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아 이민형 들어라. 그냥. 갑자기 너 생각 나서. 오늘따라 좀 그러네. 너는 내가 얼마나 이기적인 사람인지 모를거야. 나 진짜 원래 되게 이기적이고 나만 생각하는 사람이야. 그니까 내가 지금 하는 얘기 그냥 새겨 듣지마. 음...뭐부터 말하지. 사실 나 오늘 너한테 하고싶은말 되게 많았는데 막상 하려니까 할 말이 없다. 못하겠어. 아니다. 아아 자 다시! 음 옛날 얘기부터 할까. 우리가 처음 봤던게 고2 때였나? 그치. 같은 반이었으니까. 난 너 처음 봤을때 진짜 거짓말 안하고 약간 우유가 사람이 되면 저렇겠구나 싶었다. 진짜 하얀게 눈도 크고 똥글똥글해서 와 쟤는 진짜 우유사람이다 싶었어. 그래서 되게 작고 귀여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키도 커서 좀 의외였어. 200ml 우유인 줄 알았는데 꺼내보니까 1000ml 우유였던거야. 와 방금 비유 쩔었다. 그치. 암튼 나는 우리가 친해질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어. 그냥 뭔가 그랬어. 야 서운해 하지는 말고. 아아 우리 고딩때는 맨날 졸업 언제 하냐 이러고 있었는데 우리 졸업한지도 벌써 2년이나 지났다. 내가 이러면 또 너는 얼마 안됐네 라고 하겠지. 내가 너 너무 잘 알지. 시간 진짜 빠르다. 아 나 어젠가 그저껜가 거기 갔다 왔어. 그 우리 고등학교 옆에 공원 있었잖아. 작은 거. 아 그 위에 슈퍼에서 진짜 뭐 엄청 사먹었는데. 맨날 아이스크림 하나씩 들고 공원 평상에 누워 있었잖아. 거기 지나가는데 기분이 묘하더라. 괜히 막 옛날 생각도 나고 너 생각도 나고. 어떻게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 내가 지금 하려는 말들이 앞으로 우리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모르겠어. 미안해. 근데 나 오늘 진짜 그냥 나만 생각할게. 음..사실 나 고등학교때 너 되게 좋아했었다. 친구로 말고. 왜 내가 막 갑자기 너랑 밥도 같이 안 먹고 떨여져서 다녔었잖아 잠깐. 그땐 말 못했는데 혼란스러워서 그랬어. 처음에는 착각인 줄 알고 잠깐 떨어져 있다보면 괜찮아지겠지 싶었어. 근데 아니더라. 나 너 진짜로 좋아했어. 근데 너는 아니었잖아. 그래서 꾸역꾸역 억지로 마음 접었어. 너한테 미안해서. 아니 사실 너 잃고 싶지 않았어. 우리가 알고 지낸지는 얼마 안됐어도 너는 진짜 나한테 소중해서 진짜 나는 너 잃기 싫었어. 솔직히 나 아직도 너 좋아해. 그래서 너 보면서 아무렇지 않은척 하는 거 진짜 힘들어. 누가 너 좋아한다는 얘기 들으면 혼자 꽁해지는 것도 싫고 짜증나 죽겠는데 아무말 못하는 나도 싫어. 근데 어떡해. 아니 근데 솔직히 진짜 억울해. 너는 아닌거 아는데 근데 너가 자꾸 헷갈리게 해서, 내 착각인데, 너 원래 그런 앤거 아는데 자꾸 헤집어 놓으니까. 몰라. 그냥 네 탓 할래. 예전에 나 독서실 다닐 때 집가는 길 깜깜해서 무섭다고 너한테 말한적 있었지. 너 내가 얘기할 때는 별 반응 없었잖아. 근데 독서실에서 집가려고 계단 내려가는데 문 밖에 네가 서있으면 어떡해. 온다는 말도 없었잖아. 그리고 나 아플 때 그냥 약이나 대충 사주면 되잖아. 뭐하러 집까지 찾아와서 죽은 끓이고, 먹여주고 잠자는 건 왜 보고 가. 그리고 나 처음 자취 시작 했을 때 우리집 방범창을 왜 네가 달아. 일일이 공구는 왜 사오고 우리집에 너 신발은 왜 갖다 놔. 오늘만 해도 그래. 아까 낮에 1학년 애가 너 좋다고 고백할 때 갑자기 내 눈은 왜 쳐다보고 어떡할까 왜 물어봐. 그냥 너 마음대로 하지. ...아니야 그건 싫어. 모르겠다 진짜 내가 이 새벽에 너한테 왜 이러는지. 이제 진짜 모르겠어. 좋아해.
이런 글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