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화
갑자기 찬열씨-에서 찬열아-로 바뀐 호칭 때문에 약간 당황한 나는 정말 멋없게도 'ㄴ..네?' 하며 말을 더듬어버렸다. 세훈은 정말 푸하하 소리내서 웃더니 '귀엽네' 하며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것이었다. 머리 쓰다듬는 걸 참 싫어하는데, 아니 싫어했었는데, 이제 좋아질 것 같다.
"아‥"
"나 혼자만 말 놔?"
"그건 세훈씨가 혼자 놓은거구…"
"난 찬열이가 세훈아- 하는거 듣고싶은데."
세훈아- 하는게 듣고싶단다. 나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세훈씨는 강경하게 '해봐, 세훈아-. 아- 응?' 하며 나로하여금 그 소리가 입에서 나올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버린다.
"ㅅ..세훈아..?"
"그렇게 말구, 더 자연스럽게 세훈아- 해봐."
"세훈아-."
"아- 예쁘다. 다음부터 말 놔?"
내 말에 세훈이‥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아이잘했어-' 한다. 세훈이랑 있으면 괜히 어려진 기분이 많이 든다. 날 애기다루듯 다루어주는 덕도 꽤나 있을 것이다. 나는 세훈이의 말에 '응!' 하며 고개를 끄덕끄덕 한다.
"찬열아- 오늘은 여기까지하자."
"…아쉽다."
"아쉬워도 내일부터는 주말이잖아-. 주말에 하루종일 만나자. 알았지?"
'(끄덕끄덕)'
세훈이는 또 날 아기다루듯 어르고 달래어낸다. 날 참 잘 아는 사람처럼. 그리고는 '먼저가.' 한다. 나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세훈이에게 가 한번 꼭- 껴안긴 뒤에 '좀있다 꼭 와야돼!'하며 세훈이의 약속을 굳게 받아내고서는 잠에서 깼다.
잠에서 깨자마자 경수가 카톡하라고 했던 말이 기억나서 핸드폰부터 찾아들었다. 시간은 그렇게 많이 지나지 않았건만 카톡이 백 개가 넘게 와있는 걸로 보아 경수는 꽤 많이 궁금했던 모양이다. 내용은 다 쓰잘데기 없이 '야' '아직자?' '카톡확인좀해라ㅠㅠ' '진동안해놨니' 같은 내용들이지만.
나는 경수의 카톡을 다 읽어볼 가치도 없다고 생각하고는 과감하게 쭉 내렸다. 어차피 다 저런 똑같은 내용일 게 뻔했기 때문이다. 나는 곧바로 경수에게 카톡을 했다.
'나 일어났어.'
카톡을 하고 홀드버튼을 채 누르기도 전에 답장이 왔다 그저 느낌표만 열댓개 정도. 딱히 그럴 필요는 전혀 없겠지만 해석해보자면 '어떻게 됐어!?' 정도.
'받아줬지.'
'진도는!!!!!'
'진도는 무슨'
그렇게 카톡을 해대다가, 수업시간이 끝나는 종이 치자마자 바로 핸드폰이 지잉- 지잉- 울리며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를 받자마자 '야!!!' 하는 경수덕에 귀청이 떨어질 뻔 했다.
"아 귀청 떨어질 뻔 했잖아!!"
"아, 미안미안. 그건 그렇고 진짜 하나도 안나감!!!?"
"손만. 아- 그‥ 이마키스. 이제 말도 놨어."
"이제? 아, 이름이 뭔데?"
"세훈이."
"세 훈? 외자야?"
"오세훈. 야 전화하지말고 니가 보건실로 내려와."
나는 전화를 툭 끊고는 하얀 천장을 쳐다보며 천장에 고백받았던 순간을 그려냈다. 다시 생각해도 볼이 발그레해지는 것 같은 순간이다. 온갖 부끄러우면서도 기쁜 감정이 마음속에서 휘몰아치는 것 같다. 그런 와중에 경수가 문을 확 열고 들어왔다. 아- 진짜 깬다니까.
"야!! 너 근데 생각보다 일찍깬 것 같기도 하고?"
"응, 아쉬워 죽겠다."
"근데 왜 깼어! 더 있지."
"세훈이가- 다음에 보쟤."
"어이구- 세훈이, 세훈이. 그래서, 언제 보기로 했는데? 내일? 내일 주말이니까 하루종일 보겠네?"
"응, 안그래도 내가 아쉽다고 그러니까 내일 주말이니까 하루종일 보자고 나랑 약속했어."
경수는 웃으며 말하는 날 보고 못말린다는 듯이 고개를 내저었다. 저거 분명 지는 애인도 없는데 내가 먼저 애인 만들었다고 짜증부리는거다. 전에 자기가 무조건 먼저 애인을 만들거라니 뭐니 하더니 내가 먼저 애인이 생겨서 꽤나 배아플거다.
"부럽냐?"
"아- 안 부럽거든? 남자애인이 뭐가 부럽다고."
얘는 얼굴에 생각이 다 드러난다. 딱 봐도 '나 엄청부러워' 라고 쓰여져있다. 경수는 하나도 안부럽다는 말을 연발하며 '됐고- 종례하러 가자.' 했다. 아-, 그러게. 종례할 시간이구나. 교실로 올라가니 벌써 선생님께서는 들어오셔서 종례를 하시고 계셨다. 우리는 머쓱하게 웃으며 뒷문으로 들어고 목례를 꾸벅하고 자리에 앉았다.
선생님은 우릴 한 번 쓱 보는가 싶더니 계속해서 종례를 하셨다. 선생님의 말씀을 듣는체, 마는체 하며 가방을 싸고 문만을 바라보고있다 '이상 종례끝이다.' 하자마자 내가 제일 먼저 벌떡 일어나 교실 밖으로 나갔다.
평소보다 종례가 길어져 버스타는 시간에 늦을 뻔했다. 교문을 나서는데 저 멀리서 버스가 오는 게 보여서 죽어라 뛰어 겨우 버스에 올라탔다.
"아, 죽겠다."
나는 혼잣말을 하고서는 오른쪽에 있는 내 자리에 털썩 앉았다. 숨을 헉헉 내쉬면서. 숨을 대충 골라내고 밖을 어느정도 쳐다보고 있었을까, 집 앞 정류장이 보여 버튼을 눌렀다.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집에 아무도 없는 듯, 현관문이 잠겨있어 열쇠로 열고 들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거실부터 불이 꺼져있다. 혼자 이 넓은 집에 있는 건 참 오랜만인 것 같다. 물이라도 꺼내 한 잔 마시려고 부엌으로 갔더니 엄마가 차려놓고 가신 모양인지 식탁 위에 반찬과 밥이 놓여있다.
나는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려다 말고 식탁 의자를 꺼내 앉았다. 숟가락을 들어 밥을 떠먹었다. 금새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서는 대충 그릇을 모아 싱크대에 넣고, 반찬을 냉장고에 넣었다.
* * *
"오늘은 뭐할까, 찬열아?"
"음‥."
뭐할지 주위를 둘러보고있는데, 문득 내 눈에 분수대 옆에서 웃으며 아이들에게 솜사탕을 팔고있는 아저씨가 보였다. 나는 솜사탕 아저씨를 가르키며 세훈에게 '솜사탕.' 했다.
"솜사탕? 솜사탕 먹고싶어?"
"응. (끄덕끄덕)"
내 말에 웃으며 알았다며 사올테니 잠시만 기다리라며 분수대 쪽으로 향하는 세훈이였다. 뒷모습을 쳐다보고있는데 아저씨와 몇 마디 대화를 하다 날 쳐다보는 세훈이. 무언가 할 말이 있는건가‥ 했는데, 입모양을 읽어보니 분홍색, 하늘색 중에서 무슨 색을 먹고싶냐는 이야기인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손가락으로 분홍색을 가르켰고, 세훈은 알았다며 아저씨에게 분홍색으로 해달라고 했다.
"자."
내 얼굴 두-세 배는 되어보이는 커다란 솜사탕. 솜사탕은 어릴 때 이후로 참 오랜만이다. 나는 솜사탕을 받아 손가락으로 떼어 먹었다. 겨우 설탕맛이라지만 오랜만에 먹어서인지 엄청 맛있었다. 나는 몇 번 손가락으로 솜사탕을 떼어먹다, 먹고있는 날 쳐다보는 세훈이에게 한 입‥ 한 손가락 떼 주었다.
"먹어."
안녕하세요 '0' 미열이에요 '0' 이표정 귀엽져 '0' ㅋㅋㅋㅋㅋㅋ 그니까 다음편에 루시드드림 완결나요!!!!!!!!!!!!!!!!!!!!!!!!!! (급_속_전_개.exo) 루시드드림 끝나도 계속 미열로 다른 것들 연재라던지 글 쓸거에요 ㅎ.ㅎ 어차피 써도 찬총 백공 둘중에 쓰는게 99%일듯....... 쨌든... 안귀찮으면 내일 완결낼게요! 이미 완결 냈으면서 몰아서 안올리는 이유는... 기다리는재미 (?) .... 네 이거 쓸수록 제 병맛이 드러나는것같네요 그럼전 이만 뿅! 읽어주신 독자님들 사랑합니다 하트!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