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안녕!! 너무 오랜만이지ㅠㅠㅠ 어디까지 했더라. 아 쌤이 그날 그렇게 어마무시한 폭탄을 던진 후에 내가 어떻게 했냐면 일단 너무 놀라서 막 뛰어갔다?ㅋㅋㅋㅋ그니까 쌤이랑 나랑 우리동 앞쪽에 서있었으면 근처에 주차된 차 정도...? 한 10초 정도 멍하게 쌤 쳐다보다가 헐!! 이러고 차 뒤로 가서 숨었어...혼자 입 틀어막고 어떡해 어떡해...!!!!이러면서. 그랬더니 쌤이 막 웃더라. 진짜 되게 크게... 한참 그렇게 있다가 내가 다시 또 쌤한테 막 달려가서 쌤 팔목 잡고 “쌤 지금 그거 뭐예요??? 받아준거죠!! 진짜 저는 너무 괜찮아요 어떡하지? 와” 막이러니까 쌤이 또빵터져서 숨 좀 쉬면서 얘기하라고 그랬어ㅋㅋㅋㅋ 내가 완전 장화신은 고양이 알지 걔 처럼 쌤 쳐다보니까 머리에 손 턱 올리면서 일단 수능 준비부터 하자고 그러셨어. 쌤이 집가서도 아 너 마음 흐트러지면 안되는데 이러면서 걱정하긴 했는데! 암튼 쌤이랑은 아직 애매하지만 그래도 좀 더 가깝다고 생각할만한 관계가 됐어. 내꺼인듯 내꺼아닌 내꺼 같은...? 다들 알지. 원래 수능은 100일 후에 바로 10일이고 그 후에는 수능 당일이고 그런거... 진짜 뭘 한 것 같지도 않은데 정신차려보니까 전날이더라. 부모님도 그렇고 쌤도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하셔서 컨디션 조절도 할 겸 전날은 그냥 푹 쉬었던 것 같아. 기본 개념 정도만 쭉 훑고. 그러고 다음날에 수능보고ㅋㅋㅋ 그냥 한만큼은 나온 것 같아서 딱히 후회는 없다! 사실 수능 끝나자마자 바로 쌤이랑 만나서 놀고 싶었는데 쌤이 한달 정도 일본에 갔다 와야 할 일이 있다고 해서 한달 동안은 쌤 얼굴도 못보고 살았어. 지금 생각해보면 참 이상한게 그 때는 사귀는 것도 아닌 애매한 그런 사이였는데도 그냥 마냥 좋았던 것 같아.ㅋㅋㅋㅋ 아 그리고 나중에서야 알게 된 건데 쌤이 갑자기 쌩뚱맞게 일본으로 간 이유는 쌤 부모님께서 일본에서 회사를 다니시는데 어머님 생신 겸 해서 잠깐 다녀온거래. 진짜 만화 속에 나오는 남주 같다고ㅠㅠㅠㅠㅠ 암튼 시간은 흐르고 크리스마스 이브에! 쌤이랑 만났는데 여름에 보고 쌤이랑 밖에서 만나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그 날은 새벽같이 일어나서 준비했어. 내가 연말 분위기를 진짜 좋아하는데 또 좋아하는 사람도 만나니까 기분도 좋고 그래서 진짜 화장도 엄청 공들여서 했어. 그러다보니까 대충 나갈 시간 되서 쌤 만나러 나갔다! 내가 영화보는걸 되게 좋아해서 그날도 쌤이랑 영화 보러 가기로 했었거든. 나도 되게 여유있게 움직이는 편이라 시간보다 일찍 왔는데 역시나 쌤은 벌써 와있더라구. 오랜만에 본건데 서있는것도 되게 멋있어서 괜히 감상 좀 하다가 쌤ㅠㅠㅠ 이러면서 쌤한테 쫄래쫄래 뛰어갔어. 쌤이랑 손잡고 우왕ㅠㅠㅠㅠ 막 이럼ㅋㅋㅋㅋㅋ 아 근데 내가 오랜만에 외출이라 꾸미고 싶어서 치마입었거든. 그랬더니 쌤이 그거 보면서 “야 너...감기! 어우 역시 젊음이 좋긴 좋다.” 막 이래. 그래서 내가 “아이고 당연하죠 할아버지~~ “이러면서 장난치니까 쌤이 완전 어이없게 웃다가 “아우 요즘 허리가 쑤셔... “이러면서 받아줌ㅋㅋㅋㅋㅋ 그렇게 계속 장난 치다가 영화표 끊으러 갔는데 우리가 시간을 잘못 봐서 상영 시간이 한시간? 그 정도가 남은거야. 그래서 다른 데 가기에는 애매한 시간이라서 그냥 표 끊고 앉아서 기다렸어. 앉아있는 동안에도 계속 장난치다가 내가 우리 옆집 사는 오빠가 되게 웃겨서 그 얘기를 했어. 우리가 이사온 지 꽤 돼서 옆집이랑도 친하거든. 그 오빠가 23살인데 중딩 때 부터 봤으니까. 지금은 군대 제대한 지 얼마안되서 집에 있는데 걍 백수같아. 암튼 나는 진짜 리얼로 웃겨서 아니 우스워서 막 웃으면서 말했는데 쌤 표정이 이상한거야. 그래서 뭐지...? 이러고 있었는데 쌤이 ...옆집 오 빠 랑 되게 친하구나. 이러는거야. 오빠에 악센트 줬다구ㅋㅋㅋㅋ나는 너무 내 얘기만 했나 해서 눈치보려고 했는데 저 말 듣고 빵터졌어ㅋㅋㅋㅋㅋ 내가 막 “호오?” ㅋㅋㅋㅋㅋㅋ 이러니까 큼...이러더니 괜히 나 딱밤 때리는 척 하고 화장실가더라.ㅋㅋㅋ 쌤이랑 막 장난치다 보니까 상영 시간 되서 영화 보구 나와서 카페로 갔는데 진짜 완전 크리스마스 분위기 나게 반짝 반짝 꾸며 놓았더라구.너무 예뻤어. 책도 되게 많고 조용해서 책 읽는 분들도 꽤 있었구. 사실 내가 책 읽는 걸 되게 좋아하는데 쌤도 책 읽는 거 좋아한대서 우리도 옆에 있는 책 하나 골라서 읽기로 했어! 몇 장 읽다가 쌤 보니까 되게 집중해서 읽고 있는 거야. 근데 그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혼자 턱괴고 한참 쳐다봤어. 라떼도 따뜻하고 카페 안도 따뜻하고 쌤이랑 같이 있고, 나는 진짜 그 날 그 때가 정말 완벽하게 행복한 순간이라고 느꼈어. 그래서 그랬는지 진짜 갑자기 쌤한테 “우리 언제 사겨요?” 이랬다ㅋㅋㅋㅋ 근데 쌤이 막 어?? 이러면서 굳은거야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그냥 “아니... 뭐 저는 쌤 좋아하고 쌤도 저 좋아하잖아요. 수능도 끝났고 일주일 후면 저도 성인인데?” 이러니까 쌤이 “어...그래...그건 그렇지...어 맞아...” 이렇게 귀엽게 중얼거려ㅋㅋㅋㅋㅋ 뭔가 더 당황한 모습 보고싶기도 했고 이제 이만하면 됐다 싶어서 “아 우리 그냥 사귑시다 오빠!” 막 이랬어ㅋㅋㅋㅋ 그랬더니 갑자기 쌤이 막 웃는거야. 진짜 거의 박장대소급ㅋㅋㅋㅋ 나 완전 뭐지 하고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는데 쌤이 “너 완전 훅 치고 들어온다. 아 펀치 맞은것 같아ㅋㅋㅋㅋ 그래 사귀자 우리.” 이랬어. 그렇게 드디어 우리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커플이 되었다! . . .
더보기 |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내내 당신만 생각했어. 뛰쳐나와서 당신 보러 가고싶었는데 꾹 참고 있었는데 갑자기 당신이 문 앞에 서있었어 그럴 땐 미치겠어 꼭 사랑이 전부 같잖아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이도우 제가 정말 좋아하는 부분이예요. 꼭 한 번 읽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