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가 오빠 친구 정재현 지독하게 짝사랑하는 썰 보고 싶다.
누구나 그런 생각 한 번쯤 하잖아. (잘생긴) 친오빠의 (잘생긴) 친구 지독하게 짝사랑하고 싶다 이런 생각. 적어도 난 그랬거든.
여주가 재현을 처음 만난 건 여주가 중학교 1학년, 그러니까 14살 때였음. 그때 재현이는 17살이었는데 고등학교 같은 반에서 만난 친구가 하필 중학교 때도 같은 반이었던 영호였음. 재현이랑 영호는 둘 다 1지망에 지원한 학교에서 떨어지고, 덩달아 원래 친했던 친구들과도 떨어진 학교에 입학을 하게 된 거야. 재현이가 반 배정 받고 멀뚱멀뚱 앉아 있는데 영호가 반에 들어오고 둘은 어색해도 같이 앉게 되는 거지. 중학교 때부터 알던 사이인데 왜 어색하냐고? 둘이 애초에 별로 안 친했어. 재현이는 원래 사람에게 곁을 잘 내어주는 편이 아니기도 했고, 영호는 영호 나름대로의 인간관계가 뚜렷해서 재현이랑 영호는 중학교 3년 내내 마주치면 인사 정도, 가끔 농구 같이 하는 정도였지. 아무튼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져서 거의 영혼의 짝이 됨. 점심시간에 같이 운동도 하고, 밥도 같이 먹고, 주말에 pc방도 같이 가고. 이렇게 보니까 영호랑 재현이 썸타는 썰 푸는 것 같네.
아무튼 1학기가 다 끝날 때까지 재현이나 여주나 영호 통해서 이름은 많이 들었어도 만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음. 그것도 그럴 게 여주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시는데 평일에 영호는 자기 동생을 무조건 돌봐야 한다. 이런 강박 같은 게 있었음. 영호가 왜 이런 강박 생겼는지는 나중에 썰 풀겠음. 아무튼 평일에 학교 끝나면 무조건 여주가 먼저 집에 가있을 거 아니까 친구고 뭐고 일단 집에 가는 거지. 재현이를 집에 데려간다? 이런 생각 절대 해본 적 없음. 왜냐면 여주가 낯가림 심한 거 누구보다 잘 알고 집에서만큼은 여주가 진짜 편하게 쉬길 바랐거든. 아무튼 영호가 여주 심하게 잘 챙기는 이유도 있고, 여주도 그만큼 자기 오빠 믿고 의지하는 바람직한 남매임. 영호는 여주가 해달라는 거 자기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다 들어주려고 하고. 시간 빨리감기해서 얼른 여주랑 재현이랑 만나게 해주자. 1학기 순식간에 지나고 방학 됐을 때 여주는 자기 챙겨준다고 친구들이랑 늦게까지 놀지도 못하고 집에만 있는 영호가 안쓰러워 지는 거야. 한 편으로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서 말하지 “오빠, 재현오빠 집에 데려와서 같이 놀면 안 돼?” 여주는 나름 용기내서 말 꺼냈는데 영호는 “안 돼. 너 불편해”라고 바로 거절함. 쟈가운 영호... 근데 여주는 영호가 자기 말에 죽는 시늉하는 것도 아니까 계속 보채는 거지. “나도 오빠가 좋아하는 친구 보고 싶은데...” 며칠을 여주가 계속 재현이 데려오라고 말하니까 영호도 그냥 포기하고 데려오기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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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보고 싶어서 쓰는 글이에용!!
댓글로 이어나갈 생각인데... 그냥 새로 글 쓰는 게 읽기에 더 편할까요?ㅠㅠ 의견 마음껏 달아주시면 감사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