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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하 린 전체글ll조회 1424l 10

 

 


WOW!

 

 

 

WOW!

 

W. 하 린

 

 

 

 

사람이라는 게 원래 그렇다. 뭐든지 빨리빨리 적응한다. 그건 쭉쭉빵빵한 외국 언니들도, 사납게 생긴 흑형들도, 앵앵대는 목소리로 떠들어 대는 저 여자들도 마찬가지다. 결국엔 사람은 본질이 같으니까. 아무리 힘든 상황에도 누구든 적응 해나가기 마련이다.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가 아마 삶의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지만.

 

"민석아."

 

하지만 적응이고 뭐고. 난 지금 그냥 도망치고 싶을 뿐이다. 자꾸만 지 잘난 얼굴을 들이대며 뭐가 재밌는지 실실 쳐웃어대는 이 새기를 난 내치고 싶을 뿐이니까. 이 새기가 나의 손님이라는 것 때문에 못 때리는 거다. 절대, 내가 이 남자를 당해낼 수 없을 것 같아서가 아니다.

 

"오늘도 오셨네요."

"응응. 나 기억나?"

 

그럼요. 매일 찾아와 카운터 옆에서서 나 거슬리게 하는 새기 아닙니까. 입을 앙 다물고 남자를 힘껏 야렸다. 이 남자 때문에 몇 번이고 사장한테 꾸지람을 들었는데, 그게 그렇게 억울한 거다. 내가 이 사람하고 노는 것도 아니고. 그 부담스러운 눈길과 말에도 흔들리지 않고 척척 일한다는 걸 알면 사장은 내 시급을 두 배로 올려 줘야 할거다. 가끔, 그런 모습을 보면 왜 애인이 없나 단박에 이해가 되기도 한다.

 

"민석 너는 이름도 왜 이렇게 예뻐?"

"……."

 

예쁘기는 지랄. 아니 왜 멀쩡하고 남자 돋는 내 이름을 예쁘다느니 뭐라니 평가질 이신지? 우리 엄마가 그러려고 비싼 돈 주고 무당한테 종이쪼가리 받아들고 온 거 아닙니다만? 츄파 춥스세요? 나한테 츄파를 던지게?

 

"손님. 매번 이러시면 곤란해요."

"너 곤란하라고 오는 건데? 넌 곤란할 때 되게 귀여워."

 

봐봐, 지금도. 아마 울상이 되어있을 내 얼굴을 보며 웃는 남자의 얼굴에 침이라도 뱉어주고 싶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은 구라다. 난 아주 잘 뱉을 수 있다. 물론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이 앞치마를 벗을 각오가 되어있다면. 안타깝게도 나는 아직 소시 누님들의 아갓어보이 앨범 13장을 다 모으지 못했기에, 눈물과 함께 침을 삼킬 뿐이다.

 

"그리고 손님 아니고, 루한."

"예?"

"루한이야. 루한."

 

화사하게 웃으며 말하는 얼굴은 진짜 우리 나라 사람 답지 않게 잘 생겼다. 요즘엔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이 정신이 이상하다던데, 그 사람들 중 하나에 루한도 포함되는 것 같다. 근데 이름은 왜 루한? 교포인가? 그러고 보니 말하는게 조금 어눌한 것 같기도 한데?

 

"민석이 내 이름 부르는 거 보고 싶다."

"싫은데요."

"이름 불러주면 바로 갈게."


이렇게 또 나를 선택의 기로에 올려놓다니. 아아, 하늘도 참 무심하셔라. 하느님 제가 성당 매주마다 가서 꼬박꼬박 기도하지 않습니까? 비루한 저에게 태연 누님같은 여친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제발 이 남자만 거두어가 주소서, 제발. 이 남자를 거두어가.

 

"루‥한씨."

"응응. 왜 민석?"

"이제 됐죠?"

 

루한씨라고 부르자 마자 금새 헬렐레 웃는 걸 보니 어째 불안하긴 하지만, 나는 그저 꾹 참고 애써 웃어보였다. 친절한 웃음과 상냥한 말투. 그건 서비스 업종의 기본 예절. 그렇게 늘 입에 달고 다니는 사장 탓에 생긴 버릇이었다. 입꼬리 당겨 웃기. 얼른 가보라며 휙휙 팔을 내젓자 루한은 아쉬운지 입을 쩝 다신다. 아니 내가 음식이냐? 입맛을 다시게?!

 

"그래. 오늘은 여기까지."

 

웬일로? 진짜 가려는지 몸을 돌려 문 쪽으로 다가가는 남자를 보자 없던 환희가 땅 밑에서 솟아오르는 기분이다. 마치 이건 나의 사랑 소녀시대 누님들이 2013년 새해부터 컴백 무대를 가졌을 때, 그 미모를 실제로 영접 했을 때 느꼈던 황홀감!! 하느님 저 남자를 거두어가 주셔서 정말 감사…

 

"내일 또 올게 자기야!!"

 

하기는 개뿔. 거둬 가는 거 필요없어요. 제발 저 남자 입만 막아주세요.

 

 

*

 

 

나 알바 그만 둘까. 아까 루한의 발언으로 인해 나에게 집중되는 시선을 느꼈다. 남자가 빠져나가자 마자 웅성대는 여자들을 보고 설마 했지만, 옛 말 틀린 건 하나도 없다. 설마가 사람을 잡는구나. 벌써 가게에도 없던 사장에게로 소문이 들어가다니. 나는 방금 사장에게서 온 장문의 카톡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야 너 치사하게 애인을 사구린거냐? 장가가지 못 해 안쓰러운 사장의 얼굴은 안 보이는 거냐고. 게다가 남자라며. 형이 아무리 프리하다고 해도 가게에 막 데려오면 어떻게해. 형 염장 질러? 참, 너 데이트 해야 된다고 일찍 끝내달라 그딴 부탁하면, 너 집에 있는 씨디들 다 태워 버릴거야. 알았냐?]

 

아니 시바? 내가 누구랑 사구린다구여? 오늘 이름도 처음 안 루한이랑요? 아니 나는 왜 팬질을 한다고 깝사서 이 고생이지? 알바를 안 시작했으면 루한이라는 남자도 안 만났을 거 아니야. 살다살다 게이라는 오해를 받아야 한다니. 돈이라는 게 이렇게 벌기 힘든 것이었던가요, 마마.. 아빠가 그랬었다. 사회 나와보면 진짜 어이 없는 일 많다 그랬는데. 그럼 아빠, 사회 나와서 게이 취급 당하는 사람들도 있어? 응?

 

"으아!!"

 

아 소시 누님들. 내 여자들, 워더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줘요. 난 누나들 같은 여자 만나서 연애 할라 그랬는데, 이제 연애는 무슨 평생 혼자 살면서 게이 취급 받게 생겼다구요. 네?

 

[아갓어보이 멋진 아갓어보이 착한~]

 

"여보세요."

-민석!! 나 루한이야.

 

엄마야. 나는 깜짝 놀라 핸드폰을 떨어뜨렸다. 아니 이 새기가 내 번호를 어떻게 알지? 존나 스토커 아니야? 괜히 드는 스산한 느낌에 주위를 살피며 팔을 웅크렸다.

 

-아아, 오해하지마. 스토커 아니야. 아까 민석 없을 때 몰래 땄어.

 

아니, 그게 스토커 질 아니고 뭐냐고. 나는 이 남자를 밖에서도 상대해야 할 생각에 끔찍해지고 있었다. 아, 머리야. 어쩐지 내 삶이 너무 순탄하게 굴러온다 했다. 누나들 음방도 바로바로 들어가고, 컴백쇼도 되고, 팬싸도 당첨이 잘 되더라니. 이런 시련을 주시려 하는 거였구나. 하느님은 참 공평도 하십니다.

 

"왜 전화 했어요?"

-민석, 혹시 회 좋아해?

 

회라면. 회!! 회하면 김민석이었다. 회라면 진짜 환장하고 먹어대는 통에 친구들이건, 가족들이건 나랑은 잘 안 가려고 해서 요즘 통 못 먹었을 정도니까. 나는 루한의 입에서 나온 회라는 말에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무진장요!!" 그렇게 대답을 하고 나니 상대편에서 쿡쿡 웃는 소리가 들렸다. 아 너무 흥분했나. 하지만 기운 차리는 데에는 회만한게 없다.

 

-회 사줄까?

"진, 진짜요?"

-당연하지. 나 그럴 능력은 돼.

 

너네 집 앞으로 갈게. 그 말에 나는 격한 고갯짓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얼른 바지도 갈아입고, 대충 후드집업을 둘러 쓴 다음 패딩도 꼼꼼하게. 갔다 오자마자 샤워를 해서 얼굴 상태는 괜찮다. 회, 회. 그 탱글한 식감과 부드러운 넘김, 그와 같이 곁들이는 간장의 맛이란. 생각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인다. 얼른 먹고 싶다.

 

[다 왔어. 나와.]

 

금방 왔네. 나는 핸드폰으로 온 문자에 헤벌쭉 웃었다. 지금 나에게 루한이라는 남자가 무진장 착한 천사로 보이니까. 내 배를 채워 줄 천사. 미카엘, 보다 넌 나에게 눈부신 존재!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노래를 흥얼이며 신발을 신었다. 아 문득 든 생각인데. 루한은 우리 집을 어떻게 알지?

 

 

*

 

 

"민석, 진짜 잘 먹는다."

 

나는 지금 이 남자와 함께 횟집을 나서는 중이다. 배는 아주아주 빵빵하다. 모듬 회가 나오고, 그 빛깔에 정신을 잃어 마구 쳐먹어댄게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루한은 그 모습에도 웃고만 있었기에 미안함은 덜 했다. 물론 루한은 거의 한 두점 먹은 것 같지만.

 

"자주 데리고 와야지."

"진짜요?"

"그럼."

 

진짜 이 남자 부잔가? 나는 루한은 뚫어져라 응시했다. 하긴, 입고 있는 저 옷도 비싼 메이커고, 차도 그렇던데. 잘생긴 남자들은 돈도 잘 버나봐. 나는 후드집업이나 입고 나온 내 자신이 불쌍해져 한숨을 푹 쉬었다. 현부. 현실부자. 아니 근데 왜 현부가 나한테 츄파를 던지지?

 

"저기 궁금한 건데‥"

"응. 뭔데?"

"왜 자꾸 우리 가게 와요?"

 

정말 순수한 물음이다. 맛있는 것도사준 사람한테 칼을 품고 독하게 대할 필요는 없었다. 솔직히 쪽팔리는 얘기지만, 나는 나한테 먹을거 조공해준 사람은 무조건 좋다. 그래서 아까 진짜 싫기만 했던 이 남자도 인상이 좋아졌달까? 쉬운 남자 같지만, 인상이 좋아진 거랑 추파 던지는 걸 받아주는 거랑은 엄연히 다르다. 나는 일단 게이가 아니고 말이지. 저 사람이 나를 상대로 장난을 치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말해주면 안 피할거야?"

"네?"

"너 맨날 나 오면 죽을 상이잖아. 다 알아."

 

뜨끔. 그게 그렇게 티가 났던가? 나는 그제서야 왜 사장이 나를 혼냈는지 알 수 있었다. 억지 웃음이라고 지었던 게 어지간히 구렸나 보네. 나는 그 말을 하며 시무룩해진 루한에 미안해 고개를 푹 숙였다. 좀 잘해줄 걸 그랬나? 아까 전부터 나를 배려하는 게 확실히 느껴지긴 하는데‥

 

"난 민석이 좋아."

"예?!"

"진지하게, 좋다고."

 

누가 누굴? 루한이 나를? 왜? 물론 나를 좋아한다고 나타나는 남자들이 간혹 있긴 했었다. 그 때마다 넌 게이 같다는 말을 해 나를 충격에 빠뜨렸고, 그로 인해 일부러 더 소시 누나들에 집착하는 걸지도 모른다. 나는 여자를 좋아한다고. 게이가 아니라고. 한 마디로 부정을 하기 위한 어떠한 믿음? 그래서 집착해야만 했던 존재.

 

"민석 너는 안 그런 거 알아."

 

그런데 왜 저 남자가 시무룩한게 기분이 이상한지 모르겠다. 나는 게이가 아닌데, 이 남자가 신경쓰인다. 하지만 나는 어떤 한 마디의 대답도 못 한채 앞만 보고 있었다. 복잡한 머리를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다 왔네. 잘 가."

 

끝까지 아무 말도 못 하는 나를 보곤 힘 없이 웃는다. 나는 그 얼굴을 마주하다 안전 벨트를 풀렀다.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해보이고 차에서 나와 문을 닫자, 곧바로 출발하는 차에 왠지 마음이 허해진다. 뭐지. 아깐 춥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꽁꽁 싸매고 있는데도 찬 바람이 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이다. 내일도 오겠지.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그러리라 믿고 멀어져 가는 차를 보고 멍하니 서있었다.

 

 

*

 

 

오기는 무슨. 그 날 밤 이후, 남자는 얼굴은 커녕 그 긴 속눈썹 하나도 내비치지 않았다. 그로 인해 내가 게이라는 소문은 잦아든지 오래지만, 기분이 이상한거다. 맨날 이 시간에 와서 나한테 말 거는 그 목소리가 없으니까 허전하다. 나는 무료하게 카운터에 앉아 잡지를 내려다 봤다. 기운이 쭉 빠져서는 뭘 할 힘이 안 난다. 첫 날에는 그저 바쁘구나 했고, 둘째 날에는 그저 많이 바쁘구나 했고, 셋째 날에야 아 나를 피하는 거구나 했다. 진짜 사람은 적응이라는 걸 너무 잘해. 적응 안 하고 있다 하면서도, 이미 그 남자가 올 시간에 맞춰 커피 만들 준비를 하고 있는 내가 어이 없다.

 

"아 씨."

 

결국엔 읽던 잡지를 던지듯 내려놓았다. 결국 준비를 해놓은 커피를 뽑아 컵에 따른다.한 두잔 정도는 사장이 마셔도 된다고 오케이를 했지만 딱히 좋아하지 않아 킵 해뒀었는데, 오늘은 마셔야 겠다. 에이 괘씸해. 나 좋다며. 나 안 보고 싶나?

 

"김민석. 웬 일이야. 니가 커피를 다 마시고?"

 

남친이랑 헤어지셨어? 나를 놀리듯 비꼬는 말에 눈을 들어 사장을 째렸다. 내가 진짜 웬만하면 참을라 그랬는데. 안 그래도 지금 기분 안 좋다구요.

 

"무섭게. 야, 너 근데 진짜 사귄거야? 완전 무기력."

"아니에요."

"아니면 기운 좀 차려. 얘가 무슨 죽을 상이냐."

 

힘내. 어깨를 잡았다가 놓는 손길에 괜히 짜증이 난다. 이게 다 그 남자 때문이야. 나는 할 것도 없는 핸드폰으로 들어가 괜히 시간을 확인하다가, 통화 기록을 보았다. 모르는 번호 빼곤 아는 족족 저장을 해놓는 성격이라 최근에 몰랐던 번호는 딱 하나다. 루한의 번호. 정신이 없어 저장도 못 해뒀었다. 일단 저장 버튼을 눌러 '루한' 이라 저장하고, 망설였다. 요즘 왜 안 오냐고 보내볼까? 바쁘냐고. 그런 식으로 유도를 하면 얼굴 한번 더 볼 수 있으려나.

 

[루한씨. 요즘 바빠요?]

 

좀 생뚱맞긴 한 것 같지만 그렇게 써서 보내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진 기분이다. 나는 답장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홀짝, 커피를 마셨다.

 

"엑."

 

완전 맛 없잖아!! 남자가 마시던 에스프레소 더블 샷은 생각 외로 정말 정말 맛 없다. 루한이 하도 잘 먹길래 맛있는 건 줄만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다. 나는 한 모금으로 입 맛이 뚝 떨어져 커피를 멀리 밀어냈다. 루한이 다시 오면, 이 쓴 커피는 어떻게 먹냐며 물어봐야지. 얘기할 거리가 하나 생긴 느낌에 기분이 좋아져 웃음이 나온다.

 

[바빠]

 

울린 진동에 재빨리 핸드폰을 확인했지만 딱딱한 문자 뿐이다. 내가 문자 보내면 일이라도 팽게치고 와야 하는 거 아닌가? 나 좋다면서. 괜히 억울해져 다시 풀이 죽는다. 아 이게 뭐냐, 김민석.

 

 

*

 

 

그 날 이후로도 계속 루한은 나타나지 않았다. 아 진짜 허무해. 바빠, 라는 문자를 끝으로 내 문자에는 답장을 안 해주고 있다. 이건 분명히 의도적이야. 상대가 누구든 연락을 보고도 씹히는 건 진짜 기분이 나쁘다. 그리고 그게 카카오톡의 단점이고. 확인은 재깍재깍 잘 하면서 답장을 해주는 일은 없다. 누군가에게 이런 걸 당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하루 종일 기분이 최악이다. 억울해, 억울해!

 

"민석아. 너 진짜 그 남자 좋아하냐?"

"예? 무슨 그런‥"

"아니면 왜 그러는데. 너 완전 실연당한 여고생 같다."

 

엉엉, 오빠가 어떻게 나한테 그래요. 이러는 것 같다니까?

 

사장이 뱉은 말에 기분이 멍해져 핸드폰을 바라본다. 아니 그냥 가게 잘 오다가 안 오니까 걱정이 되서 그러는 거죠! 애써 반박한 말에 사장은 이상한 표정을 짓더니 다시 망할 놈의 입을 열어버리고 만다.

 

"너 전에 4달 동안 꾸준히 찾아오던 손님이 다른 데로 이사 갔는 데도 아무렇지 않게 잘 살았던 것 같은데?"

 

그리고 그 입에선 외면하려 했던 과거가 술술 잘도 나와주신다. 아 누가 그걸 기억 못 해요? 성질이 나 괜히 눈치 없이 짓껄인 저 사장의 입을 노려봤다. 가만히 있었으면 됐잖아.

 

"흠. 어, 어쨌든 수고해라."

 

내 표정이 심각한 걸 느꼈는지 그제서야 슬쩍 내빼신다. 멀어져 가는 사장을 바라보며 한숨을 푹 쉬었다. 정말 내가? 루한을 좋아한다니‥처음엔 그저 귀찮기만 했다. 왜 나의 순탄한 삶에 들어와 방해를 하는지. 그게 싫었다. 나중에 같이 밥을 먹고 난 후엔 좋아졌다. 정말 착한 사람 같았으니까. 그리고 나서 루한이 나한테 고백을 했을 때. 그 땐 이상하고 복잡한 마음에 결정을 못 내렸던 것 같다. 아니 근데, 원래라면 그렇게 고백을 받으면 내가 피해 다니곤 했었는데 왜 내가 이러고 있지?

 

"세상에‥"

 

엄마. 엄마 아들이 정말 정녕 게이였나 봐요.

 

 

*

 

 

알바를 하는 시간이 끝나고, 나는 부랴부랴 옷을 갈아입고 카페를 빠져나왔다. 야, 뒷 정리는!! 어디서 개 한 마리가 짖는 것 같았지만 싸그리 무시하고 말이다. 무작정 루한을 찾아 가는 건 무리다. 좋아한다는 걸 알았으니, 뺏기기 전에 채가야지. 뒤늦게 깨닫고 나니 조바심에 목이 자꾸 탄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핸드폰을 들었다. 루한. 정갈한 이름을 누르자 통화가 연결된다. 통화 연결음이 지속되다 끊기기 직전, 받는 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

"루한. 너무 대놓고 피하는 거 아니에요?"

 

우리 일단 만나서 얘기해요. 카페 앞으로 와요.

 

루한이 혹시라도 바쁘다며 거절할까봐 얼른 전화를 끊었다. 내가 오라고 했으니 안 오진 않을거야. 그렇게 카페 앞에 얼마나 있었을까, 슬슬 어두워 지면서 추워지고 있었다. 일찍 집에 들어갈 생각이었어서 얇게 입고 나온 몸이 떨렸다.

 

"김민석!"

 

덜덜 떨며 벽에 기대 서있었을 때, 멀리서 뛰어온건지 숨이 차 보이는 루한이 보였다. 전에 입었던 수트와 비슷한 느낌이다. 일하다 바로 온건가 보네, 괜한 뿌듯함에 웃음이 났다. 그 사이, 루한은 어느새 내 앞에 다가 와있었다.

 

"거참. 되게 늦게도 오시네요."

"‥뭐야. 너 나 싫은 거 아니었어?"

"아닌데요."

 

내가 언제 싫다고 했어요. 내 대답에 놀란건지 눈을 동그랗게 뜬다. 아 예전엔 몰랐는데, 루한 진짜 잘생겼구나.

 

"그럼 루한씨야 말로, 나 싫어요?"

"…뭐?"

"왜 자꾸 피해요."

 

싫어하면 안 되지. 나 게이로 만들어놓고.

 

작게 중얼이듯 한 말에 루한이 멍한 표정을 짓다가 자신의 손을 잡은 내 손에 그제야 웃는다. 그럼 내가 민석 책임지면 되는거야?

 

"당연하죠."

 

내 말에 루한이 어깨를 끌어당겨 나를 안았다. 와, 완전 따뜻하다. 기분이 이상하긴 했지만 싫은 건 아니었다. 이제 루한은 내꺼네? 처음 느끼는 기분에 나는 눈을 감았다. 하느님, 이 남자를 안 거두어가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멘.

 

 

 


주절주절

 

갑자기 개그픽이 쓰고 싶어서 썼어요.

원래는 루민이 아니라 백도였는데, 저 독백이 경수와는 안 어울리는 것 같아서 루민으로.

뭐 뒤로 갈 수록 지루해지는 것 같아서 죄송하긴 합니다만 ㅜ^ㅜ

루민 픽 볼건 다 봐서 자급자족이나 하자 싶어서 썼어요.

그리고 저기 나오는 츄파는 글씨 틀린 거 아니에요 보셨는지 모르지만 츄파춥스 광고ㅋㅋㅋ보고 썼어요.

작가의 개드립은 너무 약해서 재미 없을 수도 있어요 엉엉

 

그래도 감사합니다*^^*

 

 

 

 ↑주절이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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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비회원이에여!개그픽이 아닌데여..........나 한번도 빵빵 안터졌어여.................ㅠㅠ이건 그냥 달달픽이에여...작가님 싸우실래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게 어딜봐서 개그픽임니꽈.....달달이네야 달달!!백도.........허 제가 본지 좀 된 백도.........확실히 백도는 좀............;ㅅ;루민...쟈갸운 냉동만두....뭐 잘 어울려여!!ㅇㅅㅇ!!참 나 조회수 1찍었어여!!근데 사진은 못 달겠다ㅠㅠㅠㅠ컴티라!!하여튼 달달하다거여..........ㅠㅠㅠ달달달달 어휴 내가 설탕이 되어버릴 듯 해여...........달달달달!잘 보고 가여!!
11년 전
하 린
고마워요ㅜ^ㅜ 달달이라구여? 나 개그픽 쓴건데!! 엉엉 달달하다니 그게 어딥니까.. 감사해요*^^*
11년 전
독자2
개그픽 아니에여 지짜.........달달이에여 이건!!!!개그픽이라고 하면 나 지짜 울꺼에여ㅠㅠㅠㅠㅠㅠㅠ개그픽이라기엔 너무 귀엽고 달달한 민석찡과 루민이들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2
헐..달달해서녹을것같아요...
11년 전
하 린
감사해요*^^*달달 픽 아닌데 참..ㅋㅋㅋㅋㅋ
11년 전
독자3
ㅋㅋㅋㅋㅋㅋㅋ츄파춥스 ㅋㅋㅋㅋㅋㅋㅋ그대는 돟은 드립이엿수다......ㅋㅋㅋㅋ좋은글읽고가용
11년 전
하 린
어머ㅋㅋㅋㅋㅋㅋ츄파춥스는 좋은 거에요 맛있져(찡긋)
11년 전
독자4
달달터져 베이벱...ㅠㅠㅠㅠㅠㅠㅠㅠㅠ잘보고가여!!!
11년 전
독자5
감자에요 !!! 개그픽이아니에요ㅠㅠㅠㅠ달달픽이잖아요ㅠㅠㅠㅠㅠㅋㅋㅋ달달하고 좋네요 !!!
11년 전
독자6
좋다 달달하다ㅠㅠㅠㅠ 백도였어도 좋을 것 같네요 짱짱
11년 전
독자7
헐 신알신 할 거에요♥
11년 전
독자8
이.....너무좋네요........
11년 전
독자9
달달ㄹ해여...할가흐랗랅...녹겟네ㄴ여..흐핧 아,브금물어봐도될까요..;ㅎㅎ;
11년 전
하 린
316의 카푸치노에요!!
11년 전
독자10
으아..너무 조아여 ㅜㅜㅜㅜㅜ달달달ㄹㄹ으엉 ㅜㅜㅜ
11년 전
독자11
헐 대바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너무 좋아요 너무 사랑스러움 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땜에 지금 회가 너무 먹고싶어욬ㅋㅋㅋㅋ ㅠㅠㅠ머릿속에 아갓어보이 도 울려여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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