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속의 상관관계
" 변백…현. "
뒷문을 연 찬열의 우렁찬 목소리가 점점 사그라들었다. 일분단 뒤에서 두번째줄, 항상 저를 기다리고있을 백현이 보이지않았다. 제 교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교실안에 발을 내딛은 찬열은 성큼성큼 교실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백현은 교실안 어느곳에도 없었다.
" 변백현은? 어디있어? "
결국 찬열이 백현의 앞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있는 두 남학생에게 말을 걸었다. 갑자기 들려오는 찬열 특유의 저음에 남학생들은 꽤 놀란모양인지 말을 더듬었다.
" 백현이? 모르겠는데. "
" 아, 백현이 종치자마자 나갔어. "
벽쪽에 앉은 남학생이 모르겠다며 안경을 고쳐쓰자 그의 반대편에 앉은 남학생이 찬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나갔다고? 아, 고마워. 백현과 찬열의 교실은 복도 끝과 끝이였다. 제가 느긋하게 걸어오기는 했지만 백현이 종이 치자마자 교실을 바로 나갈리는 없었다. 저를 찾으러 제 교실로 간것은 아닐것이다. 찬열이 첫번째로 향한곳은 화장실이였다. 변백현! 화장실안에 들어온 찬열이 백현을 불러보지만 그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던 학생들이 찬열을 쳐다볼뿐이였다. 찬열의 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기역자(ㄱ)형태로 된 건물이기에 찬열은 1반에서 6반, 7반에서 10반사이의 두 복도들을 휘적거리며 돌아다녔다.
" 어딜간거야."
백현에게 전화를 걸어봐도 규칙적인 신호음만이 들려올뿐 백현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결국 찬열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벌써 점심시간이 20분이나 지났다. 찬열은 신경질적으로 휴대폰을 호주머니에 넣으며 계단을 내려갔다.
없다. 양호실에도 백현은 없었다. 혹시몰라서 침대위 이불들을 다 들쳐보았지만 백현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변백현 너 어디야? 벌써 문자만 몇통째보내는건지 모르겠다. 찬열은 답이 오지않는 제 휴대폰만 애꿎은 눈으로 바라보다 이내 곧 걸음을 옮겼다.
한칸 한칸씩 계단을 오르고있을때였다. 낯익은 인영이 제 쪽으로 다가왔다. 찬열은 그가 누군지 단번에 알아낼 수 있었다. 도경수, 도경수였다. 가방을 메고 왼손에 신발을 들고있는 도경수였다. 분명 경수는 저와 눈이 마주쳤다. 하지만 경수는 그런저를 없는 취급이라도 하려는 모양인지 제 눈을 못본체하며 아예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런 경수의 모습에 찬열은 일부러 경수를 불러세웠다. 하지만 경수는 제 말에 멈춰서지않았다. 오히려 더 걸음을 빨리할뿐이였다.
너 변백현 봤냐?
찬열의 의도는 경수를 세워 백현의 행방을 묻는것이였다. 하지만 저를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경수로인해 찬열은 턱끝까지 차오른 말을 삼켜야했다.
씨발 어딜간거야. 찬열의 입에서 자동으로 욕짓거리가 튀어나왔다. 물론 백현이 저를 두고 어딘가에 가지않으라는 법은 없었다. 하지만 수십통의 전화와 문자에도 답 하나없는 백현이기에 찬열은 백현을 찾는 일을 멈출 수가 없었다. 나 오늘 반친구랑 밥먹어. 자신의 상황를 알려주는 간략한 문자라도 왔었다면 찬열의 발걸음이 이토록 다급해지진 않았을것이다. 무슨일이 생긴걸까, 찬열의 머릿속은 백현의 행방으로 복잡해져있었다. 그리고 그런 복잡해진 머릿속에 드는생각은 온통 부정적인 상황들뿐이였다. 백현이 다치진않았을까, 혹시 조퇴를 한것일까 , 찬열에게있어서 백현은, 찬열의 머릿속을 백현 한사람만으로도 복잡하게, 포화상태로 만들 수 있는 커다란존재였다.
급기야 찬열의 발걸음이 운동장으로까지 향했다. 운동장을 훑어보던 찬열의 걸음이 체육관으로 향하려고 할때 저멀리서 낯익은 인영이 나타났다. 체육관뒤에서 모습을 드러낸 인영은 다름아닌 종인이였다.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옷매무새를 정리하는 종인이 찬열에게 가까워졌다.
"……."
"……."
종인과 찬열사이의 거리가 2m채 되지않는 거리에서 두사람의 시선이 서로 닿았다. 운동장 저편에서는 축구를 하는 남학생들의 왁자지걸한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 순간만큼은 운동장에 종인과 찬열만이 존재하는듯했다. 재수없는 녀석. 찬열은 종인의 모든것이 마음에 들지않았다. 변백현은 저딴자식이 뭐가 좋다고……. 백현이 종인을 마음에 품고있다는것도 마음에 들지않았고, 그런 백현의 마음을 거들떠보지도않는 종인도 마음에 들지않았다. 그리곤 저와 백현에게 보란듯이 도경수와 뒹구는 모양새도 마음에 들지않았고 종인 특유의 나른한 눈빛과 목소리도 마음에 들지않았다. 눈씻고찾아봐도 마음에 드는구석이 없는 녀석이였다.
그리고 분명 저와 눈이 마주쳐놓고 저를 못본것마냥 지나치는 모습도 마음에 들지않았다.
" 김종인. "
그리고 찬열은 그런 종인을 불러세웠다. 왜. 뭐. 종인은 어떠한 대답도 하지않았다. 그저 저를 부르는 찬열의 목소리에 걸음을 멈출뿐.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니 저를 위아래로 훑어보는 찬열이 영 마음에 들지않았다. 왜, 그제서야 종인이 입을 열었다.
" 너 변백현봤냐. "
찬열의 미간이 좁혀졌다. 종인이 제 말을 듣자마자 저를 비웃기라도 하는듯 코웃음을 쳤기 때문이다. 왜, 변백현 없어지기라도 했냐? 걱정이라고는 조금도 묻어나있지않은, 오히려 저를 조롱하는듯한 종인의 말투에 찬열이 표정을 굳혔다. 변백현 봤냐고. 이에 보다 날카로워진 목소리로 찬열이 다시금 종인에게 물었다.
" 못봤는데. "
그런 찬열을 놀리기라도 하는것인지 종인의 대답에는 웃음끼가 서려있었다. 어딜간거야, 종인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않은채 찬열이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체육관으로 다시 몸을 틀었다. 병신새끼, 분명 저를 지칭하는 말이겠지만, 아니 틀림없겠지만 찬열은 종인의 말을 못들은척하며 걸음을 옮겼다. 지금은 종인을 상대하기 보단 백현을 찾는것이 더 급급했기때문이다. 병신새끼, 하지만 다시한번 낮게 읊조리는 종인의 목소리는 찬열의 미간을 종잇장처럼 찌푸리게 만들었다. 하여간 김종인은 재수없는 녀석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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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꿈을 꿨다. 더이상 종인이 저를 찾지않았다. 종인은 보란듯이 제 앞에서 백현과 몸을 섞었으며 백현은 세상을 다 가진 아이마냥 즐겁게 웃고있었다. 그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었지만 이상하게도 몸이 움직이지않았다. 백현아, 종인이 백현을 불렀다. 경수 자신을 부를때와는 차원이 다른 다정한 말투였다. 둘의 섹스는 계속 되었고 두 사람의 신음소리가 교차하며 경수의 귓가를 울렸다. 두사람이 절정에 다달았을때 두 사람은 재가 되어 사라지고 찬열이 나타났다. 찬열이 다짜고자 저를 바닥에 밀치더니 폭력을 가했다. 찬열에게 맞은 주먹에 입안이 터져 피 비린맛이 났고 발에 차인 복부로인해 숨쉬기가 버거웠다. 하지만 찬열은 그런 저는 보이지않는건지 무작정 저에게 폭력을 가했다. 아파, 아프다고 하지마, 하지말라고 말을 해야하는데, 고함을 질러야하는데 목소리가 나오지않았다. 누군가 제 목소리를 꽉 쥐고 놓아주지않는것마냥 말을 하려고 할수록 목이 아파왔다. 곧 찬열도 재가 되어 사라져버렸고
처음으로 꿈에 형이 나타났다. 형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나를 보며 웃어주었다. 해맑게.
쇼파에서 가방도 채 풀지않고 잔 제모습에 실소가 터져나왔다. 아직까지도 생생한 꿈의 전율에 경수가 제 몸을 쓸어내렸다. 괜찮아, 안심하자, 진정하자 다 꿈이야. 꿈. 경수가 다시한번 한숨을 쉬고 가슴을 쓸어내리려는 찰나에 따르릉-, 집 전화벨이 울렸다.
" 여보세요. "
경수는 찌뿌둥한 몸으로 어기적어기적 걸어서 티비옆에서 울리고 있는 수화기를 들었다.
- " 경수야. "
이 목소리는…….
" 혀, 형…… ? "
- " 응, 형이야. "
'그'다. 형이다. 나에게 언제나 해맑게 웃어주는, 우리 형.
안녕하세요:D |
떡덕후 오후한시 됴종 상츄 배또 쿠쿠 데미소다 서나 가란 에어콘 패릿 비니 미치게써 전편댓글달아주신 독자분들 감사합니다! 암호닉계속받아요!!!!
아그리고 시점이 작가시점에서 가끔씩 인물시점이될때가있잖아요 혹시 불편하세요?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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