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대가 나한테 뽀뽀 했댔잖아.
나는 그대로 넋을 놓고 말았어.
당황스러웠고 두근거리기도 엄청 두근거려서 뭘 어떡해야 하는지 모르겠는거야.
게다가 왜 나때문인지도 모르겠으니까 얹힌것 마냥 답답하고
이런 상황도 좀 짜증도 나고... 그런데도 뭐라고 할수도 없어서 입 꾹 다물고 있었어.
내 입술에 뽀뽀한 종대가 입술을 떼더니 내 얼굴을 손에 꼬옥 쥔채로 진득하게 날 바라보더라.
할 말이 있는데 차마 하지 못하는 것처럼 입술이 달싹이고 미간은 점점 찌푸려지고.
그렇게 한참을 있었던 것 같아.
결국에는 적막을 참지 못한 내가 먼저 말을 꺼내고 말았어.
너무 답답하고 먹먹해서 참을수가 없더라.
"종대야, 대체 왜 그러는건데. 말을 해줘야 알지. 나 때문이라며..."
정말 어렵게 꺼낸 말인데도 불구하고 종대는 눈 하나 깜짝 안하더라.
오히려 내 볼을 쥔 손에 힘이 빠져가고 있었어.
아, 얘가 취해서 정신을 잃어가는구나 싶어서 종대 볼에 손을 댔어.
잠에 들지 말라고, 정신 차리라는 의도로 손을 올려서 볼에 댄건데
종대가 내 얼굴에서 손을 떼더니 자기 볼에 올린 손을 잡아 내리는거야.
솔직히 말하면 조금 언짢았지.
나는 자기 생각해서 한 행동인데 매몰차게 거절당한 느낌이고 내 정성?이 짓밟힌 느낌이라.
곱게 보이지만은 않은게 당연한 거겠지?
나도 모르게 얼굴이 굳어지고 심보도 좀 고약해졌어.
그래서 종대 손에 잡힌 손목을 훽 빼버리고 노려봤음..
내 시선을 눈치 챘는지 종대가 노곤하게 눈을 뜬채로 다시 내 손목을 조심스레 쥐더라.
손목을 빼내려고 막 비틀고 애썼는데 힘을 주는건지 어쩐건지 당최 빠지질 않더라고.
뭐 하나 제대로 되는게 없는 이런 상황에 서러워질 즈음
굳게 닫힌 종대의 입새로 앓는 듯한 목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했어.
"왜...자꾸 나 힘들게해...너가 왜..."
"내가 뭘 했다고 그러는거야, 말을 해줘야 알지."
"넌 모를거야...얼마나 내가 애타는지..."
무슨 소릴까, 애가 탄다니.
종대의 수수께끼같은 말들에 혼란스러워 곰곰히 되씹고 있는데
토해내듯 한 갈라지고 낮은 목소리가 절절하게 울리더라.
택시 기사님도 힐끗 힐끗 우리 쳐다보시고, 근데 그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어.
종대가 하는 말들이 너무 서럽고 가슴 아프게 해서 정신이 없었거든.
"넌...내가 여기 있는데...왜 자꾸...다른 남자를 보는거야. 나한테는, 너가...전분데...넌...아니야?"
"...어?"
"나로는 부족해?...내가 얼마나 더...비참해져야...만족하겠어..."
울 것 같았어.
종대가 비틀린 듯 겨우 앓던 것들을 토해내는데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음.
고작해야 붙잡힌 손목을 두고 종대를 하염없이 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고
종대의 말에 반박하나 할 수 없었으니까.
사실 내가 나쁜건 알지만 종대를 두고도 전에 몇번 남자가 많이 꼬였었거든
그때마다 충분히 헤어져도 좋을 법했지만 매번 종대는 참아주고 날 용서해줬었어.
그렇기 때문에 나는 종대의 말들에 토씨하나 꼬투리 잡을 수 없었음.
그저 그렇게, 일그러져가는 종대를 볼 수 밖에 없었지.
너무 미안한거야. 이렇게까지 힘들게 한게.
그때마다 이렇게 앓고 힘겨워하고 어디 가서 분풀이 조차 할 수 없었을 걸 잘 알기 때문에
종대한테 털 끝 하나 손 대지 못했어.
울컥하고 눈물이 차오르더라.
코끝이 찡하게 매워지면서 목 언저리가 따끔따끔한게 까딱하면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어.
그런데 내가 울 군번도 아니고 울고싶은건 종대일텐데 내가 무슨 낯짝으로 질질 짜겠어.
억지로 눈물을 집어 삼킨채, 잡힌 손목을 틀어 종대의 손을 잡아줬지.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매번 그랬듯 미안하다고 용서를 빌까 하는 무수한 생각들이 스쳐 지났고
심지어는 헤어져야 하나 싶은 생각까지 드는거야.
그래도 그건 마지막 보루니까 턱 끝까지 치밀어오른 그 말을 겨우 겨우 집어 삼켰어.
내가 말 없이 종대를 응시하니까 내 눈을 아련히 바라보던 종대가 시선을 틀더라.
억장이 무너질 것 같았어.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는 꿋꿋이 참고, 또 참았지. 여기선 내가 섯불리 무엇을 할 수 없었으니까.
종대가 다시금 메인 목으로 말을 이었어.
"그 전 남자들도 그렇고... 김민석이라는 남자애도 그렇고...내가 싫다고 했잖아.
내, 말이...우스운거야?"
내가 종대 손을 잡았다고 했잖아.
근데 종대가 내 손을 맞잡으며 분노를 삭히는건지, 못이기는건지 힘이 확 들어가더라고.
엄청난 악력에 아려오는데도 꿋꿋이 참았어.
민석이라는 말에 심장이 쿵, 떨어지는 것 같았거든.
그리고 저번에 종대가 조심스레 말했던 그 말들이 뇌리에 스쳐지나가는 거야.
엄청나게 미안해지더라...
종대도 힘겹게 말한 것들인데, 아무렇지도 않게 치부해서 넘겨버리고...
얼마나 상처받고 아파했을까 싶더라고.
덤덤하듯 하지만 힘겹고 가파르게 내뱉는 종대한테 너무 미안하고, 미안해서.
마지막 보루로 아껴두고, 또 치워두던 그 말을 꺼내고야 말았어.
"...미안해, 내가... 너한테는 너무 나쁜년이고 부족해..."
"...000"
"그렇다고 너 말이 우스운건 아니야, 내가...내가 정말 못되먹어서 그래...
나한테 너만큼 중요한 것도 없는데 왜 항상 이렇게 후회하고 말까..."
"...야,너..."
"매번 되풀이하는 것도 너무 지치지?...미안, 이제 그만하자.
항상 부족했어서, 못되서 미안해. 이젠 나보다 훨씬 착하고, 예쁘고...좋은 여자 만나서..."
"너 미쳤어? 무슨 소리야...000"
"욕하고 때려도 할 말 없어... 내가 정말...미안해, 종대야."
종대가 다급하게 내 팔 목을 잡았어...
더이상 얼굴을 볼 면목도 없어서, 미리 택시비를 내고는 내려버렸어.
그제야 눈물이 비 오듯 쏟아지고 억장이 무너지고...세상이 내려앉고...
그렇게 와닿지는 않지만 힘든건 매한가지더라.
더는 서 있을 기력도 없는데 어떻게 걸어왔는지도 기억이 안날만큼
멍하니 집까지 용케 걸어오고, 용케 씻어내고, 용케도 잠에 들더라고.
잠에서 깨고 헤어졌다는 것에 실감도 안나다가 조용하고 잠잠한 핸드폰에
다시한번 울고 서러워 하며 미안하다고 연락 할까 고민도 수도 없이 했어.
그래도 내가 무슨 낯짝으로 할까, 나 따위가 뭐라고 생각하면서 손에 애타게 쥐고 있던 폰을 내려놓고.
절대로 종대 없이는 할 수 없을 것만 같던 일상 생활도 나름 덤덤히 해냈어.
뭘 하던지 종대와 했던게 떠오르고 추억에 잠기고 다시 한번 눈물 쏟아내고.
일상 생활은 가능했는데 마음은 평소같지 못했지.
혹시 종대도 그럴까, 나만큼 힘들어할까 기대도 했는데 백현이나 애들 말 들어보면 마냥 그렇지만은 않더라고.
평소같이 만인에게 다정하고, 잘 웃고 착한...종대였어.
그게 또 얼마나 얄밉던지 ㅋㅋㅋ
한 한달정도는 그렇게 지냈을거야.
한달동안 학교에서 종대 한번 못 마주치고 종대랑 함께했던 모든 것들에 섧게 울었어.
밤에 잠에 들라 치면 종대 생각이 나서 몇시간이나 뒤척여야 겨우 잠들고.
그냥 말 그대로 일상생활 가능한 폐인?ㅋㅋ
종대는 여전히 잘 지낸다고 멀쩡하다는 애들의 말에 나도 보란듯이 잘 지내야지 하다가도 어느샌가 또 울고 있고.
학원에 민석이한테도 철벽치면서 그저 딱 학생으로만 대하고 멀리했어.
민석이를 볼때마다 종대가 생각나고 마지막 날이 떠올라서 도저히 얘를 볼수가 없더라고..
학원에서도 거의 폐인 몰골로 일만 하니까 애들도 이상하게 보긴 했어.
그리고 알바 끝나고 퇴근하는데도 자주 데려다주러 왔던 종대가 생각나서 훌쩍이고.
내가 바보같은데도 불구하고 계속 그 짓을 되풀이하니까...ㅋㅋ
친구들도 아연질색을 하더라. 내 몰골에...ㅋㅋ
그래도 거의 워킹데드 수준으로 잘 지냈음ㅋㅋㅋㅋ나름ㅋㅋ?
그리고 어느날, 친구들이 기분 전환 겸 놀러가자고 연락이 왔어.
그래서 최대한 꾸미고 또 꾸몄지.
애들 만나러 딱 집에서 나오고 버스 정류장에 섰는데
옆에 너무 익숙하고도 그리운 실루엣이 서있는거야.
아니겠지, 아닐거야. 하면서도 시선은 계속 그쪽으로 향했고
마침내 그 실루엣과 시선이 맞물렸는데 굳은 듯 아무것도 할수 없었어.
"..."
종대가 정말 말 그대로 수척해진 몰골로 서있었거든.
가뜩이나 마르고 마른애가 보기 힘겨울 정도로 말라 있는데 누가 반가워하겠어.
내가 넋을 놓으니 나와 시선이 마주친 종대가 슥 내 시선을 피하고 말더라.
우리가 헤어졌구나, 정말로 헤어졌구나 와닿았어.
그래서 아무말도 안하고 나란히 서서 각자 핸드폰이나 하다 버스에 올라탔는데
같은 버스인거야 ㅋㅋㅋ뭐, 시내로 가는 버스니까 어쩔 수 없었겠지.
각자 멀찍이 좌석에 앉아서는 핸드폰을 했어.
계속 신경쓰이고 보고싶어 죽겠는데 말도 못거니까 너무 괴로운거야.
종대도, 마찬가지일까...생각하며 창문 너머를 보고 있었는데
"여전하네, 정말..."
어느새 내 옆에 서서 날 그윽하면서도 서글프게 내려다 보고 있더라.
중얼거리듯 내뱉은 그 목소리가 얼마나 그리웠는지
울컥했지만 내색은 못하고 창문에 비치는 종대를 힐끔거리며 보고 있었어.
날 뚫어져라 내려다보던 종대는 어디 아픈것처럼 인상을 살짝 찌푸렸어.
"잘 지내서 다행이네"
라며 내리더라.
그리고 그렇게 보낼 것만 같았는데 내가 무슨 생각이었는지
냉큼 종대를 따라 내려서 그대로 멀어지려는 종대를 잡았어.
이번이 마지막인 것 같아서 그냥 그렇게 보내면 다시는 못 볼것 같더라고.
등 돌리던 종대가 확 몸을 틀면서 날 와락 품에 안았어.
뼈가 느껴질 정도로 마른 종대의 몸이 어찌나 그렇게 슬프던지...
마른 몸인데도 품은 그렇게나 포근하더라.
나도 종대를 꼭 안으면서 엉엉 울었어. 그대로 탈진으로 쓰러져도 수긍이 갈 만큼...
종대도 훌쩍이며 내 머리를 연거푸 쓸어주고 토닥였어.
버스 정류장에서 그렇게 한참을 울었을거야.
겨우 추스리고는 울어서 잔뜩 갈라지고 못나진 목소리로 종대한테 호소하듯 소리쳤어.
"내가, 미안해. 나 진짜 못됐나봐. 헤어지면 편할 줄 알았는데, 그랬는데...너가 너무 좋아...미안해 종대야."
"못됀건 아는구나? 나 이렇게 고생시켜 놓고는 왜 그렇게 꾸며놨어."
"미안해, 미안해. 정말 너무 미안해, 종대야.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정말..."
"나 보고싶지는 않았고?"
"보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어. 너무 힘들었어..."
"나도야, 그러게 왜 그런 말을 해서는. 다신 안그럴거지?"
내가 미친듯 고개를 끄덕이니까 종대가 씨익 웃으면서 다시 날 꼭 끌어안았어.
갈비뼈가 으스러질 만큼 꽈악.
죽어도 좋을만큼 그렇게 숨이 막힐 정도로.
난 아직도 기억나.
끝날 줄 알았던 봄의 시작이 다시 만개한걸.
그러고 종대랑 나랑 나란히 손잡고 영화보러감ㅋㅋㅋ
친구들 버리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다시 생각해도 그때는 정말 ㅋㅋㅋㅋ웃기면서도 슬펐음.
되게 어이없이 헤어졌엇지?ㅋㅋ헿ㅎ
ㄱ느데 정말 드라마 같이 재회함 ㅇㅅㅇ...
다시는 그런 우연이 있지 않겠찌.
했는데 종댘ㅋㅋㅋㅋ 일부러 우리집 근처 맴돌았대...내가 너무 보고싶어서ㅠㅠ
그리고 멤돌다가 포기하고 가는데 내가 뙇@!!! 그랬다더라ㅠㅠㅠ
그 뒤로 나는 종대한테 일편단심으로 하고있어.
다음에는 무슨 썰 가져오지? ㅋㅋㅋ
아 종대 ㅡㅡ 자야되는데 잠 안온다고 찡찡거려
통화해야 하니까 다음에 봐~ 빠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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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왤케 노잼임;;ㅎ
다음에는 ㅈ더 재밋게 들고 올게요ㅠㅠㅠㅠ
뎨뚀유ㅠㅠㅠ 많이 썻다고 생각했는데 분량이 똥이네염ㅋㅋ
그리고 왜때문에 그냥 가시는거져...? 댓글 쓰고 돌려받으시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