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단편/조각 만화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성찬 엑소
BAR 전체글ll조회 891l 3







Tat, too Much 00







매미가 지독하게 울던 날 밤이었다. 에어컨을 틀어도 가시지 않는 더위에 풀어헤친 머리가 진득하게 목으로 달라붙었다. 머리를 묶어야 하나, 머리끈이 어디 갔지. 소파에 늘어뜨렸던 몸뚱아리가 그날따라는 술에 취한 듯 천근 만근이 되어 다루기가 영 어려웠다. 아르바이트를 관두길 잘 한 건가. 폭염이니 이번에는 제발 나가지 말고 집에만 있으라던 집주인의 말이 떠올랐다. 심심해서 한 거였지만 그래도 나름 재밌는 알바였는데. 괜한 입맛을 다시며 현관 근처로 발을 옮겼다. 집에 돌아올 때 급하게 욕실로 들어가 씻는다고 아무렇게나 던져놓았던 머리끈이 욕실 앞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그러면 그렇지. 머리끈을 집으려 앉았다 일어나니 그거 잠시 움직였다고 지끈 머리가 아파왔다. 더위를 먹었나. 역시 여름은 나랑 안 맞는다.


한참 꼬였던 머리끈을 입에 물고 머리를 올리려는데 현관 쪽에서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 거실의 시계를 보니 돌아올 때가 되기는 한 모양이었다. 새벽 한 시. 현관문이 열리자 훅 들어오는 더운 열기가 그나마도 에어컨을 틀어놓은 게 도움은 됐던 거구나 싶어 인상을 찌푸렸다. 어우, 술 냄새. 구겨진 인상을 펼 시간도 없이 집으로 들어온 남자가 곧바로 내 뺨을 감싸고 입술을 물었다. 아, 머리끈 또 떨어졌네.





"잠깐, 잠깐만. 더워."

 

"붙지 말까? 술 냄새 나?"


"아니 현관문."





그제서 남자는 아, 하며 활짝 열려있는 현관문을 닫았다. 나 보러 마중 나온 줄 알고 너무 좋아서 그랬단다. 마중이라면 마중일 테지만, 원래 목적은 머리끈에 있었는데. 문을 닫는 남자의 걸음걸이를 보며 그래도 취할 때까지 마시지는 않았구나 싶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떨어진 머리끈을 다시 주우니 그제서 남자는 집 안의 시원함을 느꼈는지 저를 지나쳐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가 버렸다. 뭐야, 머리 다 묶었는데 달려들 때는 언제고. 시원해진 목 부근을 매만지며 남자를 따라 들어갔다.




 

"많이 마셨어?"


"좀. 어지럽긴 한데 괜찮아. 머리끈 때문에 현관에 있었구나."


"들켰네. 날씨가 많이 더워서. 시원한 맥주라도 사 올까봐."


"어, 그럼 내 것도. 카드 줄게. 잠시만."



 


방금도 마시고 들어왔으면서, 또 무슨 술이야. 자연스럽게 나오는 잔소리를 뒤로하고 카드를 꺼낸 남자가 씩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많이 길었네, 머리. 묶었음에도 몇 가닥 나와있는 잔머리가 목에 달라붙은 게 보인 모양이었다.




 

"걸리적거리면 자르는 게 어때?"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달라붙어서 그렇지."

 

"키스할 때 달라붙는 거면 걸리적거리는 거 맞는데."

 

"…."







[방탄소년단/민윤기/김석진] Tat, too Much 00 | 인스티즈

"도수 낮은 걸로 사 와. 씻고 기다릴게."






그냥 잘랐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말하지. 건네받은 카드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이며 집 밖을 나왔다.


새벽인데도 여름밤은 여전히 습하고 더웠다. 에어컨으로 보송하게 말려놓은 티셔츠가 다시 땀으로 젖어들어가는 게 썩 좋은 기분은 아니었던 듯 싶다. 이왕이면 씻지도 않은 집의 남자를 시킬 걸. 왜 나온다고 그랬는지. 터덜터덜 슬리퍼를 끌고서 편의점 앞에 도착하니 어두운 밤에 불켜진 간판에는 날파리들이 잔뜩 꼬여 있었다. 역시 나오지 말 걸 그랬나. 파리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조금만 문을 열고 들어가니 또 확 달라지는 차가운 공기에 몸을 흠칫 떨었다. 조금만 쉬어있다 가고 싶은 냉기다. 집에서도 이렇게 좀 틀면 좋을 텐데. 냉장고로 걸어가 진열된 맥주를 찾는데 뒤쪽에서 딸랑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 새벽에도 편의점에는 손님이 오긴 오는구나. 아닌 새벽에 별별 생각이 다 들어 얼른 사고 가야겠다 싶어 작은 맥주 두 캔을 아무거나 집어들었다. 빨리 가서 마시고 싶다.


계산대로 걸어가니 포스 앞에는 이미 다른 사람이 서 있었다. 아까 들어온 사람인가. 자연스럽게 뒤로 가서 차례를 기다리니 새삼 남자의 목 뒤쪽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타투들이 눈에 띄었다. 얇은 티셔츠 한 장만 걸친 게 마른 체구까지 이어져가는 타투가 흐릿하게나마 눈에 들어와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저걸 다 몸에 새기려면 얼마가 들까. 아니, 아프진 않으려나. 손가락 마디까지 이어진 타투가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게 만들었다. 이 남자, 얼굴까지 타투로 되어있는 건 아닐까. 두려움 반 호기심 반으로 발걸음을 살짝 옆으로 해 시선을 옮겼다. 그러자 계산을 마치고 몸을 돌려버리는 남자. 확 풍기는 냄새에는 술 냄새가 함께 있었다.


계산을 하려고 맥주 두 개를 올려놓았지만 시선은 여전히 남자에게 가 있었다. 남자는 편의점 앞쪽 골목에 서서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있었다. 뒷모습밖에 보이지 않았던 터라 그 얼굴이 더더욱 궁금해졌다. 친절히 맥주를 봉투에 담아준 직원에게 인사를 건네고 편의점을 나오니 또 제 몸을 감싸는 열기와 담배 냄새가 코를 찔러 인상을 찌푸렸다. 아, 이럼 안 되지. 다시 아무렇지 않은 척 가던 길을 걸어가며 남자와 거리를 두었다. 비스듬히 남아 보이는 얼굴. 손 끝까지 화려하게 얼룩진 남자의 손에 들려있는 담배가 또 시선을 끌었다.  곧 남자를 가리며 하얗게 번지는 연기. 반대로 새카맣게 그려진 자신의 몸과 대비되는 깨끗한 피부가 뒤늦게 눈에 들어왔다. 와, 얼굴 봐. 주변의 모든 것이 검은색이라 그런가. 캄캄한 새벽에도 눈에 띄는 피부에 나는 홀리듯 그대로 서서 남자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니 안 들킬 수가 있나. 노골적인 시선에 남자는 내 존재를 알았는지 고개를 돌렸다. 아, 그냥 곧바로 집에 올라갈 걸. 전신 타투를 가까이서 보는 게 처음이었다 보니 나는 그만 남자의 분위기에 홀려 실례를 저지르고 말았다. 마주친 시선 만큼이나 재빠르게 고개를 돌렸지만 이미 한참동안 서서 보고 있었다는 게 들킨 모양인지 남자는 다 타들어간 담배를 떨어트린 채 내게 물었다.




 

[방탄소년단/민윤기/김석진] Tat, too Much 00 | 인스티즈 


"하나 줘요?"


 

"ㅇ,예?"


"담배. 주냐고."




 

놀라울만치 갈라진 목소리. 담배 때문인가, 아님 소리를 질렀나. 낮게 번진 목소리에 나는 급하게 고개를 저었다. 괜찮습니다. 정면으로 보이는 남자의 얼굴에 최대한 상냥하게 웃어 보였지만 눈은 여전히 남자를 관찰하고 있었다. 다른 몸이랑은 다르게 유독 아무것도 칠하지 않은 얼굴이 눈에 띄었다. 비볐는지 새빨개진 눈가도 보였다. 아, 운 거구나. 소리 내서 울었던 건가. 술 냄새가 풍겼던 남자에 호기심이 일었지만 더 이상은 남자를 보고 있을 수 없었다. 맥주는 미지근해지면 안 됐고, 집에는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긴장으로 잔뜩 얼었던 몸이 발걸음을 돌리자 그제서 원래대로 돌아왔다. 빠르게 뛰던 심장 때문인지 어째 더위가 더 심해지는 기분이었다. 얼른 돌아가고 싶다.

사과라도 하는 게 나았으려나.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는 여름밤에 참 기묘한 경험을 했구나 싶어 괜한 머리를 긁적였다.







-




 Tat, too Much 00


0~2화까지는 이전 오류를 통한 재업입니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독자1
오랜만에 다시 읽으니까 너무 좋은 거 같아요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2
아니 세상에 타투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3
맞아요... 처음 이 글 보면서 약간 쫄리고 긴장되고 이런 느낌ㅠㅠㅠㅠ 다시 느껴보네요
5년 전
독자4
작가님 ㅠㅠㅠㅠㅠ 기다렸어요
5년 전
독자5
으아ㅜㅜㅜㅜ 너무 죠아요 진짜 ,, 굥기두 찐이두ㅜㅜㅜㅜㅜ사랑입니다 심장 쫄깃쓰
5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2 1억05.01 21:30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2 1억 05.01 21:30
나…16 1억 05.01 02:08
강동원 보보경심 려 02 1 02.27 01:26
강동원 보보경심 려 01 1 02.24 00:43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634 1억 02.12 03:01
[이진욱] 호랑이 부장남은 나의 타격_0917 1억 02.08 23:19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817 1억 01.28 23:06
[배우/이진욱] 연애 바이블 [02 예고]8 워커홀릭 01.23 23:54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713 1억 01.23 00:43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615 1억 01.20 23:23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513 1억 01.19 23:26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517 1억 01.14 23:37
이재욱 [이재욱] 1년 전 너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_0010 1억 01.14 02:52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415 1억 01.12 02:00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420 1억 01.10 22:24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314 1억 01.07 23:00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218 1억 01.04 01:01
윤도운 [데이식스/윤도운] Happy New Year3 01.01 23:59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120 1억 01.01 22:17
준혁 씨 번외 있자나31 1억 12.31 22:07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나의 타격_0319 1억 12.29 23:13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213 1억 12.27 22:46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118 1억 12.27 00:53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_end22 1억 12.25 01:21
이진욱 마지막 투표쓰11 1억 12.24 23:02
[배우/이진욱] 연애 바이블 [01]11 워커홀릭 12.24 01:07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_1617 1억 12.23 02:39
단편/조각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