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는 비가 내리고 멍하니 창문을 바라봤던 그날의 나는, 소원을 빌었던 것 같다.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비에 거리를 내딛는 사람들은 짜증이 가득했다. 그 사람들을 바라보던 나는, 너를 생각해냈다. 너도 비를 맞고 있을까. 너도 지금 내리는 비에 마음이 언짢을까. 우산은 챙겼을까. 감기 걸리면 안되는데. 첫번째 소원을 빈다. 덜렁거릴 네가, 우산을 챙기지 않았을 네가, 이 비를 맞지 않기를. 갑작스레 내린 비에 네 생각이 나서 깜깜했던 하늘이 밝아지는것만 같은 기분이다. 행인들의 발목을 묶은 이 짖궂은 비가, 너를 떠올릴 수 있는 핑계라서, 나는 이 비가 좋다. 두번째 소원을 빈다. 비를 맞지 않은 너는, 나처럼, 무심코 창문을 바라봤으면. 그리고 또 우연히 나를 떠올려냈으면. 나와 같은 소원을 빌었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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