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로디테 03.
쿵쿵쿵 둔탁한 리듬이 바닥을 타고 느껴진다.
관리하는 업소들은 전부타 평온하게 영업준비중인 저녁 8시.
할 일은 없고, 내 품안에 김성규도 없다.
빈 손을 들어 괜히 움찍움찍 움직여보지만, 김성규의 보드라운 살결은 느껴지지 않는다.
남우현 너는 김성규중독증이야.
비싯 나오는 쓴 웃음을 억지로 삼키고선 괜시리 주위만 두리번 거려본다.
관리하는 업소중 가장 큰 나이트 안에 있는 개인 사장실이다.
나이트클럼 안에 있는거라기엔 나름 깨끗하고 세련된 사장실.
이마저도 성규가 인테리어를 도와준거다.
아아. 또 김성규.
언제부터 내 삶에 김성규가 이렇게 많이 차지하게 된거야.
드르륵 드르륵.
뭔소리인가 했더니 핸드폰 진동이다.
검은 폰을 슬쩍 들어 손으로 감싸본다.
성규와 커플폰이랍시고 맞춰둔 폰이 손안에서 드르륵드르륵 존재를 알려댄다.
너마저 김성규의 흔적이구나.
실없는 생각을 하며 폰 화면을 보는 순간,
...보스?
너무 놀라 굳어버린 몸을 억지로 움직여 전화를 받는다.
"네. 보스."
타이밍 한번 죽여주시네요 보스.김성규 생각중에 보스한테 전화오니 여간 캥기는 느낌이 장난아니다.
전화기 너머 오랜만에 듣는 저음이 귓가를 웅웅 울려댄다.
"그래. 우현아. 전화통화도 오랜만이구나."
"네. 그렇네요. 한국 들어오셨다구요?"
허허, 너털웃음이 귓가를 간질이자 이내 어느정도 긴장이 몸에서 빠져나간다.
아버지같은 보스의 웃음도 오랜만이구나.
"그래,누구한테 들었느냐?"
..젠장. 긴장이 빠져나가긴 개뿔.
"기,김성규씨한테 들었습니다."
아- 성규한테 들었구나. 둘이 친하게 지내는거 같아서 난 참 좋단 말이야.
보스의 말한마디 한마디에 움찔거리는 제가 괜히 밉다.
내가 뭘 잘못해서 이렇게 기죽어 말한마디 한마디에 눈치봐야되는거야.
난 사랑하는 죄밖에 없는데.
뜬금없이 억울하다. 결국 결론적으로 나는 잘 지내는 부부사이에 끼어든 가정파탄자나 마찬가진데 말이다.
이기적인 남우현.
"우현아?"
"아,네?"
"오늘 와줄수있냐고 물었는데 대답이 없구나."
이런, 딴 생각하다가 보스 말마저 흘러들었나보다.
머리를 벅벅이며 최대한 공손하게 대답해본다.
"아, 죄송합니다. 업무 중이었어서.. 저택으로 갈까요?"
"이런 업무중이었다니, 눈치 없이 전화했나. 늙으면 생기는게 눈치라는데 말이야 난 나이를 헛으로 먹었나보군.
오랜만에 얼굴도 보고싶고 줄 것도 있으니 지금 저택으로 와줬으면 좋겠는데...많이 바쁘면 괜찮다."
아뇨아뇨 괜찮아요 바로 가겠습니다.
그래 기다리고 있으마.
헛헛웃음이 귓가를 간질이며 보스의 마지막 목소리를 끝으로 툭, 전화가 끊겨버린다.
김성규 생각은 그만하고 남우현. 오랜만에 보스나 뵈러가야지.
가슴 한켠에 죄책감은 묻어두고 주섬주섬 나갈 준비를 시작한다.
높다란 담벼락, 그 안에 자리잡은 저택.
아침에 나왔던 곳인데도 왠지 새롭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한걸음 한걸음 저택 안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왠지 낮설다.
언제나 고요한 저택 안, 그리고 묘하게 나는 낮선 이의 냄새.
낮선이...?
남우현, 언제부터 보스가 언제 낮선 이가 된거야?
내 생각에 내가 어이가 없어서 실없는 웃음만 흘러낸다.
이 저택의 주인은 보스인데,
언제부터 이 저택이 나와 김성규의 저택처럼 느껴진걸까.
끼어든건 나인데 왜 나는 보스를 원망하는 것일까.
시덥잖은 의문을 나 자신에게 던져대며 한 층 한층 계단을 올라간다.
결국 답은 정해져있다.
내가, 내가 악역인거다. 둘 사이에 끼어든 질 나쁜 악역.
알면서도 멈출수 없는 나는 완벽한 이기주의자 인건가.
피싯 새어나오는 쓴웃음은 어찌할수가 없다.
이내 3층에 도착하자 자연스럽게 몸을 틀어 성규의 방으로 향하는 내 발걸음에 내가 놀라 걸음을 멈추고만다.
이래서 무의식이 무섭다는 거구나.
아니, 김성규가 무서운건가.
천천히 앞을 바라보면서 걸어가자 어두운 색의 나무문이 나를 바라보고있다.
섬세한 조각이 새겨진 문은 나를 보고 말하는 듯 하다.
들어오지말라고.
느낌이 좋지않아. 뒷목이 쌔하게 느껴지는게.
내가 과연 여기에 들어가는게 나에게 득이 되는 행동일까.
잠시 고민해보지만, 결국 나는 이 방문을 열고 보스를 만나야한다.
설령 이 방안에 보스와 김성규가 서로의 살을 부대끼며 사랑을 나누고 있다하더라도 나는 들어가야한다.
가볍게 입술을 축이며 암갈색 문을 똑똑 두드려본다.
문에서 새어나오는 얉은 소리들을 애써 무시하며.
"보스. 남우현입니다."
"그래. 들어오거라."
한틈있다가 보스의 목소리가 거칠게 들려온다.
굳어버린 손을 애써 움직이며 손잡이를 잡아본다.
열지마. 이 문을 열어선 안돼. 너는 이 문을 열자마자 후회하게 될거야.
귓가에 속삭이는 듯한 환청이 들려오는 것도 같다.
그래. 안다. 이 안에 무슨 광경이 펼쳐져 있을지 사실 나는 알고있다.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뛰어드는거다. 어쩔 수없는 내 운명을 탓하며.
천천히 문을 열자 후끈한 공기가 나에게 확 달겨든다.
후덥지근한 공기와 익숙하지만 맡고싶지않는 냄새, 그리고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뜨거운..
뜨거운 신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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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오금 짧나요..아이구...끊어야될 타이밍을 모르겠어서 ㅋㅋㅋ
아버지가 컴퓨터 계정을 실수로인지 뭔지 삭제하셔서 여태 써놨던 텍스트파일들이 펑 날라가버렸어요...........
다행히 엠피에 옮겨놓아서 죽다 살아났습니다...........ㅠㅠㅠ
귀찮아서 안 옮겨놓으려했었는데 죽었다 살아났네요 ㅋㅋㅋㅋㅋ
역시 사람은 부지런해야되나봅니다...ㅋㅋㅋ
아. 이제 한 삼분의 일정도 진도가 나갔어요!!
암호닉 알려주신 분들은 따로 기억해놓았다가 완결시 텍스트파일에 비공개외전 넣어서 드릴테니
아프로디테의 완결과 외전을 텍스트파일로 만나고 싶으시다면 암호닉 남겨주세요!!!
댓글을 사랑하는 우연입니다!!ㅠㅠㅠ
아 팬픽표지 만들어주실 분 구해요...........발포샵이라서.............
관심있으시면 신작알림!!
그리고 댓글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