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탄소야! "
김석진이다.
김태형이랑 화해하고 나서부터는 김석진이랑 따로 다녔기 때문에 왠지 모를 죄책감이 들어서 계속 피했다. 하지만 짝지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말을 섞을 수 밖에 없었는데 의외로 김석진은 별로 속상한 티도 안 내고 전보다도 더 잘해주는 것 같았다.
" 다음 교시 뭐였지? "
" 아... 모르겠다. 국어였나. "
성격 하나는 참 좋은 놈 같다. 인기는 여전히 말할 것도 없이 좋지.
*
전화가 온다. 누구지. 김탄소인가.
핸드폰을 확인하니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있었다.
받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았다.
" 여보세요. "
- 어, 안녕하세요.
" 누구세요. "
- 에이. 섭섭하게. 진짜 몰라요?
뭐야, 밤에 어떤 자식이 장난전화야.
- 난 어렵게 삼촌 전화번호 알아냈는데?
" ... "
- 오랜만이에요, 윤기 삼촌.
" ... "
- 나 잊은 건 아니죠?
김석진.
김석진이다.
*
" 뭐야, 너. "
- 어, 이제는 존댓말도 안 쓰시나봐요?
" ... "
- 잘 지내셨나.
" ...덕분에. "
- 에이, 내가 한 건 없죠.
" ... "
-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 ... "
- 여친 생겼더라?
" ... "
- 김탄소.
뭐야, 너가 걔를 어떻게 알아.
- 에, 왜 아무 말도 못해요?
" ...니가 어떻게, "
- 왜요, 삼촌 얘기라도 할까봐?
" ... "
- 원한다면 얼마든지. 학교 가면 실컷 보는데.
" ... "
- 민윤기 씨.
" ... "
- 그 쪽이, 우리 아빠 밑에서 일했던 거 알면.
" ... "
- 그것도 그런 일 했던거 알면.
" ... "
- 우리 탄소가 어떻게 반응을 할까.
" ... "
- 그 때도 그 쪽을 좋아라 할까?
*
" 어라, 아저씨! "
" 아, 왔냐. "
" 요새는 매일 출석체크하네요. 오구오구- "
안아주려고 다가가니, 평소와 다르게 뒤로 내빼는 아저씨다.
난 의아한 표정으로 엉거주춤하게 허공에 있던 팔을 내리고 이야기했다.
" ...엥, 왜 그래요. "
" 아, 아니. "
" ... "
" ... "
뭐야, 이 묘한 정적은!
" 저 그거 말해드렸어요? 나 태형이랑 화해했... "
" 탄소야. "
" 네? "
아저씨가 말을 꺼내기 전에, 우리 집 대문이 끼익하고 열리는 소리가 난다.
" 김탄소, 너 거기서 뭐해. "
" ...엄마? "
망했다.
아저씨를 빠르게 쳐다보니 아저씨 역시도 벙찐 표정이였다. 엄마는 한 걸음에 내 쪽으로 달려오더니 내 등짝을 찰싹찰싹 때리면서 말했다.
" 너 이 기집애, 지금 밤에 집 빨리 안 들어오고 뭐하는 거야! "
" 아, 엄마. 잠만. 아, 아파! "
아저씨는 가만히 서있다가 엄마가 당신은 누구야? 하고 앙칼지게 묻자 그... 하고 말끝을 흐렸다. 아니 이 답답아, 뭐라도 둘러대라고! 학교 선생이라고 하던지!
" 너 어쩐지, 빨리빨리 집 안 들어오는게 이상하다 했어. 외간 남자랑 쏘다니고 다니는 거였구나, 너. "
" 아니야, 엄마. 아저씨는 그냥 앞에서 만난 거... "
" 시끄러. 너, 들어오면 혼날 줄 알아라. 빨리 들어와! "
엄마는 내 귀를 잡아당기고는 집으로 질질 끌고 들어갔다. 나는 끌려가는 중에도 아저씨, 잘 가요! 하고 손을 흔들었다. 그런데 아저씨는 아까부터 하고 있던 그 무표정한 얼굴로 날 바라보다가 시선을 피하고는 뒤돌아 가버렸다.
그 눈빛이 불안했던 건, 기분 탓이었을까.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었다.
*
늘 반가운 주말이다.
토요일에 집 근처 카페에서 만나자는 아저씨의 말에 난 좋아라하며 네, 하고 대답했다.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나가지 말았어야 했다.
*
" 그게, 그게 무슨 말이에요...? "
" 시간을... 좀 가져야 할 거 같다. "
" 아니, 아저씨. 갑자기 왜요. 이유라도 말해줘요! "
" ... "
" 설마 우리 엄마가 그때 그랬다고 그러는 거에요? "
" ... "
" 아니, 아저씨는 간도 작으시다. 우리 엄마 그런 거 금방 잊어버려요, 괜찮... "
" 아니. "
" ...네? "
" 아니야. 그냥... "
" ... "
" ...당분간 만나지 말자. "
누가 봐도 흔한 연인의 흔한 이별이였기에, 카페 안에 있던 사람들의 이목이 우리에게 집중된 것은 사실이었다. 뭐야, 저 사람들 지금 헤어지는 중인거야? 여자가 차이네, 불쌍해라 하면서 혀를 차는 소리도 들려왔다. 하지만 내게 지금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예고없이, 너무 갑작스럽게 잠깐의 기다림으로 치장한 이별을 내게 통보하는 아저씨의 말이 더 중요했다.
아저씨의 눈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그런 말을 하고 있는 아저씨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차가운 아이스티가 담겨 물이 방울방울 맺힌 잔을 만지작거리고만 있었다. 손에 묻은 물이 차가웠다.
그리고 아저씨는 한참 전에 주문해놓은, 입도 대지 않고 식어버린 커피를 두고 가버렸다.
**
헤이 모두들 안녕 ! 이치카에요 하항
미안해요 오랜만에 들고온 글이 찌통글이에요 하핳
오늘도 보러와줘서 고마워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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