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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 참 싫다

-네번째-

 

 

 

 

   

   

 

 

 

 

 

 

 

 

너는 세발자국 뒤에서 가만히 나를 따라왔다. 나역시 따라오지 말라고는 하지 않았지만, 그런다고 한들 네가 따라오지 않을 것 같진 않았다. 미묘한 감정속에 이전과는 다른 기류가 흘렀다. 사실 나는 너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야 하나 망설였다. 내가 서울에서 오지 않았다면, 너는 나에게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졌을 것 인가.

 

"너는."

 

잡념에 사로잡혀 있던 내곁에 어느덧 니가 다가와 있었다. 나를 바라보는 너의 눈빛이 예전처럼 사납지 않았다. 바람에 너의 머리칼이 보기좋게 휘날렸다. 나는 어디라고 짚을수는 없지만 몸 어딘가가 두근거리는 걸 느꼈다. 너는 운을 뗀 뒤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우리는 그대로 잠시 멈춰섰다. 해가 져물어 곧 어둠이 찾아왔다.

 

"너무 생각이 많다."

 

너는 내 머리를 살포시 눌렀다. 그런 뒤 앞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걸어가는 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너는 나의 대해 아는것이 없었다. 나 또한 너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우리에게 연결고리라고는 이름도 모를 그 애 뿐이었다. 나는 그 애가 아닌 너에 대해 알고 싶었다. 이미 저만치 멀어져 버린 너를 향해 뛰어갔다.

 

"그럼, 네 얘기를 해봐.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게."

 

너에게 내 뱉은 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뛰어갔다. 오랜만의 느껴보는 두근거림이었다.

 

 

 

 

 

교실에 들어와 준면에게 인사를 하며 눈으로 너의 자리를 찾았다. 아직 너는 오지 않은듯 싶었다. 나는 텅빈 너의 자리에 자꾸만 시선이 갔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얼마전해도 미치게 싫었던 너를 이제는 신경쓰고 있는 스스로에게 의문을 느꼈다. 하지만 그런다고 어떠한 결론을 내릴수도 없었다. 그냥 신경이 쓰인다, 그뿐이었다. 너의 빈자리는 오전수업이 거의다 끝나갈 무렵까지 그대로였다. 오후수업은 거의 빠지는 한이 있어도 오전수업에는 항상 자리를 지키고 있던 너였다. 나는 네가 신경쓰였지만 누구한테 물어볼 용기는 도통 나질 않았다.

 

준면과 밥을 먹을 때도 나는 몸에 익은 행동으로 밥을 먹었을 뿐, 머릿속으로는 너의 빈자리를 떠올리며 자꾸만 그리로 향하려는 시선을 억눌렀다. 어제 그런 나의 말에 거부감을 느낀 것 일까. 주위의 소리가 그저 웅성거리는 소음으로 들렸다. 아무리 좋은 노래여도 기분이 좋지않을 때 들으면 그저 소음으로 들리는 것과 같았다. 어깨의 무언가 느껴져서야 나는 주위 모든게 다시 원상태로 돌아온 것 같았다. 준면이 내 어깨를 흔들고 있었다.

 

"종대야? 야! 젓가락을 먹으려고 하면 어떡해."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나의 행동을 보니 나는 쇠 젓가락을 입에 물고 음식을 씹는 것 처럼 우물거리고 있었다. 나는 젓가락을 조심스레 내려놓은 뒤 멋쩍은 마음에 하하 웃어보였다. 준면은 그런 나를 심각하게 바라보았다.

 

"감기라도 걸린거야? 하루 종일 멍한거 같은데."

 

차라리 그랬다면 좋았을 뻔 했다. 몸이 아프면 다른 생각도 들지 않을테니. 나는 준면에게 아니라고 손사레 친 뒤 열려있는 도시락에 뚜껑을 덮었다. 준면은 몸을 돌린 뒤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열심이인 준면에게 새삼 감탄했다. 그나저나, 나는 잘하는게 뭘까. 스스로에게 물었다. 공부는 말할것도 없고 운동신경도 별로였고, 이렇다 내새울게 없었다. 나는 따분함을 떨쳐내고자 공책을 꺼내 준면의 뒷모습을 무심하게 그려나갔다. 예전부터 수업시간에 도저히 지루함을 참아내기 힘들 때면 하던 일 중 하나였다.

 

"너 그림 잘 그린다." 

 

익숙하지 않은 반 아이가 다가왔다. 나는 멋쩍은듯 웃어보이며 그림을 계속 그려나갔다. 선을 그을때 마다 들려오는 기분좋은 사각거림이 꽤 맘에 들었다. 아이들이 몇명 더 내주위로 모여들었고 나는 곧 그림을 완성했다. 연필로만 그려서 색감은 없었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 아이들은 박수까지 쳐가며 나를 칭찬했고 나는 조금 우쭐했다. 준면의 등을 쿡 찌른 뒤 나는 그림을 보여주었다.  

 

  "어때? 너 그렸다."

"와, 이거 나야? 잘 그렸다. 너 서울에서 미술 학원 다녔었나봐?"

"어, 아, 안 다녔는데......"

"진짜? 그런데 이렇게 그린다고?"

"야, 너무 띄워주지마. 사람 앞에 대놓고 그러면 또 민망해진다."

 

나는 괜스레 민망해져 볼을 긁었다. 준면은 그런 내 모습을 보더니 웃음을 터트렸다.

 

"뭐야. 거짓말 한거야?"

"아냐, 아냐. 진짜 잘 그렸어."

 

준면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 나는 내가 그린 그림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문득, 너의 얼굴을 그려보고 싶어졌다. 너도 다른 애들 처럼 나를 칭찬해 줄까. 나는 벌써부터 너의 얼굴을 그리고 있는 내 모습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나는 너의 빈자리를 쳐다보았다. 정말 무슨 일 있나.

 

"종대야, 이 그림 나 주면 안돼?"

"어, 어. 그래, 가져."

 

나는 종이를 찢은 뒤 준면에게 건네려다 도로 책상에 내려놓았다. 종이 구석에 조그맣게 내 이름을 적은 뒤 다시 준면에게 건넸다.

 

"이왕 주는거 제대로."

 

 

 

 

나는 학교가 끝난 뒤 교무실을 찾아갔다. 쭈뼛거리며 들어선 뒤 눈으로 처음 온 교무실안에서 담임을 찾았다.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하고 있는 담임을 발견한 뒤 나는 조용한 걸음으로 곁에 다가갔다. 전학을 온날 이후로 온적 없던 나를 보고 담임은 잠깐 멈칫했지만, 이내 하던일을 잠시 멈추고 나를 쳐다봤다.

 

"그래. 무슨 일 이냐?"

 

담임의 물음에 나는 첫 말의 운을 떼기가 쉽지 않았다. 무작정 너의 집이 어디냐고 물어보기에는 마땅한 이유가 생각나지 않았다. 하지만 무작정 와버린 뒤 였고 아무 소득 없이는 갈 수도 없었다. 나는 가만히 선 채 손만 꼼지락 거리다 생각나는 대로 지껄였다.

 

"제가 변백현한테 뭐 좀 빌렸다가, 안 줘서 그러는데. 또, 하필이면 제가 변백현 집 주소를 몰라서 돌려줄 방법이 없습니다."

 

두서없이 한 말은 누가봐도 어눌했고 조급했다. 스스로 말하면서 느꼈지만 어쩔도리가 없었다. 담임은 잠시 나를 쓱 올려다보더니 서랍에서 출석부를 꺼내 몇 장 넘겼다. 그런 뒤 명렬표를 들고있던 펜으로 짚으며 내려갔다. 나는 다행히도 일이 잘 풀린것 같아 안심했다.

 

"여기 적어줄테니까 이거보고 찾아가. 그리고 학교 왜 안 나왔는지도 물어보고. 조금 더 빠지면, 나도 어쩔도리가 없어."

 

나는 담임이 내민 종이를 받아들며 본의 아니게 전달부의 역할까지 맞게 되었다. 나는 허리굽혀 담임에게 인사한 뒤 교무실을 빠져나왔다. 일단 받긴했지만 막상 찾아가려니 또 망설여졌다. 그래도 여기까지 했는데. 나는 일단 부딪치고 보자는 마음이었다.

 

마음가짐도 점점 무색해질 무렵 간신히 나는 너의 집을 찾아냈다. 거의 주위가 어두워져버린 덕에 좀만 늦었으면 더 헤맬뻔 했고, 생각해보면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길이었는데 나는 원래 시간의 몇배는 걸린듯 했다. 심호흡을 한뒤 대문을 두드렸다. 반응이 없었다. 별다른 인기척이 없었다. 집에는 아무도 없는 듯 했다. 나는 아쉬운 마음에 몇번을 더 두드렸지만 마찬가지였다. 나는 금세 허탈해졌다. 아쉬운 마음에 대문을 잠시 올려다 보았다.

 

"할머니?"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설마 나보고 하는 말인가. 아무리 어두워도 나를 할머니로 착각할리가. 나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눈 앞에는 네가 서 있었다. 나도 놀랐고 너 역시 예상치못한곳에서 나를 보게 돼 놀란 듯 했다. 너는 조급하게 나에게 걸어왔다. 뛰어왔는지 숨이 조금 거칠었다. 얼굴에 뜨거운 입김이 닿을정도였다.

 

"너 왜 학교 안......"

"할머니가 없어지셨어."

 

평소와 다르게 너는 매우 초조해보였다. 평소 무표정했던 얼굴도 온데간데 없이 매우 지쳐있었다. 머리는 땀에 젖어 제멋대로 달라 붙어있었다. 너는 자꾸만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어두워 잘 보이지 않을게 뻔했다. 너는 금방이라도 다시 뛰어갈 태세였다. 나는 그런 너의 손목을 잡았다.

 

"나도 같이 찾을게."

 

너는 잠시동안 나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너에게 할머니의 인상착의를 물어본 뒤 다른길로 흩어졌다. 너는 할머니가 치매에 걸리셨다고 말했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무더운 여름밤 벌레소리가 시끄러웠다. 이미 어두워져버린 밤속을 우리는 헤매기 시작했다.

 

 

 

 

 

 

 

 

 

 

 

 

 

 

 

 

 

 

  

암호닉 

에네넨님  

코로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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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암호닉 신청이요 오롤라 이걸로요
아 ㅠㅠㅠㅠㅠㅠㅠ너무 ㅠㅠㅠㅠㅠㅠ분위기너무좋아여!!!!

9년 전
독자2
에네넨이에요! 아ㅠㅠㅠ 할머니 어떡해요ㅠㅠ 잘 돌아오시겠죠? 백현이는 얼마나 초조하겠어요.. 거기다가 치매까지 걸리셨다니ㅠㅠㅠ 백현이의 부모님은 어디계신걸까요ㅠㅠ 제가 대신 찾으러 나가고 싶어요ㅠㅠ 안타까워라ㅜㅜㅜ
9년 전
비회원203.65
할머니 어디가신거에여ㅠㅠㅠ 늘 잘 읽고 있어요!!
9년 전
독자3
코로나에요.할머니가 사라지시다니ㅜㅜ백현이집에도 사연이 많을것같은데...궁금하네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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