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 - 덜 예뻤으면
옹팀장이 사내연애 하는 법 번외
- 그들의 사내연애
"잘잤어요?"
"네, 팀장님은요?"
"나야 뭐, 여주씨 생각하면서 잘잤지."
"아 뭐에요.."
아침부터 깨가 떨어지는 이곳은, 사무실이었다. 어제 성우의 고백이 있고나서 정식으로 만나기로 한 후, 그날밤 둘은 각자의 집에서 서로의 생각으로 심장을 부여잡으며 잠을 설쳤더랬다.
프린터기 앞에서 인쇄물을 기다리고 있는 여주 옆에 선 성우의 간질간질한 말에 여주가 고개를 숙이자, 성우는 프린터기 위에 놓인 여주의 손에 자신의 손을 살짝 포갰다.
"저, 팀장님 손 좀,"
"왜요. 뭐어때서."
"이러다가 회사 사람들한테 들키기라도 하면.."
깜짝놀라 괜히 주위를 둘러보며 손을 빼려는 여주의 손을 더 꽉 쥐는 성우에 여주는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정말 들키겠어요, 이제 그만 놔요."
"괜찮다니까."
그때 성우의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팀장님-!"
지원이었다. 여주는 화들짝 놀라 손을 확 뺐고, 성우를 발견한 지원은 총총 달려와 여주를 등지고 성우의 앞에 마주보고 섰다.
지원이 무슨 얘기를 하려고 성우의 앞에 직접 찾아오기까지 한건지, 인쇄한 종이들은 다 나왔지만 여주는 내심 불안해져 아직 인쇄가 덜 된척 종이만 만지작거렸다.
"팀장님. 오늘 저녁에 시간 괜찮으세요?"
"음.. 왜요?"
"업무 관련해서 여쭤보고 싶은게 있는데, 회사에서는 바쁘시니까요. 혹시 저녁에 시간되시면 저랑 식사하실래요? 얘기도 할겸."
여주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래 비밀연애니까. 팀장님은 원래 인기 많았으니까. 그럴 수 있지. 그래, 그럴 수 있어.
애써 합리화를 해보지만 그럴수록 여주의 속은 타들어만 갔고, 여주의 귀는 지원과 성우의 대화에 더 집중하고 있었다.
물론 성우는 그런 여주를 눈치챘고, 누가봐도 자신과 지원의 대화 때문에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는듯한 여주의 모습에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았다.
"어.. 미안해요."
"네?"
"나 오늘 저녁에 약속있는데."
"아.. 약속이요? 누구랑요?"
"어.. 그게,"
지원의 뒤로 보이는 고개숙인여주를 쳐다보며 살짝 웃은 성우가 입을 열었다.
"여자친구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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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씨, 미안한데 안바쁘면 나 커피 좀 타다줄래요? 피곤해죽겠어서 커피한잔 마셔야겠는데, 지금 너무바빠서."
"아, 네! 잠시만요-"
"어, 여주씨 그럼 가는김에 내것도!"
"네-"
강대리와 윤대리의 부탁에 여주는 사무실 뒷편의 휴게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머그컵을 하나 꺼내 커피를 타고 있는 여주의 뒤에 누군가 걸어와 우뚝 섰다.
인기척을 느끼지 못한건지 계속해서 커피를 타는 여주를 보고 살풋 웃던 그는, 살며시 여주를 껴안았다.
"아, 깜짝이야!"
"하하, 뭐해요?"
자신의 배에 올라오는 손과 등에서 느껴지는 온기에 깜짝놀라 뒤를 돌아본 여주의 눈앞에는 웃고있는 성우의 얼굴이 보였다.
"팀장님! 깜짝놀랐잖아요."
"미안해요. 뒷모습이 너무 이쁘길래."
"치.. 뭐에요."
"근데 왠 커피에요?"
평소에 잘 마시지 않던 커피를 타고있는 여주의 모습에 의아한 성우가 여주의 허리에 감고있던 손을 풀고 물었다.
"아, 강대리님이랑 윤대리님거에요."
"강대리랑 윤대리 커피를 왜 여주씨가 타요?"
"바쁘셔서 대신 타드리는거에요-"
"..비서가 커피 대신타주는 사람인줄 아나."
순식간에 뾰루퉁 해진 성우의 얼굴을 보던 여주가 살짝 미소를 짓고는 덜섞인 커피믹스를 계속해서 휘저었다. 그런 여주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성우가 입을 열었다.
"..커피 그만타고 나 좀 봐요."
"잠시만요. 아직 윤대리님꺼,"
"나 좀 보라니까."
커피에 정신이 팔려 자신을 쳐다보지 않는 여주의 옆에 바짝 다가선 성우는 여주가 들고있던 티스푼을 뺏어 대충 옆에 두고는 여주의 팔을 돌려 자신과 마주보게했다.
깜짝놀라 눈이 동그래진 여주와 눈을 마주한 성우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미소만 지었다.
"왜..왜요?"
"여기 우리 둘뿐이에요."
생각보다 가까이 있는 성우의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여주의 눈을 능글맞게 바라보던 성우가 여주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말했다. 여주의 볼이 화악 달아올랐다.
"..그게 왜요."
"알잖아요. 내가 뭐 말하는지."
"모..모르겠는,"
"뽀뽀할래요?"
"네?!"
성우의 말에 화들짝 놀란 여주가 뒷걸음질 쳐보지만 바로 뒤에 있는 싱크대와 자신의 허리를 단단히 감고있는 성우의 팔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고개만 숙인채 입술을 깨물었다.
"입술 깨물지 마요."
여주의 입술을 어루만지는 성우의 손길에 앙 다물어져있던 여주의 입술에 힘이 풀렸고 성우는 그런 여주의 입술을 계속해서 바라보며 점점 여주에게 다가갔다.
여주와 성우의 사이가 점점 가까워지고, 이리저리 눈을 굴리던 여주가 눈을 꼬옥 감았다. 그런 여주를 보고 살며시 미소지은 성우도 살며시 눈을 감았고 둘이 입술이 닿기직전,
똑똑-
"여주씨 여기있, 아 팀장님도 계셨네요!"
노크소리가 들리자 여주와 성우는 화들짝 놀라 팍- 떨어져 우왕좌왕 하며 괜히 헛기침을 하며 머리를 만졌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강대리였고, 본인이 들어오자 갑자기 이상하리만치 자신의 눈을 피하는 둘의 모습에 의아하며 물었다.
"두 분 여기서 뭐하세요?"
"아 그게, 저."
사실 누가봐도 너무나 어색한 상황이었지만 뭐라고 변명을 해야 어색하지 않을까, 여주와 성우는 급히 머리를 굴렸다.
"아, 제, 제가 김비서 좀 혼내고 있었습니다."
"네?"
"네, 네. 김비서가 일처리를 잘못한게 있어서. 김비서, 일 이따구로 할거에요? 예?!"
"죄..죄송합니다, 팀장님."
몇년동안 같이 일하면서 목소리 한번 높이는걸 본적이없는 팀장님이. 갑자기 김비서를 혼낸다고? 그것도 팀장님이 그렇게 아끼기로 소문난 김비서를?
강대리는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곧 '아, 실례했습니다. 말씀 나누세요.' 하며 나갔고, 휴게실의 문이 닫히자 성우와 여주의 입에서 동시에 한숨이 나왔다.
"..하, 저 진짜 들키는 줄 알았어요."
"그래도 나름 스릴있지 않아요?"
..이 사람이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네. 들킬뻔한 상황에서까지 생글생글 웃는 성우에 못말린다는듯 성우를 흘겨본 여주는 티스푼을 들어 아까 ..누구때문에, 다 타지 못한 커피를 마저 타고는 쟁반위에 컵 두잔을 올렸다.
"저 나가볼게요, 커피 식겠다."
"푸흐, 알았어요. 난 물 좀 마시고 나갈게."
쟁반을 들고 뒤돌아 나가던 여주가 잠시 멈칫- 하더니 쪼르르 걸어가,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는 성우의 뒤에 섰다.
"팀장님."
"응?"
쪽-
낯간지러운 소리가 휴게실을 채웠다. 얼이 빠져 허공을 응시하는 성우를 바라보던 여주는, 발그레진 볼을 하고 다시 종종걸음으로 휴게실을 나갔다.
생수를 들고있는 성우가 옴짝달싹 하지 못하고 숨만 몰아 쉬었다.
"지금.. 여주씨가 나한테 먼저..."
..뽀뽀한거야?
다리에 힘이 풀린 성우가 휘청, 하며 냉장고에 몸을 지탱했다. 곧이어 성우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실없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방금 전 상황을 계속해서 머릿속에서 떠올리던 성우가 자신의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어쩌지..진짜."
..사랑스러워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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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팀장이 사내연애 하는 법 번외
- 그들의 사내연애
다녤 깜짝등장 '▽'...! ㅋㅋㅋㅋㅋ
옹팀장 이야기는 번외없이 끝내려고했는데, 번외편 보고 싶다는 분들이 몇분 계셔서 짧게 써보았어요:)
다음이야기도 계속 생각중이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기다려주시는 분들 제가 항상 감사드리는거 아시죠?ㅠㅠ♡
+ 움짤 잘림에 대한 질문을 가끔해주시는데, 이게 로딩 문제인지 노트북에서는 괜찮은데 제 핸드폰에서도 자꾸 보였다 안보였다 하네요ㅠㅠ.. 얼른 해결을 해드리고싶은데 저도 아직 해결책을 찾는중에 있답니다ㅠㅠㅠ 이것저것 시도하면서 해결해보도록 노력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