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열아..."
"어? 왜? 추워?"
"아니 그게 아니라... 어디서 피냄새..."
집으로 돌아가던중 백현이 자꾸 코를 손으로 만지길래 찬열은 콧물이 나와서 닦는건가 싶었지만 사실 백현이는 어디서부턴가 바람을 타고 날라와 자신의 후각을 자극하는 피냄새에 코를 막고 있었던 것이었다.
"피냄새? 안 나는.. 현아!"
갑자기 눈 색깔이 빨갛게 변하고 무서운 속도로 뛰어가는 백현의 모습에 찬열은 놀라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손을 잡고 코트 주머니 안에 넣어 두어 찬열도 백현이에게 끌려가다싶이 의도치않게 뒤따라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1분도 채 되지 않아 찬열과 백현의 앞에 보이는 상황은 막 교통사고가 난건지 차 두대가 엉켜서 뒤집혀 있었고 멀리서 희미하게 구급차가 오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순간 아차 싶은 찬열이 백현을 보자 처음에 저에게 뱀파이어라고 보여준 모습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고 금방이라도 사고현장으로 뛰어들 모습을 하고 있었다.
찬열은 재빨리 머리를 굴려 코트를 벗어서 백현의 머리위에 덮어 얼굴을 감싼뒤 백현이를 안아들고 택시를 잡으려 했지만 사고가 난 차량들 때문에 택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현아 내 냄새에만 집중하고 좀만 참는거야. 할 수 있지?"
자신에게 기댄 백현이의 고개가 미세하게 끄덕이는 것을 보고 찬열은 최대한 빠른 속도로 집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사람이 극한의 상황에 도달했을 때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다는 말이 맞는 것인지 평소엔 상상도 못했던 스피드로 몇분도 채 안 돼 아파트 앞에 도착했고 그제서야 힘이 풀린건지 숨을 몰아쉬던 찬열이 백현이를 내리고 조심히 코트를 걷어 올렸다.
"현아 괜찮..."
코트를 걷자 여전히 빨간 눈을 하고 금방이라도 울것같은 표정을 한 백현의 모습에 찬열은 말은 다 하지 못하고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얼른 들어가자."
"찬열아"
"....."
"너.. 오늘 친구네 집에서 가서 자고 오면 안 돼?"
저의 손을 잡고 집으로 들어가려는 찬열의 손을 쳐낸 백현은 한껏 울상을 지은 채 작게 떨며 말을 했고 그런 백현을 지켜보던 찬열은 이내 다시 백현의 손을 잡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나 너 물 수도 있단 말이야!"
"물어"
"어?"
"물면 되잖아"
집으로 들어와서 소리를 치는 백현의 말에 찬열이 담담하게 대답을 했고 그에 놀란 백현이 눈을 동그랗게 떠보인채 뒷걸음질 치며 찬열에게서 떨여졌다.
"시,싫어.. 저리가.."
"그럼 너 언제까지 그럴껀데!"
"...조금만 기다리면 다시 괜찮아져"
한참을 서로 빤히 쳐다보다가 백현이 먼저 들어가서 자겠다는 말을 남기고 방으로 들어갔고 찬열은 백현이 닫고 들어간 문을 쳐다보고 씁쓸하게 웃었다.
그럴싸한 변명 좀 하지. 잠 안 자는거 뻔히 아는데.
샤워를 하고 조심스럽게 방으로 들어가자 침대에 누워 등을 돌리고 벽을 쳐다보며 이불을 머리 끝까지 올려 덮은 백현이 살짝 움찔했고 찬열은 그 옆에 눠=누워 백현을 뒤에서 끌어안았다.
"...저리가..."
자신의 말을 무시하고 찬열이 계속 끌어안고 있자 백현이 뒤를 돌아 찬열을 쳐다봤다. 백현이 그러기를 기다린건지 백현이 뒤를 돌아 저를 쳐다보자 찬열은 씨익 웃었고 잠옷 소매 부분을 걷어 희미하게 남아있는 헌혈 자국을 보여주었다.
"현아 이거 보여? 이게 뭐냐면 엄청 두꺼운 바늘로 여기를 찔러서 내 피를 뽑아가는거야"
"...누가? 뱀파이어가?"
"아니? 의사가. 사람들은 원래 정기적으로 피를 뽑아야 되거든"
"그런 얘기 들어본적 없어.."
"진짠데? 더러운 피를 뽑아내야 다시 깨끗한 피가 생겨서 건강해지지"
"...그래서 뭐..."
"피 빼는 곳이 다르다고 뭐 죽기야 하겠어?"
말 뜻을 이해못한 백현이 멀뚱멀뚱 저를 쳐다만 보고 있자 찬열은 답답한듯 잠옷단추를 두어개 푸르고 잡아내려 훤히 드러난 목부근을 백현의 앞으로 들이댔다.
"여기서 빠지나 거기서 빠지나 둘 다 피 빠지는건 똑같으니까 물어도 된다고"
"뭐? 안 돼!"
"왜!"
"...내가 중간에 못 멈추면.. 너 죽는단 말이야.."
또 다시 눈물을 글썽이는 백현을 보며 찬열이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럼 내가 컵에 따라주면 되잖아!"
그런 찬열을 따라 몸을 일으킨 백현이 작게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안 먹어도 괜찮으니까 억지로 안 그래도 돼."
"아니 나는 그냥... 걱정되니까.."
"내가 너 물다가 죽이면 어쩌려고 그래?"
백현이 찬열의 귀에 다가가 그렇게 속삭인 것은 순전히 겁만 주려는 의도였다. 의도대로 찬열은 순간적으로 움찔했고 그걸 본 백현이 작게 웃으며 다시 떨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너는 나 안 죽일꺼잖아."
뒷목을 잡고 끌어던기는 찬열의 손길에 백현의 얼굴이 찬열의 목덜미에 닿았고 훅 끼쳐오는 달큰한 피냄새에 백현은 저도 모르게 이를 세워 찬열의 목을 물었다.
찬열은 따끔한 느낌에 저도 모르게 입밖으로 작은 탄성 소리를 냈고 백현은 그런 찬열을 무시하고 찬열의 무릎에 앉아 피를 빨기에 바빴다.
"현아!"
찬열이 순간적으로 정신이 혼미해지는걸 느끼자 재빨리 백현이를 밀어내며 백현이를 불렀고 백현이는 정신이 돌아 온 것인지 급하게 찬열에게서 떨어졌다.
찬열은 금방이라고 쓰러질 것 같았지만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매달고 침대 끝에서 저를 쳐다보는 백현의 모습에 팔로 몸을 지탱하고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 웃어보였다.
"그렇게 아프지도 않네 뭐-"
"그러니까 나는.. 나는 물려고 했던게 아니라..그러니까 나도 모르게..."
"괜찮으니까 이리 와봐"
자신을 향해 안기라는 듯 팔을 뻗는 찬열의 모습에 백현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고 그에 찬열이 얼른. 이라며 조금 무서운 표정을 지어보이자 백현은 주춤거리며 찬열에게 다가갔다. 백현이 자신의 앞에 오자 찬열을 백현을 끌어안에 자신의 다리 위에 앉혔고 백현이의 뒷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이제 배불러?"
"미안해.. 찬열아 미안해.."
"나 진짜 괜찮다니까? 생각보다 아프지도 않고 나 완전 멀쩡해!"
"그래도.."
피가 묻어있는 저의 입술을 닦아주며 웃어보이는 찬열의 모습에 백현을 울컥 눈물이 나오려는걸 간신히 참고 제가 물어서 아직도 피가 고여있는 찬열의 목덜미를 새끼 고양이마냥 혀로 살짝살짝 핥았다.
"간지러워~"
"미안해.."
"너 자꾸 그 소리하면 맴매한다?"
"그래도 미안한걸 어떡해..."
"앞으로는 배고플 때 마다 나 물어. 알겠지? 다른 사람 눈독들이지 말고."
"이제 너 절대 안 물꺼야!"
"왜?"
"내가 너 죽일뻔했잖아!"
"안 죽었으면 된거지 뭐-"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속편한 소리를 하는 찬열이 때문에 백현은 자기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백현이가 우는것을 본 찬열을 백현을 따라 웃다가 순간적으로 힘이 빠졌는지 그대로 뒤로 쓰러져 침대에 누웠고 그에따라 찬열의 위에 엎어지게 된 백현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며 찬열을 걱정스럽게 쳐다봤다.
"괜찮아? 어?"
"졸려서 그래 졸려서~"
자신을 안심시키려 웃으면서 눈을 감는 찬열의 모습에 백현을 입을 삐죽거리며 찬열의 위에 조심히 엎드렸다.
"현아."
"응?"
"어디 가지마."
"...응.."
자신의 등을 쓰다듬어주며 나른하게 말하는 찬열이의 말에 백현은 찬열의 가슴팍에 얼굴을 기대 찬열의 심박수를 들으며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눈을 감았다.
왠지 잠이 온다는 느낌이 뭔지 알것같은 백현이다.
작가의 말 | ||
............ㅋ............. 죄송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원래 뒤에 내용도 더 있고 끝마무리도 이렇게 이상하게 흐지부지하게 낼 생각은 아니었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언제나 글의 마무리는 어렵습니다;;;;; 무튼 이렇게 길게 써보는건 처음이라 많이 힘들었는데 다들 응원많이 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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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신알신 해주신 분들 그리고 댓글 달아주신 분들 그리고 제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__)
그리고 주옥같은 주제의 원천인 ㅅㅊㅎ ㅂㅎㅇ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정말 제일 감사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모든 분들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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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 지적은 항상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