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결국엔, 당신만이
우리 그렇게 헤어진 것도 3주? 거의 한 달 갔었어
처음엔 진짜 이게 끝인가, 싶고 막 이러다가도 아무렇지 않게 평소대로 만날 것 같고 그랬는데, 며칠 지나서야 아니구나. 확 느껴지더라
근데 난 내가 김종대랑 헤어지면 펑펑 울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상황이 닥치니까 이게 슬픈건지, 뭔지도 모르겠는거야
멍한 상태로 ..헤어졌구나, 원래 이렇게 허무한건가? 하면서 학교도 가고, 알바도 하면서 일주일 쯤 지났을때였나, 그 때서야 씁쓸하고 슬픈감정이 밀려오긴 했었어
진짜 내가 막 뱉었던 말처럼 종대가 없어도 생각보다 나도 하루가 잘 돌아가는데, 종대도 마찬가지일거라고 생각하니까..
그게 뭐가 그렇게 슬픈지 헤어지고 일주일이 넘어서야 처음 눈물이 터지더라
밤에 혼자 훌쩍거리고나서도 곧 스쳐지나갈 감정이라는 생각도 들어서 한바탕 더 울고..
김종대는 내가 이러고 있을거 알지도 못할거라는 생각하니까 또 훌쩍거리고..
다음 날 눈이 퉁퉁 부어서 하루종일 나갈 일 있으면 모자쓰고 나갔으면 말 다 했지..ㅋㅋ..
그래도 밤새 울고나니까 감정을 다 쏟아냈는지 그 이후로는 혼자 그렇게 펑펑 울지는 않았어
오히려 더 학교도 열심히 다니고, 알바도 시간 늘려서 하고.. 전보다 열심히 살면서 나름 이러다보면 잊겠지.. 했는데, 우리가 만난 기간이 만만한 정도가 아니잖아
"..아, 진짜 짜증나네, 진짜!"
내가 팀플때문에 열받는 일이 있어서 혼자 자취방 와서도 가방 던지면서 화내는데, 순간적으로 얘기 풀 상대 찾다가 지워버린 종대 번호부터 누르고 있는거야
감정에 눈이 멀어서 통화버튼까지 눌렀다, 급하게 끊어버리는데 막 심장 쿵쾅대고 ..내가 뭐한짓인지, 싶더라..ㅋㅋㅋ..
내가 짜증나는 얘기 풀 사람이 그렇게 없었나.. 내가 불쌍해지면서도 언제 습관이 된건지.. 막 아련해지고...
"..미친, 나 이러다 술 마시고.. 헐.. 아 잠시만.."
혼자 헛웃음 지으면서 침대에 앉아서 흔한 드라마처럼 술 마시고 실수하는거 아니야? 하는데, 갑자기 불안해져서 통화목록 뒤지고..ㅋㅋㅋ..
다행히 아무것도 없긴 했지만, 그 이후로도 무의식적으로 이건 종대한테 도와달라해야지, 같이가야지 이런 생각하고 있는 날 발견하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야, 이제 니 전남친이야, 뭐하는거야"
그럴때면 미친사람처럼 혼자 나한테 말 걸면서 정신차려! 하고 머리 쥐어박고..ㅋㅋㅋㅋ...
난 시간이 지나면 정말 밤 지나면 해 뜨는 것 같이 지나갈 일 같았는데
오히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얼마나 알게모르게 의지하고 있었는지, 또 그걸 당연하게 여겼는지 느끼게 되는거야
막 옛날 생각도 많이나고, 길가다 종대가 좋아했던거 보면 ..저거 김종대 좋아했는데, 하고 있으니까.. 이대론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야,"
"왜"
"나 그 소개팅 나갈게"
"..어, 뭐.. ...어? 진짜?"
"..왜, 나 말고 나갈 사람 있어?"
"..와, 진짜, 아니, 땡큐지!"
그 때 친구가 나랑 종대 절정으로 싸울때부터 소개팅 좀 나가달라고, 진짜 나갈 사람이 없다고,
제발 뺨 때리고 나와도 되니까 얼굴만 비춰달라고 부탁에 부탁을 했었는데
내가 아무리 종대랑 싸우고 있어도 그건 진짜 아닌 것 같아서 계속 싫다고 했었거든
학교에 가서 비장하게 나가겠다니까 고맙다면서 뭐 먹고 싶어? 어? 하고 내 손잡는데, 그래봤자 학식 사주더라..ㅎㅎ..
친구가 학식 먹으면서 그 남자에 대해서 설명해주는데, 내가 아직 종대랑 헤어졌다고 말 아무한테도 안했어서 막 칭찬하다 눈치보고 니 남친이 짱이겠지만! 하고 막..ㅋㅋ..
절대 말 안하겠다고, 그냥 잠시 좋은 밥 먹고 나온다고 생각하라도 하는데,
어차피 종대랑 이젠 아무 사이아니라고 말도 못하겠고.. 무엇보다 미안한 감정이 올라오는건 뭔지 모르겠는거야
"..이미 끝난 사이인데, 뭐.."
혼자 복잡한 속 혼자 몇백번이고 달래면서 소개팅 장소까지 나갔는데, 막상 남자랑 인사하고 자리에 앉고나서부터가 더 미치겠더라
죄짓는 기분이고, 이러면 안될 것 같고.. 입술만 바짝바짝 마르는데, 또 저 남자는 왜 저렇게 착해.. 싶고 막..
"..그래도 종대보다는 별론데.."
"네?"
"..아, ..죄송해요! 다른생각 했나봐요!"
"많이 재미없어요?"
"아, 아니에요! 그런거!"
아, 이, 바보, 멍청이가..!ㅠㅠㅠㅠㅠ
혼자 나도 모르게 작게 중얼거리는데, 한참 자기 얘기 해주던 남자가 눈이 동그래져서 묻는거야
내가 아니라니까 나 빤히 보다 웃는데, ..잘, 잘생기긴했는데.. 그래도 내눈엔 종대보다는 별..로...더라...
혼자 머릿속은 다른 생각으로 가득차서 남자 말에 그냥 기계적으로 네, 네, 하다, ..결국엔,
"저, ..있잖아요"
"아, 그래서 제ㄱ..네?"
"..제가.. 급하게 일, 일이 있어서.."
"네"
"..그, ..가봐야 할 것 같은데..진짜 죄송해요! 제가, 시간이, 그렇게 될 줄 몰라서.."
"..나오면 안되는 자리였던거죠?"
"네?"
"..저기 아까부터 누가 보던데, 남자친구예요?"
"..네에?!"
"얼른가요, 화낼라-"
내가 미안해서..ㅠㅠㅠ목소리 벌벌 떨면서 눈 탁자만 보면서 말하니까 웃으면서 작게 나오면 안되는거 아니었냐고 하는데, ..에?
덧붙여서 저기서 아까부터 누가보고 있다고 하는데, 그 말에 심장이 지하까지 내려앉는 기분이더라
..누군데, 누가..
막 조마조마하면서 조심히 일어나서 뒤돌아보니까 박찬열이 내 얼굴보고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보고 있는데, ..어, ..이게, 지금..
예상치 못한 인물에 당황해서 멍했던 것도 잠시고 혹시 김종대 있을까봐 박찬열 앞 뒤 옆자리까지 다 살피는데 다행히 없더라
"너 뭐해, 지금"
그 남자한테 죄송하다고 몇 번이나 인사하니까 다음에 친구로 봐요- 하는데, ..와 성격 진짜 좋다, 싶으면서도 미안해서ㅠㅠㅠㅠ
내가 인사 끝내자마자 박찬열이 나 끌고 나와서 뭐하냐고 하는데, ..누가보면 지가 내 남친인 줄 알겠네..ㅋㅋ...
나도 황당해도 할 말이 없어서 입 꾹 다물고 있으니까 ..김종대는? 묻길래 내가 고개 도리질치니까 아, 당연히 모르겠지.. 하는데,
분명 끝난사이에 따지고보면 잘못한 거 없는데 아무말도 못하겠더라
"..니네 무슨 일인데?"
"..뭐가"
"김종대고 너고 우중충한게, 뭐 있는 것 같은데?"
"..오지랖 좀 치워라"
"허,"
"..그러니까 여친이 없지"
"야, 아, 진짜!"
내가 아무 말도 못하고 표정부터 우울해지니까 커다란 애가 내 눈치보다 작게 물어보는데,
내가 시비거니까 어찌나 발끈하는지..ㅋㅋㅋ...
뭐 있냐고 자꾸 묻는데 짜증나기도 하면서 ..김종대가 얘기 안했나? 왜? ..막 생각도 많아지고..
"야, 박찬열"
"왜"
"나 술 좀 사줘"
"미친, 야, 지금 몇 시인지 아냐?"
박찬열한테 다짜고짜 술 사달라고 하니까 인상쓰면서 진짜 미친개보듯이 보더니 몇 시인지 아냐고 묻는거야
내가 인상쓰고 혼자 마시면 술 맛 없어! 야, 나도 니가 혼자 마시기 싫다고 해서 술 마셔줬어, 안줬어? 지는 취해서 내가 계산하게 만들고! 그게 몇번이야! 하니까
기겁을 하더니 알겠다고, 입 좀 다물어라고 하면서 저녁 되기 직전 오후라 겨우 문 연 술집 찾아서 끌고 들어가더라
맥주 나오자마자 벌컥벌컥 급하게 마시니까 야, 야, 적당히 해, 좀. 하면서 술 잔 잡고 말리는데, 그것도 한 두번이지. 결국엔 내가 먼저 슬슬 취하기 시작했지, 뭐..ㅋㅋㅋ..
"..김종대는 멀쩡해?"
"..니네 뭔 일 있을 줄 알았다니까"
"아, 멀쩡하냐고"
"지금 니 상태. 됐냐?"
"..나쁜 새끼, ..멀쩡하네"
"..맛이 갔네, 갔어"
내가 완전히 취할때까지는 술 마셔본게 손에 꼽을 정도라 알딸딸해도 알아서 주량만큼 마시고 마는데, 헛소리는 조금..하는건 어쩔 수 없더라..ㅎㅎ..
혼자 계속 중얼거리니까 고개만 저으면서 나 한심하게 보는데
내가 ..술마시고 전화하고, 그럼 진상이지? 하니까 퍽이나 반기겠다. 하면서 말 받아주는건 다 받아주고..ㅋㅋㅋ..
"막, ..허전한거야"
"..뭐가"
"없으니까"
"...."
"나 받아줄 남자도 더 없겠지?"
"..어 없어"
"..어떡하지, 그럼?"
나중엔 딱 주량 턱 끝까지 차올랐을 땐 헛소리에 절정을 갔는데, 처음엔 다 장난으로 받아주다
점점 눈치챘는지 표정 굳어서 말 받아주더니 ..꼭 니네는 둘 다 남 피곤하게 하더라.. 하고 휴대폰 만지작거리더니 자긴 간다고 일어서는거야
내가 야, 어디가! 하고 찡찡 대니까 가만히 있으면 누구 와, 하고 매정하게 떼어놓더라
결국엔 지 혼자 홀라당 가버리길래 ..아 씨, 하면서 혼자 맥주 더 시켜놓고 마시려는데 누가 옆에 앉으면서 내 팔 잡아버렸어
"..기분 안 좋다고 술 좀 마시지 말라니까"
"..어.."
"기분 좋다고 마시고, 안 좋다고 마시고. 몸 다 상하는데"
"...."
"그러면서 내가 마시면 마음에 안들어하고"
"...."
"그리고, 내가 박찬열이라고 남자 아닌거 아니랬지"
"...."
"..하여간 내 말은 죽어라 안 들어"
누군지 보려고 얼굴 돌리기도 전에 익숙한 목소리 들리는데 멍해서 가만히 듣고 있다 고개 돌리니까 나 가만히 쳐다보는데, 멍하더라
입술만 꾹 깨물었다, 괜히 ..이젠 들을 필요 없잖아.. 하니까 그냥 나 빤히 보기만 하는거야
근데 분명히 내가 허전해하고 막, 복잡해서 미칠 것 같았는데 얼굴보니까 다짜고짜 화 비슷한게 울컥 올라오는지,
왜 왔냐고, 너 없어도 잘 살았다고, 막 혼자 헛소리하듯이 허공에 말하는데,
"보고싶었어"
아무말 없이 그냥 다 쳐다보면서 모진말 다 듣던 김종대가 저 말 한마디 하는데 머릿속이 하얘져서 다시 멍해졌다,
사람이 많든 뭐든, 울컥해서 눈물이 막 나는거야
내가 엉엉 울어도 평소처럼 먼저 안아주진 않고 왜 울어- 하면서 말로 달래주는데, 뭔가 선 긋는 느낌이 들어서 그냥 내가 먼저 나쁜 새끼야아 하면서 안겨버렸어
그러니까 그제서야 토닥거려주면서 평소처럼 달래주는데 그게 뭐라고, 나도 모르게 금방 울음이 멎어버리더라
"처음엔 나도 나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
"..나만 보던 걸 다른 놈이 본다고 생각하니까,"
"...."
"마음에 안들어서 진짜,"
종대가 눈물 자국 가득한 내 얼굴 보더니 푸스스 웃으면서 ..오랜만에 보면 예쁠 줄 알았는데, 못난건 똑같네- 하는데
짜증내니까 나 보면서 조근조근 작게 말하는데, 진짜 마음에 안드는거 티 팍팍 내면서 말하는거야
그러면서 내가 괜찮고, 행복해보이면 그냥 혼자 마음에 안들어하려고 했는데 나도 자길 되게 그리워하는 것 같아서 왔다고 하길래..ㅋㅋㅋ..
내가 무슨 자신감이야? 훌쩍이면서 말하니까 어이없다는듯이 봤다, 웃더니 ..울면서도 하는 말은 꼭.. 하더라..ㅋㅋㅋ..
"..이씨이..내가 오늘 소개팅도 나갔거든.."
"..그랬어?"
"..김종대 필요없어.."
"..진짜?"
"..진짜거든.."
"소개팅 나가는 사람이 왜 그 손가락에 반지를 하고 가?"
"..아, 이거! ㅁ, 뭐야!"
"뭐긴 뭐야- 이거랑 똑같다고-"
"..그럼 넌 왜 박찬열한테 헤어졌다고 말 안 했어?"
"...."
"며칠이 지났어, 3주하고, 며칠이야.. 와..근데 말을 안했어? 왜에?"
"..까먹었나보지.."
"..치,"
김종대 고나리질때문에 남은 맥주는 자기가 마시고 우리집에 데려다 준다고 해서 같이 택시타고 와서 걷는데
은근슬쩍 손 잡길래 내가 뭐냐고 하니까 내 손에 있는 반지랑 자기 손에 있는 반지 손으로 콕콕 집어주면서 이거랑 똑같다고- 하는거야
나도 꼬투리 잡은 거 있어서 종대한테 말하니까 눈치보다 작게 까먹었나보지.. 하는데, ..뭔가 거기서 괜히 돌아왔다는 느낌이 들더라
우리집 앞까지 와서 인사하려는데, 종대가 막 뽀뽀해달라고 눈치를 주는거야
해줄까, 말까, 하다가 ..뭐, 둘 다 고생 좀 했으니까! 하면서 뽀뽀 쪽 해주는데, 그럼 그렇지.. 그대로 밀어붙이더라
내가 떼려고 해도 힘으로 안 지길래, 결국엔 받아주다,
"아!!"
조금 아프게 물어버리니까 놀라서 떨어지는데, 내가 메롱, 하고 도망가려니까 어디가, 하고 금방 잡아서 숨 쉴 틈도 안주는거야
어깨를 밀어내고 등을 퍽퍽 때려서야 떨어지는데, 웃으면서 첫 날부터 진도 완전 많이 나가는데? 하길래 배 한 번 때리고 들어와 버렸지 뭐..
박찬열은 우리 다시 붙어다니는거 보고 꼴에 커플이라고 할 건 다 한다고 쯧쯧거렸었는데, 덕분이라고 밥 사주니까 니네 같은 커플 없다고 엄지 들어주더라..ㅋㅋㅋ
그땐 심각했어도 지금보면 되게 허무하게 헤어지고 허무하게 붙었었는데, 요즘에도 뭐.. 싸우고 금방 풀리고 그래..ㅋㅋ..
♡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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