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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김남길 이준혁 강동원 엑소 성찬
젤리더 전체글ll조회 1717l 1

**

 

 울면 안돼, 울면 안돼.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게 선물을 안주신데. 잠 잘때나 일어날때, 짜증낼때, 장난할때도 산타할아버지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신데. 산타할아버지는 알고계신데. 누가 착한……. 노래를 신나게 부르며 춤을 추던 수영이가 갑자기 모든 행동을 멈추고는 나를 바라본다.

 

“수영아, 왜 노래 안불러? 힘들어?”

“유리언니, 나 궁금한거 생겼어.”

“뭐, 뭔데?”

 

 평소에도 워낙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성격을 가지고있는 수영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어떤 질문으로 나를 당황하게 만들어줄지 슬슬 걱정이 되가고 있었다. 그러나 예전과는 다르게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짓고있는 수영이라 마음을 놓았다.

 

“우리 수영이가 무엇이 궁금하셔서 언니한테 질문을 했을까? 말 해봐.”

“있잖아. 산타할아버지는 스토커야?”

“스, 스토커?”

“응. 스토커. 잘 들어봐. 잠잘때나 일어날때, 짜증낼때, 장난할때도 산타할아버지는 모든 것을 알고계신데잖아. 스토커야?”

 

 이, 이걸 어떻게 설명을 해줘야 하나 모르겠다. 역시 수영이는 나의 예상을 깨지 않고 또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5살짜리가 스토커란 단어를 어떻게 알아서 산타더러 스토커라 하는 것인지. 내가 아무말도 안하고 멍하니 있으니 나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짜증을 낸다.

 

“스토커냐구우-”

“아니. 산타할아버지는 스토커처럼 나쁜 사람 아니야. 선물도 주는데?”

“그럼 내가 뭐 하는지, 뭐 가지고 싶은지 어떻게 알아?”

“그건, 그건 말이지…….”

 

 그건 너희 부모님이 수영이한테 물어봐서 사주는 거야, 하고 말을 할 수도 없는 것이고. 나는 수영이의 맑고 순수한 동심을 더럽힐 수 없었다. 그런데 뭐라고 설명을 해줘야 수영이가 '산타할아버지는 스토커다.' 라는 생각을 버릴지 모르겠다.

 

“음, 그래! 산타할아버지는 저 하늘 위에서 루돌프들이 알려주는 선물을 만들고 있어.”

“루돌프?”

 

 아, 말 잘 못했다. 이렇게 말하면 또 루돌프가 스토커로 오해받게 되는게 아닌가. 이래도 스토커, 저래도 스토커. 최수영, 도대체 스토커라는 단어는 어디에서 알아온거야.

 

“그럼 루돌프 어딨어? 루돌프가 뭔데?”

“루돌프는 산타할아버지 도와주는 빨간 사슴코.”

“루돌프가 어떻게 산타할아버지한테 알려줘?”

“아마도 사람으로 변신해서? 수영이 주변에 있을지도 몰라.”

“우리 유치원에?”

 

 이거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가는 건지 모르겠다. 수영이가 나때문에 혼자 또 망상에 빠지게 생겼다. 자기 유치원에는 루돌프가 있다며, 그 루돌프는 산타할아버지 부하라고 그 루돌프를 찾아다니겠지. 어떻게 해야 수영이에게 산타와 루돌프에 대한 생각을 바르게 잡아줄까. 아, 최수영, 얘는 왜 이렇게 보통 아이들과는 다르게 이상한 생각만 해서 항상 나를 힘들게 하는거야. 보통 유치원생이라면은 ‘산타할아버지는 정말 대단한 할아버지같아. 내가 갖고싶은 것을 어떻게 알지?’ 하고 그냥 신기해 할텐데…….

 

“언니, 나 루돌프가 누구인지 알았어! 우리 유치원에 있어.”

“누, 누군데?”

 

 헐, 이거 큰일났다. 자기 유치원에 루돌프가 있는 것 같다고 모든게 해결됐다면서 기뻐하고 있다. 수영아, 이 언니 너때문에 미치겠다. 그래, 일단 듣고 보자. 수영이는 외동에 부모님은 맞벌이. 유치원에서 바로 우리집으로 오니 이야기할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다.

 

“윤아, 임윤아. 윤아가 루돌프인게 틀림없어.”

“너희 반 윤아? 왜, 그렇게 생각해?”

“다 윤아만 보면 사슴이랬어. 언니가 그랬잖아, 루돌프는 코 빨간 사슴이라구. 윤아도 울면 코가 빨갛게 변해. 그러니까 윤아는 루돌프야!”

“으허헝- 그, 그럴 수도 있겠다.”

 

 윤아, 전에 수영이가 소풍갔을 때 찍었던 사진이라고 가져왔을 때 본적이 있는 것 같았다. 그 아이는 정말로 사슴처럼 초롱초롱한 눈을 가지고 있었고, 목도 약간 길었었다.  뿔과 빨간 코만 있다면 루돌프로 보일 정도로. 그래, 어쩌면 정말 수영이의 말대로 윤아가 산타할아버지의 루돌프……. 일리가 없잖아!

 

“언니, 나 윤아네 갔다올게. 확인하고 와야겠어.”

“가긴 어딜 간다고 그래. 윤아는 루돌프가 아니야. 이리로 와봐. 언니가 루돌프 사진 보여줄게.”

“아니, 나는 거절하겠어. 윤아능 루돌프 맞단말이야! 갈거야. 가서 나도 산타할아버지한테 데려다달라고 할거야.”

 

 내복만 입고있던 수영이는 어느새 겉옷까지 입고서는 현관에서 신발을 신고 나가려고 하고있었다. 나가려는 순간, 나는 수영이의 손을 잡고 다시 신반을 벗긴 뒤에 나의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가만히 침대 위에 앉혀놓고서 컴퓨터를 켰다.

 

“나, 갈거야! 윤아한테 산타할아버지 보여달라고 할거야!”

“기다려봐. 언니가 루돌프 사진 보여준다니깐? 여기있다. 봐봐. 이게 루돌프야. 윤아랑 안 닮았지?”

“으응. 안 닮았어. 그럼 루돌프는 어디있어?”

“루돌프는…….”

 

 이가 루돌프는 사람으로 변신해 우리의 주위에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하늘에서 산타와 일하고 있다고 할 수고 없고. 아, 정말 최수영은 난데없이 산타할아버지더러 스토커라고 해서 날 이렇게 힘들게 만드는 거야! 수영이가 집에 갈 시간은 아직도 3시간이나 남았고, 이대로 대답도 안해주고 넘어가면 3시간 동안 나를 괴롭힐 것만 같다. 무서워, 무섭다고!

 

“언니, 나도 산타할아버지한테 가고싶어. 윤아능 루돌프니까 갈 수 있잖아. 응? 나도 데려다줘.”

“거, 거기는 하늘나라인데도?”

“응, 가고싶어. 가서 산타할아버지도 만나고, 선물도 더 많이 받아올거야. 나도 갈래.”

“윤아는 루돌프가 아니라니깐? 그리고 산타할아버지 못봐.”

“아익, 왜! 나 할아버지 볼거야! 아니, 산타할아버지한테 나도 산타해달라고 할래.”

 

 말도 안돼는 때를 쓰다 내가 안된다고 하니 소리를 지르다 그래도 안된다고 단호하게 말하니 이제 아예 바닥에 누워서 엉엉 울고있다. 나 갈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유리언니야. 우에에에에에에엥- 아, 자비로우신 산타님. 이 못난이 베이비를 어떻게 해야할까요. 자기도 산타가 되고싶다고 이런 때를……. 잠깐, 베이비? 산타?

 

“수영아, 언니가 산타로 변신시켜줄까?”

“증말?”

“응. 기다려봐. 언니, 금방 올게!”

 

 드디어 방법을 생각해냈다. 최수영을 산타로 변신시켜줄 방법을! 그냥 산타옷 입혀주고, 루돌프만 찾아주면 되는것이 아닌가. 으흐흐, 산타옷은 우리 꼬꼬마 김태연의 집에 있다고 했고 루돌프도 거기 있을 것이다. 황미영네만 안갔다면.

 

“야, 김태연 집에 있냐? 김태연!”

 

 이시간에 집에 있을 게 분명한데 벨을 누르고, 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질러도 이년은 귀에 살이 쪄서 귓구멍이 막힌것인지 나오지도 않는다. 몇분 기다리다 전화를 걸려던 찰나에 열리는 문. 근데, 얘 얼굴이 왜 이렇게 빨개?

 

“왜, 왜 왔어.”

“너 아직 산타복 가지고있어? 우리 유치원때 학예회한다고 입었던거.”

“있을걸? 야, 들어오지 마!”

“왜, 찾아봐야지. 빨리! 나 급하단 말이야.”

“돼, 됐어. 여기서 기다려. 내가 가져올게. 어디있는 줄 아니까 금방 올게.”

“방에 누구 숨겨놨냐? 뭐야, 황미영온거야? 미영아-”

“시끄러.”

 

 자기 방에서 황미영이랑 뭘 한것인지 얼굴은 아직도 새빨개가지고는 후다닥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그나저나 그걸 아직도 가지고 있을 줄은 정말 몰랐네. 그게 벌써 몇년 전이지? 6살때였으니까……. 12년 전인데 김태연은 잘 버리지 못하고 이것저것 모아두는 성격이니까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더 많기는 하다.

 

“여기. 그런데 갑자기 이건 왜?”

“최수영때문에. 알잖아, 우리 같은 층.”

“아, 그 식신꼬맹이?”

“응. 내일 돌려줄게. 미영이와 뜨거운 시간을 방해해서 미안.”

“뭐, 뭐래. 그거 안돌려줘도 되니까 오지 마!”

 

 지금 혼자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수영이를 생각해서 산타복을 품에 안고 열심히 달렸다. 음, 산타가 되고싶다고 했으니까 이정도면 만족해주겠지? 아니, 그나저나 내가 왜 이런 고생을 하고있는거지. 한참을 달리다가 문득 생각이 들어서 발을 멈추었다. 내가 생각해도 좀 어이가 없다. 최수영, 너도 우리 수연이처럼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의 소유자였구나. 훗!

 

“수영아, 언니왔어- 얘가 왜 이렇게…….”

 

 조용하나 했더니 내 방 침대 위에서 곤히 잠들어있었다. 하긴 아까 그렇게 찡찡댔었으니 피곤할 만도 하겠다. 음, 그럼 이 산타복은 필요가 없게 된건가? 입혀놓으면 꽤 귀여울것 같기는 한데. 수영이가 잠들어있는 침대 앞에 쪼그려앉아 수영이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어린애가 꽤나 이목구비가 뚜렷하다. 짧은 숏컷헤어, 까맣고 긴 속눈섭, 감고있지만 동그란 큰 눈, 오똑한 코…….

 

“최수영, 너도 피부 진짜 까매.”

 

 수연이의 얼굴도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 본적이 없는것 같은데, 그냥 사람의 얼굴을 이렇게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본것은 처음인것 같다. 뭐, 최수영도 나쁜 얼굴은 아니네. 그 막나가는 성격이 문제지……. 조금만 자게 놓아두자.

 이제 곧 시험기간이라 수영이가 자고있는 방에서 새근새근 숨소리를 들으며 공부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수영이가 나를 부르길래 벌써 깬건가, 하고 옆을 돌아봤지만 잠꼬대였나보다. 수영이의 옆에 가만히 엎드려 문제를 푸는데 잠꼬대 내용이, 산타할아버지? 정말 너답다, 너다워. 그러고 나는 눈을 감았다.

 

“유리언니, 권유리!”

“수영이니?”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시는 건가요, 응? 뭐, 옛 사랑 수연언니생각해?”

“이것이 또. 아니야, 네 생각했다, 너 어렸을때.”

 

 최수영, 이것은 고1이나 됐으면서 아직도 혼자 집에 있는게 무섭다고 굳이 자기 집보다 먼 내 집으로 찾아온다. 어렸을때 내가 버릇을 잘 못 들였었나봐. 비밀번호를 알려주는게 아니었어. 시도때도 없이 계속 찾아오고.

 

“내 생각? 언니, 나 좋아했어? 나 연상 별론데. 그것도 13살이나 많은 사람은…….”

“12살차이거든. 미쳤냐, 내가 너를 좋아하게. 그냥 이제 곧 크리스마스니까 최수영의 산타사건이 떠올라서.”

“산타할아버지는 스토커야? 푸하하, 나도 정말 귀여웠던 것같아. 어쩜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지? 안그래, 유리씨?”

 

 귀엽기는 무슨. 매일 나한테 그 동그란 눈을 들이밀면서 유치원생들이 생각치도 못할, 나도 생각치도 못한 괴상한 질문들만 해대는데 귀여웠을 리가 있나. 그래도 그때는 귀찮고, 당황스러웠을지는 몰라도 지금 생각해보니 귀여운것 같기도 하고, 그때가 그립기도 하다. 지금은 나보다 키만 커가지고 징그럽다, 징그러위.

 

“엉니이- 아, 맞다. 나 아직 그 산타복 가지고 있다?”

“정말? 안버리고? 그거 처음 태연이가 입은지도 20년이 넘었는데…….”

“완전 낡아빠졌을 것 같지? 하나도 안그래. 그때보다 더 깨끗할걸? 완전 보물다루듯이 애지중지 했다니까.”

“그걸 뭐하러 애지중지해. 그냥 작아지면 버릴것이지.”

 

 오랜만에 마시려던 원두커피인데 다 식어버려서 맛이 없는 커피를 한모금 마시고는 갑자기 조용해진 수영을 힐끔 쳐다보았다. 얼라? 애 얼굴이 시뻘겋개 달아 올랐다. 갑자기 열이라도 나는걸까 걱정되는 마음에 다가가 이마에 손을 뻗었다. 그러자 얼굴로는 모자라 목부위까지 빨개졌다. 얘가 갑자기 왜 이래.

 

“뭐야, 어디 아프기라도 해? 너 얼굴 엄청 빨갛다.”

“아, 안아파. 그, 그냥 빨간 산타복 생각해서 내 얼굴이 빨개졌나봐. 이제 바다 생각해볼까? 얼굴 파래지게.”

“또 말도 안돼는 소리 하지. 아프면 방에서 조금 자다가. 전화 해놓을게.”

“안아프다니까. 산타복때문에 그렇다고. 그 산타복, 언니가 나한테 처음으로 준 선물이잖아…….”

 

 최수영이 어쩐일로 진지한 목소리톤으로 차분하게 말을 한다 했어. 그래, 그건 내가 처음 준 선물이니까 잘 간직해……. 그건 그렇다 치고 얼굴은 왜 빨개져? 내가 처음 준 선물인데 왜 간직해? 에이, 설마 얘가 나를 좋아해서 그런거겠어. 그 어린 나이에 뭘 알았다고. 인정하기는 싫지만 12살이나 더 많아 늙은 나를 왜 좋아하겠냔 말이다.

 

“그때는 그냥 산타옷이 좋아서 가지고있었는데 지금은 아니잖아. 이 나이에 산타가 뭐가 좋겠어. 보지도 못하는걸.”

“어, 어쨌다는 건데.”

“그래서 지금 이렇게 내 눈앞에서 볼 수있는 언니가 좋다고.”

“너 미, 미쳤냐? 애가 시험기간이 다가오니까 미쳤네.”

“제 정신이야. 나 진심으로 언니 좋아해. 사귀자고는 안해. 그냥 내가 언니 좋아한다는 것만 알아줘. 언니방에서 좀 잘게.”

 

 뭐, 뭐야. 나 좋아한다고 말하는데 어쩜 저렇게 당당할 수가 있어?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좋아한다고 고백을 해놓고서는 이제는 또 아무렇지 않게 내 방으로 들어가서 잔단다. 아무튼 최수영도 별종이다. 그런데 정말 나 고백받은거야? 그냥 자기 마음만 알아주라는데 뭘 어떻게 알아줘야 하는 걸까. 자기 말만 해놓고 방으로 쏙 들어가 버리고……. 으아아!

 

“야, 최수영! 시험공부 안하고 잠만 잘거냐?”

“조용히 해. 나 피곤해.”

“너, 진짜 나 좋아하는거 맞아?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 방에 마음대로 들어가도 되는거야? 어? 애가 왜 무미건조하게 그냥 좋아한단 말만 하고 방으로 쏙 들어가버리고, 응? 그게 좋아하는 사람에게 대하는 태도야?”

 

 내가 방금 뭐라고 한거지. 순간 나도 모르게 흥분을 해버려서 뭐라고 한것인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 정말 미치겠네. 최수영은 도데체 무슨 생각으로 나에게 고백을 한 것일까. 뭐, 내가 자기를 꼬맹이로만 봐서? 난 그렇게 어리게 보지도 않았는데……. 미치겠다, 수영아. 지금 네가 이 언니를 시험하는거지? 뭐야, 왜 갑자기 문자가…….

[나 지금 얼굴 완전 빨갛거든! 다 언니때문인줄 알아ㅠ창피하게]

지금 내 방 침대속에서 얼굴을 잔뜩 붉힌채로 한글자한글자 썼을 수영을 생각하니 귀여워서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나온다. 최수영이 이렇게 귀여운지 오늘에서야 알았네. 방문을 살짝 열고 방안을 들여다보니 아예 이불 속으로 다 들어가있었다. 흐흐, 귀여워.

 

“수영아아-”

“아, 뭐야- 나 잘거라고!”

“이 언니가 그렇게 좋았어요? 우리 수영이.”

“흐응…….”

 

 방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 그대로 수영이의 위로 올라탔다. 내가 그렇게 좋냐고 물어보니 아무말도 못하고 나만 피해나니고 있다. 그때 주머니에서 울리는 진동. 왠 문자래. 최수영은 아니고…….

[야 눈와눈와눈와눈와눈와! 아, 나 김태연임ㅋ폰번체인지]

 

“수영아, 우리 나가자.”

“갑자기 왜. 밖에 추워.”

“아이, 좀 나와봐. 그냥 베란다로 나가게. 보여줄게 있어서 그래.”

 

 말을 해도 가만히 있는 수영이가 덮고있던 이불을 확 걷어버리고 억지로 끌고 방을 나왔다. 아까는 이불 속에만 있어서 몰랐는데 진짜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창을 가리고있던 커튼을 걷고 창을 열어 베란다로 나갔다.

 

“너 졸아? 눈 떠봐. 첫눈이야.”

“응. 뭐, 눈? 진짜 눈와?”

“눈이나 뜨고 말해. 첫눈치고는 많이 온다.”

“우와, 눈이다! 언니 눈와! 우어, 눈눈눈눈눈눈눈-”

“나도 알아.”

 

 하늘에서 하얗게 펑펑 내리는 눈을 보며 좋다고 팔짝팔짝 뛰는 수영이가 너무 귀엽고, 순간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수영의 볼에 짧은 입맞춤을 하였다. 나의 갑작스런 행동에 나도 놀라고 수영이도 놀라 동작을 멈추고 정적만이 우리 둘사이를 감싸왔다. 식었던 수영이의 얼굴이 다시 빨갛개 변했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보기 위해서 괜히 헛기침도 해보고, 길게 한숨도 쉬어봤다. 하지만 입김만 뿌옇게 나올 뿐, 우리들의대화는 이어지지 않았다.

 

“수영아…….”

“언니…….”

 

 아, 동시에 우리 둘은 서로를 불렀다. 여전히 얼굴은 빨개진채로 고개는 푹 숙이고 나와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는다. 나는 그런 수영에게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다가갔다. 아까보다는 조금 더 가까워진 우리 둘 사이. 숨을 작게 쉬어도 하얀 입김이 수영이에게 닿았다. 수영이의 심장소리가 내 귀에 들어오고, 나의 심장소리가 수영이의 귀에 닿았을 때 그 순간 나와 수영이의 입술도 서로 닿았다. 지금 이게 남들이 다 볼 수 있는 베란다에서 뭐 하는 짓이냐만은 지금의 하늘은 하얀 눈송이로 뒤덮혀 우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꽤나, 아니 몸이 떨릴 정도로 추운 날씨였지만 지금 우리는 서로의 체온을 나누면서 그 누구보다도 따뜻하게 서있었다.

 

“하아……. 최수영, 너는 그래도 나에게는 그냥 꼬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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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안녕하세요지금은소녀시대입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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