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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전정국] 뒷골목 39 | 인스티즈

뒷골목
39



며칠 내내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불려가 깨지고 타박받기를 반복했다. 똑같은 얘기만 온종일 들어 귀가 얼얼했다. 박지민과 나는 잠입까지 해서 이게 무슨 일이냐며 배로 고개를 조아려야 했다. 경찰서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줄도 처음 알았다. 매일 보던 얼굴들만 보다가 새로운 얼굴을 보고 있으니 그건 또 나름대로 새로웠다. 한 시간 넘게 서 있는 건 고역이었지만.



“나가 봐!”


끝은 항상 이렇다. 이 말이 나오길 얼마나 기다렸는지. 우르르 빠져나갔다. 담배나 태우러 가자는 선배를 따라갔다. 며칠 동안 담배를 몇 갑이나 비웠는지 모르겠다. 선배들이 우스갯소리로 차라리 한 보루를 사오라고 할 지경이니. 전정국을 만날 일이 없으니 담배가 정직하게 제 개수대로 남아있다.


“미주야.”
“......”
“미주야?”
“아. 왜요?”

선배가 날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왜 그렇게 얼빠진 얼굴이냐며. 다 전정국 때문이다. 나를 미주가 아닌 우주라고 불러주는 전정국이 없어서. 오늘도 야근 확정이니 저녁이나 먹으러 가자는 선배의 말에 꽁초를 비벼껐다. 오늘도 여전히 서글펐다.



입맛이 없다는 건 딱 지금의 내 상태를 의미했다. 온종일 미열이 있는 것 같고 몸이 으슬으슬 춥고 아무것도 먹기도 하기도 싫었다. 생각 없이 선배들을 따라가던 중 문자가 도착했다. 전에 의뢰했던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왔다는 내용이었다. 선약이 있다고 둘러대며 택시를 잡았다. 그곳으로 향하는 내내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 그와 헤어졌다고는 하나 만약 짐작이 맞았다면. 이제 그를 만날 수도 없는데 어떡하냐고.


















































[방탄소년단/전정국] 뒷골목 39 | 인스티즈

뒷골목
39



택시까지 타며 도착했더니 누가 선수를 쳤다. 남자 둘이 와서 가져갔다는데 왜 둘인지는 모르겠으나 둘 중 하나는 생각해볼 필요도 없이 김태형이었다. 비용 자체를 김태형이 냈으니. 김태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분명 주변에 있으리라 생각했다. 전화를 걸며 건물을 나오자 옆으로 전에 봤던 스포츠카 한 대가 빠져나왔다. 꾸물거릴 시간도 없이 바로 그 뒤를 쫓았다. 내가 뒤를 쫓는 걸 아는 듯 김태형이 속도를 늦췄다. 그 틈을 타 차 문을 열어보았으나 잠겨 있었다. 김태형이 내 걸음에 속도를 맞춰 아주 천천히 움직이며 창문을 내렸다.


“뭐 하자는 거야.”
“전정국이랑 헤어진 거 아냐?”
“그런데?”
“봐서 뭐하게.”

김태형이 이렇게 나오면 내 추측에 더 확신이 실린다. 썩을. 뒷좌석의 누런 대봉투를 곁눈질로 보았다. 뭐가 됐든 내가 확인하는 게 나았다. 그에게 죄책감을 가지는 것 역시. 열린 운전석 창문 안으로 손을 넣어 잠금장치를 풀었다.


“어!”

김태형이 놀라는 순간 뒷좌석을 열어 앉았다. 김태형의 동그란 눈을 무시한 채 봉투를 열었다.


“시발.”

빈 봉투였다. 김태형을 노려보았다. 약은 새끼. 실실 웃으며 다시 속력을 낸다.


“말이나 해. 그럼.”
“뭘?”
“너 그거 어떻게 알았어. 넌 알고 나한테 시킨 거지?”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일부러 말끝을 늘리는 김태형이 내 성질을 돋우었다. 저걸 어떡하지. 뒷좌석에 앉아 팔짱을 끼고 놈의 뒤통수를 쳐다보았다. 빨간 머리카락이 시야에 들어찼다. 옆에 따라붙은 차를 힐긋 본 김태형이 속도를 늦추고는 길가에 차를 세웠다.


“나는 도망간다?”

라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는 그대로 달아나 버렸다. 어안이 벙벙해진 채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김태형을 보았다. 


“아 그리고! 쟤 다 알아! 내 핸드폰 봤어!”

멀리 도망간 김태형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멀리서 지껄였다. 그를 쫓기도 귀찮아 보기만 하며 담배를 빼 물었다. 조금 전 김태형이 바라본 차 역시 뒤에 멈춰 서 있었다. 설마 저 차가 홍록파일 리는 없겠고. 홍록파였다면 내려와서 나를 데려가든 어찌했을 테니까. 차에 눈길을 준 사이 김태형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를 쫓는 것을 포기하고 운전석에 올라탔다.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엉덩이 밑으로 이질적인 감각이 느껴졌다. 아래로 손을 넣어 봉투를 빼냈다. 엉덩이에 깔고 앉아있었을 줄이야. 검사 결과가 담긴 봉투였다. 실은 김태형의 반응 하나만으로 이미 결과는 알 수 있었다. 그걸 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봉투를 열었다.

DNA 분석 결과서.


그때 김태형이 보낸 문자에 적힌 세글자는,

전정국. 그와 최홍식이 부자 관계일 가능성은. 


99.9%


예상했지 않았나. 놀랄 필요 없다. 없다. 이대로 계속 비상 깜빡이를 켜고 있을 순 없으니 차를 움직였다. 달릴 때마다 바람이 눈가를 때리는 통에 거슬리던 차 뚜껑도 친히 덮었다.




















































[방탄소년단/전정국] 뒷골목 39 | 인스티즈

뒷골목
39



나 자신도 어딜 향하는지 모른 상태로 엑셀만 밟았다. 집중할 곳이 필요했다. 전부터 거슬린 검은 차가 내 옆을 추월했다. 그에 질세라 속력을 더 높였다. 그 차를 추월하며 시선을 잠시 옆으로 돌리는 순간 숨이 멎을 뻔했다. 짙게 선팅한 창문 안으로 보이는 인영은 다름 아닌 전정국이었다. 그리고 확신함과 동시에 미친 듯이 속력을 올렸다. 그와 멀어지고 싶었다.


정면에 고정한 시선을 깨운 건 전화였다. 김태형이 두고 간 핸드폰에서 전화가 울렸다. 보지 않아도 전정국임을 알았다. 신경질적으로 블루투스 선을 뽑아내 핸드폰을 뒤로 던졌다. 다시 차 안이 고요했다. 전정국의 차가 옆으로 달라붙었다. 끈질기게도 달라붙어 그를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전정국이 창문을 내렸다.

속도를 줄이라는 얘길 하는 것 같은데 제대로 들리진 않았다. 계속 차의 간격을 좁히려 들어 차를 옆으로 몰았다. 끝까지 몰아 더는 옮길 수도 없었다. 썩을. 속도를 더 내 빠져나가려 할 때였다. 내 생각을 눈치채기라도 한 듯 전정국이 제 차로 내가 탄 차를 박아버렸다. 덕분에 흠집 하나 없던 김태형의 스포츠카가 보기 좋게 찌그러졌다. 결국, 차를 세웠다. 전정국이 내 옆으로 와 문을 두드렸다.



“주아야.”

저 미친놈이 또 내 이름을 부른다. 세상에 둘은 없을 다정한 목소리로. 모른 척 정면을 보았다. 앞으로 전정국이 지나갔다. 빠르게 지나간 전정국이 조수석 문을 열었다. 잠갔는데. 잠긴 문 따는 건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태연하게 조수석에 앉는다. 차 안을 가득 채운 담배 냄새에 전정국이 인상을 썼다. 그리고 그가 앉은 조수석에는.

아까 보고 놔둔 결과서가 놓여있다. 전정국은 놀란 표정도 없이 그것을 손에 들었다. 김태형이 달아나며 한 얘기가 떠올랐다. 다 안다고. 김태형이 한 말의 주어가 전정국이었구나. 다 알아. 안다. 전정국이.


찌그러진 분위기는 펴지지 않았다. 나도 전정국도 앞을 바라보고 있기만 했다. 남자 둘이 결과를 가지러 왔다고 들었는데 나머지 한 명은 전정국이었을 테다. 그리고 계속 따라왔겠지. 두통에 눈을 감았다. 한참이나 지나 그의 목소리가 위를 떠다녔다.


“봤어?”

눈을 떴다. 쓸데없는 질문을 했다는 사실에 전정국이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 그와 짧게 눈이 마주쳤다. 바로 고개를 돌렸다. 마음을 다잡았다. 연인관계가 끝난 것과 풀어야 할 게 있는 건 각기 다른 얘기다. 그에게 물었다.


“언제부터 알고 있었어? 그래서 신장 떼주려 한 거야?”
“아니.”
“그러면.”
“검사받을 때. 의사가 귀띔하더라. 이렇게 일치하는 경우는 혈연관계일 수도 있다고.”


덤덤하게 말하는 전정국의 옆모습이 위태로웠다. 당장이라도 사라질 것처럼.


“그때부터 안 거야?”
“......”
“왜 말 안 했어?”

그 당시는 나와 그가 각별했을 때가 아니었나. 내게 그런 얘기 하나 못할 만큼 우리의 관계가 가벼웠을까.


“네가 아플 테니까.”
“......”
“나보다 아파할 테니까.”

그 말을 내뱉는 전정국이 더 아파 보였다. 슬픔이란 슬픔은 모조리 집어삼킨 눈이었다. 그의 눈에 비친 내 얼굴 역시 그러했다. 최홍식의 부고를 들었던 그의 표정이 떠올랐다. 숨이 막혔다. 아래를 바라보는 그를 안아주고팠다.


“보스도 내가 자기 아들인 걸 몰랐어. 나도 그 사람한테 정 하나 없고 세뇌당한 충성심이 다야.”
“전정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괜찮다고. 최홍식이 죽은 게 왜 네 탓이야. 절대 아니야.”
“전정국.”
“알겠다고 해. 주아야?”


그가 겁에 질린 내 눈을 보았다. 그의 뒤로 낯선 그림자가 가까워졌다. 무언갈 생각할 겨를도 없이 차에 시동을 걸었다. 차가 출발함과 동시에 뒷좌석으로 총알이 박혔다. 미친 듯이 속력을 높였다. 근래 들어 총소리를 하도 많이 들었더니 귀가 먹먹해졌다.


“저거 홍록파야?”
“그런 것 같다. 주아야 앞!”

앞차와 아슬아슬한 거리에서 핸들을 틀었다. 부딪힐 뻔한 차의 운전자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하, 썩을. 룸미러로 뒤에서 달려오는 놈들을 주시했다. 도시 한복판에서 총질이라니 아무리 멋모르고 날뛰는 깡패 새끼들이라도 겁대가리를 상실한게 틀림없다. 서에 연락을 넣자 곧 지원하겠다는 답이 왔다. 놈들은 계속 총을 겨누고 있었다. 이러다 타이어에 총알이 박히기라도 하면 좆되는 거다. 전정국이 뒤를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총 없어?”
“있는 게 이상한 거야.”

형사라고 해도 평소에 총을 들고 다닐 리가 없지 않나. 게다가 근무 중도 아니었다. 꼬인 부분을 풀려고 해도 미친 것들이 날뛰는 탓에 항상 제자리다. 결과적으로 풀다 만 실타래는 더 찝찝함만 남겼다. 차가 많은 도로로 나가면 이렇게 마구잡이로 들이대지는 않을 거란 생각에 대로변으로 핸들을 틀었다. 운전하는 동안 뒷좌석을 이리저리 뒤적거리던 전정국이 카 시트를 위로 올려버렸다. 원래 좋은 차는 의자가 들리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는데 의사 밑 숨겨진 공간에서 장총이 나왔다.


“그거 뭐야?”
“김태형이 수집하는 거.”
“뭐?”

취미로 장총을 수집하는 건 대체 뭐 하는 놈이냐고 김태형은. 그리고 전정국은 그걸 어떻게 아는 거고. 시발. 머리가 복잡한 와중에 전정국이 차창을 내리고 자세를 잡았다. 홍록파놈들이 탄 차의 타이어를 맞출 요량인 듯했다.


“그냥 달려? 속도 줄여?”
“그냥 달려도 돼.”
“아니 근데 진짜 쏜다고? 저거 사냥용 아냐? 뒷감당 어떻게 하게?”

갑자기 현실적인 문제들이 생각났다. 저쪽에서 먼저 총구를 들이밀었다 해도 이건 과도한 처사였다. 대한민국 경찰들에게 내려진 기준으로는. 그러거나 말거나 전정국은 굳이 뒷일을 지금 생각하지 않는 듯 태연한 표정으로 제가 가진 이어폰을 내 귀에 꽂았다.


“총소리 커도 놀라지 말고.”
“지금 그게 문제야?”
“쉿.”

전정국은 검지를 입에 대고 바람 새는 소리를 냈다. 미세하게 올라간 입꼬리가 그의 자신감을 대변했다. 사실, 그를 진심으로 말리고 싶진 않았다. 뭐가 됐든 우리부터 살고 봐야 하니까. 창문 밖으로 전정국이 총구를 겨누었다.

탕.


곧이어 화약 냄새가 코를 찔렀다.




































































[방탄소년단/전정국] 뒷골목 39 | 인스티즈

뒷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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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나도 내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으나. 내가 전정국을 데려온 곳은 최홍식이 있는 납골당이었다. 김남준에게 말만 들었지 직접 찾아온 것은 처음이었다. 전정국 역시 그렇다고 했다. 선뜻 일어설 용기가 나지 않아 주차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해야 할 말이 참 많았는데 둘 다 입을 열지 않았다. 먹먹한 귀를 손가락으로 눌렀다. 도로에서 권총도 아닌 장총을 쏘았으니 당연히 서에서 연락이 밀려왔지만 받고 싶지 않아 전원을 꺼버렸다.


고개를 돌려 전정국을 바라보았다. 내 시선을 느낀 전정국이 날 마주 보았다. 찬찬히 살펴보니 전에 봤을 때보다 얼굴이 더 상한 것 같다. 볼도 더 패인 것 같고. 턱선은 더 날카로워져서 진짜 베이기라도 할 듯했다. 내 얼굴을 바라보는 전정국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아주 조금은 내 걱정을 해줬으면 했다. 헤어지고 나서 내가 예상보다 더 많이 힘들었음을 알아주길 바랐다. 이유는 없다. 그냥 오기에서 흘러나온 바람이다. 우리는 둘 다 멍청해서 누구 하나가 다쳐야 하는 길은 선택하지 않을 테니까. 그저 혼자 앓는 것이다. 당신이 내 아픔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선택을 후회하지만 되돌릴 생각은 없다. 되돌린다면 네가 다치는 걸 봐야 할 테니까. 모진 말을 뱉고 뒤돌아서도 감내해야 한다. 그래도 버티면 끝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딴 건 아무래도 없는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상황이 이렇게 극악으로 치달을 수가 없다. 전정국을 옆에 두고 이딴 생각을 하고 있자니 담배가 절실했다.

“어.”

뒷주머니에 고이 넣어둔 담뱃갑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라이터도 없다. 자연스레 전정국을 보았다. 눈으로 물었다. 너지? 응. 그가 소리 없이 답했다. 나를 빤히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 이대로 홀려 들어가고 싶었다. 심장이 뛰는 소리가 먹먹하던 귀를 깨워냈다. 숨도 못 쉴 만큼 빨리 뛰고 있다. 얼굴이 뜨거웠다. 왜 눈물이 차오르는지 모를 일이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자 천천히 움직이는 전정국의 어깨가 보였다. 그의 심장 소리가 들릴까 싶어 귀에 신경을 집중했다.


너도. 그래? 다시 눈으로 물었다. 울지 않으려고 주먹을 꽉 쥐었다. 계속 그를 보고 있으려니 위태로움만이 주변을 감쌌다. 여전히 불규칙한 심장 소리를 무시하며 입을 열었다.


“담배 내놔.”

몇 시간 만에 나온 말이 고작 이거라니. 속으로 욕을 해댔다. 썩을. 갑자기 장난기를 머금은 얼굴로 전정국이 내 담뱃갑을 흔들었다. 이거? 담뱃갑을 가져가려 손을 뻗었다. 손을 뻗자 담뱃갑을 제 손에서 놓아버린 그가 내 손을 움켜잡았다. 어정쩡한 자세로 그에게 손을 잡혔다. 또 심장 소리가 커다랗게 들렸다. 하나 더. 이번에는 그의 심장 소리도 같이. 선명하게. 나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담배 냄새 싫어.”
“싫으면 나가서 피고 올게.”
“담배 말고 더 좋은 거 주면 안 갈래?”
“......”
“가지 마라. 주아야.”

나는 그 목소리가 꼭. 그가 나를 원한다는 말로 들려서. 내게 자길 봐달라고 애원하는 것 같이 들려서. 듣고 싶은 대로 들었다. 그리고 그가 정신을 차리고 내게 담배를 쥐여주려 할 때, 그의 턱을 잡고서 눈앞의 사랑스런 입술을 감쳐 물었다. 그를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 감은 눈 위로 그의 시선이 느껴져 눈을 떴다. 그가 잡고 있던 내 손을 떼더니 이내 붙어있던 입술도 떼어냈다.


“아니.”
“......”
“아니야.”

툭. 전정국이 날 떼어놓았다. 떼어놓는 몸짓조차 부드러워서 나는 다시 착각이 일었다. 아니라고 하는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서도. 아닌 게 아닌 것 같았다. 그랬으면 좋겠어서. 다시 침묵이 감돌았다. 여기서 모순은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주제에 이 공간을 벗어나지는 않는 것이다. 결코, 나른한 분위기는 아니었으나 긴장이 풀리자 졸음이 쏟아졌다. 졸음을 참아보다가 결국 눈을 감아버린 것 같다.


눈을 뜨자 옆자리가 비어있었다. 공허함이 날 휩쓸고 지나가려 할 때, 밖에 서 있는 그의 뒷모습이 보였다. 누군가와 대화 중인 것으로 보였다. 나쁘기로 따지자면 어림할 수도 없이 나쁜 놈이었으나 무슨 생각에선지 그의 뒤로 가 섰다. 등을 돌리고 서 있어 그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전정국의 몸에 가려져 대화 상대의 얼굴도 보이지 않았다. 대화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나중에 그가 뒤를 돌면 내가 여기 왜 서 있었는지 꾸며낼 핑곗거리를 생각하면서.


멀찍이 떨어져 있어 잘 들리지 않던 그의 목소리가 갑작스레 선명히 들렸다. 그의 목소리가 점차 커졌다. 화가 잔뜩 묻은 음성이었다. 불현듯 스치는 느낌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의 앞에 서 있는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안면이 있었다. 홍록파에서 봤던 놈. 놈과 눈이 마주치고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몸이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놈이 내 뒤에 서서 목에 칼을 들이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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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38편 업로드했던 것 같은데..?! 왜 글이 안 보일까요!! 글삭한 적도 없는데..??
저만 안 보이나요?! 알람 많이 갔을텐데 갑자기 혼란드려 죄송합니다ㅠ 근데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하하

오늘도 감사합니다:)


+7월에 올린 글이 삭제되어서 그런거래요! 알려주신 독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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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47.10
작가님!!안온이에요 뒷골목 너무 오랜만이에요 진짜ㅠㅠ 주아랑 정국이 제발 꽃길은 아니더라도 가시밭길만은 피할 수 있었음 좋겠네요.. 마음놓고 사랑할 수 없어서 마음아퍼ㅠㅠ 이 글은 항상 짠내가득한 글이라 애착이 가네요ㅠㅠ
5년 전
독자1
작가님ㅠㅠㅠㅠㅠ보고싶었러여ㅠㅠㅠ
5년 전
독자2
인티에 화재나서 7월달 모든글이 삭제됐어요ㅠㅠ
5년 전
퍄파퍙
아 그렇군여..! 어쩐지 혼자 당황했네요ㅋㅋ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도 다 날아가버렸네요ㅠ 저도 보고싶었어요ㅎ 댓글 감사합니다😍
5년 전
비회원178.43
작가님 글만 기다렸어요ㅜㅠㅠㅠㅠ 정말 최애작
5년 전
비회원94.116
작가님 이번글대박..,, 초대박진짜너무 애정해요 진짜 정국이 차에서 총쏘는장면이라니 .. 주아 큰 일아니었으면좋겠다 내가 제일제일아끼는 글이에요작가님 ㅠㅠ 블로그여셨으면..
5년 전
독자3
돌하르방이에요ㅠㅠㅠㅠㅠㅠ 제발 누구도 다치지도 말고 살아야해ㅠㅠㅠㅠㅠㅠ 그게 행복한 거라구ㅠㅠ 우리 주아 다치면 안되는데ㅠㅠㅠㅠ 정국이도 다치묜 안돼ㅠㅠㅠㅠ
5년 전
독자4
문라이트입니다!!!아 제발ㅜㅜㅜ아무도 다치지말아라ㅜㅜㅜㅜㅜㅜ
5년 전
비회원216.112
난나누우에요!!!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ㅠ 항상 재밌게 읽고있어요!! 사랑해요 작가님❤️
5년 전
독자5
작가님 몽9에요 ㅠㅠㅠㅠ이제야 글을 보게 됐어요!! 오늘도 글 잘 읽고갑니다 작가님 글 짱이에요 ㅠㅠㅜㅜㅜ 태풍 조심하세요!
5년 전
독자6
어제 정독해서 지금 다 읽고 끙끙 앓는중입니다......... 저를 가지새오.... 인생작입니다...... 사는동안 적게 일하고 많이버세요 제 복도 가져가세요 미치겠네요 너무너무 다음회가 읽고싶고ㅠㅜㅠㅜㅠㅠ 안끝났으면 좋겠고ㅠㅜㅠㅜㅜㅜㅜㅠㅜㅜㅊ말잇못ㅠㅠㅡ
5년 전
비회원54.214
작가니뮤 ㅠ 언제 오세요 글잡에서 유일하게 챙겨보는건데ㅠ 제가 매번 오셨나 출석체크하고 갑니다
5년 전
비회원58.119
작가님 언제오시나요ㅜㅜㅜ엉엉 비회원이지만매일매일 글 떳나옵니다 어디아프신건아니지요 걱정도되고 무슨일잇나 싶네요ㅜㅜㅜㅜㅠㅠㅠㅠ 언넝돌아오세요작가님보거시퍼요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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