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기 힘든 날
w.강철벽
01
"저기..!"
용기내서 처음 낯선 남자에게 건넨 말이였다.
내 손가락이 그 남자의 어깨에 닿자 느릿느릿 고개를 돌려 날 쳐다본 남자가 날 곁눈질로 쓰윽 훑는다.
왜요.
"아.. 혹시 번호 좀..."
미리 손에 쥐고 있었던 휴대폰을 슬그머니 내미니 잠깐 말 없이 날 빤히 보던 남자가 휴대폰을 쏙 뺏어들었다.
시큰둥한 얼굴로 휴대폰을 만지던 남자는 다시 내게 건네주곤 유유히 내 곁을 스쳐지나갔다.
와... 내가 남자 번호를 땄어!
친구들아 내가 번호를 땄다고!!!
.
집으로 돌아가는 길, 괜스레 웃음이 난다.
콧노래도 홍홍 불러보고, 사람을 피해 도망다니는 길고양이들에게 안녕 손인사도 하고.
아, 이성이란 이런거구나.
새삼 내 십구년을 돌아보니 어떻게 이성친구 없이 버텼나 참 대견하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잘 준비를 마치고 침대로 뛰어들어 휴대폰을 잡으니 십구년간 얌전하던 심장이 쿵쿵 뛰는게 느껴졌다.
와, 떨려...
아직 그 남자와 문자를 한 것도, 카톡을 한 것도, 전화를 한 것도 아닌데 왜이리 설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한 십분간 발을 동동 굴렀을까,
이렇게 있다간 시작도 못해보고 죽겠구나 싶어 떨리는 손으로 카톡을 켜니 카톡 새친구로 그 남자가 뜬다.
지호
아까 번호 줄 때 저렇게 저장해놓은건지 딱 저렇게만 떴다.
1:1 채팅을 누르고서 뭐라고 보내야 안이상할까? 하고 수십번을 고민한 끝에 보낸 말은
'자요?'
아니 이게 무슨 구남친도 아니고...
하지만 돌이키기엔 너무 늦었다.
대화 옆의 1은 뜨기가 무섭게 사라졌고, 잠깐의 기다림 끝에 답이 왔다.
- 아뇨 안자요
- 여덟신데 왜 자요
아... 지금이 여덟시였구나...
참을 수 없는 민망함에 옆에 있던 쿠션을 주먹으로 팡팡 두드리다가 다시 화면을 보았다.
아씨... 뭐라고 대화를 이어나가야 하지?
'아ㅎㅎ.. 제가 시간 개념이 없어서ㅎ..'
- 우리 차라리 전화 할래요?
- 카톡 많이 어색한 것 같은데
어쩌지, 전화 하면 무슨말을 하지? 하고 고민할 틈도 없이 보이스톡 벨소리가 내 방을 울렸다.
받아야하나 말아야하나 한참을 고민하다가 이러다 끊기겠다 싶어 얼른 통화 버튼을 누르니 '왜 이렇게 늦게 받아요-' 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아, 죄송해요.. 늦게 봐서..."
- 받을까 말까 고민했죠?
"아니 그게..."
- 내일 시간 되요?
내일? 내일은...
"아.. 제가 내일은 일이 좀 있어서.."
- 그럼 통화 정도는 할 수 있죠?
"그정도야, 뭐. 당연하죠!"
스피커 너머로 지호의 웃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기분 좋은 생각이 마음을 간지럽게한다.
삽십분이라는 통화시간동안 알게된 건 지호는 스물세살로 나보다 네 살 많고, 현재 직업이 있으며 직업상 자주 만나지 못한다고 한다.
내일 간만에 시간이 나서 얘기를 했는데 내가 일이 있다고 해서 아쉽단다.
"어.. 저 점심엔 시간 괜찮아요."
- 정말? 그럼 내가 데리러 갈께요.
아, 폐 끼치기 싫은데...
"아뇨, 괜찮아요. 버스 타고 가면 되요!"
- 아니 그래도...
"저 대중교통 좋아해요!"
- 아.. 좋아한다면야 굳이 말릴 순 없는데...
이제야 맘이 좀 편하네.
*
안녕하세요! 여러분 반가워요!
급 생각난 철벽녀썰인데 제가 잘 소화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눈물)
아마 글은 짧게짧게 자주 올라오거나 길게 가끔 올라오..겠죠?..
제 생각엔 전자가 될 것 같습니당
잘 부탁드려요 여러분!!!!(하트)
p.s. 괄호 안에 말은 제가 오타쿠라서가 아니라 맥이라ㅋ... 이모티콘 사용이 힘드러여...(별)
양해바랍니당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