惡夢
ep. 3
단 둘뿐인 집안에 서로가 있음을 분명하게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관계.
그 일이 있고 나서 남자도 나도 서로를 외면하는 중이다.
내가 알지 못 한 전생의 내가 그를 죽였고, 그는 복수를 위해 내 곁에 있는 현실의 이곳.
하하 기가 막힌다.
눈물이 날 것 같이 화끈 거리는 두 눈을 가리고 웃었다.
결국 내 곁에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이제야 완벽하게 알게 됐다.
억울했다. 미치도록....화가 날 정도로 억울하기만 하다.
왜 하필 난데. 어째서 난데!!
지금도 내 곁에 있을 남자의 존재가 내 숨통을 틀어막은 듯 숨쉬기가 버겁다.
“이제까지 왜 날 그대로 뒀어요?”
남자는 말이 없다.
늘 그렇듯 고요하게 가라앉은 눈으로 나를 쳐다 볼 뿐이었다.
“내가 당신을 죽인 그 여자가 맞다면 만나자 마자 날 죽였어야죠.”
“............”
“당신도 모르는 거 아니야? 내가 그 여자인지 아닌지.”
비꼬듯 뱉은 말에 남자가 웃는다.
아아. 또다.
새하얀 얼굴에 붉고 아름다운 입술 그 끝을 올려 웃는 아름다운 존재.
그런 사람 홀리는 웃음을 지으며 남자가 내 곁으로 다가왔다.
천천히 그리고 다정하게 내 얼굴을 쓰다듬는 남자의 손길에 소록 소름이 돋았다.
“장담하지. 내가 널 못 알아 볼 일은 절대 없을 테니.”
“확신 하지 마요.”
남자의 손을 치우며 웃었다.
고작 나 하나 죽이겠다고 이승을 떠도는 망령 주제에 지나친 자신감이다.
그래. 뭐가 되었든 상관없어.
내가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날. 나는 당신의 눈앞에서 당신의 손에 죽임을 당할 것이다.
하지만
“조심 하는게 좋을 거예요.”
당신은 내 진심을 알 필요가 없어.
그저 나를 증오하고 원망하다 때가 됐을 때 나를 죽이면 될 뿐이다.
나 역시 오만 한척 고고하게 당신의 신경을 너덜거리게 해 줄 테니
“내가 당신 손에 죽을지. 아니면...”
“.................”
“이번에도 당신이 내 손에 죽을지. 모르는 거잖아요?”
광기 어린 남자의 눈을 보며 웃었다.
매혹적이고 달콤하게...
나를 쳐다보는 섬찟한 시선을 느끼며 남자의 손에 얼굴을 묻었다.
죽은자 특유의 핏기 하나 없는 손에 짙은 숨결을 뱉으며 비릿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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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아직은 남자의 존재가 내 눈에만 보인다는 사실을 몰랐을 때 어린 나는 그에게 물었다.
‘천사님은 이름이 뭐에요?’
내 물음에 끝내 답은 하지 않고 웃기만 하던 남자....
하염없이 허공만을 쳐다보며 말을 거는 내 모습은 얼마나 기괴했을까?
저택 내 모든 사람들이 수근 거리고 꺼림칙해 했다는 것을 나는 미처 알지 못 했었다.
단 한 사람을 빼고.
내가 그런 행동을 할 수 록 노인은 안도 하는 듯 표정이 편안해 져만 갔다.
하나 뿐인 손녀에게 향할 흉측한 것이 내게 와 있음을 알게 된 것처럼....
‘왜 나만 먹어요? 천사님꺼는 없어요?’
‘....네?’
‘천사님! 같이 먹어요. 언니 그래도 돼죠?’
늘 내 곁에 있는 남자에게는 왜 음식을 가져다주지 않는 지 궁금해서 물었다.
그런 내 물음에 여자의 표정은 한 순간에 공포로 물들었다.
내가 뭔가 잘 못 했다고 깨달은 것은 여자가 내게서 멀어지고자 미친 듯이 달려 나갔을 때였다.
또 혼자가 됐다.
아니 또 남자와 둘 뿐이 되었다.
그게 너무 슬퍼 울음을 터드린 나를 남자는 다정하게 안아주며 속삭였다.
‘쉿. 그저 나쁜 꿈일 뿐이다. 그러니 모른 척 하렴.’
우는 아이를 달래 주며 남자는 스스로를 악몽이라고 했다.
꾸지 말았어야 했던 그 악몽은 지독히도 아름답고 다정했기에 깨고 싶지 않았다.
악몽.
왜 남자가 자신을 그렇게 표현했는지 오늘에서야 이해를 했다.
악몽일 뿐 인 허상 같은 남자....
곁에 있는 것이 나에게는 고통일 뿐인 아주 지독한 악몽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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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슈크림빠앙 입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괜찮으셨나요?
이번화는 조금 짧습니다. 제가 조금 바빴거든요.. 8ㅁ8
다음화는 이보다 더 길게 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는 분들과 신알신을 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려요 ♥♥
암호닉을 신청해주신
'슙슙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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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