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하던 알바 생활을 하는데 새로운 아르바이트생이 들어왔단다. 곧 개강 시즌이라 20살 새내기들은 알바를 그만두고 새로운 사람이 왔나 보다. 그래도 궁금하지는 않다. 어차피 그만 둘 사람일 텐데 정을 줘봤자 뭐가 달라지겠어. 평소와 같이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러 들어갔는데 못 보던 명찰이 있네. 명찰을 들어서 보는데 박지민. 하긴 빵집에 남자 아르바이트생이 오지는 않겠지. 고개를 끄덕이면서 오늘은 무슨 빵을 먹을까 고민하는데 누군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엄마야!" "헉.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저 진짜 안에 아무도 안 계신 줄 알고 들어왔어요. 저 아무것도 못 봤어요. 정말이에요." "아.. 알겠으니깐 좀 나가 주시면 안 될까요?" "네? 아, 죄송해요. 저 나갈게요. 문 앞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천천히 옷 갈아입고 나오세요." 명찰을 보고 얌전히 옷을 갈아입을 생각뿐인데 문을 열고 들어온 낯선 남자 때문에 놀랐네. 그건 그렇고 박지민이라는 이름이 남자였구나.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나가는데 문 바로 앞에 그가 서있었다. "아, 놀래라..." 진짜 말 그대로 문 앞에서 기다리겠다는 말이긴 한데 이건 뭐 어린아이도 아니고 사람을 놀리나. 놀래라. 근데 웃긴 게 내가 놀래야 정상인데 나보다 더 놀랜 아이가 엉덩방아를 찧었다. 웃으면 안 되는데 나도 모르게 웃어버렸고, 뭐가 좋은지 나를 따라 웃는 아이에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머쓱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는 아이에게 저기 옷 걸어놓은 거 입고 명찰 달고 내려오라고 지시했는데 안 들어가고 계속 서있는다. 들어가라고 손짓을 하니 그때야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꺼내는데 이번에도 웃음이 터져 나올뻔했다. 내가 문 앞에 서있으니 못 들어갔다는데 부끄러움이 많은 건지 아니면 덜떨어진 건지... 옆으로 지나가면 되는데. 그에게 손짓으로 유니폼을 가리키고 매장으로 내려가는데 매니저님께서 내게 오라고 하셨다. 이번에는 개강 시즌에 너무 많은 아르바이트생이 빠져나가서 급히 구했는데 어쩌다 보니 남자 아르바이트생이라고 알려주셨다. 사실 남자여도 여자여도 크게 상관은 없는데 다만 성격만 좋았으면... 하는 내 마음을 읽으셨는지 밝게 웃으면서 저 아이 나쁜 아이도 아니고 그저 부끄러움만 많은 아이라 텃세 부리면 안 된다고 장난을 치셨다. 매니저님과 대화를 나누는데 그 아이가 머리를 긁적이며 내려와서는 애꿎은 빵들만 만지작거리네. 저 작은 손으로 어떻게 일을 하겠다는 걸까. 아, 내 손도 작은데 남의 손 보고 무슨 생각을. "여주야, 지민 씨 잘 가르쳐주고 혹시 매장일 많이 바쁘면 전화하고. 지민 씨, 여주도 착한 아이니깐 너무 겁먹지 말고. 파이팅." "예, 감사합니다. 안녕히 들어가세요. 추우니깐 조심히 들어가셔요." 마음이 여린 건지 고개를 연신 꾸벅이며 정매니 저 님께 인사를 하는데 그에게 매니저님 나가셨으니 그만 인사해도 된다고 하자 밝은 미소로 대답을 했다. 그에게 매장의 빵 이름과 떡 이름을 알려주는데 놀라 자빠질뻔했다. "저기요, 그거 만지시면 어떡해요!" "헉, 저도 모르게 손이 갔어요. 어떡하죠... 이거 제가 변상해야 되죠?" /////////////////////// 새벽에 빵이랑 떡이 먹고 싶었는데 급 우리의 망개... 지민이가 생각나서 들렸습니다. ㅎㅎ 우리의 지민이가 빵집 알바를 잘 소화할 수 있을까요? 없으면 민망하지만......... [암호닉] 열심히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