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안개비
[Don’t be afraid. principle. justice.according to the law] 아침부터 온 그 문자는 지민의 심기를 건드리기에 충분했다. 잘난 제 어미의 뒷배를 믿고 설쳐대는 꼴이라니. 아니꼽기 그지없다. 어릴때부터 그랬다. 분명 제가 더 잘해도, 제가 더 뛰어나도. 지민은 언제나 밀렸다. 본처의, 제 집안에 떡하니 자리잡고있는 그 여자의 자식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더 이악물었다. 이 좆같은 구도를 바꿀 순 없지만. 적어도 발버둥은 쳐야 내 자리를 지킬 수 있으니 말이다. 신경질적으로 지민은 제 폰을 던졌다. “실장님. 회장님께서 회장실에 오시라 호출하셨습니다” 제 책상 앞 인터폰의 버튼을 누르고 지금올라간다 전하라 한 지민은 금새 옷 매무새를 정리하곤 엘리베이터의 회장실이 있는 꼭대기층을 눌렀다. “찾으셨습니까.” 조금은 긴장을 한 채 지민은 저의 아버지인 회장실의 문을열고 들어갔다. “앉거라.” 회장의 차분하면서도 지엄한 말투에 지민이 짧게 답하곤 곧바로 회장이 앉아있는 쇼파로 가 앉았다. “인사팀장 해임안은 너도 검토해보았겠지.” “네.명목 없습니다” 애초에 직원관리를 못한 지민의 탓이었다. 명목없다는 지민은 알은 체 않고 앞에 놓인 차를 한 번 음미한 회장은 차를 테이블에 내려놓고 지민을 차가운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난 네가 어릴때부터 유독 총명하고, 성실하기에 너를 믿었다. 어디에서나 니 자신앞에 부끄럽지 않게 뭐든 잘해줄꺼라 믿고 실장자리를 내준 것이야. 이번 일은 실망이 크다. 내가 너를 과대평가 한 것 같구나.” 지민은 무서웠다. 어릴때부터 제 아비는 늘 이성적이였다. 차라리 자신을 테이와 차별한다면 어린나이,반항심에 제 마음대로 살았을 수도 있었겠다. 하지만, 늘 테이와 똑같이 아니 어쩌면 불리한 위치의 저에게 더 엄격했다. 그건, 제가 유치하다 느끼는 차별이 아닌, 지민이 자신 스스로 자신을 지킬 힘을 키울 수 있게 하기위함이었고. 그런 그는, 아버지에게 조금도 자신의 나약함,부족함을 보이고 싶지않아 더욱 자신에게 주어지는 일들을 완벽하게 하기위해 애썼다. 그런 지민에게 가장 무서운건 제 아비의 실망이었다. 지금 제 아비는 제게 실망을 운운하고 있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테이가 오거든, 탄소와 함께 집에 한 번 들려라. 네 아무리 싫어도 네 어머니고, 네 형이다. 오랜만에 가족끼리 저녁이나 한끼 먹자구나” 그래도, 제 핏줄이라 아버지는 제게 따스할때도 있었다. 그렇기에 지민은 더욱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했을지도 모른다. 이 집안, 자신의 유일한 편은 아버지 밖에 없으니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사랑해주는, 자기 자식을 위해서라면 극악무도한 짓도 마다않을 어미가 제겐 없으니깐 말이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지민은 인사를 하고 회장실 문을 열고 나섰다. 곧바로 자신의 방으로 들어온 지민은 인사팀장의 해임권부터 다시 검토하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희망이 될 수 있을만한 점은 없을까. 맨땅에 헤딩하는 격이라도 지민은 애썼다. 제 사람을 아무것도 못한 채 잃고 싶지는 않다. 정략결혼 박지민X그의아내 너탄 잠에서 깬 나는 생각했다. 분명 어제 나는 쇼파에서 그를 기다리다 잠들었는데.. 일어나보니 침대였다. 잠결에 들어와 잤다고 하기엔 이불까지 반듯하게 내게 덮여있었다. 내가 기억을 못하는건가..? 내가 기억을 못하지만 들어와잔거라 결론지었다. 아니고서야 내가 이 방에 들어와 잤을리가 없기 때문에. 얼른 방문을 열고나가 그가 있을지 모를 서재로 향했다. [똑.똑.] 망설이다 노크를 했다. 그는 그의공간에 있을 때 방해받는 걸 싫어한다. 하지만, 그가 안에 있다면 출근시간을 알려야 하기에 용기를 내고 노크를 했다. 답이 없는 그곳에 멍하니 서있다 조심스레 불렀다. 지민씨, 주무세요..? 그래도 답이 없기에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이미 출근을 한 것인지, 아니면 아예 집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인지 서재는 말끔하게 비워져있었다. 서재 안 침대의 이불도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평소 깔끔한 성정의 그가 절대 이불을 흩어놓고 갈 일 만무하겠지만, 그 이불을 보고있자니 뭔가 모르게 허했다. 빈 방이 어제 그의 부재를 알려주는것만 같았다. “집에 들어오지 않으셨던 거구나..” 많이 바쁘신 모양이야. 그렇게 생각하려해도 사실은 서운했다. 나는 그럴 자격없는데, 욕심내면 안되는데 자꾸만 그를 안아주고 위로해주고 싶었다. 오지랖 넓게도 말이다. 그가 들으면 내 앞길이나 잘하라 나에게 또 상처될 말들만 골라 할 말이지만. “으휴..괜찮아! 집청소나 오랜만에 할까?” 잔뜩 다운된 기분을 풀기위해 추운 날씨도 마다않고 창문을 모두 열고 대청소를 시작했다. “어..?이게 뭐지?” 쓰레기통을 비우려 하는데 왠 사진이 구겨져 쓰레기통 옆에 떨어져 있는게 보였다. 구겨진 사진을 주워서 펴보니 지민씨 어릴때 사진 같았다. 사진 속 지민씨와 친구로 추정되는 한 아이가 어깨동무를 하고 웃고있는 사진이었다. 참 해사스럽게 예쁜 미소였다. 그때 보육원에서 보던 미소와 오버랩되어 보여 나도 모르게 슬쩍 입가에 미소가 드리워졌다. 이렇게 예쁜 미소를 지닌 사람인데... 사진 뒤에 쓰인 삐뚤빼뚤한 글자를 읽었다. 어린시절 지민씨가 쓴건가..? 2002년 태형이와 나❤️ 중요한 사진인거 같은데... 그 사진을 메고있던 앞치마 주머니에 넣었다. 정략결혼 박지민X그의아내 너탄 “손님 여러분, 저희 비행기는 곧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할 예정입니다. 승객여러분들의 안전을 위하여 비행기가 완전히 착륙한 후 안전벨트를 풀어주시기 바랍니다” “손님, 불편하신거 있으십니까?” 반달모양의 예쁜 눈, 오똑한 코, 앵두같은 입술. 힐을 신었지만 기본적으로 큰 키. 짧은시간안에 제 앞에서 요염한 눈웃음을 띄며 묻고있는 이 승무원을 놓칠리 만무하지. “글쎄요, 그렇게 예쁜미소로 이렇게 내게 친절하게 물으면 내 마음이 누나한테 가려고해서 불편할 것 같은데...” 미소년같이 생긴 그는 자신의 앞에 서있는 그녀에게 윙크까지 날린다. 해사스럽게 웃으며 누나.거리는데 어느누가 안반하고 베길가.. 3,2,1 “저, 오늘저녁에 비행 없어요. 좋은데 아는데 식사하실래요?” 그럼 그렇지. 진부하다. 속으로 그렇게 생각한 테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거리며 누가봐도 반할 예쁜 미소와 함께 그의 답을 기다리고 있는 여자를 쳐다본다. “전, 하늘의 누나가 더욱. 예뻐보이는 걸요” 비행기 VIP룸안에는 혀가 섞이는 소리가 다분하다. 한 손은 자연스레 뒷목을 감싸고, 허리에 감고있던 다른 한손은 천천히 그녀의 하늘색 블라우스로 향한다. 단언컨대, 그는 선수였고, 그의 침대는 난기류를 만났다. “하여튼 여자들이란, 진부하다니깐..” 금방까지 키스를 나눴던 자신의 입술을 매만지며 바람빠지게 웃곤 공항을 나섰다. 오늘 밤. 같이 저녁을 먹자며 핸드폰을 건네는 여자에게 자신의 비서 연락처를 자연스레 찍어준 테이는 다시 한 번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짧게 훔치곤 저녁에 보잔말과 함께 비행기에서 내렸다. 물론, 다시 볼 일 없을 것이다. 그저 따분한 비행에 재미한 번 본거니깐. 또 자신의 비서가 쫑알쫑알 그 여자가 계속 전화 온다느니, 자신의 번호는 왜 자꾸 알려주는거니 하소연하겠네. 아이구, 그소리 듣기싫어 이런 짓 안해야지. 본가엔 내일 저녁이나 들어갈 참이다. 오랜만에 한국에 오자마자 곧바로 따분한 그곳에 들어갈 순 없지. 오늘은 즐겁게 나혼자 귀국자축파티하고, 내일이나 들어가 봐야지. 일부러 비행기 티켓 날짜도 하루 늦은 날짜로 말해주었으니, 다들 내가 아직도 미국에 있다 생각할꺼야? 왠지 모를 흥미에 어깨까지 으쓱했다. 정략결혼 박지민X그의아내 너탄 “오셨어요?” 10시가 다 되어서야 지민씨는 집에 들어왔다. “밥. 차려놨는데...드시고 오셨어요?” “생각없어.” 그를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그가 벗는 정장마이를 받아들고는 옷걸이에 걸고 드레스룸에서 나오니 그가 화장대앞에 서있었다. “어..? 왜 그러세..”“이게 왜 여깄어” “아..아까 청소하다 쓰레기통 옆에 떨어져 있길래... 되게 소중한 사진 같아ㅅ....” 갑작스런 사진을 찢어버리는 그의 행동에 말을 더 잇지 못하고 사진을 찢는 그를 바라보았다. “쓸데없는 짓, 하지마” 쓰레기통에 아무렇게나 조각난 사진을 던져 버리곤 그가 방문을 닫고 나갔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어안이 벙벙했다. 찢어져 아무렇게나 버려진 사진조각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7시까지 본가로 와. 차 보낼테니깐” 출근하기 전, 지민씨는 내게 본가로 오라는 말을 남기곤 나갔었다. 왜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지민씨의 표정은 어딘지 모르게 불편해보였다. 나는 시간에 맞추어 준비를 했다. 어머님을 그때 이후로 처음보는 거라, 긴장은 되지만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안녕하셨어요, 어머님” 지민씨가 보낸 차를 타고 시간에 맞추어 본가에 갔다. 여전히 이 넓고 웅장한 집은 적응이 안된다. 그때와 달리, 많은 가정부분들과 집사님의 인사를 받으며 집으로 들어갔다. 마침 주방에서 나오시는 어머님이 보여 재빨리 인사를 드렸다. “우리 테이가 돌아오는 날까지 회장님은 저런 근본없는 애를 부르셔야했을까...에휴.” 혼잣말을 하신 어머님은 곧 바로 2층으로 올라가셨다. 나는 어쩌지도 못한 채, 거실 한가운데 그 자리에 서서 멀뚱멀뚱 있었다. “이게 뭐야..내가 왔는데 환영파티치곤 너무 소소한데..?” 낯선 목소리에 현관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았다. 화려한 머리색의 한 남자와 눈이 마주쳐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안녕! 첨 보는 이 예쁜인, 누굴까.” 첨보는 나에게 친구에게 인사하듯 손을 흔드는 그 남자를 멀뚱히 쳐다보았다. 이윽고 또다른 사람이 그 사람의 뒤에서 들어온다.
지민씨였다. 여러분.... 테이는 태형이였습니다..ㅎ 태형이를 한량으로 만들어서 미안해요..? 암호닉은! 다음편 올때 데려올게요!!ㅎ 정리를 안했어여...또륵... 스포주의..... 본격적인 삼각관계 시작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