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프게 죽기
1화 평범한 일상
나의 하루일과는 간단하고 명료하다. 오전11시쯤 일어나
시리얼이나 간단한 아침겸 점심을 먹고 노트북을 켜 인터넷 서핑을 한다
커뮤니티를 보면서 어떤일이 있었나 구경도 하며 별그램속 해외여행간 친구를 보며 부러워도 하고
구직사이트에서 괜찮은 일자리도 찾아본다
그렇게 시간이흘러 밤이오면 웹소설이나 영화 또는 유튜브를 보다 잠이든다
매일이 챗바퀴처럼 제자리로 제자리로 굴러가니 나의 일상은 간단하고 명료하며 더 나아질 일조차 없다
[안 아프게 죽기][검색]
요즘 내 최고의 관심사는 안 아프게 죽기이다
현실이 무서워 죽음으로써 도망가려는 주제에 '안 아프게'라는 조건까지 달다니
무능하고 한심한 나의 성격을 보여주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그렇지만 죽고싶은걸..?" 이런 나에게 진절머리가 나지만
그럼에도 난 검색을 한다
항상 서핑을 하다보면 느끼는거지만 사람이 죽는건 참으로 어려운것 같다
어렸을적 게임이나 영화 그리고 만화등 온갖 매체에서는 정말 쉽게 쉽게 죽었던거 같은데..
역시 안 아프게 죽는 방법 같은건 없는걸까
한숨이 나온다
정리를 해볼까?
죽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피해야 할 방법은 약같은걸 먹고 죽는것이다
특히 X이레놀이나 게X린은 쉽게 구할수 있다는 특성 탓에 자살에 많이 사용되다 보니
이제는 그 효과가 완화되어 고통스럽기만 하다고 한다
병원에서 고통스럽게 위세척을 하고 의사와 가족들이 날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까를 생각하면 소름이 돋을 정도다
또 수면유도제는 구하기도 어렵고 많은 양을 먹는다고 반드시 죽는것이 아니였다
이 역시 죽지않고 고통스럽다고만 한다
X이레놀 먹기
수면유도제 먹기
다음으로 피해야할것은 독극물을 먹고 죽는것이다
내가 원하는 방법은 '안아프게 죽기'지 몇시간을 고통에 허덕이다 숨이 끊어지는게 아니다
"하하...하..."
헛음웃이 나왔다
죽기를 바라면서 이건 싫고 저것도 싫고 마치 쇼핑을 하는듯한 내 모습이 정말 웃겼다
마치 인터넷이 죽음의 상인이고 난 고객이 된듯한 느낌마저 든다
독극물 먹기
다시 집중하고 검색하던중 내 눈에 들어온 문구가 있었다
[안 아프게 죽는 방법 / x이버 블로그]
안에 쓰여진 방법은 심플했다. 고층빌딩에서 수면제를 먹고 기다리는거다
경치를 바라보면서 생각도 하고 그러다보면 눈이 감기면서 끝난다
많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원하는 방법에 가장 근접한 방법이였지만
문제가 안보이는것은 아니였다 고층빌딩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닐테고 내 죽음으로 그 사람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그 사람들은 무슨 죄일까? 그 자리에 있었다는것 하나로 피해와 상처를 받는게 아닐까?
수면제와 고층빌딩
이것 역시 아니다
손으로 목을 감싸 힘을 줘본다
엄지가 성대를 압박해온다
커.....어...억...
좀더 힘을 주자 몸에서 산소가 빠지는듯한 느낌이 들었고
그순간 마치 본능처럼 손이 때어진다
목이 얼얼하다
눈물이 나왔다 '나는 왜 약한걸까'
원망도 했다 '나는 왜 부자가 아닐까'
자책도 했다 '나는 왜...왜'
눈물은 그 후로도 게속 나왔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서러웠고 더 크게 울었다
마치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것처럼
엉엉 울었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살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