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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석진윤기지민태형정국] 미인도(美人圖) - 2 | 인스티즈 


너와의 약조를 지켰다.

人圖

- 2 -






윤기와 저잣거리로 나갔다 온 이후 줄곧 방안에만 있고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내 눈앞에는 방바닥 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연적만이 보였다. 하얀 연적을 보니 딱 떠오르는 그림이 없어 몇 분을 멍만 때리고 있었던 것 같다. 하, 씁, 어쩌지 하면서 턱을 괴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방문을 벌컥 하고 열어젖히더니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왔다.



" 웬일로 하루 종일 코빼기도 안 비치나 했더니, 아주 방 안에만 틀어박혀있었구나. "



쟨 또 누구니…? 모르는 사람이 한 명 더 늘었다, 당황스럽게…!



" 뭐하고 있느냐? 연적을 그렇게 덩그러니 두고. 기도하고 있는 것이냐. "



누구세요?



" 왜 그러는 것이냐, 너답지 않구나. 그전처럼 내게 막 대해보거라. "



아니, 막 대하고 싶어도 댁이 누군지 몰라서 입 꾹 다물고 있잖아. 댁 눈에는 내가 한결같은 사람일지 몰라도 내 눈에는 모든 것이 낯설단 말이야
 
내가 바닥을 주시하며 한숨을 내쉬자, 내게로 걸어오고 있는 발이 보였다. 고개를 들어 그 남자를 올려다보자, 그 남자도 날 이상하다는 눈길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이내 내 앞에 쭈그려 앉아서 아무 말없이 내 눈을 마주 보고 있다가 자신의 오른손을 들더니 그대로 내 이마에 자신의 손가락을 튕기는 남자였다. 덕분에 '악!' 소리를 내며 고개가 살짝 뒤로 젖혀졌다. 도대체 이 남자 손아귀가 얼마나 세길래 내 고개가 젖혀진다냐?



" 뭐 하는 거예요! "
" 드디어 입을 열었구나. "



자신의 미션이 성공했다는 듯이 활짝 웃어 보이며 말하는 남자다.



" 그러게 누가 그리 입을 꾹 다물고 있으라 했느냐? "
" 그쪽이 누군지 몰라서 쳐다보고 있었던 거잖아요! "



살짝 욱한 내가 그만 내 본심을 말해버리자 상대방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져갔다. 아…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과 함께 내 입을 막았다. 이 사람은 분명 날 이상하게 볼 것이다. 안 그러면 표정을 이리도 어두워질 리가 없다.



" 너… "



어두워진 표정으로 내 얼굴을 향해 점점 다가오는 남자의 손이다. 뭐지? 맞는건가? 라는 생각에 몸을 움츠리며 두 눈을 꼭 감았다. 그런데 아프기는 아픈데, 피부가 쭉 늘어나는 기분에 감고 있던 눈을 떴다.



" 전에 있었던 그 일 때문에 싸웠다고 아직까지 이리도 삐쳐있는 것이냐. "
" 아아아아…! "
" 이제 그만 화 풀 거라. 내가 전에는 좀 심했단 거 인정할 테니. "



화난 게 아니라 난 정말 그쪽을 모른다고!!!!
답답함에 그대로 남자의 손을 쳐냈다. 그러자 허공에 멈춰진 남자의 손이다. 
아!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좀 유치하고 오글거리겠지만 이 방법이라면 빨리 남자의 이름을 알아낼 수 있겠지.



" 그렇다면 나 누구누구가 미안했다.라고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고 이름을 넣어 말하세요. "
" 싫다. "



헐. 저렇게 딱 잘라 하긴, 말해줄 것 같지도 않던 얼굴이더라. 장난스럽게 보이지만 어째 그 속에 카리스마가 숨겨져 있더라니… 인상을 확 구기며 속으로 구시렁대고 있자 앞에서 풉, 소리와 함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고 남자를 쳐다봤다. 뭐가 웃긴데?



" 네 화가 풀린다면야 뭐. 하지만 내 체면이 있으니 딱 한 번만 말해줄 것이다. "



한 번? 그래. 한 번이라도 어디야? 내가 지금 진짜 저 사람의 사과를 받으려고 한 말도 아니고 그저 이름을 알아내려고 한 말일뿐인데.



" 내가 미안했다… "
" 이름은요? "
" 네가 내 이름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꼭 넣어서 말해야겠느냐? "
" … "
" 허, 삐친 걸 핑계로 고집을 부리겠다? "
" 그게 아니라… "
" 아, 알았다! 나 전…! "



전?



" … "
" … "
아니, 이름을 꼭 넣어야만 하느냐? 낯간지러워서 더는 말 못하겠구나. "



아씨… 진짜 기 빠지게 이 인간이.



" 그만 화 풀고 오늘 밤에 같이 오랜만에 한바탕 놀러 가지 않으려나? 오늘은 내가 한 턱 내리라. "



한바탕 논다고? 그것도 밤에?



" 왜 말이 없느냐. 싫다 이것이냐? "



아니, 왜 갑자기 말투와 표정이 확 바뀌는 건데. 싫다고 하면 겁나 뭐라 할 듯;



" 가, 갈게요… "



결국에는 남자의 이름을 알아내지 못한 채로 삐질삐질 대며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언제 그랬냐는 듯 표정이 환해지며 방을 나가는 남자다. 뭔가 되게 막무가내인 듯싶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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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석진윤기지민태형정국] 미인도(美人圖) - 2 | 인스티즈




시간이 빠르다. 진짜 빠르다. 아니, 시계가 없어서 그런지 시간개념이 좀 없어진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벌써 해는 기울어지고 새까만 어둠이 찾아왔다. 그리고 낮에 왔던 그 남자의 얼굴을 지금 여기서 다시 한 번 보고 있었다. 그나저나 밤에 한바탕 논다, 자기가 한 턱 내겠다 하더니 온다는 곳이




" 어머. 화공 오랜만이에요. 어찌 이리 소녀의 마음을 애타게 만드십니까? 그동안 보고 싶어 목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



기생집이다.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코를 찌르는 분 냄새에, 보기 민망스럽기 그지없는 기생 한복에. 굳이 화장을 두껍게 안 해도 예쁜 얼굴일 텐데 이렇게까지 한 이유가 뭘까. 이곳 사람들은 이런 취향인가? 주변을 둘러보니 나보다 어려 보이는 애들도 간간이 보이기도 한다.

그건 둘째 치고 내 옆에서 자꾸 자기 가슴을 내 팔에 비벼대는데… 왜 이렇게 민망하냐고;; 앞에서 걸어가고 있는 저 남자의 얼굴을 보니 별 즐거워 보이지는 않다.
옆에서 저렇게 붙어대는 예쁜 애들을 보고도 웃지를 않다니어장 관리하는 거야 아님 자기 취향이 아닌 거야. 진짜 속을 알 수 없는 놈… 도대체 저 남자의 이름이 뭘까? 하고 생각한 내 속을 읽기라도 한 건지 내 옆에 서있는 여자가 입을 열었다.



" 오늘은 정국 도령께서 기분이 안 좋으신가 봅니다. 저렇게 꿈쩍을 안 하시는 걸 보니. "
" 정국? 저 남자 이름이 정국인가요? "
" 아이 참. 왜 그러셔요 화공. 또 정국 도령과 싸우셨습니까? "
… "



이곳에 난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진짜 내 성격과 비슷한 걸까? 눈알을 굴리며 생각하고 있는데 앞서 걸어가던 정국이 뒤로 도는 바람에 그만 허공에서 눈이 딱 맞았다. 덕분에 뒤따라 걷고 있던 난 자리에 딱 멈췄고 동시에 우리 주변에 있던 기생들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자리에 섰다. 뭔가.. 불만이 많다는 표정으로 날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던 정국.



" 방 하나만 내거라. 아무도 못 들어오게. 나와 저놈 둘이서만 할 얘기가 있으니. "



정국의 말에 뭐가 그리 좋은지 꺄르르 거리며 알겠다고, 금방 준비해준다며 어딘가로 뛰어가는 기생들이다.
뭐지? 방 잡아놓고 때리려고 하나?
불안 반 걱정 반 두려움 반으로 그저 마른침만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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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석진윤기지민태형정국] 미인도(美人圖) - 2 | 인스티즈




방을 잡고 말없이 술잔만 기울이며 앉아있는 정국과 한쪽 구석에 박혀 내 아래에 펴있는 도화지를 내려다보고 있는 나였다. 도대체 얼마나 시간이 흐른 건지.. 방 잡아놓고 아무 말이 없으니 아주 가시방석이 따로 없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몇 초가 지났을까. 드디어 저놈이 입을 열었다!



" 정말 삐치는 건 황소고집만큼 오래가는구나. "
… "
" 정말 나랑 계속 말 안 하고 있을 것이냐? "
" 아니 그게 아니라… "
" 그래. 내가 사실대로 다 말할 테니 이제 그만 화 풀 것이냐? "



그게 아니라고 말하려는 내 말을 딱 끊고 사실대로 말한단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고개를 끄덕이고 봤다. 그제야 살짝 표정을 풀면서 한숨을 내쉬는 정국이다.



" 사실 이전에 일이 좀 생겼었다.
너한테 전갈을 보냈는데 중간에 우리 쪽 애가 피치 못한 사정이 생겨 부득이하게 못 받았었던 것 같았는데. "
… "



음… 뭔가 되게 핑계 같다.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촉이 말하고 있었다. 저건 개 핑계라고. 그냥 미움받기 싫어서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그런 생각에 나도 모르게 땅이 꺼져라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한숨을 내쉬자 열심히 놀리고 있던 입을 꾹 다 무는 정국이다.



" 그래 핑계 같겠지. 한데… "
" 같겠지가 아니라 핑계가 맞지 않습니까. "



헙. 나도 모르게 뜻하지 않는 말을 내뱉어버렸다! 결코 내가 말한 것이 아니다. 뭔가 가슴속 깊숙한 곳에서부터 나도 모르게 진심 아닌 진심이 튀어나왔다. 내가 내뱉어놓고 입을 막은 채 눈알만 도르르 굴려서 정국의 표정을 확인했다. 근데 아무 말도 없이 시선을 못 마주치고 있던 것이 맞는듯 싶었다.



" 그래도 오늘은 오지 않았느냐… "
… "
" 네가 영월을 그려보고 싶다 하여 오지 않았느냐. "



영월? 뭘 그려?



" 너와의 약조를 지켰다. "



여전히 시선을 못 마주치며 뾰로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정국의 모습이 귀여워 살포시 웃었다.



" 난 한번 한 약조는 지킨다. 그러니, 제발 그만 화 풀 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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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석진윤기지민태형정국] 미인도(美人圖) - 2 | 인스티즈




지금 이 상황은 뭘까. 난 도대체 여기에 있는 이유가 뭘까. 현재 내 상황이 너무나도 당황스럽다.



" 소녀, 신월관의 영월이라 하옵니다. "
" 예… "
" 보잘것없는 소녀가 감히 화공에게 선택받아 영광이옵니다. "



차가워 보이는 인상에 딱딱한 말투로 저리 말하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어정쩡했다.



" 그럼 소녀, 옷고름을 풀겠사옵니다. "
" 옷고름을? 아니 왜!… 요. "
" 예? "



나보다 더 당황한 눈길로 보는 기생. 아니, 기생방에서 기생이 옷을 벗는 건 당연한 건데 내가 너무 과민반응인 걸까… 아니, 그래도! 나도 여자라고! 같은 여자의 알몸을 보는 건 내 취미가 아니라고! 그다지 달갑지도 않다고;;
식은땀을 삐질 거리며 매우 당황한 눈길을 보내자 풉. 하고 예쁘게 웃어 보이는 기생이다. 의외의 표정을 보인 기생에게 살짝 기분이 멍해졌지만 다시 정신을 차리고 아예 고개를 돌려버렸다.



" 제가 알기로는, 이번 기방에 오신 연유가 소녀의 몸을 그리고자 싶으셔서 오셨다고 알고 있사온데 혹, 그 연유가 바뀌었사옵니까? "



저 여자를 그리기 위해 왔다고? 설마 이 몸의 주인이 변태였나? 아니. 웃기게도 이 몸도 분명 여자의 몸인데 왜 같은 여자의 몸을 그린다고 한 거지?



" 당황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제 몸에는 아무런 흉터도 남아있지 않으니. 그리고 저고리만 풀고 아랫도리는 보이지 않으셔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



그제야 조금은 안심해진 듯한 기분이었다. 그래도 상의는 벗는다니 여전히 달갑지는 않았다. 계속 시선을 바닥에만 두고 생각에 잠겨있는데 옆에서부터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고 그 기생을 보았다.
어느새 매듭을 풀고 저고리를 벗어놓은 채 뒤돌아있는 기생. 거기에 모자라 이번에는 치마 매듭까지 풀고 있었다. 아, 저기, 잠깐… 하고 말할 틈도 없이 어느새 스르륵하고 치마가 풀어져 내려왔다. 당황해서 재빨리 고개를 돌리려 할 때에는 이미 늦었다. 어느새 나는 내 앞에 있는 기생의 뒤태에 나도 모르게 넋을 놓은 채 보고 있었다.
뽀얀 속살의 투명한 물이 미끄러지듯이 흐르는 장면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드는 그녀의 등골. 그런 기생의 살에 나도 모르게 뻗어가는 손을 보고 재빨리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돌렸다.



" 소녀는 추위를 잘 탑니다. "



기생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호롱 불에 비친 기생의 하얀 피부가 예뻐서 한동안 멍한 기분에 사로잡혀있었다. 이윽고 그녀가 추위에 약하다는 말에 정신이 들었다. 그리고 내 앞에 그녀의 살색보다 더 하얀 도화지가 눈에 들어왔다. 여기에 그녀의 그림을 그려 넣는다.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떠올랐지만 이내 그 기억이 불에 타듯이 지워져갔다. 그리고 머릿속이 비워진 상태에서 붓을 들었다. 그리고 하얀 도화지 위에 검은 길이 그려져 갔다.
 
수줍어 보이듯이 살짝 내리깐 속눈썹에 매끈한 콧대 앙다문 작은 입술. 시원하게 쭉 뻗은 그녀의 목선과 팔과 섬섬옥수. 그리고 그 밑으로 다시 한 번 쭉 내려오는 허리선. 마지막으로 그녀의 풍성함을 더해주는 가체를 올린 머리에 그 사이에서 영롱한 빛을 뽐내는 장신구. 그리는 내내 나도 내 정신이 아닌 줄 알았다. 정말 뭐랄까 다른 이가 나한테 씌어 미친 듯이 그렸다고 해야 하나?
붓이 도화지 위에서 미끄러지듯이 선을 그리는 걸 보니 희열감에 사로잡힌 것 같았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던 걸까.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아서 그런지 팔의 감각은 여전했다. 하지만 희열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 다 그렸습니다. "



다 그렸다는 말에 상체를 일으키는 기생. 덕분에 그녀의 앞모습이 살짝 보였고 덩달아 다시 오는 당황함에 고개를 홱 돌렸다.



" 저, 저기! 자, 잠깐만요! "
" 왜 그러십니까. 어디 불편하신가요? "



불편하냐며 오히려 더 가까이 오는 기생을 보니 더 미칠 것만 같았다. 나, 나는 여자인데 설마 그걸 모르나? 사실을 말하려고 할 때 무언가 머릿속에서 번쩍거리며 귓가에 누군가 속삭였다.



여인이 붓을 잡으면 나라가 망한다고 하였다. 그러니 앞으로 너는 여인이 아니라 사내로 살아가는 것이다. 네가 결정한 일이니 말리지는 않겠다만 절대로 그 누구에게도 밝혀서도, 들키지도 말아야 할 것이니라. 알겠느냐?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는 그 목소리에 다시 입을 꾹 다물었다. 왠지 중년 여자의 목소리로 들린 것을 생각해보니 이곳에 살고 있던 내 어머니인 것만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머릿속에서부터 들려왔던 대화는 아마도 이곳에 살고 있는 나의 기억 일부분일 것이다. 만약 이곳에서 살아가면서 내가 여자라는 것이 밝혀진다면 그땐 아마 바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으면 원래 세계로 갈지 아니면 이대로 구천을 떠돌지 장담할 수가 없었다. 그 때문에 나는 사실을 밝히지 못한 채 진땀만 빼고 있었다.



" 왜 그러십니까, 화공. 언제나처럼 다른 기생들과 마찬가지로 절 뿌리치실 겁니까? "



언제나처럼?



" 미, 미안합니다. 오늘도 역시… "
" 괜찮습니다. 소녀가 다 알아서 할 터이니 너무 염려 마시옵소서. "



그 말과 함께 내 손위로 기녀의 손이 포개어지고 그대로 자신의 가슴에 내 손을 얹어놓았다. 덕분에 그녀의 가슴 너머로 쿵쾅거리며 울리는 심장박동이 손가락으로부터 전해져왔다. 그제야 제정신을 차리고 기생의 손을 뿌리치고 그녀의 어깨를 밀쳐냈다. 밀쳐진 기생은 눈을 크게 떠 날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기생의 눈을 마주 보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 아, 아니 저기, 그게, 미안해요… "



눈알을 또르르 굴리다 기생을 힐끗 흘겨보았다. 밀쳐져 제자리로 돌아간 그녀는 되게 실망하고 슬퍼하는 것이 한눈에 봐도 알았다. 몇 번이나 이 짓을 반복했기에 저 기생이 저렇게 슬퍼하는 것인지



" 저 제가 오늘로 몇 번째 안 된다고 한 것이죠? "
" 열 번 째입니다… "



열 번…? 열 번? 열 번씩이나! 나 겁나 나쁜 남자네. 아니, 여잔가? 남장여자? 이렇게 튕겨댈 거면 뭐 하러 이런 곳에 오는 거지? 서, 설마 나… 동성애자인가



" 저, 정말 미안해요 제가 아직은 때가 아닌 듯싶어… "
" 괜찮습니다. 소녀는 다 이해합니다. 아직 저같이 어린 소녀는 화공께서는 쉽게 받아주시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요… "
… "



옷을 주섬주섬 껴입고 몸을 일으키는 기생. 그런 기생을 물끄러미 보고만 있었다.



" 소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실례를 범했었군요. 죄송합니다. 정국 도련님을 불러드리죠. "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씁쓸하게 웃어 보이며 마지막으로 말하고 방을 나가는 기생, 아니 영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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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석진윤기지민태형정국] 미인도(美人圖) - 2 | 인스티즈




" 또 거절한 것이야? 거절한 기생만 벌써 몇 번째인 것이냐. "

" 다 소용없는 짓입니다. 몇 번이든 거절할 것이에요. "
" 돌부처 같으니. 네가 정녕 사내라고 말할 수 있더냐. "



기방을 나와 달빛 아래로 환한 길을 걷고 있는 나와 정국. 그런 내 옆에서 또 기생을 거절했냐, 그러고도 남자냐, 그러면 안 되는 것이다. 하며 왈가왈부 거리고 있었다. 계속해서 조잘대는 것이 시끄러워 애써 무시하고 나 홀로 생각에 잠겨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제 이 시대의 사회를 적응하고 어떻게 해나갈지를.
우선 이곳은 예전 조선시대인듯 싶다. 하지만 뭔가 조금 다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조선이지만 조선이 아닌 것 같은 그런 느낌? 음. 하지만 확실한 건 내가 지금 과거로 온 것 같았다.
근데 내가 뭣 때문에 과거로 온 거지? 분명 뭔가를 보고 이곳에 온 것 같은데 그것이 무엇인지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 야! "
" 으아 미ㅊ, 깜짝이야! "



 생각에 깊이 잠겨있는데 귀 바로 옆에서 큰소리를 내는 정국을 보며 나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올뻔했다.  이미 절반은 튀어나왔지만^^



" 하, 이젠 욕까지 하는 것이냐? "
" 아니 그게 아니라… "
" 뭘 그리 생각하는 것이야. "
그냥… "
" 아까 그 영월 생각하고 있었지. "
아니요. "



정국을 째려보던 시선을 돌리고 한숨을 쉬었다.



" 왜 한숨이느냐. "
아무것도 아니에요. "



안 그래도 머릿속이 복잡해 죽겠는데 왜 자꾸 말 시키는 거야 이 새끼는



" 도대체 뭐가 그리 걱정이 많은 것이냐. 무슨 일 있느냐? 고민이 있다면 괜찮으니 내게 다 말해보거라. "



딱히 고민이랄 것까지야는 큰 고민이지만. 미쳤다고 그걸 말해야겠어? 사실은 저는 다른 시대에서 왔는데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법을 몰라 고민입니다.라고 말하고 미친년, 아니 미친놈 취급받으라고?
흠. 하며 뭔가 생각하는 정국. 그러다 갑자기 어깨동무를 해오는 그였다. 덕분의 몸의 중심이 앞으로 쏠렸지만 정국의 팔이 허리에 빠르게 감겨온 덕분에 겨우 중심을 잡았다. 살짝 빡쳐서 인상을 빡 쓰고 정국을 보니 뭐가 그리 좋은 것인지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 너무 염려치 마라. 너의 고민이 무엇이든 간에 금방 풀릴 것이니 이제 그만 웃어보거라. 넌 웃는 얼굴이 제일보기 좋단다. "



정국의 말에 멍해졌다. 윤기와 했던 비슷한 말을 정국의 입으로 다시 들어서 그런가? 그러다 이내 팔에서 오도도 하고 소름이 돋아 다시 인상을 쓰고 아까 그 기생보다 더 세게 정국을 밀어냈다.
이 새끼 알고 보면 카사일 수도 있어
그리고 다시 시선을 앞으로 준 채 아무 말없이 걸어갔다. 그런 내 옆에서 이번에는 아무 말도 없이 따라오는 정국이었다.






















[방탄소년단/석진윤기지민태형정국] 미인도(美人圖) - 2 | 인스티즈

 전정국

 선국(颴國)의 왕세자 

선국(颴國) ; 제2의 세력을 가진 국가.













을 그리는 세상, 미인도(美人圖)







* * *

연재 주기가 자유롭습니다.

자주 오지는 못 할 것 같습니다ㅠㅠ 야근이 잦아서...

제 목표는 중단이 아닌 완결입니다.언제 완결 날 지 모르겠지만 우리 함께 힘내보아요.

아! 그리고 첫 글부터 초록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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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알림 울리자마자 달려왔어요! 이번에도 미인도 세계관에 바로 빠져서 빙의된채로 쑥쑥 읽었답니다 ㅠㅠㅠ 정국이,, 묘하게 질투를 느끼는것 같기도 하면서 왕세자라니,,,(코피) 이 세계관에서의 여주는 과연 어떤 연유로 남장을하며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지 너무 궁금해요! 잘읽구갑니다 작가님!
5년 전
소휘
정국이는 서민이라고 해도 저는 설렜을 겁니다.. 왜냐하면 정국이니까요...
5년 전
독자3
아,,,,정말 그것도 인정입니다,,,, 정국이니까요ㅠㅠㅠㅜㄴ
5년 전
비회원18.27
꿀잼...사랑해요 작가님 ㅠㅠㅠㅠ대박입니다 ㅠㅠㅠㅠ다음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ㅠㅠㅠㅠㅠㅠ 여주가 들킬까바ㅜ조마조마하네요 ㅠㅠㅠㅠㅠ흑흑
5년 전
독자2
첫화보고 신알신 한 줄 알았는데 안했었네요ㅠㅠ 미인도는 언제쯤 올라오지 싶어 글잡 들어왔다 신알신 하구가요!! 진짜 넘넘 재밌고 소재도 신선하고 다음화가 더욱 기대되는ㅠㅠ 일단 왕세자 꾸기에서 발려죽습니다.... 빨리 뒷내용도 보고싶네요!!
5년 전
소휘
많이 기다리셨죠.. 죄송합니다ㅠㅠ 저도 왕세자 정국이에 잼처럼 발리면서 썼습니다ㅎㅎ 정국이는 단언컨대 완벽한 사람입니다.
5년 전
독자4
와우,,,, 작가님.... 코피 퐝 터트리시네요,,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브금이 뭔지 물어봐도 될까요? ㅠㅠ 글이랑 너무 찰떡이라서 궁금해요!! ㅎㅎ 작가님 필력이 너무 좋아서 단숨에 읽어버렸네요 좋은 글 감사해요!!💜

5년 전
소휘
달빛의 노래 - 해를 품은 달 OST 입니다!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ㅎ
5년 전
독자5
와 대박규ㅠㅠㅠ왜 제가 이제서야 이렇게 귀한 글을 보앗을까요 최고입니다 ㅠㅠㅠ
4년 전
독자6
헉 왕세자. 높은 신분일 거라 예상은 했다만 왕세자일 줄은 몰랐네요. 저 시대의 여주는 어떤 인물이었을지 궁금해요. 천재적인 화공이라 왕세자와도 연이 있었던 걸까요. 현시대의 여주와 과거시대의 여주의 관계성도 궁금하고요. 환생일지 아니면 평행세계일 수도 있을까여
4년 전
독자7
헐 왕세자라니ㅜㅠㅠㅠㅠㅠㅠ 작가님 저도 미술할래여ㅜㅜㅜㅜㅜㅠ와 정말 너무 재밌어서 심장이 벌름거려요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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