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같은 익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우리 집은 가족들 있을 때 전화를 절대 안 하는 분위기야
지금은 독립했지만 언니랑 오빠 같이 살 때도 자기 방이어도 전화는 진짜 간단한 용무만 하고 끝냈고
아버지조차도 전화할 일 있으면 무조건 베란다 가서 하는 스타일이거든
혼자 있으면 상관없는데 특히 밤에 통화하는 건 상상도 못 해봄...
밤새서 게임을 하든 영화를 보든 그런 건 절대 터치 안 하는데 전화로 수다 떨다 보면 가족들 자는데 시끄럽기도 하고 그렇잖아
아무튼 그런 분위기라 그런지 내가 통화하는 거 자체를 정말 안 좋아함 차라리 카톡...
근데 내 친구가 전화하는 걸 너무 좋아해
위에 말한 이유를 설명해봤는데 내 친구는 약간 이해 못 함
왜? 어차피 네 방에서 하는 거 아냐? 작게 말하면 안 들려... 이러는데
굳이 그 불편을 감수해가면서까지 통화를 해야 할 이유를 못 찾겠어
내 친구가 전화 안 하면 너무 섭섭해하니까
지금 몇 주동안은 전화했는데 내가 무슨 거의 ASMR 수준으로 말하니까 나도 목이 너무 아프고
걔도 잘 안 들려서 내가 2~3번 말해야 알아듣는 수준
그러다보니까 보통 통화를 하면 서로 오늘 무슨 일 있었다 이런 일상 이야기를 하잖아? 근데 그게 거의 불가능한 거야
나는 듣기만 해야 하고 맞장구치는 로봇이고
친구 썰 다 끝나면 서로 할 말 없어서 그냥 정적이고... 걔 유튜브 보는 소리 다 들려
그럼 대체 통화하면서 말없이 서로 각자 할 일만 할 거면 이 통화를 왜 하고 있지 이런 느낌?
걔가 가끔 유튜브 보면서 나한테 자기 웃긴 거 봤다면서 말해주긴 하는데 걔랑 나랑 관심사가 너무 달라서 공감도 안 가고...
근데 새벽만 되면 친구한테 자꾸 무언의 협박이 와
자기 나름대로는 나한테 말을 안 해도 내가 알 거라고 생각하나봐
뭐 해? 라고 해놓고 부재중 남겨놓는다거나(통화하자는 뜻)
내가 통화하기 좀 그래서 애써 무시하면서 '나 뭐하고 있어~' 이러면 '그렇구나...' 이게 카톡 답장이 다야
따로 통화하자고 안 해서 통화 안하면 카톡으로 그냥 삐친 티 확학 냄
참다 못해서 어제는 걔가 4번이나 전화 통화하자고 했는데 3번 거절하고 마지막 1번 통화해줬거든
근데 이제 너한테 통화하자고 안 할거라면서 완전 삐친 티내고...
자기만 나 좋아하는 거 같다고 내가 아냐 나도 너 좋아해 이러니까
너가 날 좋아했으면 진작 전화했겠지 이러는데 어지럽더라
지금도 뭐 해라고 와서 답장하고 너는 뭐하냐니까 너 생각하고 있다구 이거 완전 전화하라고 눈치주는 건데 어카냐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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