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친구인 애가 있어. 그 애 성을 따서 ㅅ 이라고 칭할게. ㅅ은 작년에 같은 반이 되면서 친구가 됐는데, 그 애가 하는 행동이나 말 때문에 속상하고 상처받고, 화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야. ㅅ은 성격이 엄청 활발하고 엉뚱하고 적극적이여서 거의 모든 학교 활동에 다 참여를 하는 편이야. 자율동아리, 일반동아리, 교과부장, 축제도우미 같은거 말이야. 그래서 전교에 아는 친구/선후배들이 정말 많아. 낯을 가리는 성격이 아니고 목소리도 하이톤인데다가 4차원적인 말도 많이해서 귀여워하는 사람들이 많아. 무튼 그런 덕분에 친구도 많고, 그러니까 나 말고도 걔는 친구가 많아. 반면에 나는 같이 노는 친구들, 만나서 같이 밥먹고 놀러갈 수 있는 친구들은 많은데 진짜 내 고민 털어놓고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정말 "단짝"같은 친구는 없는 것 같아. 내 성격은 겉으로는 엄청 밝고 쾌활하고 개드립도 많이 치는, 애들 웃기는 거 좋아하는 그런 앤데 속으로는 생각이나 고민이 많은 편이야. 그런데 이걸 내가 유일하게 털어놓던 사람이 ㅅ이야. 작년에 한창 진로고민, 또 부모님과 사이가 많이 안좋았어서 그때 힘들었던거. 그런거 아는 사람은 ㅅ 뿐이야. 그만큼 ㅅ은 나한테 그냥 친구가 아니고 의미있는 친구야. 그래서 ㅅ이 힘들어 하는 것 같을 때 진심으로 위로도 해주고, 기분 우울해 보이는 날에는 담임쌤한테 둘러대고 야자도 빼서 먹는 거랑 한강 좋아하는 ㅅ이 데리고 한강 밤도깨비 시장에 가서 밤 10시가 될 때 까지 걔 이야기 들어주고 같이 야시장 음식도 먹고 버스킹도 보고 했어. 또 걔가 갑자기 노래방 가고싶다! 하면 망설임없이 그래 가자!하고 돈 없다고 하면 내 돈 내서 같이 노래방도 가고, 기분 좋은 날엔 카페가서 음료수도 사주고 했어. 생일이면 다른 친구들은 걔 생일이 시험기간이라고 생일선물도 한달씩 지나서 주는데 나는 걔 취향 다 알아서 좋아하는 캐릭터 굿즈랑 손편지랑 생일 당일에 다 챙겨주고 했어. 내가 ㅅ이한테 진짜 잘해주고 있다고 나는 생각하는데, 걔는 나한테 전혀 그렇지 않아. 내 생일 다가와서 넌지시 떠볼때도 아 생일이었어? 아... 선물 사기 귀찮은데... 이런 반응이고, 내가 힘든 거 털어놓을때도 그렇구나. 응. 어. 이런 식이야. 영혼 없는 리액션같은 거 있잖아. 걔가 성적이 잘 안나와서 걱정하길래 내가 시험기간에 학교에서 멘티멘토 시스템이 있어서 그거 하자해서 내가 ㅅ이 멘토로 영어랑 과탐 공부하는 거 도와주기도 하고, 나는 멘토링이 걔한테 진짜 도움이 됐으면 해서 나름 도움될 자료같은더 다 뽑아가고 그러는데 걔는 항상 아 하기싫어. 야 오늘 안하면 안돼? 이런 식이었어. 공부 하고싶어하는 사람이 어딨어, 그래도 같이 하자!해서 신청한 멘토링에 친구가 공부하기도 바쁜데 자기 멘토링해줄 거 준비해갔으면 속으로는 하기싫다,해도 성의 봐가면서 해주면 덧나나? 내가 뭐 사먹으려고 주문하고 나올때까지 기다리는 5분을 같이 못있어주고 뒤에 학원도 약속도 없고 그냥 집에 가는 건데 야, 나 가야돼. 하고. 그럼 나는 걔 붙잡고 거의 다 나왔어 같이가자 하면 정색하면서 ㅇㅇㅇ 적당히해. 이러고 가버려. 진짜 그럴때마다 어이없고 화난게 한두번이 아닌데 그래도 진심으로 그런 말 하는 건 아닌 거 같아서 계속 참은게 2년째야. 솔직히 걔한테 까놓고 너 태도 좀 고치라고 하고 싶은 게 한두번이 아닌데 뭐라고 말해야할지도 모르겠고 괜히 말했다가 사이 틀어질 것도 무섭고. 이게 나만 느끼는 거면 나만 참으면 되는데, 걔 주변 사람들도 다 그래. ㅅ은 너무 필터링없이 말이나 행동이 사람 상처받게 툭툭 나온다고. 그래놓고 자기가 걔를 상처줬다는 걸 모른다고. 이정도면 내가 문제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익인들은 어때? 진짜 뭐라고 말해야할 지를 모르겠어. 이대로 가다가는 걔 주변 사람들이 다 나처럼 참고있다가 하나 둘 떠나가서 혼자 남으면 어떡하나 걱정되기도 하고 참다참다 못참겠는 마음도 있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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