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Birthday, Daddy!
눈을 느리게 떴다 감았다. 오늘이 무슨 날이였더라. 굉장히 중요한 날이였던 것 같은데. 앨런은 막 잠에서 깨어나 부스스한 상태로 제 금발머리를 긁적였다. 햇빛이 그의 방 창문을 타고 들어왔다. 앨런은 크게 하품을 하곤 자신의 위에 덮어진 이불을 치운 후 침대를 빠져나왔다. 시계바늘은 6 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방 문을 열고 거실로 나갔을 때 왠지모르게 분주하나 밝은 분위기에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어머니에게 아침인사를 한 후 소파에 앉았다. 이른 시간임에도 다프네와 아버지를 제외하곤 모두 일어나 있었다. 앨런은 ㅡ 원래도 그랬지만 평소보다 더 ㅡ 생글거리는 자신의 누나를 흘깃 보곤 무의식적으로 눈앞의 달력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제야 앨런은 오늘 날짜에 빨간색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는 것을 보았다.
" … 오늘 아빠 생신이셔? "
누군가에게 머리를 세게 맞은 기분이였다.
*
앨런은 제 가족들이 자신을 보지 않는 틈을 타 소리를 죽이고 제 아빠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안에서는 아빠가 주무시고 계실 것이다. 몇 분 전에 쓴 편지는 방에 잘 있겠지? 누가 열어보지 말아야 할 텐데 말이야. 앨런은 조용히 제 아버지의 침대 위로 올라갔다. 아빠가 깨셨을 때 놀래켜드리는게 좋을까, 아빠를 깨우는 것이 좋을까? 그래도 많이 피곤하실 아빠를 위해 깨실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얼마 후, 아빠가 잠에서 깨어난 듯 천천히 눈을 뜨셨다. 앨런은 그 순간 자신의 아빠의 목을 끌어안으며 집 전체에 울릴 정도의 큰 소리로 말했다.
" 아빠, 생신축하드려요! "
*
[ To . 내 아버지
아빠, 생신 축하드려요! 사실 오늘이 아빠 생일인지 까먹고 있었는데, 오늘 제가 일찍 일어난건 아마도 아버지의 생신을 위한 거였나봐요. 하하, 그래도 며칠 전까지는 기억하고 있었다고요! 아빠, 말 하고싶은건 많은데 급하게 쓰느라 다 못말해요. 그냥 제 아빠여서, 우리 아빠여서 너무 감사해요. 정말 아빠는 저에게 최고에요! 그럼 이만 마칠께요. 다시 한번 생일 축하드리고 엄마랑 평생 살아야해요!
아빠 아들, 앨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