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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형 친구 전원우 04




둘째, 전원우는 해산물을 못 먹는다.

 이건 언제 생각해도 가슴이 철렁인다고, 민규는 생각해. 그 때가 언제더라..제가 원우에게 열심히 치대서 이제 겨우 어색함 없이 대화를 할 수 있을 때였는데, 떼를 써서 저녁을 먹고 가게 했었거든. 저는 별 생각없이 칵테일 새우 몇 알을 볶음밥에 집어넣었고. 원래 그렇잖아. 좀 있어보이려면 칵테일 새우 몇 알 넣고. 그러고 나서 원우한테 대령했지. 원우는 그걸 보고 잠깐 멈칫했다가 입을 댔고. 민제가 왜인지 미쳤나며 말렸지만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는 입에 볶음밥을 넣는 원우를 민규는 그저 잘 먹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한 편으로는 입이 짧은 편이라 형이 말리는 건가? 라는 생각도 하고. 지금와서 보면 좀 바보같았지만. 그렇게 밥을 먹이고 나서 민제가 어휴...미련한 새끼..라며 방에 들어가고 원우는 거실에서 민규와 티비를 보지. 근데 티비에서 보던 예능이 반쯤 흘러갈 때 원우가 식은땀을 너무 많이 흘리는거야. 몸도 자꾸 긁어대고. 이상함을 눈치챈 민규가 물어봐. 형, 어디 아파요? 그 끈질긴 물음 끝엔 어색하게 웃으며




나 해산물 알러지가 있어서..


내 가방에 약 있는데, 좀 가져다주라.




라고 말하는 원우가 있겠지. 민규는 괜히 자기를 탓하면서 물과 함께 약을 건네. 대충 입에 털어넣은 원우가 민규를 보고 머리를 긁적여.




그걸, 말하고 안 먹어야지.


.....


그냥 미련하게 먹는 사람이 어디있어요.


민규랑 겨우 친해졌는데,


....


이런 걸로 너 괜히 미안해할까봐,





[그날 밤]


형 진짜 형이 제일 쓰레기야, 쓰레기도 아니지. 핵폐기물 수준이야, 알아?


새끼가 아까부터 왜 자꾸 시비야.


내가! 원우형에 대한 모든 걸 알려주라 했는데!


...허,


어떻게 해산물 못 먹는 걸 놓칠 수가 있어?


.....


하..진짜..!


..사실 나도 전원우가 그걸 말 안하고 먹을 줄은 몰랐지.


뭐?


질색하니까 알아서 말할 줄 알았는데.


......


원우가 너 어지간히 맘에 드나보다.


..아, 그래서 형 뭐 먹고 싶은데.


미친놈..





-

김민규 형 친구 전원우 05





3. 전원우는 자기가 귀여운 걸 전혀 모르고 산다.

 아주 울화통이 치미는 제목이네. 제가 써놓은 걸 보고 민규가 중얼거려. 이건 진짜야. 민규가 봤을 때 원우는 대놓고 귀여운 척을 한다던가 그런 건 아니지만 평소에 하는 행동들에 베어나오는 귀여움이 분명 있는데 그걸 원우 혼자만 모르고 사는 거 같다는거지. 덕분에 그걸 제가 아닌 다른 사람들도 허구헌 날 보고 산다는 거고. 예를 들면 저번에 핸드폰을 한참이나 바라보던 원우가 혼자서 계속 오..와, 따위의 감탄사를 내뱉는거야. 민규는 그거 보고 이미 앓고 있고. 그러더니 영상이 곧 끝났는지 그걸 들고와서는 민규한테 보여주더라고.




민규야. 이거 만들 수 있어?


이게 뭔, 아, 스쿱 쿠키?


이 모양 그대로.


어려운 건 아닌데..우리집에 아이스크림 스쿱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우리 집에 있어..!




묘하게 신난 말투로 답을 하며 저를 빤히 쳐다보는 원우에 민규는 저도 모르게 말해. 아..진짜 귀엽다. 전혀 귀엽다 할 게 없는 상황에 나온 민규의 말에 원우는 ..음? 이게 귀엽나? 하고 민규를 바라봐. 그럼 또 혼자 당황해서




그, 이거 모양! 진짜 귀엽지 않아요?


아..응, 그치. 이거 해보고 싶어.


어...그러면, 내일 만들어볼까요? 형 집에 들러서 스쿱 가져와서.


응응, 그게 좋겠다.




그러고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함박웃음을 짓는 원우야. 덕분에 민규는 심장을 부여잡아야했지. 이렇게 원우는 기분이 좋아질 때나 여기선 보이지 않았지만 이해를 못할 때라고 해야하나..궁금할 때? 언뜻 언뜻 보여지는 말투나 행동들이 꽤나 귀여운 것 같다고 민규는 항상 생각해. 원래는 나른함만을 풍기는 두 눈이 기분이 좋아지면 접혀지면서 반짝이는데 민규가 볼 때는 그게 그렇게 예쁜거지. 이제 막 재롱을 부릴 줄 아는 하얀 고양이 같기도 하고. 뭐 콩깍지가 두텁게 쓰인 민규 눈에 원우의 어떤 모습이 못나보이겠냐만은. 그치만 자기가 그럴 때마다 사람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귀엽다는(강력한 민규의 주장.) 걸 모르는 원우는 그런 모습들을 아무데서나 뿌리고 다니는 거 같아서 민규는 그게 또 애가 탄데나 뭐래나.

4. 전원우는 하얗고, 말랐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했듯이 민규는 그간 원우에 대해 관심이 없던 탓에 외관이나 내면에 대해 모르는 게 많았어. 근데 좋아하고 나니까 아무래도 계속 눈길이 가고 힐끗 쳐다보게 되고. 그러잖아, 사람 맘이라는게. 그렇게 원우를 바라보고 있자니 자기와는 다르게 사람이 엄청 하얀거야. 그게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을 때나 저와 같이 있을 때 티가 확 나. 민규는 그럴 때 마다 새삼스럽게 느껴. 진짜 하얗구나, 하고. 또 평소에는 원우가 자기 집에 들렸다가 (부모님이 직업 상 지방으로 출장가는 일이 잦으셔.) 할 게 없고 심심하니 민규네 집으로 놀러오고 하는 거거든. 그래서 항상 옷을 갈아입고 오는데 여태껏 입고 왔던 옷들로 봐서는 품이 넉넉한 옷들을 주로 입더라고. 민규는 그런 모습들을 보며 몸태가 드러나질 않으니 말랐다고는 하는데 골격 탓인지 잘 모르겠다고 느꼈었어. 하지만 그 해 여름, 장마가 시작됐을 때 이런 민규의 생각은 완전히 뒤집혔지. 거실에서 의미없이 티비를 보고 있는데 도어락이 풀리길래 일단 씻으라고 알려주러 간 민규는 그대로 멈출 수 밖에 없었어. 민제 뒤로 원우가 따라들어왔는데 하복 상의를 어디다 뒀는지 모르겠지만 검은 티셔츠를 입고 있었거든, 원우가. 근데 비에 젖어서 그런지 티셔츠가 원우 몸에 다 달라붙어 있더라고. 덕분에 마르고 얇은 허리선은 그대로 다 들어나지, 검은 티셔츠를 입어서 유난히 하얗게 보이지. 결정적으로 전원우 너 먼저 씻어라, 라는 제 형의 말에 으..고마워. 하고는 망설임 없이 젖어있는 검은 티를 벗어 제끼는데.. 언뜻 봤음에도 원우 몸은 어딘가가 되게..그래..그랬어. 하얗고 허리도 얇은데다가 마른 몸. 그 후로 민규는 원우가 제 앞에서 맨살을 조금이라도 보이려 하면 질겁을 해.




아, 전원우! 들어가서 입어요!


왜애, 귀찮아.


아, 진짜..빨리요.


김민규 완전 엄마같아..(삐죽)





-

김민규 형 친구 전원우 06




5. 전원우는 눈치가 없다. 진짜로.
 이건 얘기하다가 혈압 오를 거 같으니까 언젠가 얘기해줄게. 약속. 책을 덮은 민규가 여전히 과제 중인 민제와 원우를 보며 주방 서랍을 뒤적거려. 형, 저녁 먹고 갈거죠? 고개를 작게 끄덕이는 원우를 보며 한 번 웃은 민규가 냉장고를 열어 재료들을 꺼내. 한 참 채소를 다지고 있는데 옆에 누가 서길래 쳐다 보는 민규.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보는 원우를 더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민규야.




뭐야, 왜요?


그냥..신기해서.


....


민규는, 요리 배운거야?


아니요, 걍 재밌어서 하다보니까.


멋있다, 요즘 그런 거 대세잖아.


형도 다음에 배워요, 알려줄게요, 내가.


그래.




앗싸, 속으로 둘이 만날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 민규가 완성된 볶음밥을 들고 식탁으로 가. 형, 치워봐. 밥 좀 먹게. 투닥거리면서 상을 차리는 민제와 민규를 보며 원우는 그저 웃어. 맛있다고 하는 형들을 보며 예, 많이 드세요- 하고는 자기도 맛보는 민규야. 나름 만족스럽길래 열심히 퍼먹고 있는데 아까부터 저를 힐끔 쳐다보던 민제가 원우에게 말을 건네. 전원우, 전공 과제 끝냈어?




무슨..아, 그..전시회 관람?


어. 그거 이제 일주일 남지 않았냐.


응. 슬슬 해야지. 너 다녀왔어?


나 저번에 권순영이랑. 너 같이 갈 애 있냐?


음..딱히 없는 거 같은데.


그럼 김민규 좀 데리고 가라.


.....나? 형 지금 김민규라고 했어?


예, 김민규요.


미쳤어? 뭔 전시회야, 전시회는.


..뭐야, 너 그런 거 좋아한다며.


...어?


니가 전원우 그런 거 보는 거 좋아한다니까 어, 나랑 똑같네! 하하! 이랬잖아, 새끼야..


아, 아아, 하하! 그럼! 형 제가 또 문화생활에 미쳐있거든요. 같이 가실래요?


응, 좋아. 언제 시간 돼?


저..당연히 주말에나 되죠..


아, 맞다. 미안.




하고 웃어보이는 원우. 민규가 시무룩해진 게 너무 눈에 띄어서 자기도 모르게 귀엽다고 생각하는 원우야. 그럼 토요일에 가자. 민규야. 고개를 끄덕인 민규가 속으로 한숨을 내쉬어. 팔자에도 없는 전시회를 가보네, 내가..원우형 때문에. 라고 생각하면서.





-


오늘은 여기까지!

*독방에서 쓰던가라 아마 구독료는 계속 없을거에요!

*워낙 이것저것 다 먹어서 여러컾이 올라올 예정입니다.

*댓글로 원하신는 커플링과 설정 남겨두시면 나중에 데려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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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꺄 독방에서 봤던거 신알신 꾹꾹
6년 전
독자2
넘넘 재밌어용ㅎㅎㅎㅎㅎㅎㅎ잘 보구 가용 담편두 기대할게요???????
6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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