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 시험이 끝나고, 학생들은 드디어 찾아온 휴식을 마음껏 즐기며 학교 잔디밭에 누워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시험이 끝나자 프롬 신청을 하는 학생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벌써 학교엔 꽤 많은 수의 커플들이 탄생했다.
루카스는 요즘 홍콩에 있다던 친구와 잘 되고 있는 듯, 내게 가끔 연애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고 싱글벙글 웃으며 그 친구의 사진을 자랑하기도 했다.
이동혁은 루카스의 여자친구 얘기를 듣고는 배신감에 바들바들 치를 떨며 어떻게 나도 없는 여자친구를 만들 수 있냐며 헛소리를 시전했다.
프롬 날짜가 점점 다가오고 프롬 티켓을 살 수 있는 날짜도 끝나가고 있었지만, 재민이는 내게 물어볼 생각이 없는지 그 어떠한 낌새도 보이지 않았다.
나름 기대하고 있었는데 별로 갈 생각이 없는건지, 뭐하는건지. 기대하고 있던게 조금 우스워질 지경이었다.
"재민, 여주한테 아직도 안물어봤어?"
"응...안가려나봐."
"No! 재민 간다고 했어. Me, 물어봤어. 저번에."
"아 근데 왜 ask를 안하냐고..."
시무룩하게 볼맨소리를 하자 루카스가 눈썹을 있는대로 늘어뜨리며 내 어깨를 토닥였다.
루카스는 그를 경계하는 재민이에게도 너와 여주가 사귀고 있다는걸 알고 있노라 털어놨다. 그리고 나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도.
그 뒤로 눈에 띄게 유해진 나재민의 반응에 루카스는 만족했고 우리 두 사람은 루카스의 앞에서 만큼은 우리 사이를 숨기지 않았다.
누군가가 우리 사이를 알고 또 응원 해준다는건 꽤나 큰 행운이었다. 피치못할 상황에 직면했을 때 도와줄 사람이 한명 더 생겼다는 의미였기에.
루카스는 그런 의미에서 아주 좋은 친구였다.
눈치가 빠르고 타고난 센스가 좋아서 이동혁이 모르게 우리 둘을 많이 도와주기도 했고 가끔 조언을 해주기도 했으니까.
"조금만 기다려. 어떻게 물어볼지 아마 think 중."
"I Hope So."(그러길 바래.)
"재민, 엄청 신경 많이 쓰는 남자. 엄청 멋있게 할거야. Don't Worry man."
루카스는 격려의 의미로 내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괜한 걱정인가.
한숨이 폭 새어나왔다.
미국의 5월은 아주 따뜻했고 포근했으며, 하늘이 아주 맑고 해가 높이 떠 쉽게 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기말고사가 다 끝난 학생들은 풀어질대로 풀어져 학교 수업을 빼먹기 일쑤였고, 선생들은 그런 학생들을 너그러이 모른 척 해주었다.
나와 나재민은 마지막 수업 바로 전에 있는 공강에 풀밭에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푸른 하늘을 올려다 보던 재민이가 뭔가를 결심한 듯, 비장하게 내게 말 했다.
"누나."
"응?"
"우리 브루클린 놀러 갈까요? 가서 피자도 먹고, 브릿지도 걷고."
"이렇게 갑자기?"
"응. 이래야 재밌죠."
나재민의 눈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차마 거절할 수 없어서 나는 못이긴 척,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간만에 데이트 한다."
"우리 그동안 너무 공부만 했어. 그죠?"
재민이가 웃었다.
최근 많은 일들이 있었던 우리 사이를 떠올렸다. 그 동안 바빠서 서로에게 소홀했던게 마음에 걸렸다.
소홀함이 결국 싸움으로 번졌던 것을.
재충전의 시간도 가질 겸, 가끔은 이런 일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정말 오랜만의 데이트 다운 데이트에 내 가슴도 설레왔다.
우리는 반쯤 충동적으로 마지막 수업을 빼먹고는 브루클린 행 전철에 몸을 실었다.
매일 보는 풍경이 아닌, 창 밖으로 보이는 화창한 날씨와 빌딩 숲에 괜시리 웃음이 새어 나왔다.
꽤 시간이 지나고 도착한 브루클린은 사람이 없이 한산했다.
시간대가 애매해서 식당도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고, 재민이가 걷자던 브릿지도 예상보다 사람이 적었다.
모든 일들이 술술 풀려서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서로의 사진을 찍으며 얼마나 시간을 보냈을까, 높이 떠 있던 해가 서서히 지기 시작했다.
거리의 가로등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했고 저 멀리 맨하탄의 꺼지지 않는 불빛이 더 선명하게 빛났다.
석양이 지는 브루클린은 아주 조금 쌀쌀했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추억을 만들어가고 있었으며, 내 손을 잡은 나재민의 손은 따뜻했다.
"누나, 잠깐만."
재민이가 내 손을 잡고 멈춰섰다.
영문 모르는 채로 그 손에 잡혀 가만히 서 있으니, 나재민이 메고 있던 가방을 뒤적거렸다.
흘끗흘끗 내 눈치를 보기에 뭔가, 싶었는데 곧 내 얼굴에 미소가 피어 올랐다.
장미였다.
나재민의 손에 들린 장미 한 송이는 가방 속에 있느라 조금 구겨져 있었고, 조금 시들했지만 내가 본 장미 중에 제일 예쁜 장미였다.
뒷머리를 멋쩍게 쓸어내리며 눈을 슬쩍 맞춰오는 재민이가 긴장한듯 나긋한 목소리로 물었다.
"내가 너무 늦었지.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 모르겠어서. 근데 꽃도 없이 갑자기 하기는 싫어서."
"..."
"I didn't wanted to be too cheesy. So,"(너무 느끼하게 하기 싫어서. 그러니까,)
"여주, Will You Go to Prom with Me?"(나랑 프롬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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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ndred Thousand times yes...!!
이 누나는 울 재민이와 함께라면 어디든 즐겁단다? (흐뭇)
늦어서 죄송합니다ㅠㅠ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일주일이 훌쩍 지났네요ㅠㅠㅠ
혐생이 지 멋대로라서...후....
초록글 정말 감사합니다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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