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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이준혁 성찬 엑소
젤리더 전체글ll조회 16842l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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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부터 이상할 만큼 머리가 아파왔다. 단순한 두통이 아닌 누군가가 나의 머리 속을 헤집고 다니는 듯한, 그런 고통. 결국 하다 못 한 나는 정심시간에 학교를 다니면서 처음으로 조퇴란 것을 하고 말았다. 10분만 걸으면되는 코 앞이 집이지만 걸을 힘조차 나지 않아 기본요금도 안나오는 거리에 택시를 타고 말았다. 돈만 깨졌다.

 

“다녀왔습니다.”

 

 대답없는 인사. 아무도 없는 집 안. 언니가 조금 전까지 보다가 켜두고 간 것 같은 티비만 혼자 수다 중이었다. 시끄러워. 큰 소음에 머리가 징, 울린다. 말도 안되는 사랑타령 중인 티비를 끄고서 방으로 들어갔다. 가방을 던져놓고 점점 더 조여오는 고통에 머리채를 움켜쥐고서 옷도 갈아입지 않은 체 그대로 누워버렸다. 잠이라도 들면 좋으련만 시계소리가 거슬려 잠은 오지 않고 눈 뜰 힘도 없어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잠깐 잠들었던건지 몸이 좀 개운해진 것 같았다. 그때 거실에서 들려오는 티비소리. 소리를 얼마나 키운 건지 귀가 울릴 정도였다. 언니가 온건가? 한결 가벼워진 몸을 일으켜 방 문을 열고 거실로 나왔다.

 

“언니? 시끄럽게 뭐하는거…….”

 

 소파에 가만히 앉아서 티비를 보고있는 뒤태는 언니가 아니었다. 작고 왜소한 언니의 뒷모습과는 달랐다. 키는 언니보다 컸지만 무척 여려보이는, 슬픔과 외로움이 묻어나는 어린 소녀의 뒷모습이었다. 그 소녀가 누구인지 궁금해지기도 전에 나는 짜증이 났다. 지금 남의 집에서 티비를, 그것도 소리를 엄청 크게 틀어놓고있는 것은 내 상식에서 벗어나는 행동이었다. 소파 앞 테이블에 놓여있는 리모컨을 들어 티비를 꺼버리고 그 소녀의 옆으로 리모컨을 던졌다. 그러자 갑자기 울음을 터트려버리는 소녀. 하아, 갑자기 나타난 낯선 이 아이는 뭘까. 누군가가 울고있을 때 달래준 적이 없어서 어찌 해야할 지 몰라 그냥 가만히 등을 토닥여주었다. 따지고보면 내가 잘 못한건 없는데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점점 사그라드는 흐느낌. 그제서야 눈물을 닦고 소녀는 고개를 들어 내게 얼굴을 보였다. 예쁘다. 격한 감정에 차마 보지 못했던 소녀의 첫 인상은 예뻤다. 방금까지 울고있던 소녀였지만 살짝 빨갛게 변한 코끝마저 사랑스러운 외모였다. 아무말도 없이 서로만 바라보던 나와 소녀. 쪽. 내 몸이 미친건지 마음데로 소녀에게 짧은 입맞춤을 해버렸다. 나의 입맞춤에 기분이 좋아진건지 생글생글 웃는 소녀. 기분이 이상하다. 너는 도데체 누구야.

 

“나는 진리야. 왜 진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날 그렇게 불러.”

 

 난 아무말도 하지 않았는데 내 마음을 읽은 듯이 입을 열었다. 진리. 소녀에게 참으로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진리라는 이름이 흔치는 않은데 낯설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뭐, 진리는 평소에도 자주 쓰는말이라 그런가. 인생의 진리지. 아, 사랑하는 사람이 그렇게 부른다면 진리는 애칭인 것일까? 이름은 따로 있는걸까? 애칭이든, 이름이든 소녀에게 정말 잘 어울인다. 소녀가 자기소개를 했다 그럼 내 이름도 말을 해야하나?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 아니다, 내가 소녀의 입술을 훔쳐버렸으니 이제 모르는 사이가 아니다. 말의 앞뒤가 안 맞는다.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 점점 바보가 되어만 가는것 같다. 일분일초가 지날 수록 이 곳이 낯설어만 진다. 분명 우리집 거실이었는데 어느 새 이 공간은 푸른 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바뀌어있었다.

 

“수정아.”

 

 어딘가에서 나의 이름이 들여왔다. 주위를 두리번 거려도 소녀와 나뿐인데 소리의 근원지는 소녀의 입이 아니었다. 마치 머리 속에서 들려오는 듯한 나의 이름. 수정아. 다시 한 번 소녀의 목소리로 나의 이름이 불러졌다. 이제 환청까지 들린다. 지금 이건 꿈이야. 어서 깨어나야해. 발버둥을 쳐보았지만 마음만 복잡할 뿐 몸은 그대로 소녀의 앞이었다. 눈이 마주치자 싱긋 웃는 소녀. 심장이 두근거린다. 소녀의 입이 열리고 또 다시 내 이름을 불러주었다. 미친 것 같았다. 자꾸만 실실 웃음이 나온다.

 

“진리야.”

 

 나도 소녀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가슴이 간질간질거린다. 좋아해. 또 다시 들려오는 마음의 소리. 소녀가 내게 다가와 입을 맞춘다. 아까보다는 깊고, 긴 입맞춤이었다.

 

“사랑해.”

 

 입 밖으로 사랑한다는 말이 저 혼자 튀어나와버렸다. 당황한 나는 얼굴이 달아오름을 느끼고 급히 고개를 숙였다. 정말 미친사람 같았다. 하지만 그 말에 다시 두근거렸다. 아까의 사랑한다는 말은 헛소리가 아닌 것 같았다. 나의 진심이 나왔던 것 뿐이다. 네가 좋아. 소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시 이 곳은 우리집 거실이다. 떨어진 리모컨을 들어 티비를 켰다. 수정아! 언니의 목소리였다. 티비 속에선 언니를 비롯한 가족들이 나오고 있었다. 지금 저게 무슨 상황일까. 다들 다급해보이고 무언가는 찾는 듯 해 보였다. 수정아. 엄마의 목소리다. 나를 찾고있다. 난 지금 거실에 있는데 왜 다들 나를 찾고있는거지? 그리고 어떻게 가족들이 티비에 나오고있는 걸까, 누군가가 가족들을 지켜보고 있는 것 처럼만 느껴진다.

 

“난 네 안에 또 다른 너야.”

 

 소녀가 입을 열었다. 헛소리를 한다. 너와 난 닮은 곳이 하나도 없는데 어째서 네가 또 다른 나라는거야. 거짓말 하지마.

 

“지금 여기는 너의 꿈 속이야. 넌 아까 열어서는 안 될 문을 열고 말았어.”

 

 꿈 속, 열어서는 안되는 문. 시끄러운 티비소리가 들려 방 문을 열고 나오니 소파에 앉아있던 소녀. 그 소녀와 키스도 하고 처음으로 사랑에 빠져버린 미친 나. 그 모든게 티비소리를 듣고 방 문을 열어서 생긴 일들이다. 난 그럼 나와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인가. 이 곳을 벗어나고 싶다. 소녀의 얼굴을 보기가 싫어진다. 내 자신이 더러워보인다. 티비에서는 우는 소리가 들린다. 가족들이 나를 찾고있다. 저기로 돌아가고 싶다.

 

“가지마, 수정아.”

 

 내가 나를 잡는다. 싫어, 나는 돌아갈거야. 날 깨워줘. 처음 만났을 때 처럼 화를 냈다. 내가 다시 눈믈을 흘린다. 그 모습에 마음이 약해져서 나를 품 안에 안았다. 또 미안한 짓을 하고 말았다. 가지마. 그냥 여기있어, 수정아. 나의 마음이 전해져온다. 나와 입을 맞췄다.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입맞춤이라 서로를 원하고, 간절했다. 간절히 원하는 마음이 커지고 말았다. 나와 나는 나체가 되었고, 나는 나와 섹스를 했다. 더럽지 않았다. 내게 미쳤다고 욕을 해도 좋다.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한다. 한 공간에 내가 둘 일 수는 없다.

 

“나 이제 갈게. 다음에는 네가 날 찾아와줘.”

 

 침대 위에 조용히 잠든 소녀에게 말을 했다. 조심스레 소녀의 옷을 입히다 발견한 하얀 깃털 하나. 네가 너는 나라고 말을 했지만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어째서 내 안에 여린 네가 살고 있는건지. 방 문을 닫고 거실로 나와 아직도 켜져있는 티비를 보았다. 가족들은 지친건지 모두들 잠들어있었다. 현관문을 여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우리집만 덩그런히 남아있었다. 다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신기하게도 티비에서 보던 가족들이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나의 목소리에 잠에서 깨어난 가족들은 나의 이름을 불렀다. 그 틈 사이에서 소녀의 목소리를 들은 나는 교복 주머니에 들어있는 깃털을 살짝 어루만졌다. 미친듯이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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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휴.......정리사랑합니다
11년 전
젤리더
정리S2 그..근데 왜 휴.......이에여;;;땀땀;;;;;;;;;;;;;;;;;;;;;
11년 전
독자2
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랑해요 ㅠㅠㅠㅠㅠㅠ
11년 전
젤리더

11년 전
비회원234.35
가을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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