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아침에 어두운 방 안에 잔뜩 웅크린 체 멍하니 앉아 있었다. 이어폰에선 natalie Taylor의 Come To This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잔잔하면서도 우울한 노래. 지금 내 기분에 딱이였다. 마침 괜찮은 가사가 흘러나왔다. “the darkness is so close” 밖은 푸른 아침인데 내 세상은 그저 어두운 방 안이다. 좁고 어두운 방 안을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나고 싶지 않다. 너에 대한 기억마저 저 바람에 흩날려 내게서 멀어질 것 같아서다. 내 세상에 전부였던 네가 내 세상에서 사라진 날이다. 네가 떠난 후 멀쩡한 척하며 살고 있다. 정말 멀쩡한 게 아니라 멀쩡한 ‘척’ 내게 있어 너는 첫 사랑이였고, 마지막 이별이였다. 모든 게 낯설었다. 처음이기에 할 수 있었던 순수한 사랑이였다. “네가 바람이면 나는 꽃이야.” 무슨 뜻일까 한참을 고민했다. 뭔가 특별한 뜻이 담겨 있지 않을까와 있었으면 이라는 마음이 공존하기에 그랬던 것 같다 “별 뜻은 아니야. 그냥 네 한마디에 내가 설레고 또 흔들린다고.” 이 남잔 말을 참 예쁘게 했다. 사실 어떤 말을 해도 이 남자가 한 말이기에 예쁘게 보였을 거다. 매일 잘 잤냐며 물으며 내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해줬다. 지친 날엔 있는 힘껏 안아주며 괜찮냐 물으며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던 사람이었다. “네가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야?” 이 뻔하디 뻔한 질문. 답은 정해져 있었다. 여기서 나는 당연히 너라고 답을 했어야 했다. 그리고 그렇게 답했다. 이 말에는 어떤 뜻이 남겨져 있을까. 그는 사랑을 받고 싶었던 걸까. 그렇다면 내가 준 사랑이 모자랐던 걸까? 그의 말을 곱씹어보다 눈물이 맺혔다. ‘보고 싶어.’ 이제 와서 말해봤자 아무 소용없다는 걸 그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왜 사람은 잃고 나서야 잊지 못해 우는 걸까 후회를 해봤자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잘 아는데 오히려 그 남자가 힘들어할 걸 아는데도 놓지 못한다. 내가 놔줘야 그가 편하게 갈 수 있을 텐데. 나는 보랏빛 하늘을 참 좋아한다. 그리고 너는 푸른빛 하늘을 좋아했다. 나는 푸른빛 하늘과 보랏빛 하늘이 맞닿아 있을 때 그 때 네가 내게 닿았다고 생각하며 괜스레 네 이름을 불러본다. 그럼 왠지 네가 올 것 같아서 그래서 그랬다. 네가 울지 않기를 바래. 나는 울고 있는 그 여자에게 말했다. 그건 그저 일종의 사고 였어. 너는 느끼지 못할테지만 나는 그저 우는 네 어깨를 쓰다듬어 줄 수밖에 없었다. 푸른빛 바다와 보랏빛 하늘이 닿을 때 네게 내 목소리가 닿길 바래. 마지막으로 네게 이 말 꼭 전하고 싶었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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