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행복에게 01
1장. 사랑이 사과로 돌아오는 순간
“성우야.”
“응?”
“우리 헤어지자.”
“...누나 왜 그래.”
“미안해.”
두 사람 사이에 숨 막히는 정적이 흐른다. 할 말을 잃은 채로 승혜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성우가 가까스로 입을 떼었다.
“뭐가 미안한 건데... 우리 왜 헤어지는 거야...?”
“미안해 성우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사랑스러운 미소로 성우를 반기던 승혜가 계속해서 미안하다는 말만 늘어놓자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는 성우가 버럭 화를 내며 말한다.
“미안하다는 말 그만해. 누나 나 사랑한다며. 내가 누나의 전부라며. 그런데 왜 헤어지자고 해?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
애써 성우의 눈을 피해 창밖으로 시선을 옮기던 승혜가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이상한 낌새를 챈 성우의 온 신경이 승혜의 시선이 머물던 자리로 향한다. 대충 봐도 비싸 보이는 코트를 입은 채 길가에 세워둔 외제차에 기대어 서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는 남자.
그리고 때마침 울리는 승혜의 핸드폰.
“...아니라고 해. 누나 아니잖아. 그냥... 그냥 우연이라고 해.”
“......”
결국 고개를 떨궈버린 성우를 보고만 있던 승혜가 크게 숨을 내쉬고는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나도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모르겠어. 너랑 있으면서 힘들었을 때 많이 힘이 되어준 사람이야. 너보다 훨씬 어른스럽고, 배울 점도 많고. 그동안 고마웠어. 아프지 말고 잘 지내.”
고개를 숙인 채 말없이 승혜의 인사를 듣고 있던 성우의 눈가에 눈물이 고인다. 명품 백을 손에 들고는 자리에서 일어난 승혜가 자신을 부르는 성우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천천히 고개를 든 성우가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다.
“누나... 정말 날 사랑하긴 했어?”
빈말이라도 좋으니 함께한 시간만큼은 진심이었다는 대답을 기다리던 성우에게 돌아온 한 마디는 짧고도 잔인했다.
“...미안.”
승혜는 미안하다는 말만 남기고는 단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은 채 카페를 빠져나갔다. 그녀가 당당한 발걸음으로 향한 곳은 외모까지 번듯한 ‘그’ 남자가 열어주는 외제차였다.
반전은 없었다. 그렇게 성우의 스물네 번째 봄에 찾아온 꽃샘추위는 성우의 살갗을 찢어지도록 아프게 헤집고 있었다.
+ 아직 메인 여주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장편 '나의 행복에게' 잘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