쌀쌀하다고 차 타면 괜찮다 하고 먼저 차에 올라탔어.   









마트로 이동하는 동안 스탭한테 단체 문자가 왔어   


[1차 조사 하겠습니다. 현재 남자분과 데이트를 이어 나가고 싶으면 Y, 다른 남자 출연자를 원하면 N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문자가 도착함과 동시에 한상혁 눈치 볼 것도 없이 Y를 보냈지   


그냥 다른 사람이랑 있으면 어색하니까.. 암튼 홀드 버튼을 누르고 옆을 쳐다보니까 한상혁도 막 문자를 보내고   


주머니에 폰 넣으면서 내쪽을 쳐다보고 있더라   


눈썹 한쪽 꿈틀거리면서 뭐. 이러니까 한상혁 또 그 웃는거 있지, 그렇게 웃으면서   





" 얼레, 김별빛. 왜 눈치를 봐? "   


" 내가 언제 "   


" 너 N 보냈지? "   


" 아니거든, 너야 말로 N 보낸거 아니야? "   


" 난 당연히 Y 지. "

   

" 나도야. "  

 

" 진짜? "   


" 진짜. "   


" 말도 안돼. "   









- 왜 Y라고 보냈어요?   


" 그냥요, 상혁이랑 있을 때 제일 편안해서? 그냥 제가 워낙 편한걸 좋아해서요. "   


- 그럼 계속 쭉 상혁군이랑만?   


" 모르죠, 다른 분이랑 친해지면 그 분이랑 있고 싶을 때가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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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있는거 사와- "   


" 맞기 전에 내려 "   


" 너무 하네. "  





마트 주차장에 차 대 놓고 내리는데 한상혁이랑 운전 하신분이 뻔뻔하게 안내리고 있는거야  

 

그래서 나랑 한상혁이랑 투닥투닥하고 그 커플은 그들대로 투닥거리고 있었어.   


창문 밖으로 고개만 쭉 뺀 한상혁이 너무 얄미워서 양 볼 세게 잡고 앞으로 죽 잡아 댕기니까   


그제야 내린다고 내린다고 버둥거렸어.   


마트 안으로 들어가니까 다른 커플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서둘러서 카메라 앞으로 갔지.   


저녁 팀, 간식 팀으로 나눠서 장을 보기로 했는데 나랑 한상혁은 간식 팀이 됐어.  

 

아까 찬 바람 쐬서 그런지 열이 오르는 것 같았는데   


이 정도 열이야 뭐 별거 아니지 하고 돌아다녔는데 그게 아니였어.   





" 저기.. "   


" 어? 별빛씨가 바구니 들고 있었구나, 주세요. 내가 들게요. "   





한상혁은 다른 사람이랑 장보고 있길래 앞에 있는 남자분 옆으로 섰어  

 

내가 바구니 들고 있는걸 보자마자 들어줘서 고맙다고 인사하고는 둘이서 다른 맛있는 걸 찾으러 다니다가   


냉동식품 코너로 왔어. 냉동칸 문을 여는데 한기가 확 들어오니까 내가 몸 움츠리면서 뒤로 물렀거든  

 

그러니까 그 분이 추워요? 하고 물어보더라  





" 괜찮아요. "   


" 뒤로 가 있어요, 뭐 좋아해요? "   





자기가 꺼내겠다고 나 뒤로 문 옆으로 세우고 뭐 좋아하냐고 물어보는데 사람 괜찮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초면인데도 다정하게 대해주고, 연예인 친구 또 생겼다 이러면서 속으로 내심 좋아하고 있었어.  

 

치즈스틱이랑 만두가 눈에 띄어서 그 분한테 치즈스틱이랑 만두 좋아해요? 물어보니까   


좋죠하고 웃으면서 장바구니에 바로 담아주셨어.  

 

그러고는 나한테 시선 돌리셨는데 안색 안 좋아보인다고 괜찮냐고 계속 물어봐주시고   


나 챙겨주셔서 너무 고마웠지.   









장 다 보고 나서 계산하는거 기다리고 있었어   


아까 그분이 여기서 맏형이신것 같더라고, 같이 커플인 여자 분이랑 계산 하고 있길래 나혼자 멀뚱 멀뚱 서있었어.   


한상혁은 뒤늦게 다른 남자분이랑 오다가 나랑 눈 마주치니까 계산대에 바구니 올려놓고 내 옆에 와서  

 

어깨 툭툭 건들이면서 뭐라하는거야, 안 그래도 몸 안좋아서 어지러운데   





" 어디 있었냐? "   


" OO오빠랑 같이 장 봤어. "   


" 나랑 안보고? "   


" 너가 먼저 나 버렸잖아. "  

 

" 내가 언제. "   


" 머리 아파. "   


" 왜? "   


" 감기 걸릴 것 같아. "   





그 새 계산을 다 하고 그 분이 나한테 와서 뭐라 말 걸려고 하는데 한상혁이 쌩 가버리는거야 갑자기 

  

그래서 나는 뭐지? 싶다가도 그래도 나름 선배님이 말 하고 계시는데 하고는 귀 기울였단 말이야  

 

그러니까 막 그 분이 웃으면서 Y보냈냐고 N보냈냐고 그러고 나랑 같이 데이트 해요 이러더라?   


그래서 내가  





" 저 Y 보냈어요. "   


" 아 진짜? "  

 

" 네. "   


" 상혁이는 N 보냈다던데. "  

 

" ..아닌데? 아까 저랑 같이 Y 보냈다고 그랬어요. "   


" 나한테 뭐 보냈냐 물어보길래 나도 물어보니까 N 보냈다던데요? "   


" 에이, 잘못 들으신거겠죠. " 

  

" 그건 나중에 알게 되겠죠? 일단 숙소가서 봐요. "   


" 네. "   









주차장 쪽으로 가는데 우리가 탔던 차는 없고 한상혁만 덩그러니 서 있는거야.   


그래서 내가 뭐야? 어디갔어? 이러면서 엄청 당황하니까 한상혁이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서 숙소 얼마 안 걸린다고 걸어가도 된다길래 먼저 가라 했는데? 이러는거야   


아까 내가 감기 걸릴것 같다고 말했는데도.. 이거 나 완전 약 올리려 하는거 맞지?  

 

카메라도 없고 진짜 딱 우리 둘만 남아서 내가 짜증난다는 얼굴로 한상혁 앞으로 가서 올려다 봤다?   


근데 한상혁 얼굴도 장난 아닌거야 애가 표정이 싹 굳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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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짜증 나는 얼굴이야."  

 

" 너야 말로 표정이 왜 그래. "  

 

" 너가 나한테 올 때 부터 짜증 내면서 왔잖아. " 

  

" 짜증이 아니라 몸이 안 좋아서 그렇다고, 아까 말했잖아 머리 아프다고, 감기 올 것 같다고. "   


" 그러게 누가 옷을 얇게 입고 오래? "   


" 너 지금 나 약올려? "  





이러면서 한숨 쉬고 자기 청자켓 벗어서 내 어깨에 덮어주더라, 진짜 츤데레를 넘어선 시발데레인가봐 얘.   


또 막 이렇게 챙겨주니까 화내다가도 할 말 없어서 딴 곳만 쳐다보고 있으니까 한상혁이 가자. 이러면서   


내 어깨 감싸고 걷더라, 체온 때문에 그런지 따듯해져가지고 밀쳐내기 싫어서 가만히 있었어.  

 

그러다가 갑자기 나 감싸고 있던 팔 풀더니   





" 그 형이랑 무슨 말 했어? "   


" 왜, 또. "   


" 둘이 아주 다정하게 걷고 계셔서 감히 다가 갈 수가 없더라고. "   


" 비꼬는 것 좀 봐, 그런거 아니야. "   


" 아니긴 뭐가 아니야. "  

 

" 야. "   


" 내 이름이 야, 냐? "   


" 뭐? "   


" 왜 이제 상혁아, 혁아, 한상혁이라고 안 불러? "   


" 뭐하자는거야 지금. "   


" 변했다, 너. "   


" 야, 한상혁. 너 진짜 왜 그래. "   


" 너야말로 진짜 왜 이렇게 바꼈어. "   


" ...일단 들어가서 얘기해 나 진짜 머리 아파. "   


" 으휴. "   





또 한숨 쉬면서 다시 나 어깨동무 해주더라, 내가 봐도 내 성격이 많이 바뀌긴 했어   


데뷔 초엔 뭔가 어리숙하고 애교 있는 성격이였다면 지금은 감정 표현도 많이 서툴어졌고   


이젠 어리숙한 티도 많이 없어졌으니까, 팬 분들도 많이 아쉬워 하시는 부분이고.   


그렇다고 한상혁까지 이럴 줄은 몰랐거든, 갑자기 생각이 많아져서 머리가 터질거 같더라.   









다른 사람들은 일찍 숙소에 도착해서 짐 풀고 저녁 준비하는데 우리 둘이 늦게 들어오니까   


시선집중이 됐어, 카메라도 다 돌아가고 그러니까 어깨동무는 푼 지 오래고, 한상혁 옷만 내가 걸치고 있었어.   


경리 언니가 현관 앞으로 와서 쨍알쨍알 잔소리도 했어  





" 왜 이렇게 늦게 왔어! "   


" 미안해요, 언니.. "   


" 밖에 추운데 빨리 오지- 일단 씻고 같이 저녁 준비 하자. "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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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 보내셨는데 별빛씨한테는 Y 보냈다 하셨더라고요


" 별빛이가 진짜 Y 보낸지 몰랐어요. 저는 걔가 당연히 N 보낼 줄 알고 그랬죠. "


- 일종의 변명?


" 하하, 일단 두루두루 친해지는게 중요하니까요, 다 같이. "


- 나중에 들킬건데 어떡할거예요.


" 아.. 싹싹 빌어야겠죠..? "









별빛이가 전이랑 너무 달라져서 모르겠어요, 나도. 막 헷갈려요 

전과 같이 대해도 되는지, 나도 걔처럼 적당한 거릴 두고 비지니스 관계로만 지내야하는지 

아 물론 나는 일적인 관계로만 지내는거 싫어요. 그냥 나는 별이가 다시 

예전의 그 아이로 돌아왔으면, 그것 밖에 바랄게 없네요.










18 (아파)









숙소에서 돌아가는 카메라 때문에 한상혁이랑 개인적으로 말할 기회가 없었어.


저녁이라기엔 늦은 저녁을 먹고 다른 출연자들은 테라스에서 술자리를 가지고 나는 주민등록상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먼저 여자 방으로 들어와서 자려고 침대에 누웠어.


밥 먹고 수다 떨 때까지만 해도 몸이 괜찮았는데 또 으슬으슬 몸이 떨리기 시작했어


따듯하게 해서 자면 괜찮겠지 싶어서 이불로 몸을 꽁꽁 싸매고 눈을 감았어









" 아..... "





온 몸이 떨리는 느낌에 눈을 떴는데 식은 땀이 나고 있는거야


분명 몸은 춥고 이불은 꽁꽁 싸매져 있는데 땀이 나니까 이거 진짜 많이 아픈건가 싶어서


몸을 일으키는데 머리가 딩하고 울렸어. 한숨을 쉬면서 어떻게라도 도움을 청해야 할 것 같아서


방 문을 열고 나가는데 마침 경리 언니가 방 앞에 있더라.


왜 일어났냐는 표정이길래 올려다보다가 또 정신이 오락가락해서 언니 팔 잡고 고개를 숙였어.





" 나 아픈거 같아요. "


" 얘 왜 이래? 열나? "





아파? 어디가 아픈데 하면서 허둥지둥 대는 언니의 모습에 정신도 없고 갑자기 다리에 힘이 쭉 빠져서


밑으로 주저 앉으려고 했는데 부엌으로 들어오던 한상혁이 왜 이래요? 하면서


나한테 와가지고 겨드랑이 사이로 팔 넣어서 부엌 식탁에 앉혀줬어.


머리가 계속 옆으로 고꾸라지려고 하는데 경리언니가 옆자리에 앉아서 자기 어깨에 기대해줘가지고 숨만 뱉고 있었지.





" 왜 이래요? "


" 방에 나와서 아프다고 했어. 열나나봐, 머리 뜨거운데. "


" 수건 적셔올게요. "





숨만 뱉고 있는데 언니가 어떡하냐고 나 이런거 어떻게 해야 할 줄 모른다고 계속 내 이마만 짚어주고


추워? 하면서 떨고 있는 내 몸 계속 문질러주고 안아주고 그랬어.


한상혁이 수건 적셔서 내 얼굴에 댔는데, 내 몸은 뜨거운데 나는 추우니까 싫다고 고개 돌렸단 말이야





" 열 내려야지. "


" 나 추워. "


" 추워? "


" 응. "


" 상혁아, 밖에 가서 약 있는지 좀 물어봐줘. 얘 눕혀야겠다. "


" 네, 방까지 업어줘? "


" 싫어. "





하면서 몸 일으키는데 다리가 후들 후들 떨렸어, 춥고 힘들어서 막 내 의지와는 다르게 심하게 떨리는거야.


그래도 내가 한상혁한테 안 업혀 가려고 괜찮은 척 방으로 들어가서 침대에 누웠어.


언니는 방으로 가는 동안 옆에서 내 몸에 손도 못대고 안절부절하면서 같이 가주고


한상혁은 약 구하러 밖에 나갔지.


침대에 누워서 이불까지 꼭 덮었는데도 계속 춥다하니까 언니가 병원 가야하나, 하고는


내 손 차가워진거 녹여주려고 자기 손으로 잡고 입김도 불어주고 땀에 붙은 머리칼도 떼줬어.





" 매니저님 불러야하는거 아니야? 병원 가야 되나.. "


" 병원 싫은데.. "


" 병원 좋아하는 사람이 어딨어. "





하면서 이불도 다시 여며주고 어떡하니..하면서 나 계속 토닥여주는데


한상혁이 약이랑 물 들고 방 안으로 들어왔어.





" 다행이다, 약 있네."


" 누나 제가 별이 보다가 갈게요. "


" 괜찮겠어? "


" 누나 OO이 형이랑 잘 되야죠- "


" 으이그, 그래. 믿고 간다? "


" 네, 좀 있다 갈게요. "





그러고 경리언니는 나가고 한상혁이 불 끄고 내 침대 옆에 쪼그려서 앉았어.


한상혁이 아무 말 없이 한숨 쉬고는 폰만 만지작 거리고 있길래 나도 그냥 눈 감았어


그렇게 둘이 아무 말 없이 있다가 약 기운이 오르는 거 같길래 이불 더 위로 올려서 덮는다고


부시럭 거리니까 한상혁이 왜, 어디 불편한데 하면서 내 쪽으로 쳐다보더라.





" 추워. "


" 아직도? "


" 응. "





기다려봐, 하면서 다른 침대에서 이불 가져와서 내 위로 덮어주더라.


내가 정자세로 누워 있다가 옆으로 몸 돌리려니까 이불 무게 때문에 안 돌려질까봐 이불도 들어주고.


다시 내 옆에 앉았는데 둘이 계속 얼굴 마주보고 있는 상태가 됐어.


나는 나만 어둠에 익숙해졌는 줄 알고 계속 한상혁 얼굴 관찰했지.





"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면. "


" 어? "


" 오빠가 부끄럽잖아. "


" 야 "


" 왜 "


" ..미쳤어? "





그러니까 빤히 쳐다보다가 그럴리가. 하고는 한 번 픽 웃더라.


한상혁이 나 쳐다보다가 손 올려서 머리카락도 정리해주고 눈도 감겨주고


다른 손으론 토닥토닥 재워주려고 두드려줬어.


눈 위에 있는 손 때문에 깜깜했는데 감기 싫어서 그냥 눈 깜빡거리고 있었더니 간지럽다면서 막 웃더라.





" 눈 감아. "


" 갑갑해. "


" 눈 감는데 뭐가 갑갑해. "


" 손 치우면 안 돼? "


" 눈 감으면 치워줄게. "

 

 

느리게 눈 깜빡거리다가 눈 주위가 따듯하니까 잘 것 같아서 눈 감고 있었는데


잠들려던 참에 한상혁이 내 이름 부르면서 할 말 있는데 해도 되냐는거야.


비몽사몽한데도 대답은 다 해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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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아. "


" 왜 "


" 무뚝뚝해진 것 좀 봐. "


" 아니, 왜. "


" 예전처럼 애교도 부리고 좀 그래봐. "


" 내가 너한테? "


" 나한테든, 다른 사람한테든. "


" 싫어.. "





싫다는 말에 잠시 입을 닫더니 한숨 크게 들어쉬고 내뱉더라.


그리고는 무릎 세워서 팔 그 위에 두고 턱 괴고는 나 쳐다보면서





" 왜 아프고 그래. "


" ..니가 괴롭혀서 그래 "


"내가?"


"응, 너가. "


" 미안해 "


" 뭐가 "


" 여기까지 걸어오게 해서 "

 




자기 때문에 아픈거라고 생각한거지, 얘는.

 




" ......야 나 졸려. "


" 이름 좀 불러주면 안되냐? "


" ..왜 "


" 그게 뭐 어렵다고 야, 야. 거려. "


" 아, 왜. "


" ..... "

 




내가 너네 팀한테 얼마나 큰 타격을 줬는데,

 

 

 

 

" 내일 얘기해. "

 

 

 

 

뻔뻔하게 내 입에 네 이름을 올리겠어.

 

 

 

 

" ..그래, 잘자. "










19 (다른 남자랑)









아침에 일어나보니까 어제보다 몸이랑 머리가 많이 가벼워진거야


괜히 기분 좋아져서 흐흥 거리면서 촬영 준비를 했어.


씻고 나와서 화장하고 있는데 여자 출연자 분들이 괜찮냐고 걱정 많이 했다고


다들 한 마디씩 해주셔서 더 기분이 좋아졌지.


촬영이 시작되고 여자 출연자들만 게스트하우스 앞 마당에 모이기로 했어.


어제 보냈던 문자를 발표하는? 그런 시간이였어.


커플 중 한 사람이라도 N을 보내면 남아서 새로 커플이 되는 그런 형식이지.


다섯 명 중 세 명이 남아 있을거라는 스탭의 말에 프로그램이라 쳐도


다들 긴장하는 눈치였고 한명 씩 이름이 불리고 마지막 한 사람이 남았어.


한상혁은 Y라고 했으니까 내 양 옆에 있는 언니들 중 한 명이겠지 하고


스탭의 말에 귀를 기울였어.

 

 

 

 

" 마지막 한 분은, "


" 별빛씨. "

 

 

 

 

...나니? 생각지도 않고 있어서 그냥 멍 때리고 있었어.


한상혁? 한상혁 Y라고 했는데 하면서 뭐지? 나 N했으면 어제 나중에 얘기하자 할때


거절이라도 하지 이게 뭐야 하고는 진짜 한순간에 막 허탈하고 기분도 나빠지는거야.


어쨌든 선택된 언니 둘은 남자분들이 마중 나와서 데이트를 가고


남은 사람들끼리 다시 짝을 맞추는 상황이 됐어.


남자 숙소에서 마지막으로 한상혁이 문을 닫고 나오는데


자기도 거짓말한게 미안했는지 내 쪽으론 한 번도 안 쳐다보더라


이제 기분 상한 정도가 아니라 비참해지는 생각까지 들길래


모르겠어, 그냥 눈물도 나오고 그래서


기침하는 척 하면서 고개 숙이고 있었어.

 

 

 

 

" 남자분들 안에서 순서 정하셨나요? "


" 네. "


" 그럼, 첫번째 분 부터 출발하겠습니다. "

 

 

 

 

그렇게 다시 짝지어진 커플이 나가고 나, 어제 데이트하자던 오빠. 이 오빠 이름이 남준이야.


그리고 한상혁, 다른 언니 한 명 이렇게 남았어.


드디어 한상혁 순서였는데 그제야 나랑 눈 마주치더라. 내가 죽일듯이 노려보고 있으니까


멋쩍게 웃고는 옆에 있던 언니한테 가는거야. 그리고 뒤도 안 돌아보고 밖으로 나가는데


너무 허탈했어. 그런거 있잖아, 군대 2년 동안 기다린 남친이 새 여자친구랑 같이 떠나는 기분?


나 한상혁 좋아하는것도 아닌데 그런 느낌이 들었어.


남준이 오빠 볼 겨를도 없이 그대로 주저 앉아서 대낮부터 펑펑 울었다.


왜 눈물이 나는지도 모르겠어.

 

 

 

 

- 왜 그렇게 울었어요.


" 배신감 들었어요, 상혁이한테. "


- 내심 기대 했단 말이죠?


" 상혁이가 저한테는 아무렇지 않게 Y썼다고 했단 말이예요, 저는 거짓말 친 줄도 모르고 잘 됐다하고 있었는데.. "


- 울..울지 마요.


" 아, 또 그 때만 생각하면 눈물부터 나요. 억울해요 진짜. "

 

 

 

 

다 울고 나니까 남준이 오빠가 내 앞에 마주 앉아 있는게 보이더라고


괜히 미안해져서 빨리 눈물 닦고 진짜 미안하다고 그랬는데


뭐가 미안해 이러면서 먼저 일어나서 나 일으켜줬어.

 

 

 

 

" 읏차. "


" 울어서 미안해요.. "


" 진짜 괜찮아- "


" ... "


" 아침 안 먹었지? 밥 먹자. "

 

 

 

 

오빠가 내 어깨 감싸고 주방으로 들어갔어. 여자 숙소에 주방이 있어서


겉옷 갖다 놓으러 방으로 들어 갔다가 나왔는데 오빠가 앞치마 하고 설거지 하고 있는거야


뒷모습 보고 허리춤에 끈있길래 내가 설마설마하고 가까이 갔는데


안그래도 세게 생긴 사람이 분홍색에 레이스달린 앞치마하고 있으니까 웃겼어


그래서 내가 오빠가 움직일 때 마다 달랑거리는 끈 툭툭 건들이면서


막 ㅋㅋㅋㅋㅋㅋㅋㅋ거리면서 이거 뭐예여, 안 어울리게. 완전 웃경ㅋㅋㅋㅋ 이랬단 말이야


오빠도 막 민망했는지 아니 이 사람들은 설거지도 안하고 가나 하면서 괜히 딴 말로 돌리고


ㅋㅋㅋㅋ난 진짜 이 모습 남겨놔야겠다 싶어서 오빠 옆에 서서 계속 폰으로 사진 찍고 그랬어.

 

 

 

 

" 찍을거면 나 여기 뒤에 끈 묶어주고 예쁘게 찍어줘. "


" 네? "


" 끈 묶어주고 제대로 찍어줘. "

 

 

 

 

오빠 때문에 기분 또 다시 좋아져서 알겠어영- 하면서 뒤로가서 리본 매주고


뒷모습 하나, 옆모습 하나 찍고 계속 웃고 있었어.

 

 

 

 

" 아, 오빠 완전 귀여워여 "


" 그랬어여? "


" ㅋㅋㅋㅋㅋㅋ장난 아닌데 "


" 내 폰으로도 보내줘. "


" 저 오빠 번호 없어여. "

 

 

 

 

번호 받고 카톡 동기화 시키는데 한상혁한테 카톡이 온거야


뭐해? 이렇게. 나는 얘가 무슨 낯짝으로 이러지? 싶어서


읽지 말까? 하다가 그냥 읽씹했어. 데이트나 잘하라지.


그렇게 오빠랑 밥 먹으면서 얘기도 하고 과일도 깎아먹고 사람들 올 때까지


폰으로 영화 보고 그랬어. 한상혁 아니였는데도 편하고 좋았다 나름.









먼저 들어온 커플 한 쌍이랑 우리랑 테라스에 앉아서 그냥 얘기 같은거 했어


일 얘기도 하고 이때까지 연애담? 그런거. 그 때가 해 저물기 전이였는데


바닷가라 그런지 좀 추워서 내가 긴 맨투맨 입고 있어서 그거 다리모으고 그.. 계란 같이?


웅크렸단 말이야. 그니까 남준이오빠가 자기 방에서 그 항공 점퍼 같은거


들고 와줬어. 암튼 한창 수다 떨고 있는데 한상혁 커플이 들어오는거야.


근데 원래 커플이면 그래도 같이 들어오거나 해야하는데


한상혁 먼저 들어오고 나중에 언니가 들어왔어. 한상혁 표정도 그렇게 좋지 않고.


내가 볼 때는 안 좋아 보였는데 다른 사람들은 못 느꼈나봐.


데이트 잘하고 왔냐고 막 물어보는데 한상혁이 그냥 그 표정으로 대강 대답해주고


한상혁이랑 같이 커플 했던 사람은 씻고 오겠다하고 들어갔어.

 

 

 

 

" 저도 옷 갈아입고 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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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 것 치고는 데이트 잘 하던데요?


" 아이, 그냥 뭐 오빠가 편하게 해주고 그래서요. "


- 상혁 군은 표정 안 좋아보이던데


" 그러니까요, 뭔 일 이래요?


- 다음 데이트도 남준 군이랑 할 건가요?


" 적어도 상혁이랑은 하기 싫어요 ㅎㅎ"









일정이 6박 7일이였는데 그 동안 나랑 남준이 오빠랑 서로 계속 Y만 보내서


데이트를 계속 오빠랑만 했어. 마지막 일정 전 날에 언니들도 다 너넨 확정이라고


행쇼 행쇼- 이러면서 놀리곤 했었는데 남자 쪽도 이런 분위기라 하더라고.


그날 밤에 속내 털어놓는 그런 캠프 파이어 하기로 해서 조금 두텁게 입고


다들 바깥으로 모였어. 카메라들이 앞에 있고 구석 쪽엔 일대일로 들어가서 얘기할 수 있는 부스 같은거,


중간엔 불, 그 주위로 의자가 놓여있어서


나는 경리 언니랑 끝 자리에 나란히 앉았는데 내 맞은편에 하필이면 한상혁이야 왜.









녹화가 시작되고  한상혁은 계속 커플을 바꿔서 데이트를 해서 그런지


2번이나 부스 안으로 불려 들어갔어.


나는 뭐 다른 사람들이랑 많이 친해질 기회도 없고 그래서 따로 부를 사람 없어서 가만히 있었고


다른 출연자들이랑 그냥 수다 떨고 있었는데 부스 안에 사람들이 나오고


스탭들이 또 하고 싶은 사람 없냐 그랬는데 남준오빠, 한상혁이 손을 들었어.





" 어, 형 먼저 하세요. "


" 아냐, 너 먼저 해. "


" 그럼 저 먼저 할게요. 저는, 별빛이요. "


" 나? "

 




일어나면서 나보고 고개 끄덕이길래 나도 무릎에 덮고 있던 담요 들고 쭈뼛쭈뼛 일어났어.


남준오빠가 계속 나 쳐다보긴 했는데 저는 선택권이 없네요.


부스 안으로 가니까 밖에 사람들이랑 좀 떨어져서 그런지 소리가 잘 안 들렸고


윗쪽에 카메라 한 대랑 살짝 어두운 조명 밖에 없었어.


나란히 놓여있는 의자에 나는 안쪽으로 앉아서 무릎 위로 모아서 턱 괴고 있었고


한상혁도 자리에 앉았어.





" 오랜만이네. "


" 같이 있었잖아 계속. "


" 아니, 둘이 있는거. "


" ..그러게."


" ...... "


"..........."


" 아, 카메라 꺼야겠다. "

 

 

 

 

하고는 위에 있는 카메라 전원을 꺼버리는거야.


그래서 난 얘가 도대체 무슨 얘길 하려나 싶어서 좀 쫄아서 한상혁 계속 쳐다보고 있는데


한상혁은 태평하게 왜? 하고는 다시 자기 자리에 앉았어.

 

 

 

 

" 할 말 있어? "


" 우리 할 말 있잖아. 저 때 너 아팠을 때 니가 다음에 얘기하자 하던거. "


" 너가 다음 날 나 버리고 갔잖아. "


" 그건 버린게 아니라, "


" 거짓말 쳤잖아. "


" .... "


" 나한테. "

 

 

 

 

무슨 말을 하려다가 한상혁이 입을 꾹 닫아버리는거야.


솔직히 사귀는 것도 아닌데 그 때 이후로 진짜 버려진 느낌이고


남준오빠랑 있을 때도 전 남친 잊으려고 애써 새 사람 만나는 느낌이었고


계속 무슨 행동할 때 마다 한상혁이랑 비교되고 그러니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이제는 한상혁을 좋아하게 된건가 하고


근데 이걸 또 어떻게 말해. 그냥 인정하기 싫어서 아니겠지, 아닐거야. 순간의 감정일거라고


계속 세뇌시키고 남준오빠랑 더 붙어있고 방에 들어가서도 계속 연락하고 그랬지.


근데 한상혁이 지금 이러고 있으니까 울컥하는거야, 당장이라도 찡찡거리면서 왜 이제야 말 거냐고 그러고 싶었어.


진짜 안 엮이길 바랬어 이제는. 노력하고 있었어.


그래서 그냥 나도 고개 돌리고 얼굴 파묻고 계속 울기만 했는데 괘씸하게 한상혁은


아무것도 안해주더라.

 

 

 

 

" 왜 울어. 미안해. "


" 됐어. "


" 고개 들어봐. "


" 싫어. "


" 별빛아. "

 

 

 

 

진짜 여기서 안 끊어내면 서울 가서도 이런 상태, 이런 관계 일까봐


우는 와중에도 끊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시간이 지나서 만나게 되더라도 지금은 안된다는게 더 큰 거였으니까.


고개 들어서 눈물도 닦고 호흡도 가다듬는데 한상혁이 계속 기다려줬어.


크게 숨 한 번 내뱉고 속내를 다 털어 냈어.

 

 

 

 

" 나는 이게 무슨 감정인 줄 모르겠어. 다시 너 만났을 때 아닌 척 했는데 엄청 반가웠고


너랑 있을때 편하고 좋아서 그냥 그런건가보다 했는데, 너가 다른 언니한테 갔을 때 배신감 들었고


그 자리에서 진짜 많이 울었어. 너 나한테 Y라 했잖아. 그래놓고 나한테 뭐하냐고 묻는 심보는 뭐였는데.


..어쨌든 사귀는 것도 아니였는데  그냥 너무 미워서 니가 그 이후로 연락 안 오는것도,


말 안거는 것도 짜증나서 나도 같이 무시했고


일부러 남준오빠랑 시간 많이 보내면서 니 생각 안 하려고 했어. 진짜 이게 뭐라고 내가 너를 전 남친처럼


대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나는.. 몰라, 아직도 모르겠어. "

 

 

 

 

내가 너를 좋아해라고 표현해도 되는지

 

 

 

 

" 그러니까 다시 서울 올라가면 제발 그냥 인사만 하고 지내자, 나 아직 너네 팀한테 미안한게 너무 커.


부탁할게, 상혁아. 나 혼자서 마음 잘 정리할게. "

 

 

 

 

아니면 끝까지 내 감정 숨기는게 맞는지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나희덕 <푸른 밤> 中










20 (사랑이 피어날랑 말랑)









울음 참으려고 눈에 힘주고 한상혁 쳐다보고 있는데 한상혁이 김 빠지는 소리 내면서 웃는거야.


지금 나는 복잡하고 미안해서 미칠 지경인데. 그래서 왜 웃는데.. 하면서 다시 고개 숙였어.

 

 

 

 

"그런 말 하면서 내 이름 부르는건 좀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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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 안 보내고 N 보낸거는 니가 Y 할 줄 몰랐어. 처음 나 볼 때 표정도 안 좋아 보였고


더 같이 있고 싶다는 것도 안 느껴졌고, 그래서 N 보냈는데, "

 

" 내가 Y 보냈다 했잖아. "

 

" N 보내고 나서 너가 Y 보냈다고 말했어. 마트에서 남준이 형이랑 잘 다니길래

내가 N 보낸거에 대해서 잘 했다하는 생각도 들었고. "

 

"그래도 두 번째에서 다시 나 선택해도 됐었잖아. "

 

"너 아팠던 날 N 보냈다고 얘기할 생각이였는데 너가 다음 날 얘기 하자면서 자버렸잖아. "

 

" ....... "

 

" 그래서 나는 진짜 나랑 같이 싫은가보다 싶었어. 다시 선택 할 때 너가 나 죽일 듯이 노려보는데

내가 무슨 낯짝으로 너를 다시 선택해. 너 많이 울고 있다는거 내가 나가자마자 들었는데

다른 누나랑 제대로 데이트 하기도 싫고 너 괜찮나 싶어서 카톡 보냈더니 씹기나 하고. "

 

" ........"

 

" 몸이 또 안 좋은가 싶어서 데이트도 흐지부지 끝내고 숙소로 왔는데 남준이 형 옷 입고 잘만 놀고 있더라. "

 

"........"

 

"너는 왜 항상 니 생각만 해. "

 

"..무슨 말이야."

 

"내가 다가갈 땐 그렇게나 밀어내면서 다른 사람들이 다가가면 넙죽 안기고 애교부리고, 그거 보면서

상처 받고 힘들었을 나는 생각도 안해봤지? "

 

"너가 분명 나 버리고, "

 

"김별빛"

 

"왜"

 

"누가 널 버려."

 

 

 

 

그러고 아무 말이 없길래 한상혁 쳐다보니까


나 빤히 쳐다보면서 내 뒷통수에 손 대고는 얼굴을 가까이 대는거야.


뭐지 싶어서 얼굴 뒤로 빼니까 뒤로 못 빼게 손에 힘주고는


코 끝까지 살짝 닿는 거리에서 한상혁이 내 눈 똑바로 보고

 

 

 

 

" 나 싫어? "

 

" 싫은게 아니라.. "

 

" 그럼 피하지마? "

 

 

 

 

하고는 고개 틀어서 내 입에다 뽀뽀 했어.


당황해서 눈도 못 마주치고 이리저리 눈 굴리고 있으니까 아예 두손으로 내 머리 잡고


이마에다가 입술 꾸욱 눌렀다 떼면서 나 봐봐 하는거야.


얼굴은 이미 폭발하기 직전까지 달아 올랐지, 심장은 쿵쾅쿵쾅거리고


잘만하면 한상혁 귀에 가슴 뛰는 소리 들릴거 같아서 눈 마주치려고 몸 떨어뜨리는 척하면서


의자 뒤로 물리고 한상혁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어. 

 

 

 

 

" 전 남친 말고 "

 

" 어? "

 

" 현 남친처럼 대해주면 안 돼?

마음 정리하지말고 그거 나한테 표현해주라. "

 

"........어...? "

 

" 나 지금 고백하는건데. "

 

"야, 한상혁. 잠시.. "

 

" 혁아. "

 

" 뭐? "

 

"야 빼고, 상 자도 빼고, 혁아, 라고 불러야지. 해 봐, 혁아."

 

 

 

 

이때까지 내가 한 말은 귓등으로 들은거니 상혁아...


아무말도 안하고 빤히 쳐다만 보고 있으니까 막 웃으면서


아, 미치겠다. 하고는 나 안아서 토닥여주고 자리에서 일어났어.

 

 

 

 

 

" 마음 같아서는 고백 받아 달라고 협박하고 싶은데. "

 

" 뭐, 협박? "

 

" ㅋㅋㅋ내일 최종선택 전까지 시간 줄게. "

 

" 그때까지 내가 어떻게 다 생각해! "

 

" 그거야 너가 알아서 해야지. "

 

" 한상혁 진짜 못 됐어. "

 

" 너도 못 됐거든요- 이제 촬영하러 가자. "

 

 

 

 

손 내밀길래 손 잡고 밖으로 나갔어. 걸음 떼자마자 놔 버렸지만.


다시 자리에 돌아와 앉았는데 남준이 오빠랑 눈이 마주쳤어.


나는 어깨 으쓱하면서 그냥 다른 곳으로 눈 돌리고 경리언니랑 막 수다 떨다가


다시 남준이 오빠 쪽으로 쳐다보게 됐는데 오빠가 입모양으로 너, 울었어? 이러는거야.


그래서 나도 입모양으로 왜요? 이랬더니 오빠가 그냥 이러길래 고개 도리도리하고 다시 경리언니랑 수다 떨었지.

 

 

 

 

그 날은 별 탈 없이 잠을 잤어. 내일이 마지막이라 생각하니까


조금 늦게 잠든 거 빼곤.









[빅스VIXX] 빅스에게 사랑받는 걸그룹막내에게 빙의해보자기 (11~20) | 인스티즈

[빅스VIXX] 빅스에게 사랑받는 걸그룹막내에게 빙의해보자기 (11~20) | 인스티즈









그 일이 있고 나서 뭐 반전이 일어나진 않았어

.

최종 선택 때 남준오빠, 상혁이가 나한테 왔었고 난 당연히 상혁이를 선택했고


프로그램 끝나고 서로 수고했다고 한번씩 안아줬어 선택이 된 사람들이든, 선택되지 못 한 사람들이든


이성문제를 떠나서 하나의 스케줄 중의 하나였잖아.


나 같았으면 충분히 기분 상해서 차갑게 대했을만한 선택이였는데도


남준오빠는 진짜 사람 좋게 한 번 꼭 안아주고 시간날때 연락하라 하더라.









다시 올라가는 비행기 안에서 나랑 상혁이랑 같이 앉았었는데


자연스럽게 내 손 가져가서 잡고 의자에 기대서 자길래 내가 손을 쏙 뺐어.





" 왜 빼. "

 

" 누가 보면 사귀는 줄 알겠어? "

 

" 사귀는게 아니면 뭔데? "

 

" 난 사귀자 한 적 없어요. "

 

" 어쭈, 밀당녀야? "

 

" 좀 더 하는거 봐서. "

 

" 아 왜?! "

 

" 조용히 해. "

 

 

 

 

소곤소곤거리면서 다투다가 마지막에 소리가 커져서 몇몇 사람들이 쳐다봤어.


그래봤자 프로그램 스탭, 출연자가 다이긴 했지만


계속 입 모양으로 왜냐고 물어보다가 내가 상혁이 쳐다보면서 묵묵부답이니까


지도 제 풀에 넘어가서 한숨 쉬고 도로 눈 감으면서 말했어.

 

 

 

 

" 썸남으로 진급한게 어디야. "

 

" ....... "

 

" 그래도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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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작가님 완전오랜만이에요ㅠㅠㅜ 보고싶었어요
6년 전
은하수
반가워요!ㅠㅠ 너무 늦었네요..
6년 전
독자2
윽 다시 읽어도 설레서 죽어버림 ㅠㅠㅠㅠㅠ재환이가 이제 안 피한다는 말도 설레고 직진하는 혁이도 설레고 ㅠㅠㅠ쥬거버렸네여ㅜ저는 ?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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