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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VIXX레오] 재회 | 인스티즈

 

네 부모님께선 나를 처음 봤을 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아 했다. 축구선수인 네게 내조를 하기엔 내 직업은 야근이 잦았고 부모님도 안 계신 나를 어느 누가 예쁘게 봐주실까. 네 부모님의 성화에도 너 만큼은 놓지 않겠다며 너랑 평생 살거니까 걱정하지말라며 꽉 안아주던 너도 슬슬 지치기 시작했을것이다.

회사로 들어와 자리에 앉으니 내 앞으로 소포가 와 있었다. 상자 속에는 내가 네게 준 선물들, 그리고 편지. 나는 정신 없이 네게 전화를 걸었다. 돌아오는건 전화기가 꺼져있다는 차가운 안내음성. 편지 맨 마지막 줄에 번져 있는 글씨. ' 미안해. 내가 다 잘못했어.'

정신을 차려보니 반년이 훌쩍 지나고 있었다. 이제 밖이라도 나가봐야지 싶어서 몸을 단정히하고 시내를 걸어다녔다. 얼마쯤 걸었을까, 너와 마주쳤다. 옆의 여자는 멈춰선 너를 보고 아는 사람이냐 물었다. 어색한 기류가 돌았고 자리를 뜨려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네가 나를 소개했다.

 

 

 

 

 

" 친한 애, 좋은 친구야. "

 

 

 

 


나는 좋은 친구라고 소개 됐고, 그녀는 활짝 웃으며 왼손을 펴들었다. 곧 결혼식 때 뵙겠네요ㅡ 네 왼손에도 같은 반지가 있었다. 너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내 표정도 마냥 좋을리가 없었다. 그녀는 내 표정을 보고는 뻘줌한듯 손을 내렸다. 너는 그녀에게 정말 오랜만에 만난 친구라 얘기 좀 하고 가겠다며 먼저 들어가 있으라했다. 그녀가 가고 나서 우리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지난 6개월 동안 나는 하루가 온통 소리지르고 던지고 부수고 울다 지쳐 잠드는것 뿐이였는데 너는 나와 함께했던 4년이라는 시간들을 통째로 들어낸듯했다. 짜증났다. 나는 너 때문에 몸,마음 다 망가지고 일도 잃었는데 감정도 모두 잃었는데 정작 너는 결혼준비라니.

 

 

 

 


" 그냥 지나쳤어도 됐잖아. "

" 니 모습이나 보고 그런말을 해."

 

 

 

 


내 쪽으로 옮기는 손을 쳐냈다. 건들지마ㅡ, 어떻게 너는.. 이젠 다 울어서 눈물도 안나겠다고 생각했는데 눈이 시큰거렸다. 내 몸은 여전히 네 손길이 그리웠던 것 같다. 한숨을 쉬더니 큰 손으로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울지마, 이젠 안아주지도 못해.

 

[빅스VIXX레오] 재회 | 인스티즈

부모님께 너를 소개시켜주자마자 당장 헤어지라는 말을 들었다. 내심 행복을 빌어주길 바랬는데 이렇게 나오시니까 답답할 뿐이었다. 다음 날, 카페에 앉아 있던 너는 평소와 다르게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무슨일이냐 물었더니 그 날이라 기분이 안좋다 했다. 거짓말인게 뻔했다. 내가 널 얼마나 봐왔는데. 결국 너를 집에 데려다 주고 집으로 오는길에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머니께선 다짜고짜 네 욕을 하기 시작했다. 애가 왜 이렇게 말을 못알아 듣냐며, 부모 없는게 대수냐며. 화가 났다. 그러는게 당연했다. 나는 난생 처음 어머니께 조용히, 가만히 계시라 성질을 내고 네 집으로 차를 돌렸다.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사방이 컴컴했다. 거실에 불을 키자 네가 쪼그려 앉아 엉엉 울고 있었다.  울 때마다 내 품을 찾는 너는 그 때도 어김없이 안아달라 보챘고 그런 너를 품에 넣어 토닥이며 말했다. 너랑 안 헤어져, 너만큼은 내가 안 놓고 평생 살거니까 걱정하지마. 왜 울고 그래. 울지마, 뚝. OO아. 그렇게 네 울음이 잦아들때까지 나는 울지마, 괜찮아. 너 안 놔. 따위의 말을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훈련을 마치고 샤워를 하러 들어갔는데 감독님이 나를 부르셨다. 내 집중력이 많이 흐트려졌다 하셨다. 이러다 2군으로 내려가는건 시간문제라고. 여자친구 때문이라면 깔끔하게 정리하라 했다. 도대체 네가 뭘 잘못했길래 사람들은 우리 사이를 반대를 하는건지. 들은채 만채 옷을 벗는데 감독님이 한마디 하시고 나가셨다.

 

그렇게 선수생활 할거면 접어.


집에 돌아와 핸드폰을 켰다. 반기는건 네 부재중이 아니라 배경화면에 있는 너였다. 직업상 야근이 잦은 너였기에 네가 날 기다리기보다 내가 널 기다려야 했다. 결혼 후에도 일 접을 생각이 없다던 너, 울컥했다. 내 미래와 우리의 미래, 어느 하나도 버릴수 없었다. 그렇다고해서 둘을 동시에 가질수도 없는것인데, 너도 그렇겠지. 우리가 불행한것보다 각자의 자리에 서서 행복한게 서로를 위한거라 생각했다. 입술 끝을 잘근잘근 씹으며 네가 준 물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너를 기다리는 내게 너는 미안하다는 말 대신 선물로 마음을 표현하곤 했다. 내 앞에 있는 선물들을 보니 우리가 꽤 오랫동안 만나왔다는게 실감이 났고 심장이 터질것같았다. 펜을 들어, 네게 못했던 말들, 하고 싶었던 말들을 적었다. 지켜준다고 했는데, 결혼 하자 했는데 미안해. 못난 내가 다 잘못했어. 그 뒤로 나는 핸드폰을 꺼놓고 고된 훈련의 반복이었다. 조금이라도 나태해지면 내 앞에서 엉엉 우는 네 모습이 보였기에.

 

반년이 훌쩍 지나가있었다. 내 옆엔 너와 성격이 다른 여자애가 있었고 내년 봄에 결혼을 하기로 했다. 물론 내 결정이 아니였다. 부모님은 내가 힘들어 하면 누구에게든 기대겠지 하고 여자 하나를 소개 시켜줬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 여자애 뱃속엔 내 아이가 있었다. 시내에서 외식을 하기위해 걷고 있었는데 너와 마주쳤다. 그녀가 아는 사람이냐 물었다. 어떻게 소개를 해야하는걸까. 내가 사랑했던 사람. 아니, 내가 그리도 그리던 사람. 잠자리에서 네 이름 대신 그토록 부르던 그 이름을 가진 아이.


 

 

 


" 친한 애, 좋은 친구야. "

 

 


 

 

나는 너를 좋은 친구라고 소개 했고, 그녀는 활짝 웃으며 왼손을 펴들곤 곧 결혼식 때 뵙겠네요ㅡ라고 말했다. 놀라 네 표정을 보니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내 왼손을 쳐다봤다. 갑자기 네번째 손가락이 타는듯해 주먹을 꽉 쥐었다. 당장이라도 네가 눈물을 쏟아낼것같아 여자애에게 오랜만에 만난 친구라 얘기 좀 하고 가겠다며 먼저 들어가 있으라했다. 그녀가 가고 나서 나는 빨리 너와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 살도 많이 빠진듯했고 피부에 생기가 없었다. 네 왼손 네번째 손가락에는 우리가 3년전에 맞춘 반지가 빛나고 있었다. 짜증이 치밀었다. 내가 뭐라고 너를 이렇게 망쳐 놨는지.


 

 

 


" 그냥 지나쳤어도 됐잖아. "


" 니 모습이나 보고 그런말을 해."


 

 

 


쇳소리가 섞인 네 목소리를 들으니 미칠 지경이었다. 한걸음 다가갔다. 안고싶었는데 그러면 그대로 바스라져 버릴 것 같아 네 머리에 손을 댔다. 건들지마ㅡ, 어떻게 너는.. 목이 메이는 너를 보며 죄책감이 밀려왔다. 다시 가만히 손을 올려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난 네가 잘 지낼거라 생각했어. 나 같은거 다 잊고 더 멋진 남자 만나서 너도 나처럼 결혼할 줄 알았어. 말해주고 싶었다. 이내 너는 눈물을 떨궈 냈다. 손은 네 떨림에 의해 떨려왔다. 내 몸은 너를 이렇게나 그리워 했다. 울지마, 이젠 안아주지도 못해.

 

나 없이도 잘 지냈어야지, 왜 이렇게 지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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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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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야 정택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열) 저 보면서 쌍욕하면서 봤어여 솔직히 이해가 안되는거는 아닌데 정택운 너 그러는거 아니야 임마ㅜㅜ 사람이 말이야 엉엉 정택운 어떻게 네가 그럴수가 있냐고
10년 전
독자1
아 아련하다ㅠㅠㅠㅠ택운이가 자신의 미래와 우리의미래중 단 하나바께 선택할수바께 없는 현실이 안타깝네요ㅠㅠㅠ둘 다 선택할수는 없는걸까ㅠㅠㅠㅠㅠ잘 보고 갑니다!
10년 전
독자2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엉어어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ㅠㅠㅠㅠㅠㅠㅠㅠ이런 글 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짱짜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3
헐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완전 슬퍼요ㅠㅠㅠㅠㅠㅠㅠ 둘다선택할수는 없는걸까요ㅠㅠㅠㅠ
10년 전
독자4
어우ㅜㅜㅜㅜㅜㅜㅜㅜㅜ 글이랑 비지엠이랑 장난아니네요ㅜㅜㅜㅜㅜㅜㅜ
10년 전
독자5
허유ㅠㅠㅜㅜㅜ슬프다ㅜㅜㅜㅜ허허유ㅜㅠㅜ
10년 전
독자6
어ㅜㅜㅜㅠㅠㅜㅠ너무좋아여ㅜㅠㅠㅠ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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