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르게 가볼까? 03 |
달달하기만 하고 다정한 연애는 가라! 티격태격, 연대 VS 고대를 넘나드는 라이벌인 두 사람이 연애를 하면?
그럼 지금부터,
색다르게 가볼까?
*
색다르게 가볼까?
W. 하 린
"아 진짜."
가뜩이나 선천적으로 작은 머리가 터질 것 같이 들어찼다. 백현은 반으로 들어와 애써 만지고 온 머리를 헝크렸다가 욕짓거리를 내뱉어야 했다. 그리고 그런 백현의 모습을 보던 반 친구들은 서로 무언의 눈빛을 주고 받았다. 예민 경보 1단계. 좋을 때는 매우 좋은 백현이지만 기분에 따라 시시때때로 변하는 걸 알기에 반 친구들은 알아서 입을 다물었다. 그런 친구들의 노고를 알아주는 건 아무도 없었지만, 괜한 불똥은 피하고 보자. 이게 친구들의 생각이었다.
"언제 화해할거냐?"
요즘 너네 때문에 죽겠다. 다크써클이 내려앉아 검은 얼굴에 돋보인다. 흡사 종인은 밤새 야동이라도 본 듯한 퀭한 눈빛-그로 인해 소문도 암암리에 퍼졌다는 건 비밀-의 고등학생 같았다. 물론 종인은 한시코 순수한 대한민국의 고딩인 자신이 야동은 보지 않는다, 하고 손사래를 쳤지만. 어째 그게 더 수상한 것 같다는 소문도 같이 확산 됐다. 아니 무슨 지들이 공기야? 존나 빨라. 웬만한 LTE 버금가는 속도에 종인은 눈물을 삼켜야 했다.
"화해는 무슨."
잔 걱정이 많은 경수는 더 했다. 오죽하면 밤새 잠도 못 자고 고민하다가 다짜고짜 새벽 4시에 종인에게 전화를 할 정도다. 그런 건 만나서 얘기하자며 끊으려는 종인에게 울먹이며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호소하던 경수는 종인의 다크써클에 한 몫 했다. 뽀송뽀송 애기같던 경수의 피부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푸석해졌고, 그로 인해 종인은 삶의 낙이었던 것을 빼앗겼다. 말랑말랑한 도경수의 뺨을 못 만진다니? 그게 뭐 싶겠지만, 그건 그 느낌을 사랑하는 종인으로썬-의외로 변태 끼가 다분하다- 매우 슬픈 일이었다.
"우리 애기 잠 좀 자게 도와주지?"
축 처진 애기를 보는 건 더 고역이야! 지금도 반에서 축 늘어져 걱정하고 있을 경수를 생각하니 어떻게든 화해를 시켜야 겠다, 하는 생각이 든 종인이다.
"그런데 너네. 왜 싸운 거였지?"
맞다. 이새기들 밥 때문에 싸운 거였지? 배부른 소리 앉아있다 진짜. 종인은 백현의 가지런한 뒷통수를 퍽 하고 한 대 내려쳤다.
"아 왜!"
하여튼 너 요즘 좆나 이상해. 그냥 먹어주지. 짐짓 진지해진 종인의 말에 백현은 얼굴이 붉어지는게 느껴졌다. 그러니까 이 마음을 어떻게 숨기냐고, 새끼야. 백현은 이제 찬열만 보면 튀어나오는 설렘을 숨기는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싸운 뒤라 다행이지. 금새 풀어져 다가 올 찬열을 대비할 준비가 안 됐다.
"야, 찬찬. 어디 가."
뒷뜰이라면 얼마 전까지 자주 애용하던 곳이다. 거기서 찬열이 매번 담배를 피곤했고, 그때마다 백현은 찾아가 말렸었다. 얼마 전에 담배 대신 사탕으로 교체하기로 했던 것 같은데, 금새 다시 피려고? 백현은 찬열에게서 담배 냄새가 나는게 싫었다. 찬열 특유의 냄새와 섞인 그 박하향이 좋았다. 담배 냄새는 싫었다. 게다가 그게 찬열이라면 더 더욱. 아 아직 마주할 자신 없는데‥그러면서도 백현은 몸을 일으켰다.
"쫑. 나 잠깐."
백현의 고개가 다급하게 끄덕여진다. 싸우기 싫으니까 이제. 빠른 걸음으로 나가는 백현을 보던 종인의 입이 귀에 걸렸다. 달라진 건 별로 없었다. 2학년 4반이 환호로 가득 들어찼을 뿐이다.
"뭐냐." "…담배."
피지마. 무서운 찬열이지만 일단은 다가서 보기로 한다. 귀여운 경수가 힘들어 하는 걸 보기 싫어하는 종인 때문도 있지만, 백현은 이런 건 싫었다. 친구잖아. 친구끼리 싸우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야. 아 근데, 나는 너를 친구로 생각하나?
"누구 때문에." "어?" "자꾸 피고 싶어지잖아."
진지한 표정이 금새 보인다. 왜? 내가 밥을 안 먹어서? 왜 그리 그런 것에 목을 메는건지, 백현은 궁금했다. 너에게 있어서 나는 어떤 존재길래.
"백현아." "‥어." "너 왜 그래?"
요즘 너 이상해. 백현은 힘든 표정으로 내뱉은 그 말에 착잡해졌다. 나도 내가 왜 그러는지 알면 좋겠다. 백현은 그렇게 중얼였다. 왜 너만 보면 기분이 이상하고, 민망하고, 쪽팔린지. 그걸 알면 너는 어떻게 생각할까.
"있잖냐." "……." "너가 자꾸 그러니까 힘들어."
니가 멀어지려는 것 같아. 찬열은 백현이 좋았다. 누구보다 친한 친구고, 가족같은 존재고. 어쩔 땐 가족보다 백현이 의지가 됐다. 그건 어렸을 때부터 봐온 탓 이라기 보단. 정말 서로를 위하고 아끼는 마음이 다분 했기 때문이다. 익숙하게 옆에 닿던 온기. 찬열은 의외로 외로움을 잘 느꼈다.
"박찬열." "응." "우리 화해할까?"
떨려오는 가슴, 목소리. 백현은 실성한 듯 픽 웃어보였다. 뭐야, 되게 간단했네. 그러니까 내가 너를 좋아한다는 거잖아. 불안한 듯 눈을 깜박이는 찬열을 보자 팍 하고 지나간 생각이었다. 왜 이걸 몰랐던 거야? 그야 누군가를 진정으로 좋아했던 적이 없어서 일거다. 엄마 아들 게이라고 여사님한테 얘기할 자신도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응. 화해하자."
찬열이 그제야 담배를 버리고 웃는 낯을 했다. 이제야 마음이 놓이네. 찬열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백현은 그 웃음에 한숨만 쉴 뿐이었다. 근데, 이 답답한 놈을 어떻게 꼬시지?
올레!! 종인은 마음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화해를 한다며 나간 기특한 변백은 진짜로 화해를 하고 돌아왔고, 그 소식에 축 늘어져 있던 자신의 애기는 벌떡 일어나 환호를 했으니. 그제야 한 시름 놓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생글생글 웃는 경수에 종인은 진정으로 기뻤다. 도경수는 이러고 있는 게 훨씬 귀엽다, 진짜.
"아 다행이다. 그치?" "응. 다행이야."
두 손을 맞붙이고 얼굴 앞에 갖다 댄게 영락없는 애기다. 아 진짜 어디서 이런 생명체가 나타났지? 엑소 플래닛? 안드로메다? 아니 그 어디서 왔다고 해도 종인은 받아 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귀여운 도경수라면 언제든 환영이야, 최근 종인의 이상형은 이렇게 바뀌었다.
"종인아. 나 배고파." "그래? 매점 갈까?"
응! 환하게 웃는 걸 보니 보쌈해서 데려가고 싶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철컹철컹 경찰서에 끌려갈 걸 알기에 종인은 자신의 변태같은 생각을 접어야만 했다. 쩝, 아쉽다. 정말 아쉬운 듯 표정을 짓던 종인은 얼른 오라며 교실 앞 문에 웃는 경수에 의해 다시 웃었다.
"뭐 먹고 싶은데?" "난 딸기우유!"
달달하고 귀여운 게 딱 도경수 답다. 아니, 보통 여자들이 이런 거 좋아하지 않나? 아직 주변에 딸기 우유를 좋아하지 못 해 사랑하는 남자 애는 본 적 없는 종인은 이런 경수가 사랑스러울 뿐이다. 이쯤 되면 귀엽고 사랑스럽고 착하고 달달하기 까지 한 경수가 빠지는 게 없는 완벽남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흠이 딱 하나 있다. 그건 눈치가 정말 정말 정말 없는 최강 둔한 남자라는 거? 오죽하면 자기 좋다고 붙어있던 여자 애에게 종인을 좋아하냐며 도와준다고 팔을 걷어 올리지 않나-물론 종인은 여기에 반대한다-, 나 너 좋아해요 하고 뚝뚝 지 감정을 떨어뜨리며 현재 옆에 붙어있는 종인을 눈치 못 채기까지. 그 생각을 마치자 종인은 밀려오는 걱정에 하, 하고 한숨을 쉬었다.
"왜 그래 종인아? 어디 아파?" "어? 아, 아니야!"
금새 종인의 표정에 시무룩해지는 경수를 보던 종인이 고개를 저었다. 멀쩡해. 그렇게 입꼬리까지 올려 웃어내자 그제야 스르르 풀린다. 어휴, 멍청아. 그게 다 너 때문이다. 차마 순수한 얼굴로 딸기 우유를 고르는데 열중하는 경수에게 뱉지 못 한 종인의 마음이 둥둥 허공을 떠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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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
백현이가 알아차렸어 좋아..!! 그거야 백현아. 이제 꼬리 살살 흔들면서 찬열이를 유ㅎ...ㅋㅋㅋㅋ 죄송해요 난 순수한 사랑을 꿈꾸는 순수한 작가에요. 이제부터는 종인이와 백현이의 한숨만 늘어가는 얘기가..나올 거에요. 찬열이와 경수 둘 다 눈치 겁나 없다는 거 안 비밀...엉엉 참 이번 화부터는 카디도 등장이에여*^^* 그리고 바탕도 더 심플한거로 바꿨어요!! 비지엠도 오늘만 바꿨지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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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절주절 봐줘요 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