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하 린 전체글ll조회 808l 4

 

 

 

FLIPPED

Written by. 하 린(HARIN)

 

 

 

 

 

[EXO/백도] FLIPPED 上 | 인스티즈

 

 

 

 

누군가에게 항상 어딜가든 감시 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백현은 곧 그 것이 느낌이 아니라 사실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늘 받아오던 그 시선이 오늘따라 더 갑갑하기만 했다. 백현이 친구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밥을 먹고, 떠들고. 그럴 때마다 자연스럽게 마주치는 두 눈은 올곧히 백현을 향했다. 어쩌다가 한번 베시시 웃어오는 그 얼굴에 짜증이 났다. 밥을 먹다 말고 모든 반찬을 국에 쓸어담고 일어서는 백현의 손목을 찬열이 붙잡았다.

 

 

"왜 밥 안 먹고."

"그냥, 밥 맛 없어. 간다-"

 

 

스르륵 풀리는 손을 두어번 흔들고 식판에 있던 음식들은 다 버렸다. 한 입도 먹지 못 한 반찬들이 이상한 소리를 내며 잔반 통으로 떨어졌다. 식판이랑 숟가락, 젓가락을 차례대로 통에 집어넣은 백현은 바로 옆에 있는 개수대에서 손을 깨끗이 씻었다. 아, 피곤해. 그리고 지금도 자신의 등 뒤에 닿아있는 듯한 시선에 진저리가 났다. 그만 할 때도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경수는 그럴 마음이 전혀 없어보였다.

 

 

"왜 밥 안 먹어?"

"…그냥."

 

 

너 보니까 재수 없어서. 백현은 차마 내뱉지 못 한 말을 삼키며 작게 대답했다. 급식실을 빨리 빠져나왔지만 경수를 피하기에는 역 부족이었다. 그래서 도망가기를 포기하고 제 옆에서 걷는 경수를 힐긋 보았다. 단정한 머리칼과 그에 맞는 교복. 겉으로 보기엔 진짜 평범한 경수가 왜 저를 그렇게 쫓아 다니는지 모르겠다. 경수의 부담스러운 시선만 아니었다면 경수와 백현은 다시 친구가 될 수 있었을 것이었다. 그 빌어먹을 시선만 아니면, 백현은 충분히 그래 줄 마음이 있었다.

 

 

"백현아 오늘 시간있어?"

"왜?"

"엄마가 너 데리고 집 오래. 맛있는 거 해주신다구."

 

 

아…그래. 맥 없이 대답하는 백현이었다. 경수는 싫었지만, 그렇다고 어른이 오라는데 안 갈 수는 없었다. 그 대답에 눈에 띄게 기뻐하는 경수를 보니 미안하기도 했지만 자신이 또 잘못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괜한 기대를 심어주어서 시선이 더 진하게 닿아오는 건 아닐까. 이렇게 일일히 경수를 신경써야 하는 현실이 싫었다. 이름을 가르쳐 주며 내밀어오던 그 작은 손이 아른거렸다. 그 때 그 손을 잡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텐데.

 

 

-

 

 

나쁜 공기를 마신 덕인지 병에 걸린 할아버지의 요양차 백현은 서울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부모님은 아예 시골로 들어가려다 백현의 교육 차 시골 비슷한 환경을 가진 곳으로 이사오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그 때, 한창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을 두고 이사를 오는게 마냥 서운하기만 했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할아버지 때문에 티는 내지 않았다. 이사짐 센터 차에서 엄마가 건네주는 조그마한 상자를 들고 옮기던 백현은 가던 길에 경수를 보았다. 학교에 다녀오는 건지 어깨에는 가방이 걸처져 있는 모습을 보다가 눈길을 돌렸다. 다시 걸음을 옮기려는데 갑자기 불쑥 손이 튀어나왔다. 뭐야, 인상을 작게 찌푸린 백현이 고개를 들자 경수가 그 앞에 서있었다.

 

 

"도경수."

"뭐?"

"내 이름, 도경수야."

 

 

소심하게 생겨서는 꽤 당당하게 말을 꺼내오는 경수에 얼떨결에 그 손을 잡았다. 어…변백현. 이름을 가르쳐 주자 몇 번이나 백현의 이름을 중얼이는 경수가 신기했다. 서울이랑은 많이 다른 풍경에 드라마에서나 보던 촌뜨기들이 나오는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그건 아닌 모양이었다. 다행이라는 마음이 들던 차에 뒤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백현아, 누구니? 금새 친구 사귄거야?"

"아…경수래요. 도경수."

 

 

경수라고? 이름이 참 남자답고 멋지네. 뒤에서 백현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우리 백현이 잘 부탁한다고 말하는 엄마에 경수는 고개를 두어번 정도 끄덕였다. 그 때도 경수는 잡힌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 한 여름이라 땀이 차 백현이 손을 빼자 그제야 다시 큰 눈을 백현에게로 돌렸다. 어색하게 웃으며 상자를 들어보이고 집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 때 뒤에서 자신을 쳐다보는 경수의 시선이 느껴졌다. 경수와 백현은 그 때 13살이었다.

 

 

-

 

 

처음으로 백현을 보았을 때, 경수는 자신의 정신이 아득해짐을 처음 느꼈다. 그 날도 별 다를 것 없었다. 그저 한 여름 무더위에 지쳐 느릿하게 집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을 뿐이었다. 자꾸만 흘러내리는 가방끈을 부여잡고 걸음을 옮기는데 경수의 눈에 커다란 이삿짐 차가 보였다. 엄마가 아침에 맞은 편 집으로 이사를 온다고 했었던 걸 기억해낸 경수가 제 자리에 멈춰 이사하는 가족들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경수보다 한참은 클 어른들이 몇 번 지나가고 나서 유독 작고 하얀, 한 남자 아이가 조그마한 상자를 들고 나타났다. 순간 그 자리에 동상처럼 굳은 경수에게 남자 아이의 시선이 닿았다. 잠깐 마주친 그 눈은 꽤나 맑았지만, 또 꽤나 무심했다. 그 눈길에 조바심이 나 경수는 뒤늦게 남자 아이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자신의 손을 내밀었다. 들어올려진 눈은 가까이서 보니 더 깨끗했다.

 

 

"도경수."

"뭐?"

"내 이름, 도경수야."

 

 

어…변백현. 당황한 표정으로 손을 잡아오는 체온은 따뜻했다. 변백현, 변백현, 변백현… 이름도 딱 어울렸다. 몇 번이고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게 이상한건지 인상을 살짝 찌푸리는 백현이었지만 경수는 그게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따뜻한 손, 깨끗한 눈빛, 또 잘 어울리는 이름. 왜 이런 백현을 보니 이상한 감정이 불쑥 튀어나오는 건지 모르겠다. 아직은 뭐라 정의 내릴 수 없는 마음들이 경수를 괴롭히고 있었다.

 

 

"백현아, 누구니? 금새 친구 사귄거야?"

"아…경수래요. 도경수."

 

 

손뼉을 딱 치며 이름이 멋있다고 하는 백현 엄마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경수는 저 작은 입에서 불려져 나온 자신의 이름이 너무나 황홀했다. 왜 이런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평소의 경수와는 거리가 먼 감정들이라는 건 맞았다. 백현이 잘 부탁해. 그 말에 겨우 고개를 두어번 정도 끄덕였을 때, 백현은 잡힌 손을 슥 빼버렸다. 왜, 속상한 마음이 드는 걸까. 오늘따라 경수는 의문 투성이였다. 눈을 들어 백현과 눈을 맞추자 어색하게 웃는다. 그리고 상자를 들어 다시 경수에게 등을 보였다. 경수는 혹시라도 놓칠까 그 마른 등을 계속 쳐다보았다. 귀에서는 백현의 목소리가 계속 맴돌고 있었다. 경수래요. 도경수.

 

 

-

 

 

간질간질했다. 백현의 눈을 마주보고 있으면 부끄러웠고, 경수가 하는 말을 듣고 대답을 해줄 때면 알 수 없는 감정이 경수 주위를 맴돌았다. 그래서 어딜 가든, 뭘 하든 백현만을 지켜보게 되었다. 백현은 밥 먹을 땐 말을 잘 하지 않았고, 체육 시간에는 더운 건 싫어하면서 꼭 축구를 했다. 땀에 젖은 운동복을 차마 벗지는 못 해 체육 시간이 끝나면 수돗가에서 세수를 했다. 생각할 때는 항상 턱을 괬고, 한 달에 한번 꼭 같은 머리 스타일로 머리를 다듬었다. 너무 길은 거나 너무 짧은 걸 싫어하는 백현의 성격처럼 항상 딱 어중간한 길이였다.

 

경수가 백현을 관찰하기 시작하면서 눈에 띄게 백현은 경수를 피해다녔다. 조금이라도 다가서려고 하면 부담스러운지 몸을 뒤로 뺐고, 눈길이 마주치면 꼭 일어서서 어디론가 향하곤 했다. 그런 백현의 등을 보는 것이 익숙해 경수는 서운하지는 않았지만, 누가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매번 느꼈다. 처음 이사오고 3년 동안은 친구로 지냈던 것 같은데 경수의 마음이 부풀고, 커지기 시작할 때부터 백현은 거리를 두고 있었다. 커질 수록, 더 멀리. 그런 백현을 보아도 다잡아지지 않는 어린 애 같은 마음이 경수는 미웠다. 친구라도 되고 싶었다. 백현이 저를 싫어하고 기피하는 것 보단 찬열이나 종인처럼 옆에서 지켜볼 수 있는 친구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백현의 깨끗한 눈을 마주 할 때면 늘 감정이 불쑥 튀어나오곤 했다. 그건, 경수조차도 감히 법접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오늘도 보고 있냐?"

 

 

이마에 닿아오는 차가운 감촉에 고개를 들자 민석이 서있었다. 이거나 먹어. 툭 가지런히 모은 다리 위로 떨어지는 음료수를 보던 경수가 고맙다며 집어들었다. 체육 시간에 경수는 항상 백현을 보았다. 민석은 그 말을 끝으로 다시 앞으로 향하는 시선을 보고 혀를 한번 찼다. 너 이렇게 좋아하는 거 쟤는 알아? 작은 머리통이 좌우로 두번 흔들렸다. 그마저도 기운이 없는 걸 보니 많이 속상하구나 싶어 민석은 입을 다물었다.

 


"민석아."
"엉?"
"나 이거 백현이 줘도 돼?"

 


방금 건낸 음료수를 들고 미안하다는 듯이 말하는 경수의 눈은 초조해보였다. 곧 있으면 경기가 끝나는데, 목이 마를 백현을 위해 갖다줄 생각인 듯 보였다. 얼떨결에 그러라며 고개를 끄덕이자 금방 씩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금새 쪼르르 멀어진 뒷통수에 민석이 한숨을 쉬었다. 저렇게 티를 내는데 모르는 게 말이 되냐. 딱 봐도 백현은 경수를 피하고 있었다. 경수가 말을 걸어도 대충 대답하기 일쑤였고, 어쩌다 같이 가자는 말을 꺼내면 오늘은 어디 가기로 했다, 내일도 거기 갈거다 라며 거짓말을 치는 것 또한 민석은 안다. 늘 그렇게 거절 당하면서도 경수는 도통 포기할 생각을 못 했다.

 


"백현아, 이거 마셔."
"어? 아…어 고맙다."

 


경수가 건낸 캔을 받아든 백현은 조금 어색한 표정으로 웃고는 다시 경수에게 등을 보여 친구들에게로 다가갔다. 경수는 돌아서 버리는 백현에 기분이 안 좋았지만 겉으로 티내지는 않았다. 그리고 다시 몸을 돌려 민석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민석은 자리에 멍하니 앉아있다가 경수가 오자 자기가 들고 있던 캔을 다시 내밀었다. 됐다며 손사래를 쳐도 막무가내로 손에 캔을 쥐어주고는 앞으로 걸어간다. "같이 가." 멀어지는 뒷 모습이 백현 같아 울컥한 경수가 걸음을 재촉했다. 그 부름에 민석은 멈춰서 경수를 기다려주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경수는 괜히 비참해졌다.

 


"이제 점심시간이야."
"응."
"오늘 맛있는 거 나온대. 기운 좀 내라."

 


남자 새끼가 축 쳐져서는.

어깨를 툭 치며 장난스럽게 말해오는 목소리가 고마웠다. 우울해하는 자신을 무조건 걱정해주기 보다, 모른 척 위로해주는 민석이 좋았다. 정말 좋은 친구였다. 하지만 백현은 단 한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경수가 뭔 말을 하면 어색하게 웃거나, 단답으로 일관했고 무슨 일이 생겨도 멀뚱히 바라보고는 했다. 마치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처럼. 그걸 알고 있었지만 언젠가 자신을 경수라 부르며 웃었던 백현이 생각나 다시 돌아오진 않을까 하는 이상한 기대를 했다.

 


"와, 사람 완전 많아."
"그러네."
"이럴 땐 1학년인게 서럽지."

 


줄을 섰지만 이미 앞을 막아선 3학년에 의해 경수와 민석은 아직도 한참 뒤였다. 짜증난다며 머리를 헝클이는 민석을 진정시키며 경수는 앞을 보고 섰다. 저 앞에 백현과 종인, 찬열이 서있는게 보였다. 잘생긴 애들끼리 다닌다고 선배들이 아껴서 일까, 3학년 사이에 끼어있는 백현은 왠지 적응이 되질 않았다. 여자 선배들과 장난을 치며 웃는 백현을 보고 있자니 조금 씁쓸해졌다.

 


"아 진짜 서럽네. 선배 잘 두면 저렇게 앞으로 가도 되는거냐?"
"…그러게."

 


억울한지 백현의 무리를 째려보는 눈초리가 매서웠다. 평소에는 가만히 잘 있는 민석이 예민해지는 때가 있는데, 그건 바로 밥 먹기 직전이다. 매번 점심시간마다 똑같이 백현 무리를 욕하는 민석을 진정시키는 것도 경수의 몫이었다. "그 대신 쟤넨 다른 선배들한테 찍혔잖아." 그 말에 맞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모습은 좀 웃기기도 했지만 경수는 웃음을 꾹 참았다. 민석을 진정시키면서 다시 한번 힐긋 보니 아예 백현은 여자 선배의 옆에 서서 다정하게 얘기를 하고 있다. 바로 고개를 돌려 앞을 보자 민석도 본건지 얼굴이 좋지는 않다.

 


"들어간다, 얼른 가자 김민석."
"…그래."

 


무슨 말을 하려는지 입을 달싹였다가 아니라며 어깨를 떠미는 손길이 거칠었다. 뭔가 화가 난 것 같기는 분위기는 분위기라 물어보지는 못 하고 앞으로 걸음만 옮겼다. 식판을 받는 내내 표정이 안 좋은 민석은 밥을 먹을 때도 말이 없었다. 경수가 민석이 좋아하는 반찬을 밀어주며 말을 걸어도 돌아오는 건 단답 뿐이었다. 왜 그래. 참다 못 한 경수가 묻자, 민석은 먹던 밥과 반찬을 싹 다 국으로 밀어넣었다.

 


"야, 너 상처 안 받을 자신…"
"아 누나. 이거 먹어."
"이게 뭐야?"
"누나를 향한 내 마음?"

 


민석이 뭔 말을 하려는 순간, 경수의 옆을 지나가던 백현이 여자 선배에게 음료수를 내밀었다. 자연스럽게 경수의 시선이 향했다. 그 음료수는 아까 경수가 내밀었던 것이었다. 태연하게 농담을 치며 내미는 모습에 순간 민석과 경수가 얼었다. "에이, 뭐야. 잘 마실게 백현아." 다정하게 팔짱을 낀 선배가 백현을 데리고 사라지자, 민석은 낭패라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경수는 눈을 찔끔 감았다. 다정한 손길과 음료수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밀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아까까지 먹었던 밥을 다 토해낼 것처럼 머리가 어지러웠다.

 


"야, 경수야…"
"다 알고 있었어?"
"…미안해."

 


경수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곧장 식판을 버렸다. 울면 안 돼. 자꾸만 흐릿해지는 시야가 짜증이 나 경수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

 


-

 

 

"봐봐. 확실히 효과 있잖아."
"뭐…나쁘진 않네."

 


그렇게 말하는 찬열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화장품 냄새나는 선배와 같이 밥을 먹고, 다정한 척 해야하는 게 짜증이 나긴 했지만 확실히 그런 행동을 보이고 나니 경수의 눈빛은 잦아들었다. 아까부터 계속 울리는 핸드폰을 대충 던져놓고 책상에 엎드렸다. 차가운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기쁘기는 한데 어째 기분이 날아갈 것처럼 좋지는 않았다. 왜 이러지.

 


"야, 근데 왜 그렇게 기운이 없냐? 너가 원하는 대로 도경수가 떨어지게 생겼는데."
"이 짓을 꼭 해야하나 싶어서."
"니가 그 선배 싫어하는 건 알겠는데, 걔 빼고 예쁜 선배가 없잖아. 예쁜 애랑 붙어먹어야 떨어지지."

 


그 정도 충격은 줘야 떨어지는 거다. 장난끼가 가득 베어있는 목소리였지만 찬열은 진심인 듯 했다. 후, 남 모르게 작게 한숨을 쉰 백현은 벌써 20개나 쌓인 문자를 확인하다가 질린 표정을 지었다. 왜 답장을 안 하냐고 재촉하는 여자를 보며 처절하다 싶었다. 차라리 도경수가 낫지. 갑자기 왜 그런 생각이 든건지는 모르겠지만 귀찮은 여자보단 불편한 도경수가 나았다.

 


"그런데 이주연 소문 더럽던데."
"엉. 걔 남자 선배들한테 아양 떨기로 유명해."

 


다리는 안 벌린다는데, 안 벌리겠냐? 그렇게 말하며 킥킥 웃어대는 찬열에 백현도 마지 못해 웃었다. 멀쩡하게 생긴 얼굴로 저런 말을 해대는 꼴을 보면 정이 떨어지는게 한 두번이 아니었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경수에게 돌아가기는 싫었기 때문에 백현은 참고 있는 거였다. 그리고 솔직히 세훈과 찬열 덕에 편해진 것들이 많았기에 더 그랬다.

 


"야, 근데 진짜 남자가 남자 좋아하는게 말이 되냐?"
"……"
"같은 거 달린 남자를 왜 좋아해? 으, 생각만 해도 소름 끼쳐."

 


양 팔을 교차시켜 팔짱을 끼고 소름 끼친다는 표정을 짓는 찬열에 백현은 이상하게 웃을 수 없었다. 괜히 경수가 눈 앞에 아른거리는 것 같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냐며 끈질기게 묻는 찬열이 짜증이 나 대충 화장실이라 말한 뒤 옥상으로 향했다. 상처 받은 것 같던 눈이 떠올랐다. 급실식에서 경수가 내밀었던 음료수를 관심도 없는 여자에게 건내주며 웃었을 때, 눈이 마주쳤다. 밥은 먹지 않고 백현에게만 집중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더 다정하게 굴었다. 그렇게 안 해도 될 걸 왜 그랬나 생각해보면 이유는 떠오르질 않았다. 그냥 도경수가 무섭다. 자꾸만 내 삶에서 알짱거리고, 신경 쓰이게 만드는 도경수가.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무섭던 경수가 걱정이 되었다. 괜히 찬열에게 그런 얘기를 꺼낸건가 싶었다. 이게 제대로 흘러가고 있는 건지도 도통 감이 잡히질 않았다. 겉멋만 잔뜩 든 찬열이 경수를 욕하고 힐난 하는 데 가만히 듣고 있는 자신이 좀 역겨워 졌다. 내가 왜 그랬을까… 하지만 역시 돌아오는 답은 없다.

 

 

 

 


봐주세요!

안녕하세요 하 린입니다! 또 백도로 돌아왔네요.

이 팬픽은 상, 중, 하편이 있구요. 영화 'Flipped' 을 보고 떠오른 소재입니다. 영화와 비슷하긴 하나, 똑같진 않습니다.

모티브만 따온거거든요! 어쨌든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읽으셨으면 댓글 달아주시길 바래요^^

아 그리고 필명을 '하 린' 또는 'HARIN'으로 쓰려합니다!! 두개 다 저인거에여..ㅋㅋ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뭔가 경수가불쌍하기도하고ㅠㅠㅠ신알신하고갑니다!
11년 전
독자2
헐 신알신이네요ㅜㅜ모티라서길게 쓰지는 못하겟어요ㅜㅜㅜㅡ백현이도 나쁘지만 사마귀가 더나빠요ㅜㅡㅜ
11년 전
독자3
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년 전
독자4
헐 경수가 불쌍해여 엉어엉ㅇㅇ,,,,,,,,담편 학학 담편....!
11년 전
독자5
멍멍이예요!!!졸려서 그래는 정말 달달햇았는데ㅠㅠㅠ이번에느뉴ㅠㅠㅠㅠ아련아련하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6
헐 ㄱㅈ극ㅅㅈㄱ디ㅡㅅᆞ잉ᆞ옷 이ㅡ오 진짜 글잡방에서 처음댓글써보네요 진짜 플립진짜너무좋아하는데ㅜㅜㅜㅜㅜ거기에백도라니요ㅜㅜㅜ헐진짜너무좋네요..기다리고있을께요!!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인피니트 [인피니트/현성] 0214, 더 파라디(The paradis) # 1179 규닝 01.23 18:35
인피니트 [인피니트/호원x동우/야동/다각] 일진부부 10 (完)18 전라도사투리 01.23 17:55
엑소 [EXO/찬백카디] 라디오 로맨스 (wonderful radio) :: 728 피크닉 01.23 17:51
기타 그날의 그대도, 그날의 나도 ㅈㅔ목ㅅㅣ 01.23 17:49
블락비 [피오/지코] 사생팬우지호511 블독방 01.23 17:48
기타 [국대망상] 겨울바다ver56 쮸쀼쮸쀼 01.23 17:47
엑소 [EXO/카디찬백] 악연속의 상관관계 0720 새벽한시 01.23 17:35
기타 나는 무엇이죠? ㅈㅔ목ㅅㅣ 01.23 17:18
기타 11-설리녀 뺨치게 향긋하고 아름다운 페브리즈ㄴㅕ...^^..26 쿨워터향 01.23 16:56
기타 [육민] Snow White #26 올래 01.23 16:45
엑소 [EXO/찬백] 어린이집에 아는 형 사촌동생 데리러갔다가 이상형찾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특집! 백..83 차뇰차뇰 01.23 16:08
엑소 [EXO/클백] Dazzler 03-0414 o3o 01.23 15:13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3 됴셰프 01.23 14:48
엑소 [루민] cherry blossoms :: 116 메리 01.23 14:27
엑소 종인세훈 카세 14 01.23 13:28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0 루멘 01.23 13:08
엑소 [찬열/백현] 장난전화14 아망뜨 01.23 12:35
엑소 [EXO/카디백] 백일몽[白日夢] 0117 로션 01.23 12:32
기타 앵탑의모험-21 앵그리탑 01.23 12:30
인피니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8 지학사교 01.23 11:39
인피니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6 죠스바 01.23 11:38
기타 앵탑의 모험-14 앵그리탑 01.23 11:28
엑소 EXO / 세준 / 학교20 베이비영 01.23 11:15
엑소 [EXO/찬백] 클럽에서 한판 뜬 애랑 222283 로션 01.23 10:35
기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 反贊 01.23 10:05
기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 똥글망글 01.23 09:19
엑소 [EXO/찬백] 어린이집에 아는 형 사촌동생 데리러갔다가 이상형찾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변백현박찬..92 차뇰차뇰 01.23 09:11
급상승 게시판 🔥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