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략결혼 박지민X그의아내 너탄
W.안개비
”테이가 좋으면,테이한테 가.
나 위하는 척, 걱정하는 척 테이랑 쿵짝되어선 불쌍한 새끼 만들지 말고”
"지민씨는.
제가 그렇게...싫으세요?"
"...."
"제가하는 걱정은 위선이고, 제가하는 위로는 가식이잖아요,
지민씨한테는."
"...."
"앞으론, 그러지 않을게요.
오지랖 넓게 걱정하는 척, 진짜 아내가 된 것마냥 그렇게 굴지 않을게요."
나는 무슨 베짱으로 지민씨에게 그런 말은 한지 모르겠다.
사실 그런 말을 내뱉으면서 내 목소리가 떨려옴을 나도 느꼈다.
후덜거려지는 두 다리에 힘을 꼭 주고는 지민씨를 지나쳐 방으로 들어왔다.
그제서야 시야가 흐려지고 굵은 눈물방울들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내가 사랑하는 그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욕심내어서는 안될 사람이었고, 그가 나를 봐주길 바라는 것도 나의 허황된 욕심이었다.
그러나 인지하는 것과 모순되게 날이 갈수록 더욱이 아픔으로 다가왔다.
정략결혼 박지민X그의아내 너탄
"손님, 많이 취하셨습니다."
지민 앞에 서있는 바텐더는 과음으로 곧 정신을 잃을 것 같은
지민을 깨웠다.
그럼에도 지민은 앞에 놓인 양주잔을 또다시 비워내기 시작했다.
자꾸만, 제게 상처받은 눈을 보이던 탄소가 생각이나 지민은 혼란스러웠다.
그보단,탄소가 아까전에 했던 말들이 지민의 귓가에 계속 맴돌았다.
바라던 바였다, 그 아인 그아이대로 나는 나대로.
필요에따라 부부인 척 연극을 하는 일.
근데 왜.
더는 그러지 않겠다는 그 말이, 이토록 서운한 일인가..
지민은 독한 술을 입에 털어넣었다.
"네? 바로 가겠습니다"
여김없이 혼자 집에 있던 탄소에게 전화가 울렸고.
수신자는 지민씨였다.
이 늦은시간에 그에게서 전화가 올리가 없는데..
야근을 해도 외박을 해도 내게 일절 문자한 통도 주지 않는 그인데..
전화를 받았다.
"네, 지민씨"
[아...저 여기 OO바인데요, 손님이 과음을 하시는 바람에
정신을 잃으셨거든요..]
곧바로 주소를 묻고는 겉옷도 챙기지 않고 돈만챙겨 그곳으로 향했다.
혹여라도, TM그룹의 아들로 얼굴이 알려진 지민씨에게 조금의 불이익이라도 갈까
불안했다.
"지민씨. 일어나봐요"
바에 들어가서 여기저기 둘러보니,
바 안 구석진 곳에 지민씨가 고개를 묻은 채 잠들어있었다.
얼른 그곳으로 가 그를 깨웠다.
앞에는 갖가지 도수 높은 양주들이 엎어져있었다.
이 많은 걸 혼자 다 마셨다니...
깨지 않는 그를 웨이터의 도움을 받아 택시를 태웠다.
그리고 곧 나도 그의 옆에 타 몸을 가누지 못하는 그의 머리를 내 어깨에
기대게 하고는 그가 흔들리지 않게 고정시켰다.
"아이고, 남편이 술마셔서 데리러 왔구만?"
택시기사아저씨는 백미러로 우리를 보고는 물으셨다.
"아..네..!"
"으응, 남편이 좋은 아내를 뒀구만, 이 늦은시간에 새댁이 고생이 많아.
남편이 새댁한테 잘해야겠네. 남편이 새댁한테 잘해줘?"
".....네, 잘해줘요"
"좋을 때야, 나는 이제 나이가 있어서인지
젋은 부부들 보면 참 예뻐보여, 알콩달콩 예쁘게 사는거 보면 말이야.허허.
우리 마누라는 내가 술 마시고 들어오면 그냥 독사눈이 되어서는 어휴, 생각하니 무섭네 허허"
정말 사소한 것에 다투고 화해하고 사랑하는 평범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
나의 꿈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나의 가족은 보육원 친구들과 원장님, 그리고 선생님들이였다.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부모님과 손을 잡고가는 또래의 아이들을 볼때면 늘 부러웠다.
나에게도 부모님이 있으셨으면,
가끔은 정말 나를 버리고 간 것이 아닐까 하는 서러운 생각에 몰래 눈물을 훔친 적도 많았다.
그래서인지 나의 꿈은 항상 따뜻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었다.
사소한 것에 함께 웃고 떠들고 행복해 할 수 있는 가족이라는 거.
그럴 수 없는 지금이 되어버렸지만
기사 아저씨의 말들을 들으니 가슴 한 켠이 먹먹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집 앞에 도착해서도 깨지않는 지민씨를
기사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부축한 채로 집으로 향했다.
아저씨는, 내일 깨어나거든 남편 한 대 때려주라시며 가셨고
나는 인사를 드리고 지민씨를 이끌고 아파트 안으로 들어왔다.
힘을 쭉 뺀 성인남자를 혼자 이끌고 집까지 들어가는 것은 보통 쉬운 일이 아니였다.
겨우 집까지 들어와 얼른 안방 침대에 지민씨를 눕히고
이불가지를 정리해주고서야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잠에 들어서도 뭐가 그렇게 힘들고 괴로운지
미간을 찌푸린 그의 얼굴을 보다, 손가락으로 조심히 그의 미간을 풀었다.
"...!!"
갑자기 그의 미간을 누르는 나의 손목을 잡았다.
그리곤 천천히 그가 눈을 떴다.
"..지민씨....."
"너도 테이냐...."
"...."
"너도, 테이한테 갈꺼지?"
"다 테이네, 좆같아."
감은 그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이미 어두룩한 방 안은.
그의 얼굴과 표정이 정확히 보이지 않았지만,
왜인지 그가 외롭고 고단해보여 마음이 아려왔다.
잠이 든 그를 한참 지켜보다 그의 흩어진 머리를 정리해주고 방을 나섰다.
"해장하시고 가세요, 술 많이 드셨어요."
어젯밤, 방을 나온 나는 곧장 냉장고에서 사다놓은 콩나물을 꺼내다
해장국을 만들어놓고 잠을 청했다.
"내가 어제.."
"김비서님께서 데리고 오셨어요.
과음하셨다고 하셔서요."
"아..."
"드시고 출근하세요, 오늘 저 보육원 다녀올게요.
지민씨 오시기 전에는 오겠습니다."
지민은 방으로 들어가는 탄소의 뒷모습을 보다
앉아서 탄소가 끓여놓은 콩나물 국을 입에 댔다.
차가워진 탄소가 조금은 낯설게도 느껴지는 지민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여지껏 탄소가 먼저 지민에게 등을 보인 적이 몇없었으니깐 말이다.
조금은, 얼떨떨한 마음으로 식사를 마치곤 집을 나서는 지민이었다.
"오늘은 특별한 미팅일정은 없으십니다,
아, 유한기업 외동따님께서 식사한끼 하시고 싶으시다고 하시더라고요.
회사얘기도 하고요.."
"시간될 때 정해서 알려드린다고 해요."
"네."
"아, 실장님. 근데 어디 편찮으세요? 안색이 안좋아 보이는데.."
당연히 그럴 것이다.
지민도 사람인데, 그 독한 술을 필름이 끊길때까지 마셨는데
괜찮을리가..
지금도 겨우시 회사에 앉아있다.
하루종일 배에 탄 듯 속은 요동치고있다.
"괜찮아요,신경쓸 거 없어요."
"아,참. 그래도 어제는 고마웠어요.
과음을 하는 바람에 그만, 정신을 잃었던 모양인데..
늦은시간 민폐를 끼쳤네."
정략결혼 박지민X그의아내 너탄
오랜만에 보육원 아이들도 만나고 갈 생각으로 아이들에게 줄
작은선물들도 사서 보육원을 찾았다.
곧장, 원장실로 가 원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아이들이 있을 강당으로 갔다.
삼삼오오 모여 놀고있는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나를 본 아이들이 하나 둘 내게로 달려왔다.
보고싶었다고 나에게 안기는 아이들을 보니
너무 오랜만에 아이들을 찾은게 아닌가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연지야, 잘 있었어?"
유독 나를 잘 따르던 연지였고,
그런 연지에게도 작은 선물을 주었다.
"네, 선생님. 보고싶었어요."
폭 안기는 연지를 안아 일정하게 토닥여주었다.
"미안해, 연지야.
선생님 보고 싶었구나.."
"네..선생님.
선생님 차칸 아저씨랑 결혼해서 많이 못오는거예요?
그래도 괜찮아요, 선생님이 차칸아저씨랑 결혼해서 연지는 좋아요.
차칸아저씨도 보고싶다.."
연지는 그때 지민씨를 기억하고선
결혼식에서도 그랬다.
착한 아저씨는 나의 백마탄 왕자님이라고 말이다.
"음...그래? 연지 이 선물도, 착한 아저씨가 연지한테 전해주라고 그랬어.
착한 아저씨도 연지 많이 보고싶대"
내 말에 제일 예쁜 웃음을 지으면서
선물을 안고 좋아하는 연지의 모습에 나도 덩달아 웃었다.
강당 문이 열리고 익숙한 얼굴의 사람이
걸어들어와 가운데에 섰다.
"오늘 일일 선생님으로 온 태형선생님이예요.
잘 부탁해요."
인사를 하고 단상에서 내려오는 그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아주버님...?"
"어? 제수씨도 계셨네요?
아..맞다. 제수씨 해성보육원에서 자랐다고 했죠,
꼭 한 번 보육원봉사 해보고 싶어서 오늘 마침 시간이 되길래, 왔는데
와...되게 반가운데요?"
"아..봉사하러 오셨구나.
일일 선생님이요?"
"흐음..제가 어릴때부터 아기들을 진짜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아기들이랑 놀려고 왔는데.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모르겠어서 좀 막막했는데,
잘 됐다! 제수씨가 나 도와주면 되겠다."
내 팔짱까지 껴오시며 잘 부탁한다는 아주버님의 말에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늘 느끼는 거지만 친화력은 진짜 좋으시네..
아주버님도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해오셨다고 하셨다.
곧 기사님께서 선물들을 들고 들어오셨고,
방금 전 내것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크고 좋은 선물들이 가득했다.
받으면서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보면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아주버님은 생각이상으로 아이들을 잘 돌보셨다.
의외로 반전의 캐릭터 같기도 하셨다.
"선생님 우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해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할까요?
그럼 선생님이 먼저 술래 할테니깐 저기 뒤로 가서 서요."
아주버님의 말에 아이들은 네~ 하면서 모두 달려서 끝으로 가 섰다.
그 모습을 보고 웃으시던 아주버님은 시작할게요! 라는 말과 함께
벽에 기대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치었다.
"무궁화 꽃ㅇ...!!"
"도망가자!!"
"어? 탄소 선생님 잡혔다!!!"
"제수씨 술래예요.
얼른 저기가서 무궁화 꽃이 외쳐요!"
어째 아주버님이 더 신난거 같은건 기분 탓이지...?
아이들과 어울려 놀다보니 해질녁이 되었다.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아이들을 뒤로하고 보육원을 나섰다.
기사아저씨는 먼저 가시라 하셨다고 했다.
태워주시겠다 나를 앞자석에 앉히시는 바람에
얼떨결에 차를 얻어타게 되었다.
"오늘, 감사했어요.
아이들이 엄청 즐거워하더라구요."
"에이, 그건 고마워할 일은 아니고요.
나도 재미있었어요. 제수씨가 있어서 더..?"
"큼...어쨋든 고맙습니다,
이렇게 태워주시는 것도.."
"에이..가족인데요,뭘."
"아, 근처에서 밥먹고 갈래요? 놀았더니 배고프네..."
"밥은.
다음에 먹어요. 오늘은 집에 일찍 가봐야해서요.."
어제 지민씨가 취중에 한 말도 마음에 걸리고.
무엇보다 지민씨가 들어오기 전에 다녀오겠다 말했기 때문에
집에 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요,그럼.
대신에 다음에 제수씨가 밥 사요."
"네, 그렇게 할게요."
어느새 집 앞에 도착했다.
내가 내리기도 전에 아주버님이 차에서 내려
내가 앉아있는 보수석 차문을 열어주셨다.
"오늘 즐거웠어요. 조심히 들어가요, 제수씨"
"네, 저도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아주버님"
인사를 하는데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탄소씨."
굳은 표정으로 지민씨가
나와 내 앞의 아주버님을 쳐다보았다.
흐음...
오늘 지민이는 어떤 컨셉인가요...ㅎ
머지않았습니다....머지 않았어요
오늘도 읽어주신 독자님들 감사합니다!!!ㅎㅎ
[암호닉 명단]
[가을]
[짐니]
[꾸꾸야]
[오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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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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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츄껌뜌]
[돼지고기만두] [여울이]
[랑짐] [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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