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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 퀸즈."

사실 줄리안은, 자신이 왜 가명 -줄리안은 여자같다는 이유로 자신의 닉네임을 혐오했다- 으로 불리면서 이 자리에 있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국가라는 어마무시하고 거대한 벽 앞에서, 자신이 한낱 공무원이라는 사실을 제외하면 정말로 끝까지 깨닫지 못했을 거다.

"응."

그래도 Y는 아주 온화했다. 수년동안 자신과 함께하고 있는 파트너이자, 유일하게 줄리안의 정체를 알고 있는 동료 그리고 친구. 그래도 본명은 모른다. 국정원 생활이 다 그런거지 뭐. 줄리안은 유일하게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있는, 그러나 여전히 서로의 본명을 모르는 Y를 쳐다보곤 담배에 불을 붙였다. 사년 째 피우고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프랑스 담배는 최악이다.

"날짜는?"

"아직이야. 말만 나왔어. 거래 장소도 몰라."

젠장할 노릇이지. 그렇게 덧붙였지만 사실 그건 거래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줄리안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 멀쩡하게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것도 두학년이나 월반해서. 학교에서 누구보다 띄워주는 인재였던 줄리안은, 대학은 가고싶지 않았으나 집에서 놀기는 싫어 클럽에서 알바를 하면서 공무원 시험을 쳤고, 국가 정보 요원이 되었다. 그것도, 한번에. 아무리 그가 천재였어도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왜냐면 공부라고는 책 몇번 들여다 본 게 다였거든. 정말로 말도 안되는건 수석 수준으로 합격한 그의 성적이 더 했지만 말이다.

그게 바로 칠년 전 이야기이고, 현재 줄리안은 사년 째 프랑스의 한 무기 밀매 조직에 몸을 담고 있었다. 여전히 신분은 벨기에의 국가 정보 요원이지만, 삼년 째 이 지랄 하다 보니까 내가 조직원인지 국정원인지도 모르겠긴 해. 그건, 줄리안이 Y와 담배를 태우며 자주하는 이야기였다.

"뭘 거래하는 지도 모르는 거야?"

"그거 알았으면 벌써 족쳤지."

줄리안이 지금 맡고 있는 임무는 굉장히 간단하면서도 복잡했다. 프랑스 뒷 세계에서 소문 흉흉하게 퍼진 밀매 조직, 슬롯SLOT에서 벨기에의 조직과 무기 같은 것들을 거래할 때 두 조직을 한꺼번에 검거하는 데 일조하는 일이었으니까. 참고로 Y는 줄리안이 이 일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Y는 현실주의자이고, 줄리안은 보기보다 마음이 약한 편에 속해서 남을 고문하는 조직의 밑에서 거래에 직접 개입하는 간부가 되기까지의 시간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줄리안은 해냈다. 정확히 4년만에, 그는 이 곳에서 진행하는 무기 밀매 현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Y도, 심지어 정부도 예상하지 못했을 만큼 빠른 기간이었으나 사실 줄리안의 머릿속에는 오직 네 글자만 새겨져 있었을 뿐이었다.

돌아간다.

벨기에로, 그리고 국정원을 때려 칠 수는 없고 당분간 지긋지긋할 만큼 여유로운 휴가를 즐기고 싶었다. 사년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잔인한 조직원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던 남자의 소원이었다.

"올해도 제이리Jaily랑 거래하는 거야?"

"아마. 그 블랙로즈 같은 자식이 그렇게 말했으니까."

흑장미라니, 촌스럽다. Y는 그렇게 말하면서 낄낄 웃었다. 그런 촌스러운 이름으로 불리기에는, 그가 지나칠 정도로 아름다운 사람이었으니까. 블랙잭, 이쪽 역시 본명은 모른다. 그가 흑장미라는 촌스러운 별명을 달고, 블랙잭이라는 코드네임을 쓰는 이유는 단순히 그의 검은 머리카락 때문이었다. 동양인 혼혈이라고 해도 믿겠네. Y가 처음 블랙잭의 사진을 봤을 때 한 말이었다.

"곧 있으면 거래 장소도 보러가야 하는 거 아닌가?"

"그렇겠지."

"그러면 정부에- 아, 어서오세요."

줄리안은 그제서야 저들이 있던 곳이 Y가 일하고 있는 편의점이라는 걸 자각했다. 너무 많이 얘기했네, 우리. 블랙잭과 다른, 금발에 퍼런 눈을 가진 손님이 스낵 몇개를 계산대에 올려놓음과 동시에 줄리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가야할 시간이었다. 그 까만 뒷통수가 자신에게 무슨 잔소리를 퍼부을지 모르니까.

"간다."

"어, 연락 자주 하고."

그냥 제때제때 정보 주워 담으라는 소리다. 줄리안은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편의점을 나오고, 꽁초로 봐도 무방할 만큼 짧아진 담배를 바닥에 짓이겨 버렸다. 임무만 생각하기에도 벅찬데, 블랙잭이라는 자신보다 촌스러운 닉네임의 남자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탓이다.

나이는 스물 다섯. 그 어린 나이에 슬롯의 실세가 되었을 정도로 똑똑하나, 엄청나게 높은 직위의 간부는 아니다. 그래도 보스가 그 애를 아끼는 건 확실하지. 물론, 스물 다섯이라는 나이가 진짜라는 보장은 없지만 속인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는, 누가 봐도 딱 스물 다섯 정도로 생긴 남자였으니 말이다. 줄리안은 담배 하나를 더 꺼내 물며 잘근잘근 필터를 씹었다. 그 외에는 아는 정보가 거의 없었다. 사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봤는데도 말이다. 심지어 블랙잭은, 줄리안이 처음 조직 말단으로 들어간 사년 전에도 조직의 실세였다.

"씨발…"

보스에게는 롭, 아니면 데이안으로 불리는 것을 보아 본명은 대충 그런 비슷한 이름이겠지. 사실 이런 이야기는 상관이 없다. 정말 중요한 사실은, 그리고 속일 수 없이 확연한 사실은,

"카나드, 빨리 타."

"생각보다 일찍 왔네."

자신의 머리칼보다 더 까만 차를 탄 블랙잭이 이 조직에서 자신의 파트너를 맡고있다는 것이다. 줄리안은 담배의 마지막 연기를 빨아들이고, 차 문을 열며 뱉아냈다. 씨발, 이젠 나도 내가 퀸즈인지 카나드인지 줄리안인지 모르겠어! 겉으로는 유하게 웃고 있는 그의 진심이 블랙잭에게 들릴 리 만무했다만, 블랙잭은 줄리안이 차를 타자마자 부드럽게 악셀을 밟았다.

그러고보면, 무기 밀매 장소를 알아보러 갈 시간이었다.



***


줄리안 퀸타르트 (국가 정보원 / 행동요원) : 

국정원 코드네임 퀸즈Queens / 조직 내 닉네임 카나드Canard

얀 카바예 (국가 정보원 / 줄리안의 핸들러) :

국정원 코드네임 Y와이

로빈 데이아나 (조직 SLOT) :

조직 내 닉네임 블랙잭Black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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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헉 이거 독방 올라왔을때부터 취저당해서 앓고있었는데 연재하시는군요!! 신알신하고갈게요 너무 좋아요...ㅠㅠㅠㅠ
9년 전
독자2
우와 ㅠㅠㅠ 신알신하고 갑니다 ㅠㅠ 제 취향에 딱 맞아서 좋네요 ㅠㅠㅠㅠ 다음편이 너무 기다려져요 !!!ㅠㅠ
9년 전
독자3
왁!! 이거 독방에서봣어요ㅠㅠㅠㅠㅠㅠㅠ넘넘 좋아요ㅜㅜㅜㅠ심장 어택!! 상이니까 중이든 하든 담편 기다릴게여ㅎㅎㅎㅎ♡
9년 전
독자4
slot을 slut으로 본 음마입니다.... 이 글 상당히 취저네요ㅠㅠㅠㅠㅠ 꽤 시간이 지났지만 혹시 모르니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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